훅이나 슬라이스처럼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것과 달리, 섕크는 대체로 특정한 상황에서 발생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발 앞쪽이 낮아지는 내리막 경사면에서 스탠스를 취할 때다. 발 앞꿈치가 낮은 상태에서 어드레스를 하면 체중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쏠리게 되는데, 이런 경사면에서는 섕크 발생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이 같은 자세에서는 발 앞꿈치에 체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몸이 체중을 정상적으로 지탱하기가 매우 어렵다. 백스윙을 하면 앞으로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다운스윙에서는 체중 배분 문제로 몸이 일어서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클럽 타면을 볼에 세트(set)한 뒤 스윙을 하면 섕크가 발생하기 쉽다. 어드레스 때 볼에 맞춰 놓았던 클럽 길이와 실제 임팩트 순간의 클럽 길이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세 계단 정도 올라선 상태에서 아래 첫 번째 계단 위에 볼이 놓여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상태에서 스윙을 하면 백스윙 단계에서 이미 몸이 일어서기 시작한다. 즉 어드레스 때는 첫 번째 계단의 볼을 기준으로 스윙을 준비하지만, 임팩트 순간에는 몸이 두세 계단 위로 올라온 상태로 바뀌게 된다.
이는 스윙 과정에서 정상적인 체중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몸을 일으켜 세운 채 볼을 치게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볼이 클럽 타면에 맞더라도 비거리가 크게 줄거나 슬라이스나 섕크가 발생해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경사도가 약 15도 이상이고 목표 지점까지 약 50야드가 남은 상황이라면 일반적으로 샌드웨지 풀스윙(full swing)이나 피칭웨지 하프스윙(half swing)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경사면에서는 이 같은 스윙으로도 정상적인 거리를 내기 어렵다.
클럽 길이 36인치, 타면 각도 56도인 샌드웨지나 길이 36.5인치, 타면 각도 평균 51도인 피칭웨지를 15도 경사면에서 볼에 세트하면 클럽 타면 각도는 이미 약 5도 정도 더 열린 상태가 된다.
여기에 다운스윙 과정에서 임팩트 순간 타면이 5~7도 정도 더 열리면서 결과적으로 10~12도 정도 열린 상태로 볼을 치게 된다. 또한 경사면에 맞추기 위해 몸을 앞으로 숙이게 되면 정상적인 스탠스에 비해 백스윙 아크(arc)가 줄어들기 때문에 거리 손실도 발생한다.
따라서 경사면에서 약 50야드가 남은 상황이라면 9번 아이언(타면 각도 약 47도)을 선택해 훅 그립(hook grip)을 잡고 컨트롤 샷(control shot), 즉 1/2 스윙이나 3/4 스윙으로 볼을 치는 것이 비거리와 안정성 면에서 유리하다.
내리막 경사면에서는 체중 배분도 중요하다. 양발 뒤꿈치에 체중의 70~80% 정도를 두어야 스윙의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내리막 경사에서는 훅 스탠스(왼발보다 오른발을 뒤쪽에 두는 자세)가 효과적이다. 이때 볼 위치는 몸 중앙이나 약간 오른쪽에 두는 것이 좋다. 만약 볼을 왼발 쪽에 두면 악성 섕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하체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탠스를 취할 때 양발의 앞꿈치를 약간 벌려 무릎 이동을 줄이고, 스윙 동안 처음의 무릎 각도를 유지한 채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