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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자연 담은 예술의 향연…제3회 재미 충청인 작가전 개최

충청도 출신의 미주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뜻깊은 전시가 열린다. 갤러리 웨스턴(관장 이정희)은 오는 25일부터 8월 5일까지 ‘제3회 재미 충청인 작가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남가주 충청향우회 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한국화와 서양화, 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각자의 예술 세계와 메시지를 관람객과 공유할 예정이다.   참여 작가는 김원실, 김연희, 김지영, 김현진, 박미연, 벤박, 베네딕트양, 서진호, 전윤선, 쥬디신 등으로 한국화, 서양화, 사진 등 폭넓은 작품 세계를 통해 관람객과 만날 예정이다.       작가들은 각기 뚜렷한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삶과 자연, 우주와 희망을 화폭에 담았다.       김원실 작가는 겨울의 고목에 패브릭을 더해 봄의 생명력을 표현하고, 김연희 작가는 자연의 조화를 따뜻한 색채로 풀어내 순수와 평온의 메시지를 전한다.     김지영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대한 시선을 사진으로 담았으며, 김현진은 난치성 뇌전증을 앓는 아들의 투병 중 사막에서 얻은 위로와 생명의 희망을 작품에 투영했다.     박미연은 일상 속 사물에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했으며, 벤박은 불과 물을 통해 우주의 시작과 끝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베네딕트 양은 대자연의 장엄한 순간을 사진으로 포착했고, 서진호는 황룡의 꿈을 통해 희망을 형상화했다.   전윤선은 이국적 풍경 속 하늘과 나무, 바람의 이미지에 그리움과 세월을 담은 현대적 동양화를 선보이고, 쥬디 신은 자연의 자유로움을 주제로 유화를 그려냈다.   이정희 관장은 “이번 전시는 충청 출신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소개하고 교류하는 소중한 기회”라며 “매년 꾸준히 전시를 후원하는 충청향우회와 명원식 회장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오프닝 리셉션은 25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다.       ▶주소: 210 N. Western Ave. #201. LA   ▶문의: (323)962-0008  이은영 기자작가전 예술 작가전 개최 남가주 충청향우회 충청 출신

2025.07.20. 19:00

발달장애인 예술 재능 발굴

한미특수교육센터(소장 로사 장, 이하 센터)가 발달장애인을 위한 미술대회 ‘드림아트 콘테스트(Dream Art Contest)’를 연다.   올해 6회째를 맞은 드림아트 콘테스트는 전국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이 자기 생각과 감정을 예술 작품으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사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센터 측이 마련한 공모전이다. 2018년 처음 시작된 이후, 매년 수십 명이 이 대회에 참가해 예술적 재능을 선보이고 있다.   재외동포청, 오픈뱅크, OC한인상공회의소 후원으로 마련된 올해 공모전 주제는 ‘우리가 함께 만드는 세상: 나의 친구, 가족, 이웃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다.   장 소장은 “포용과 공존의 메시지를 예술을 통해 표현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주제를 정했다”고 밝혔다.   센터 측은 내달 10일 오후 5시까지 작품을 접수한다. 센터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제출하거나 우송해도 된다.   수상작은 오는 8월 중 열릴 예정인 시상식 및 전시회를 통해 공개된다. 이후 LA카운티, 풀러턴, 부에나파크 등지 커뮤니티 행사에서도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수상작 일부는 센터의 2026년도 달력 또는 다양한 굿즈에 활용된다.   모든 참가자의 작품은 기부를 통해 살 수 있다. 센터 측은 수익 전액을 발달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에 사용하고 있다.   장 소장은 “드림아트 콘테스트는 단순한 미술대회를 넘어 예술 활동에 관심 있는 발달장애인을 발굴하고 격려하는 동시에 이들의 재능을 사회와 나누고, 이들의 삶과 가치에 대한 인식을 사회 구성원에게 확산하기 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회를 통해 더 많은 이가 발달장애 예술가의 재능과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함께 어우러지는 사회를 위한 작은 걸음을 내딛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접수 방법을 포함한 자세한 대회 관련 정보는 센터 홈페이지(kasecca.org)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문의는 이메일([email protected]) 또는 전화(562-926-2040)로 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발달장애인 예술 발달장애인 예술 예술적 재능 발달장애 예술가

2025.05.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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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AI 예술, 아직 사유의 깊이 부족”

“당연히 전 세계 사람들은 인공지능(AI)을 쓰게 될 것이고, 그 편리성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AI로 만들어진 결과물이 예술적 가치를 지니는지 묻는다면, 개인적으로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AI와 VR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미디어 아트 시도를 해 온 김아영 작가가 100% AI 창작물을 예술로 인정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번에 한인 최초로 ‘LG X 구겐하임 어워드’를 수상했다.     김 작가는 8일 뉴욕 맨해튼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진행된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AI는 창작을 도와주는 훌륭한 도구일 수는 있지만, 예술의 가장 근본적 조건 중 하나인 숙고와 의도, 창작의 과정에서 나오는 고통, 내적으로 침전하면서 나오는 깊은 사유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AI로만 만들어진 예술 작품은 아무리 완성도가 높아도 아직 예술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LG X 구겐하임 어워드를 받게 된 김 작가의 작품은 이날 밤 타임스스퀘어 LG 전광판에도 일부 상영됐다. 김 작가의 대표작 ‘딜리버리 댄서’ 시리즈는 팬데믹 이후 미래 도시 서울을 달리는 여성 라이더와 AI의 상호작용을 담았다.     다만 김 작가는 기술을 예술과 현실에서 떼어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21세기 사람들은 각종 플랫폼으로 네트워킹하며 최소 8개의 자아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며 “기술이 발전할수록 복잡한 연결망이 이어지고 있는데, 사실주의로 이를 표현하기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기술을 활용해 현실의 복잡한 레이어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AI는 현재 유년기로, 개개인이 AI가 부정적으로 쏠리지 않게 물꼬를 틀어야 하는 역할을 갖고 있다고 본다”며 기술을 분리할 수는 없는 만큼,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르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티나 바즈(Tina Vaz) 구겐하임 최고브랜드커뮤니케이션책임자는 “구겐하임은 항상 현시대의 예술과 기술을 담으려 노력하는 곳”이라며 “전 세계에서 선정된 심사위원이 3개월간 숙고한 끝에 김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3회를 맞은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LG와 구겐하임 미술관이 체결한 아트&테크 파트너십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기술을 활용해 창의성 영역에서 혁신을 이끈 수상자를 선정해왔다. 2027년엔 5년간의 파트너십을 망라하는 대규모 전시도 기획 중이다.  글·사진=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 예술 예술과 기술 예술과 현실 예술 작품

2025.05.0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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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아트 스쿨, 맞춤형 예술 교육…2025년 원생 전원 대학 합격

  인아트 스쿨(원장 앨리 배)이 2025년에도 전원 대학 합격이라는 뛰어난 성과를 기록하며 예술 입시 명문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인아트는 올해도 원생 전원이 대학에 합격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조기 전형(Early Decision & Early Action)에서는 85%라는 높은 합격률을 달성해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인아트 졸업생들은 매년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최상위 대학과 예술 특성화 대학에 꾸준히 진학해 왔다. 올해에도 스탠퍼드, 브라운, 코넬 등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해 터프츠,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 캠퍼스, 카네기 멜런 등 뉴아이비(New Ivy)로 불리는 명문대학에 다수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또한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RISD), 파슨스, 프랫, 뉴욕 시각예술학교(SVA) 등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예술대학은 물론, 입학 경쟁이 치열한 UCLA, UC버클리 등 UC 계열 주요 대학에도 합격자가 속출하며, 예술과 학문 양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인아트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선 학생 중심의 맞춤형 지도에 있다.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진로 목표를 분석해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기획할 수 있도록 1:1 컨설팅과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예술적 강점을 바탕으로 지원 대학의 특성과 입학 기준을 분석한 후, 이를 창의적으로 표현한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이 같은 전략은 순수미술뿐만 아니라 건축, 애니메이션, 영화, 인터랙티브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합격률로 이어지고 있다.   배 원장은 “이번 성과는 단순한 운이 아닌, 학생과 교사진의 노력과 전략적인 준비가 만든 결과”라며 “앞으로도 인아트는 예술 교육의 선두주자로서 학생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인아트 스쿨은 예술계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앞으로도 변함없는 최적의 선택지로 자리할 전망이다.   ▶문의:(323) 889-9900맞춤형 예술 전원 대학 원생 전원 아이비리그 대학

2025.04.2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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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백수의 삶과 예술의 힘

“사람을 사랑하는 데는 예술의 사랑도 곁들어야 한다(Where there is the love of Man, there is also love of the Art).”   의학의 천재 히포크라테스가 읊은 인생 철학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짧은 인생을 사랑하려면 긴 예술도 함께 사랑하라고 말한다.   한국사람들은 짧은 인생을 어지간히 오래 살았다고 환갑 잔치를 벌이곤 했다. 그런데 이젠 옛이야기가 됐다. 이제 우리는 이른바 백수(白壽·99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행복한 삶을 산다고 해도 백수를 넘게 삶을 살기는 무척 어렵다. 성경의 시편 기자도 “인생은 기껏해야 70년, 근력이 있으면 80년, 게다가 거의가 슬픔과 괴로움 뿐, 덧없이 날아가고 맙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예로부터 시인이나 철인들이 덧없는 인생에 대해서 노래했고 삶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사람들은 보람찬 삶의 길을 터득하려고 여러모로 힘쓰고 있다.   히포크라테스는 사람의 생명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삶의 마감이 오기 전에 누구나 나름대로 어떤 예술품을 남겨 놓는 것이 슬기로운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우리에게 닥쳐 온 좋은 기회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바람처럼 사라져 버리고, 또한 어떤 일을 할 때도 좋고 나쁜 것을 쉽사리 찾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난날의 일도 잘 생각나지 않기 때문에 뚜렷하게 남겨놓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히포크라테스는 의술을 하나의 예술로 보았다. 예술은 아름답고 착하고 그리고 참된 것이다. 비록 음악이나 미술이나 조각 같은 정말 예술의 범주에 들어가는 작품을 만들 수는 없다 해도 우리의 일상생활을 통해서 얼마든지 예술을 창조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마켓의 냉장고를 열면 그 속엔 쇠고기 덩어리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그것을 보면 그냥 쇠고기 덩어리일 뿐이다. 그러나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화가 렘브란트가 그린 ‘푸줏간의 쇠고기’란 그림을 본다면 그땐 달라진다. 그 그림은 쇠고기 덩어리가 아니고 하나의 미술 작품인 것이다.     푸줏간에서 쇠고기 덩어리를 손으로 만지는 사람이 비록 오랜 삶을 살지 못한다 해도 이것을 그린다면 백수를 뛰어 넘는 삶을 산 것과 다름없는 하나의 예술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열두 번을 승전했지만 워털루 전투에서 처음으로 패전한 나폴레옹이 밀라노 전투를 하루 앞둔 날 어느 귀부인의 만찬 초대에서 한 말이 매우 흥미롭다.   “오늘은 아직 젊지만 내일은 천 살이 될 겁니다(Aujourd‘hui je suis encore jeune, mais demain j’aurai mille-ans).”   “밀란을 점령한다”와 발음이 같은 “천 살이 된다”라고 예술 감각이 뛰어난 말로 익살스럽게 한 말이다. 열두 번을 승전하고 단 한 번 패전한 나폴레옹은 겨우 쉰 두 살에 황제란 예술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죽은 이후에도 사람들이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사람이 가장 오래 사는 사람(死而不亡者壽)’이라는 노자의 격언이 있다. 그러면서 이 세상엔 따져서 안 되는 것이 셋 있는데 그 하나가 ‘잡아도 안 붙잡히는 것(搏之不得)’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노자의 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 말을 떠올리게 한다. “호수 위에 비친 달빛은 잡을 수 없어요.”   나폴레옹은 50대에 황제란 예술을 남기고 삶을 마감했다. 60대에 대통령이 된 윤석열은 허술한 계엄선포로 말미암아 대통령직을 잃었으니 대통령이란 예술을 어떻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죽어도 없어지지 않는 것이  예술이다.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열린광장 백수 예술 예술 감각 쇠고기 덩어리 천재 히포크라테스

2025.04.2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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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페미니즘 예술에 거는 기대

〈페미니즘 미술 읽기〉라는 두툼한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 ‘한국 여성 미술가들의 저항과 탈주’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은 1980년대 이후 반세기 동안 한국의 여성미술가들이 이룩한 성과를 보여주는 여성적 시간의 지형도다.   김홍희 씨가 오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쓴 도전적 저술인 이 책은 44명의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세계를 페미니즘이 당면한 15가지 화두로 나누어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다. 차학경, 민영순, 김원숙, 윤진미 등 미주 한인작가들을 디아스포라의 관점에서 다루고 있어서 반갑다.   저자 김홍희 씨는 지난 삼십여 년간 큐레이터, 평론가로 미술 현장에 몸담아 온 이 분야의 독보적 전문가다. 한국 미술사에 중요하게 기록될 많은 전시회를 기획한 독립 큐레이터이며, 경기도미술관 관장,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을 역임했다.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카셀도큐멘타 예술감독, 홍대 미대 교수 등을 지냈고, 현재는 백남준문화재단 이사장이다.   쉽게 술술 읽히는 책이 아니라서, 제대로 읽으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그래도 도 닦는 심정으로 읽고 있다. 오래 관심을 가져온 주제이기도 하고, 여성 예술가들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존중하고 싶어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머지않아 여성시대가 열릴 것이고, 그 시작은 예술부터일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예술이라는 낱말은 근원적으로 ‘여성명사’다. 예술이란 결국 생명을 낳아 기르는 일이라는 말이다.   페미니즘 예술에 대한 논의는 이미 가부장적 가치관과 남성 중심의 문화 권력에 맞서 싸우는 단계를 넘어섰다. 물론, 아직도 불평등이 완고하게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예술작품에서 남녀를 구분하는 일은 무의미해졌다.   김혜순 시인은 이 책의 발문에서 “여성 미술가들에게는 모델이 없고, 거장이 없으며, 본보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말 그런가? 빼어난 여성 예술가 몇 명의 이름만으로도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한국의 예를 들어본다.   ▶문학: 박경리, 박완서, 한강, 김혜순 시인, 이민진 등   ▶미술: 나혜석, 박래현, 천경자, 최욱경, 김윤신, 이성자, 윤석남, 양혜규, 이불, 김수자 등의 작가와 홍라희, 박명자, 김선정 등   ▶음악: 정경화, 진은숙, 성시연, 장한나, 김은선, 손열음, 강주미 등   노벨문학상의 한강 작가 같은 인재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다. 결코 헛꿈이 아니다. 영화계의 강수연, 전도연, 윤여정 등이 국제무대에서 이름을 떨쳤고, 지금 각 방면에서 국제무대로 뻗어가는 우리 젊은 예술가들도 여자가 훨씬 많다.   우리가 여성 예술가들에게 기대를 거는 까닭은 사랑의 손길로 생명의 예술을 복원하는 어머니 마음과 능력을 믿기 때문이다. 여기서 ‘어머니’라는 말은 깊고 근원적인 의미를 갖는다.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인종의 차원에서 젠더의 문제는 여성이 종족, 혈통의 생물학적 운반자로서 인종적 재현의 원천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여성만이 가능한 이러한 경험은 예술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주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여성 특유의 상상력과 본능적 사랑으로, 억압되어 보이지 않는 것, 존재하지만 부재하는 것들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일이 그것이다.   “출산과 육아의 시간은 작가로서 부재, 공백을 의미하고 (…) 작가의 현실의 무게는 작업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그 경험은 새로운 미술적 시점을 마련해 준다”는 조영주 작가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근본적으로, 페미니즘의 이상적인 상태는 남성과 맞서 싸우며 우월을 다투는 이분법적 관계가 아니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세계를 넓혀가는 상호보완적 관계일 것이다. 바람직한 부부처럼….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페미니즘 예술 페미니즘 예술 여성 예술가들 페미니즘 미술

2025.03.1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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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발걸음 닿는 곳마다 ‘예술’과 ‘낭만’ 가득

프랑스 파리에는 역사의 축(L'axehistorique de Paris)이라는 게 있다. 루브르박물관부터 카루젤 개선문, 콩코드 광장 오벨리스크, 샹젤리제 거리, 에투알 개선문, 라데팡스로 이어지는 일직선을 뜻하는 말로, 프랑스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이 모두 이 역사의 축에서 일어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파리의 상징인 에투알 개선문은 샤를 드골 광장 한복판에서 웅장함을 뽐내며 위풍당당 서 있다. 과거에는 에투알 광장이라 불렸던 곳이다. 에투알 개선문은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전쟁 승리를 기리기 위해 또 다른 개선문인 로마의 티투스 개선문을 본따 지었다. 하지만 이 개선문조차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가 파리를 점령했을 때 독일군이 그 아래로 행진하며 프랑스에 수모를 안기기도 했다.   '샹젤리제엔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게 다 있죠(Il y a tout cequevousvoulezaux Champs-Elysees)'라는 유명한 샹송 가사처럼 샹젤리제 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다. 콩코르드 광장 오벨리스크부터 개선문 사이인 샹젤리제는 푸른 가로수 사이로 명품 부티크들과 멋스러운 레스토랑, 카페와 바들이 가득해 전 세계 여행자들을 끌어들인다. 조 다생이 불렀던 '오 샹젤리제'를 콧노래로 부르며 거니는 샹젤리제에는 낭만과 운치가 가득하다.   세계 3대 박물관인 '루브르 박물관'은 센강을 사이에 두고 에펠탑과 마주하고 있다. 규모로 보나, 컬렉션의 다양성으로 보나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간 관람객이 가장 많은 박물관 순위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왕가의 미술품들과 나폴레옹이 전쟁을 통해 챙겨온 전리품 등 3만 5000여 점의 방대한 예술품을 전시하고 있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작품을 선정하며 관람하는 것이 노하우다.   일찍이 루이 14세는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프랑스를 유럽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건축과 예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대표적 건축물이 바로크 건축의 걸작인 베르사유 궁전이다. 베르사유 궁전을 중심으로 3개의 계획도시가 만들어졌고, 다른 유럽에서도 따라 하고 싶은 귀감이 되어 수많은 궁전이 베르사유 궁전을 모티브로 삼았다.   당장에라도 왕족들의 가면무도회가 열릴 것만 같은 베르사유 궁전에는 호화로운 방이 무려 2300여 개나 되고 천재로 통했던 조경 설계사 르노트르가 설계한 방사형 정원 또한 궁전의 화룡점정을 장식한다. 마치 중세의 숲 한가운데 와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하며 길게 뻗은 대운하는 끝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마지막으로, 해 질 무렵에는 센강 유람선을 타볼 것을 추천한다. 바토 파리지앵(BateauxParisiens)이나 바토 무슈(Bateaux Mouches)에 몸을 싣고 센강을 따라 유유히 흘러보시라. 파리는 곧 낭만과 예술의 동의어임을 몸소 느끼게 될 것이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발걸음 예술 에투알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 개선문인 로마

2025.02.2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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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허브 ‘프리즈 LA’ 열린다

LA아트페어 시즌이 돌아왔다. LA아트쇼와 함께 아트와 커뮤니티 연결로 주목받는 ‘프리즈(Frieze) LA 2025’가 열린다.       제6회 프리즈 LA는 내달 20일부터 23일까지 20개국에서 온 100개 이상 갤러리가 참여해 샌타모니카 공항에서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인다.       샌타모니카 공항은 건축 스튜디오 와이(Why)의 쿨라팟 얀트라사스트가 설계한 맞춤형 구조물로 재탄생한다. 실내외 공간을 아우르는 독특한 전시관을 통해 갤러리, 커뮤니티 이벤트, 식당 등이 어우러져 풍성한 예술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2003년 런던에서 시작된 프리즈는 해마다 10월 런던의 리젠트 공원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 미술 박람회로 자리 잡았다. 2012년에는 5월에 열리는 프리즈 뉴욕을 론칭했고 2022 9월 한국에서도 프리즈 서울이 개최됐다. 2025 프리즈 서울은 9월 3일부터 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2019년 처음 열린 프리즈 LA는 독창적인 예술가 커뮤니티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젊은 예술가들 사이 현대미술의 허브로 자리 잡았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받는 포커스 섹션은 국내 갤러리 중 설립된 지 12년 이하인 곳들이 참여한다. 에센스 하든이 이끄는 이 섹션은 젊은 갤러리와 신진 예술가들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비영리 단체 아트 프로덕션 펀드가 주관하는 프리즈 프로젝트는 공공 예술 프로젝트로 LA의 다양한 장소에서 전시된다. 올해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이라는 주제로 개인적 관점과 도시 환경을 탐구하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올해는 사우스 아프리카의 ‘서던 길드’, 런던의 ‘티모시 테일러’, 로마의 ‘갤러리아 로르칸 오닐’ 등이 처음 참여하며, 노아 퓨리포이의 전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리즈 LA’의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frieze.com/fairs/frieze-los-angeles)에서 찾을 수 있다.  이은영 기자프리즈 예술 프리즈 프로젝트 예술가 커뮤니티 프리즈 서울

2025.01.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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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초월한 다채로운 예술 선사”

  샤토갤러리(관장 수 박)가 기부를 위한 연말 전시회 ‘다시 피어나는 빛(Here Comes the Sun)’을 개최한다.     갤러리 측은 “‘다시 피어나는 빛’이라는 제목은 희망과 재생의 정신을 담고 있다”며 “전쟁과 경제적 혼란, 세계적 불확실의 그늘 속에서도 인간 정신의 회복력으로 더 나은 날이 다가올 것이라는 희망을 전달하는 전시”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샤토갤러리에서 올해 한 해 동안 전시했던 작가들의 소품 수십 점을 한 자리에서 감상하고 소장할 기회다.       수 박 샤토갤러리 관장은 “올해 8회 개인전과 그룹전을 통해 다채롭고 혁신적인 전시를 개최했다”며 “다양한 매체와 기법, 국적을 초월한 작가들의 만남을 통해 동서양을 아우르는 예술적 교류의 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현혜명 작가의 60년 예술 여정을 총망라한 회고전 ‘축복의 여정’은 풍부한 화폭을 통해 시간을 초월한 감동을 전달했다.     이탈리아의 감성과 기법을 대표하는 4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탈리아 쿼르텟’ 전시는 고유의 미학을 공유하며 관객들에게 독창적인 시각적 경험을 선사했다.     왕열 작가의 ‘동쪽으로 부는 바람: 유토피아’는 동양적 철학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시각으로 풀어내며 깊은 울림을 전달했고, 박혜숙과 김성일 작가의 2인전 ‘형상을 넘어서’는 형상과 추상, 그리고 그 너머의 의미를 탐구하는 전시로 큰 호평을 받았다.   최근에 열린 로키 모턴 개인전 ‘내가 없는 동안’은 할리우드 유명 영화 제작자이자 화가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였다. 1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며 주류 화단과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번 그룹전에는 회화, 판화, 드로잉, 사진, 도자기, 조각 등 갤러리에서 전시한 다양한 장르의 아트 소품 50여점이 소개된다.   참여 작가는 데이비드 에딩턴, 에도아르도 치알피, 에치코 오히라, 미노루 오히라, 에드워드 C. 알파노, 오지영, 프랭크 디투리, 변혜수, 현혜명, 박혜숙, 카오루 만수어, 수 박, 마그다 오디프레드, 마그디 리즈크, 신예진, 주선희, 최성호, 안토니오 킴, 션 양이다.     이번 전시 모든 작품 가격은 1000달러 이하로 갤러리 수익의 일부는 2025년 진행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기부되어 신진 아티스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다시 피어나는 빛’ 전시 기간은 오는 14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다. 오프닝 리셉션은 14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열린다.     ▶주소: 3130 Wilshire Blvd. #104. LA   ▶문의: (213)277-1960  이은영 기자국적 예술 샤토갤러리 관장 예술 여정 연말 전시회

2024.12.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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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마당] 청동에 불어넣은 예술의 혼

  몇 해 전 스탠퍼드 대학 박물관에 갔었다. 어떤 미술품이 있는지 아들에게 물으니 지금껏 전시관 관람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강의실 오가기도 시간이 바빴을 텐데 한가한 질문을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들은 건물 밖에 있는 ‘지옥의 문’부터 감상하라며 휑하니 떠났다.   그림으로만 보았던 로댕의 지옥문은 높이, 넓이, 두께에 압도된다. 한마디로 아비규환의 장소, 절망의 늪에서 180여 명의 크고 작은 군상이 집합되어 있는 지옥의 축소판이다.     로댕의 지옥문은 처음에는 로렌조 기베르티의 천국의 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나 후에 미켈란젤로의 최후 심판을 보고 구상이 바뀌었다고 한다. 단테의 신곡, 지옥 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청동 주조물이다.   지옥문 맨 위에 세 그림자 혹은 세 망령이라고도 하는 조각이 서 있다. 땅을 향해 고개를 떨구며 머리를 맞대고 손을 잡고 있는 세 그림자는 하나의 아담 동상을 만든 후 각도가 다르게 셋으로 배치된 것이다. 인류 원죄의 장본인임을 깨달은 후 머리를 들지 못하고 되돌릴 수 없는 운명을 한탄하는 듯 보인다.   “나를 거쳐서 길은 황량한 도시로,   나를 거쳐서 길은 영원한 슬픔으로,   나를 거쳐서 길은 버림받은 자들 사이로.”   (신곡 지옥 중 3곡)   세 그림자 아래 문설주 중앙 위에 지옥문의 아이콘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되돌아갈 수 없는 종착역에 다다른 군상을 내려다보고 있다. 물 한 모금 찍어 건넬 수 없는 무기력함을 인지하며 고뇌에 빠진 단테의 눈으로 본 것이다. 삼손을 연상할 정도의 팔 근육은 있으나 오른팔을 왼 다리 위로 얹어놓은 지극히 불편한 자세다. 턱을 괴고 하늘의 것이 아닌 땅의 것을 생각하려니 고충이다. 누가 보아도 번민하는 표정이다. “여기 들어오는 자, 일체의 희망을 버려라” (지옥의 3곡)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지상에 발붙이고 숨 쉬고 있는 한 인류는 생각한다.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로 역사는 쓰이고 있다.   오욕칠정에 서려 있는 지옥문의 또 다른 저명인사들, 비극의 연인 파울로와 프란체스카의 얘기, 집안끼리의 잘못된 정략결혼으로 생긴 슬픈 운명의 주인공, 불구의 남편을 저버리고 다른 사람도 아닌 시동생과 불륜을 저지른 후 둘 다 지옥문에 떨어진 육신들이다. 그들의 ‘입맞춤 (kiss)’은 전체 분위기와 동떨어진 감이 있어 독립 작품으로 완성시켜 유명세를 받는 조각품이다.  차디찬 대리석과 청동에 예술의 혼을 불어넣은 대작이건만 내면에 담긴 비극적 이야기와는 다른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불꽃 연정만이 드러나는 생동감에 탄성을 하며 조각상 주위에서 발을 떼지 못하는 관람객들로 붐빈다.     지옥문 앞 양옆에 아담과 하와의 청동상은 창조주께서 아담을 지으시고 하와를 지으셨듯이 로댕도 아담을 먼저 만들고 하와를 만들었다. 청동 조각에서 보는 하와는 아담을 거짓으로 꾀어낸 후 공범죄로 에덴에서 쫓겨난 책임을 아는 듯 얼굴을 못 들고 두 팔로 가슴을 부여잡고 있다. 불순종의 생각이 머리로부터 가슴에까지 이어지며 저지른 죗값이다. 먹음직스러웠던 과실을 먹고 낙원에서 쫓겨난 인류의 어머니!   아담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고 부른 하와와 함께 죄를 진 후 그 역시 처절한 자세로 지옥문 곁에 서 있다. 흥미로운 것은 아담이 다시는 하와의 꼬임에 빠지지 않겠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귀를 막고 싶었는지 한쪽 귀를 어깨에 대려고 하는 모습이다. 아담의 손은 땅을 향해 있을 뿐 천상을 향할 수는 없었다. 200명도 안 되는 지옥문 앞의 군상을 잠시 보는 것만으로도 팔다리의 힘이 빠지는데 그곳에서 영원을 보낸다는 것은 가히 상상하기조차도 힘든 일이다. 지옥문 앞에 서보니 일상에서 예사로 말하는 교통지옥, 입시지옥 등의 수식어는  지옥의 참상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데 한자가 쓰인 대형 관광버스가 지옥문 앞에 주차하며 40여명쯤 되는 관광객이 앞다투어 내린다. 시간이 바투어 그런지 인증 사진만 찍고는 떠난다.     중국인 관광객뿐이겠는가? 우리도 천국,지옥에 관한 사전조사를 못 하고 지낸다. 디지털 시대에 지옥 이야기는 인기가 별로 없는 주제로 하향선에 머문다. 기독교 안에서도 설마 지옥이? 그런 곳이 어디 있을까? 가상의 장소로 치부되기 쉽다. 지옥 얘기 듣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일부 인본주의 교직자들은 임의대로 추상화를 그린다. 계속 덧칠을 하기에 그 진상을 구별하기 어렵다. 그네들이 듣고 싶어하는 솔깃한 감동의 메시지로 가려운 귀만을 긁어주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랑은 생명의 씨앗이자 모든 창조의 근원”이라고 멋지게 말했던 로댕은 현대 조각의 대부로 탁월한 예술가의 자취를 남기고 떠났다. 지옥문을 구상하는데 30여년의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그 장구한 시간을 그가 지옥 대신 천국을 주제로 택하였다면 어떤 작품을 만들었을까? 아름다움의 극치가 되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 마음이 보물로 간직한 하늘의 거룩하고 성스러운 영역을 내 노래의 줄거리가 될 것이다.” (신곡 천국 1) 하루에도 몇 번을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우리네들.     지옥의 참상을 예술화한 그의 작품을 보고 수많은 이들이 천국.지옥에 관한 사유를 하게 된다. 지옥문 앞에서 서성이는 영혼들을 위해 눈에 잘 띄게 대형 전광판을 설치해 놓고 싶다. ‘Detour Please! (잘못 오셨어요, 되돌아가세요!)’.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박물관 구경 잘했느냐고 아들이 묻는다. “한 마디로 충격이네.” “왜요?” “지옥 예고편 같구나.” “사실은 더 비참할 텐데요.”   때마침 자동차 FM에서 오르페오와 유리디체 아리아가 들린다. 사랑하는 아내가 음부에서 살아나오기를 사랑의 신, 아모르에게 간청하는 노래다. 언제 들어도 애절하다. 그곳의 참상을 알기에 청원을 올리지 않을 수 없던 오르페오. 그의 애달픈 마음이 멜로디를 타고 전해 온다.     지옥문 아니면 천국 문, 누구나 한번은 지나가게 될 문이 아닌가? 독고 윤옥 / 수필가문예 마당 청동 예술 지옥문의 아이콘 교통지옥 입시지옥 신곡 지옥

2024.06.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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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생활 안에서 공감되다

리앤리 갤러리(관장 이 아녜스)가 오는 25일까지 그룹전 ‘우리이야기(Our Story Is …)’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시각 예술이 주는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12명의 작가가 다양한 삶을 그들만의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창작한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 아녜스 리앤리갤러리 관장은 “작가들이 예술작품을 통해 ‘자유로움’을 전달한다”며 “일상의 루틴에서 벗어난 색과 조형과 공간의 아름다움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관람객이 예술을 생활 안에서 공감할 수 있는 모멘트를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미니멀 아트로부터 추상적인 표현주의 회화, 섬세하게 표현된 드로잉, 정교하고 밝은색이 돋보이는 유리 공예, 현대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세라믹 작품 그리고 디지털 아트까지 다양한 현대 아트 작품 60점을 소개한다.     참여 작가로는 캐런 윌린브링크, 스캇 영, 캔 드켈런, 브르스 태커, 김윤진, 박영라, 이경성, 콜레라우스 스펙, 조현숙, 브라이언 부레노, 맥스 그이거, 이경수 등 12명이다.     ▶주소: 3130 Wilshire Blvd. #502., LA   ▶문의: (213)365-8285  이은영 기자예술 생활 예술 생활안 시각 예술 그룹전 우리이야기

2024.06.16. 19:01

예술 통해 커뮤니티간 소통 확대한다

다양한 경험, 배경, 영향력, 미디어, 재료 또는 방법을 결합해 새로운 예술 작품을 만드는 남가주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과 LAUNCH LA(회장 제임스 파노조)는 지역사회 아웃리치의 일환으로 남가주 지역 작가 대상 공모전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공모전에 300여명이 넘는 작가들이 1300여 작품을 응모했다. 공정한 심사를 통해 한인 작가를 포함한 30여명의 작가 40여 작품이 최종 선정됐다. 본지 김상진 사진기자가 작품 ‘팬데믹 인 LA(Pandemic in LA)’로 이번 공모전 작가로 선정됐다.     공모전 심사는 버지니아 문 LA카운티미술관(LACMA) 한국미술 큐레이터와 피터 프랭크 미술평론가가 맡았다.     지난 2일에는 문화원에서 선정된 작가들의 그룹전시회 ‘다이버전트 합성(Divergent Synthesis)’ 개막식을 개최했다.     이 날 행사에 LAUNCH LA의 파라조 회장, 버지니아 문 심사위원 및 선정 작가, 문화예술인, 갤러리 관계자 등 12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유화 작품을 비롯한 드로잉, 사진, 믹스드 미디어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 40여점을 통해 우리 시대를 정의하며, 현대 문화를 바라볼 수 있는 진정한 시각을 제공한다.   정상원 문화원장은 “지역사회에 대한 아웃리치 차원에서 마련된 만큼 다양한 문화 배경을 가진 남가주 지역 예술가들과 관람객이 함께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전시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회는 31일까지 LA한국문화원 2층 아트 갤러리에서 열린다.     ▶주소: 5505 Wilshire Blvd. LA   ▶문의: (323)936-3014 이은영 기자커뮤니티 예술 예술 작품 지역사회 아웃리치 유화 작품

2024.05.0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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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예술 사이 갈등…이해와 극복

  김경애, 데미안 서 작가의 2인전 ‘듀얼 커넥션(Dual Connection)’이 13일부터 3주동안 리앤리갤러리(관장 이 아그네스)에서 열린다.       두 작가는 ‘듀얼 커넥션’ 전시 작품을 통해 추상성을 내포한 삶과 예술 사이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이해 그리고 극복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 작품은 각각 25여점씩 총 50점이다.     김경애 작가는 “디아스포라의 삶 속에서 만나게 된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작품 소재를 찾고, 가끔씩 작품에 등장하는 물고기는 기독교의 상징을 나타내며, 작품의 영감으로 연결 된다”고 설명했다.     주로 한지 위에 잉크와 아크릴화의 믹스드미디어 작업을 하는 김작가는 서울대학교와 홍익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서울과 LA에서 꾸준히 작품 발표를 해오고 있다.   데미안 서 작가의 창작 여정은 세상 모든 사물들과 생명체들에 대한 오랜 관찰을 통한 이해에서 비롯된다. 그의 작업 패턴은 응집과 확산을 적절히 조율하며, 추상과 구상의 동반자적 표현 방식을 추구한다. 데미안 서 작가는 인하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했고, LA에서 5회 개인전과 그룹전을 통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 기간은 13일부터 5월3일까지다. 오프닝 리셉션은 13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다.     ▶주소:3130 Wilshire Blvd. #502. LA     ▶문의:(213)365-8285 이은영 기자 [email protected]예술 갈등 전시 작품 예술 사이 작품 활동

2024.04.0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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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공연 LA서 감상

  LA 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이 서울 예술의전당(SAC)과 공동 주최로 오는 25일부터 3월 초까지 ‘공연예술 콘텐츠 특별 상영회’를 개최한다.     3개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행사는 예술의전당이 선별한 예술 콘텐츠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SAC on Screen’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첫 상영 작품은 ‘윤보선 고택 쌀롱콘서트’ 실황으로 오는 25일 오후 7시에 열린다.     서울 안국동 소재 윤보선 전 대통령 고택에서 열린 콘서트로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가운데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을 감상할 수 있는 실내악 연주 영상이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예술감독으로 이끄는 서울실내악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신박듀오, 문지영, 박규희, 노부스 콰르텟 등 한국 클래식을 대표하는 연주자들을 만날 수 있다.   2월 15일 오후 7시에는 연극 ‘여자만세’가 상영된다. 한국 여자만세&극단 휴먼비가 제작한 연극 ‘여자만세’는 고지식한 시어머니와 순종적인 며느리가 사는 집에 70대 ‘이여자’가 하숙생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수상하고도 아찔한 3개월간의 동거를 다룬 작품이다.     3월 7일 오후 7시에는 발레 ‘지젤’이 상영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은 최고의 낭만 발레로 공연 당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에서 유례없는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정상원 LA 한국문화원장은 “예술의 전당에서 엄선한 수준 높은 공연 콘텐츠 가운데 장르별로 선별해 상영한다”며 “한국에서 직접 공연을 관람하는 것과 같은 현장감 있는 공연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상영은 무료이나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KCCLA 웹사이트(KCCLA.org)에서 할 수 있다.     ▶주소:5505 Wilshire Blvd., LA ▶문의:(323) 936-7141 이은영 기자예술 전당 공연예술 콘텐츠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 감상

2024.01.2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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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버리는 것도 예술이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 채우는 것보다 버리기는 더 어렵다. 집안을 찬찬히 돌아보면 필요한 것보다 필요 없는 것들이 더 많다. 냉장고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쌓여 있다. 어느 것부터 먹어 치워야 하나? 눈 뜨면 냉장고 문 열고 노심초사 한다. 먹거리가 널브러져 있으니 다이어트는 물 건너 간 공수표다.     손수 농사를 지으신 어머니는 쌀 한 톨도 귀히 여긴 분이다. 어릴 적부터 먹는 음식 버리면 죄 받는다고 교육받아서 내 그릇에 담긴 먹거리는 날름 해치운다. 그 뿐이랴! 식성도 좋아 ‘잘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며 육해공군 안 가리고 폭풍 흡입한다.   옷장은 백화점과 굿윌스토어를 방불케 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 정리 하는 게 진저리가 나서 ‘또 새 옷 사면 인간이 아니다’라고 맹세 하지만 세 살 버릇은 여든까지 간다. 나물 캐러 가는 처녀처럼 핑계는 가지각색이다. 입을 옷이 즐비한데 입을 게 마땅하지 않다니 무슨 황당한 소리! 바겐세일이라서 근검 절약을 목표로 구입한 옷들은 여태 딱지도 안 떼고 옷장에서 노려본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 쇼핑은 낭비가 아니라 정신건강을 위한 투자라는 개념은 다소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부엌은 불필요한 그릇들이 차고 넘쳐 정리정돈이 안 된다. 버리기에는 아깝고 갖고 있자니 보관할 곳이 태 부족이다. 마음 크게 먹고 버리고 난 다음날 꼭 필요하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사는 집이 아수라장이 안 되려면 7년에 한 번씩 이사를 해야 한다는 이웃 어른의 말이 생각난다. 이삿짐을 싸면 자동으로 정리가 된다.    그동안 나름대로 ‘깔끔’을 기치로 집안을 꾸몄는데 이삿짐 싸며 잡동사니 증후군이 의심될 정도로 난장판이다. 새집으로 이사 오며 살아온 인생 정리하듯 왕창 버리고 가구와 살림살이를 자선단체에 기증했다.   버리면 사는 게 가벼워진다. 주변을 둘러 싼 물질과 힘겨루기 하는 대신 영혼의 자유와 편안함과 누릴 수 있다. 보이는 것들에서 해방되면 비어 있는 것들의 실체가 보인다.     환경이 인간 정신의 많은 부분을 지배한다. 쾌적하고 평화로운 환경은 마음의 평온을 준다. 주변이 산만하고 복잡하면 집중해서 몰입하기 힘들다.     ‘적은 것이 풍부한 것이다(Less is more)’라는 로버트 브라우닝(Andrea Del Sarto)의 어록은 미니멀리즘을 예술로 승화시킨다.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최소주의 (最小主意)를 의미하는데 단순함에서 우러나는 미(美)를 추구하는 사회 철학 또는 문화•예술적 사조를 말한다. 미니멀리즘이란 용어는 1960년부터 본격적으로 쓰였지만 동양 미술 특유의 예술적 영감인 ‘여백의 미’는 거시적 의미의 미니멀리즘으로 서양 문화를 앞선다. 미니멀리즘은 복잡한 겉치장이나 불필요한 부속에 불과한 표현들을 작품에서 완전히 제거하고, 사물의 본질적인 내용만을 추구한다.     냉장고 음식 버리고, 가구를 심플하게 바꾸고, 스타일을 바꾼다고 인생이 정리되지 않는다. 생활의 때를 벗고, 정신의 혼탁함에서 평온을 얻고, 힘겨운 인연의 고리 끊고, 홀로 서기 해도 외롭지 않는, 마음의 정원에 한 떨기 꽃향기 간직할 수 있는 사람은 영혼의 ‘미니멀리스트(minimalist)’다.     ‘완벽함이란, 더 보탤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는 생텍쥐베리의 말을 새긴다. 기쁨은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적은 것을 즐길 수 있을 때 충만해진다. 버리고 또 버리면 가는 길이 훨씬 가벼워진다. 더 이상 뺄 것 버릴 것이 없는 날에 이르면 나비 되어 자유롭게 나를 수 있지 않을까.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예술 문화 예술적 예술적 영감인 냉장고 음식

2024.01.0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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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나의 재미있는 예술 취미 ‘LEOX’

한적한 시골에 살며 나이가 들다 보니 취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들이 그림, 글쓰기, 사진촬영 등인데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것은 없을지 계속 궁리를 했다. 그래서 나름 새로운 장르로 생각해 낸 것이 ‘LEOX’다. ‘LEOX’는 ‘Laser Engraving on X’의 약자다. 여기서 ‘X’는 나무, 돌, 종이 등 다양한 재료들이 될 수 있다. 우선 내가 사는 버지니아에서 많이 나는 목재를 이용해 새김 작업을 해 보기로 했다. 다행히 집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버지니아에서 손꼽는 나무공방이 있어 필요한 목재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LEOX 알고리즘’의 처리 단계를 간단히 소개한다.   1. 연필이나 목탄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거나 로고 디자인 2.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그림 파일 저장 3. 그림의 주제와 로고의 크기에 맞는 목판 제작 의뢰 4. 컴퓨터와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그림 파일을 목판에 새길 수 있도록 조정 5. 레이저 프린터에 준비한 목판을 고정하고 레이저 프린팅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그림 파일을 올리고 레이저 출력 준비 6. 레이저 프린터에 출력 명령을 내리고 작업이 완료되면 최종 결과물 LEOW를 확인. 여기서 ‘W’는 나무를 의미한다.   이와 동일한 방법으로 돌이나 금속, 두꺼운 종이 등에도 이미지 새김 작업을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단체의 로고를 나무판에 새겨 병따개, 문진, 그리고 잔 받침 등을 차례로 만들어 보았다. 그다음에는 붓글씨를 나무판에 새김해 보았고, 3단계로 드로잉한 그림들을 목판에 새겨 보았다. 현재까지 세 작품을 완성하였는데,  최근에는 위에 설명한 방법에 따라 인물사진을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단순화, 추상화하고 새김해 두 개를 만들어 하나를 친구 부부에게 선물로 보냈다.   컴퓨터 및 통신기술, 사진기술, 예술, 그리고 목공을 결합해 무언가 참신한 것들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사무용 루빅큐브 형태의 다목적 문구를 설계했다.  메모, 클립, 편지, 편지따개, 연필과 만년필 같은 필기구 등을 꽂을 수 있고 간단한 그림이나 멋진 문구를 앞면에 새기는 것으로 목공방에 제작의뢰를 해 놓은 상태이다.   그림만 그리면 좀 따분하고 실용성이 별로 없던 차에, 목재를 이용해 실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생활용품을 제작하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림이 새겨진 도마나 독서에 필요한 책꽂이, 편지함이나 편지꽂이, 그리고 휴대전화기 받침대 등이다.  최근에는 단골 목공방의 협조를 얻어 목공예품 제작을 하고 남는 자투리 목재를 받아  작품을 만들고 있어 환경보호에도 일조하는 ‘재활용 예술’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 다만 목공예 장비와 레이저 프린터의 가격이 너무 비싸 작품을 외주로 만드는 아쉬움은 있다.   새김 작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판화처럼 원작을 여러 개 복제할 수 있다는 매력이었다. 복수로 제작된 작품은 집안 장식품으로, 지인 선물용, 또는 기념품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작품을 받은 분들의 감사와 격려에  보람을 느낀다. 첫 번 째로 제작한 그림 하나는 수집가에게 팔리기도 했다.     앞으로도 새로운 아이디어로 혁신적인 예술의 시도를 할 예정이다. LEOX는 나에게 많은 활력을 주는 ‘재미있는 예술 취미’가 되고 있다. 최영배 / 리전트대학교 공학·전산학과 교수열린광장 재미 예술 재활용 예술 레이저 프린터 목공예품 제작

2024.01.05. 19:26

[아트에콜로지] ‘예술적 경험’이 최고의 투자

파리가 다시 돌아왔다. 최근 다소 주춤했지만 1980년대만 해도 세계 예술과 패션의 중심지는 파리였다. 20세기의 얘기만은 아니다. 17세기 프랑스 부르봉 왕조가 주도한 로코코 문화는 지극히 화려한 미감으로 당시 유럽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더욱이 ‘태양왕’ 루이 14세가 세운 베르사유 궁전은 절대왕정 시대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베르사유 궁전은 왕의 거주공간을 넘어 유럽 사교계 네트워크의 거점이었다. 지방 봉건 영주들은 왕실과 네트워크를 맺으려 베르사유를 찾았다.   당시 프랑스 왕들도 봉건 영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했다. 루이 14세는 왕권을 강화·과시하는 데 이 궁전을 최대한 활용했다. 지방 영주들은 왕이 정한 특정 지점에서 왕을 ‘영접’해야 했다. 루이 14세는 이처럼 건축을 통한 통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도전했다.   지난해 파리에 새로운 예술적 바람을 일으킨 아트 바젤 파리 플러스(Paris Plus)의 올가을 행사에 다녀온 기억이 생생하다.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이끄는 LVMH 그룹이 ‘현대판 베르사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 파리는 다양한 전시와 파티, 특히 내년 파리올림픽 준비로 분주했는데, 이런 일련의 행사 한복판에 바로 LVMH 그룹과 아르노 회장이 있었다. LVMH는 지난 4월 유럽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5000억 달러를 넘겼고, 아르노 회장 또한 2022년 세계 1위의 부자 반열에 올랐다. LVMH 그룹은 1987년 패션하우스 루이뷔통(Louis Vuitton)과 주류회사 모에 헤네시(MoetHenessy)의 합병으로 설립됐다.   아르노 회장은 원래 부동산 개발업자였다. 땅을 사서 건물을 짓고 임대사업을 하던 그는 어느 날 루이뷔통과 샤넬이 입점하면 무조건 임대가 잘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브랜드의 가치, 즉 콘텐트를 구매하는 것이 부동산 시장에서의 성공 비법임을 발견했다. 그는 이후 유서 깊은 75개 명품 브랜드를 사들였다. 그리고는 성장엔진의 하나로 아트와 건축과의 협업을 선택했다. 인터넷 유통 시대를 준비하는, 새로운 ‘경험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LVMH 상품을 파는 공간은 멋진 건축가들의 작품이 됐고, 그 안에서 파는 옷과 가방은 마치 미술관의 작품처럼 디스플레이됐다. 명품을 사지 않고도 공간만을 보러 가는 사람도 늘었다. 아르노 회장은 인스타그램의 온라인 과시 문화를 예견이라도 했던 걸까.   특히 루이뷔통은 2001년부터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시대를 처음 열었다. 프랑스 회사임에도 일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와 쿠사마 야요이를 불러들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루이뷔통 매출의 38%가 일본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올해 진행한 쿠사마 야요이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론칭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전 세계적으로 매진 행렬을 보였다. 이처럼 협업 컬렉션의 효과는 엄청났다. 이 멋진 미술관 같은 곳에 파는 명품이란 새로운 존재감이 생겼다.   아르노 회장의 예측과 전략은 들어맞았다. LVMH 그룹 제품은 높은 가격에도 전 세계 20~30대가 주목하는 브랜드가 됐다. 올 2분기만 해도 그룹 매출이 466억 달러(약 61조원)를 기록하였다.   아르노 회장은 기업과 아트의 협업을 중요시했다. 파리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 자신의 예술적 흔적을 남기려고 했다. 2014년 그의 친구이기도 한 건축가 프랭크 게리에게 의뢰해 파리의 불로뉴 숲에 루이뷔통 재단 미술관을 설립했다. 뉴욕 명품거리 5번가와 런던의 해로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루이뷔통 매장에서는 쿠사마 야요이를 모델로 한 대형 설치미술을 만들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이제 최상급 럭셔리 호텔 사업까지 진출했다. 2001년 파리 퐁네프 다리 너머에 슈발 블랑(Cheval Blanc) 호텔을 오픈했다. 또 2024 파리올림픽의 공식 후원사 자격으로 파리가 지향하는 문화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아르노 회장이 일군 ‘브랜드 왕국’과 베르사유 태양왕이 만든 건축 통치 패러다임, 그 사이엔 무엇이 있을까. 그 둘은 변화하는 시대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하고, 또 그것을 팔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예술의 역량을 절감했다. 익명의 사람들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예술의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럭셔리 제국의 황제’ ‘캐시미어를 입은 늑대’로 불리는 아르노 회장, 그야말로 이 시대의 예술에 열정을 가진 태양왕이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이지윤 / 숨 프로젝트 대표아트에콜로지 예술 경험 아르노 회장 세계 예술 내년 파리올림픽

2023.11.19. 17:49

사진 예술의 ‘새로운 시각을 찾다’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페이스 A 갤러리에서 사진 예술의 새로운 차원을 추구하는 특별한 사진 전시회가 열린다.     ‘새로운 시각을 찾다(Finding New Perspective)’라는 주제로 다음 달 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작가의 주도적 해석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독창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참여 작가는 김경원, 김명실, 이종남, 장인경, 루이스 이버스, 마카 번스 등 6명이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페이스 A 갤러리 지현 관장이 지난 20일 세상을 떠나면서 ‘새로운 시각을 찾다’ 전시회는 고인을 추모하는 의미와 함께 사진에 대한 그의 예술관을 확인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었다. 그는 “사진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매체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진작가의 주관적인 해석과 표현이 강조되면서 현실을 재현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며 전시 기획을 밝혔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고인은 이러한 사진의 변화를 반영해 보여지는 피사체를 사진기를 통해 그대로 옮겨내기보다 결과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작가의 주도적이고 예술적인 해석에 주목하고 표현 방법과 공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작가의 내면과 맞닥뜨리는 피사체의 심미적 교감에 주안점을 두고자 했다. 또한 사진작가의 주관적인 해석과 표현을 강조하고 사진과 결합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작가의 독창적인 시각을 제시하는 작품을 통해 관람객의 시각이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개관 시간은 화요일~토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한다.     ▶주소: 1458 S. San Pedro St., #320, LA   ▶문의: (714)757-8061 이은영 기자예술 시각 사진 예술 이번 전시회 사진 전시회

2023.10.29. 18:00

[문화산책] 예술 창조의 정점은 생명 탄생

미술가들이 남긴 좋은 말씀을 골라서 우리 동네 미술가들에게 보내는 일을 여러 해 동안 계속해왔다. 그런 명언이 작가들의 창작 활동에 구체적인 교훈이 되고, 자극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었다. 깊은 사색의 실마리를 던져주는 말씀들은 생각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No Brain)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받아 읽는 이들에게 얼마나 보탬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 좋은 공부가 되었으니 보람을 느낀다. 보내줄 말씀을 고르면서, 예술과 삶의 본질을 찌르는 말씀에 감탄하고 자극을 받는 때가 참 많았다. 나도 모르게 무릎을 치기도 하고, 옷깃을 여미기도 한다.   가령 윤형근 화백(1928년-2007년)의 이런 말씀도 그렇다. “예술은 만드는 것이 아니요, 낳는(生)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든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생각에서 몸짓으로 해서 손으로 이루어질 때 그것은 그 사람이 낳는다고 볼 수 있다. 자연의 미는 자연이 낳는 것이요, 인간의 미는 인간이 낳는 것이다.”   “예술은 낳는(生) 것이다”라는 말, 대단히 근본적인 뜻을 가진 말씀이다. 생명의 참뜻을 말하는 것이다. 흔히 예술 작품의 탄생을 산고(産苦)에 비유한다.   예술은 곧 생명이라는 생각, 우리 옛 선비나 예인(藝人)들은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난초를 그린다’가 아니고 ‘난초를 친다’고 하는 것이다. 새끼를 ‘친다’는 말과 같이 생명을 ‘낳는다’는 말이다.   위대한 예술가 중 가장 많은 명언을 남긴 사람은 단연 반 고흐일 것이다. 동생 테오에게 보낸 700통에 가까운 편지를 비롯해 가족, 친구 등 여러 사람에게 보낸 편지에 자신의 생각, 꿈, 삶과 예술철학을 빼꼭하게 담아 보냈는데, 그 안에 보석처럼 빛나는 말씀들이 너무도 많다. 우리의 앞길을 밝혀주고, 함께 생각해보자며 손을 잡는 명언들이다.   고흐는 죽는 날까지도 “자신의 그림은 가장 위대한 예술작품인 자녀들을 돌보면서 가정생활을 하는 노동자와 농부의 소명보다 못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도 그런 생각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지난 해, 어느 책에선가 책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아이를 낳는 것과 같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저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자연스럽고 훌륭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윤형근 화백의 생명 존중보다 한결 적극적이고 종교적이다. 반 고흐는 ‘생명의 탄생이 예술적 창조의 정점’이라고 선언하고, ‘일상적인 삶의 거룩함’을 소중하게 강조했다.   그런 고흐는 안타깝게도 평생 독신으로 살았기 때문에 ‘생명 탄생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동생이자 예술적 동지인 테오의 아이, 즉 조카가 곧 태어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너무도 기쁜 마음으로 ‘아몬드 꽃나무’(1890년작)를 그렸다. 아기방에 걸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그림은 소원대로 아기방에 걸렸고, 고흐는 죽었다.   ‘첫 걸음마’(1890년작)도 그런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아기의 첫 걸음마 순간을 바라보며 감격하는 농부 부부의 모습을 통해 ‘삶의 거룩함’을 노래한 이 작품은 고흐가 평생 스승으로 모신 밀레의 그림을 베낀 것이다.   생명을 낳고 기르는 일이 어떤 예술작품보다도 소중하다는 믿음 자체가 거룩하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상의 거룩함이나 종교적 영성의 세계를 추상미술로도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관점으로 로스코 채플, 윤형근 화백의 작품, 김인중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 등을 바라보면 다른 세계가 열리는 느낌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예술 창조 예술작품인 자녀들 생명 탄생 예술적 창조

2023.08.2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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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장벽 넘어 예술로 하나됐다"

  한미문화예술재단(이사장 이태미)이 미주한인이민 12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제 17회 한미문화예술 워싱턴 페스티벌 ‘아름다운 예술로 조선을 만나다’가 지난 3일, 메릴랜드 마타우먼 크릭 아트센터 스몰우드 스테잇 파크에서 열렸다.     화창한 날씨 속 녹음이 어우러진 야외 공원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카운티 지역주민들이 대거 참여해 언어의 제한을 초월한 한국예술의 아름다움에 공감하는 유대의 시간이 됐다.    이태미 이사장은 “오늘 행사를 준비한 한국문화예술 아카데미 예술단과 뉴욕, 뉴저지 워싱턴, 볼티모어 등 먼길을 찾아주신 학생들, 루벤 콜린스 군수, 영화배우 베티 엔츠밍거께 감사 드린다”고 전하며 “주류사회와 한인 사회가 함께 공감하고 교류하는 품격있고 격조 높은 브랜드 문화 행사로 내년에 다시 뵙겠다”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조선왕실의 예술을 통해 들여다 본 한국 역사에 중점을 두고 마련돼, 한국예술을 직접 체험하고 관람하며, 예술을 통해 한국의 과거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서는 강영숙 한국전통의상분과위원장이 구중궁궐에 살았던 이들의 평상복과 연회복 등 궁중의상들을 선보였으며, 정예찬 한국무용분과위원장이 조선의 ‘혼’과 ‘넋’’을 위로하는 살풀이 춤, 하와이언 민속무용 ‘훌라’ 춤을 준비해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더불어 박송희 원장이 자연 친화적 재료를 활용해 만든 궁중음식, 한식, 사찰음식 등을 소개했으며, 경기무형문화재 제 63호 이주환 지화장의 한지 꽃 만들기 체험행사가 마련됐다. 또한 김현정 미술분과위원장이 조선시대 국가 주요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의궤 반차도 등 조선 왕실 문화예술전을 관객들에게 소개했다.     메릴랜드 찰스카운티 군수 루벤 콜린스는 “오랫동안 한국문화를 주류사회에 알리는데 수고해 준 재단과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서 방문해 준 KCCAA 예술단원들, 이태미 이사장께 감사드린다”며 “찰스카운티 지역주민들이 한국의 아름다운 공연을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져 너무 기쁜 날”이라고 말했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언어장벽 예술 한국문화예술 아카데미 한미문화예술 워싱턴 강영숙 한국전통의상분과위원장

2023.06.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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