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오래된 상식이다. 미술치료나 음악치료처럼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예술을 생활과 별개의 특수한 것으로 생각한다. 예술이란 그저 고상한 취미나, 지적 허영심을 채워주는 장식품 정도로 여기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최근 예술 감상이 정신건강은 물론 신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계속 나오면서, 예술과 건강의 결합은 감성적 주장을 넘어, 사회 제도권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회적 처방’의 한 축이 되고 있다. 실제로, WHO(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해 정부 기관들이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역할을 전시를 넘어 치료, 예방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미술관 나들이가 병원 처방이 되기도 한다. 캐나다, 미국, 스위스에서는 환자에게 전시회 관람이나 예술활동을 ‘약 대신’ 권하고 있다. 2024년 영국 정부 보고서는 문화활동 참여로 우울증 환자가 약 12만7000명 감소했다고 추산했다.
과학이 밝혀낸 최근의 자료 몇 가지를 간추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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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 감상과 건강 효과
미술관에서 마네, 반 고흐, 폴 고갱 등과 같은 거장들의 원본 예술작품을 감상하면 스트레스 완화는 물론 면역체계를 강화에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 이러한 효과는 예술작품이 진품일 경우에 컸다.
예술 감상이 신체의 회복력과 면역 균형을 돕는 생리적 작용을 일으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실제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느끼는 몰입감이 자율신경과 면역계를 동시에 자극해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하고 염증 반응을 줄였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18~40세 참가자 5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1그룹은 런던 코톨드미술관에서 원본 작품을, 2그룹은 복제품을 각각 20분간 보게 하면서 심박수와 피부 온도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원본 작품을 관람한 그룹에선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수치가 평균 22% 감소했는데 이는 복제품을 본 그룹(8% 감소)의 거의 3배에 육박했다. 만성질환과 더불어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도 원본 그룹에선 28~30% 감소했지만 복제품 그룹에선 변화가 없었다. 스트레스 호르몬과 염증 지표는 심장병, 당뇨병부터 불안, 우울증에 이르는 광범위한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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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매일 들으면 치매 위험 감소
호주 모나시대학교가 치매 진단 이력이 없는 70세 이상 노인 1만 800명을 대상으로 음악 감상이나 연주가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 결과, 항상 음악을 듣는 사람은 전혀 듣지 않거나, 거의 듣지 않거나, 가끔 듣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3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기 연주도 35%의 감소 효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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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 감상이 건강에 좋은 이유
예술작품이 스트레스를 낮추고, 심장 건강을 지키며, 심지어 뇌 속 ‘행복 호르몬’까지 자극하는 이유는 스트레스 완화,사회성과 회복탄력성 강화, 면역력 강화와 혈압 안정,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의 분출 등이다.
운동하면 성인병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고 기분을 밝게 해주는 세로토닌 수치가 향상되듯, 20분간의 낙서나 노래만으로도 정신신체 상태가 개선될 수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미술관 방문이나 음악회 참석은 건강과 행복을 동시에 얻는 가장 아름다운 투자일 수 있다.
그러니 “예술이 밥 먹여주냐?”는 식의 말씀은 제발 좀 그만하시고, 출발합시다!! 좋은 그림 만나러 미술관이나 갤러리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