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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경찰·연방 정부 "개인 통신·인터넷 정보 다 들여다본다"

Toronto

2026.03.20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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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수사권 강화 ‘법안 C-22’ 발표...전 국민 감시인가?
[Youtube @CTV News캡처]

[Youtube @CTV News캡처]

 
마이런 뎀키우 토론토 경찰청장·게리 아난다상가리 연방 공공안전부 장관 합동 기자회견
‘법안 C-22(합법적 접속법)’ 통해 경찰의 디지털 정보 접근 및 가공 권한 현대화
범죄 수사 시 가입자 정보·메타데이터 확보 용이해지나 사생활 침해 논란도 여전
 
캐나다 연방 정부가 급변하는 디지털 범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의 수사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법안 C-22(합법적 접속법, Lawful Access Act)’를 추진하고 있다. 19일 마이런 뎀키우 토론토 경찰청장과 게리 아난다상가리 연방 공공안전부 장관은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 법안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으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개인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감시 체계’라며 강력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경찰 수사권 현대화의 핵심: 가입자 정보와 메타데이터
 
정부가 발표한 법안 C-22의 핵심은 경찰이 디지털 증거에 접근하는 방식을 체계화하고 강화하는 데 있다.
 
 
• 가입자 정보 생산 명령: 경찰은 사법적 승인을 통해 통신사로부터 이름, 주소 등 기본 가입자 정보를 신속히 확보할 수 있게 된다.
• 메타데이터 1년 보존: 통신 및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는 수사에 활용될 수 있는 메타데이터를 최대 1년 동안 의무적으로 보존해야 한다.
• 서비스 확인 요청: 경찰은 특정 업체가 수사 관련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지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정부는 범죄자들이 암호화 메시지와 AI를 이용해 수사망을 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도구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의 경고: “백도어 의무화와 전 국민 위치 추적의 위험”
 
그러나 형사 전문 변호사 등 법조계 전문가들의 분석은 사뭇 다르다. 법안의 세부 조항이 모호하고 광범위하여 사실상 ‘전 국민 감시 시스템’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법안에 포함된 ‘기술적 능력 유지’ 조항은 IT 기업들에 기기 암호화를 해제할 수 있는 이른바 ‘백도어(Backdoor)’ 구축을 강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를 위해 만든 백도어는 결국 해커나 범죄자들에게도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캐나다인 전체의 디지털 보안을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1년간 보존되는 메타데이터에는 기지국 접속 정보 등 상세한 위치 데이터가 포함될 수 있다. 이는 경찰이 특정인의 지난 1년간 이동 경로를 50m 오차 범위 내에서 정밀하게 복원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사실상 모든 캐나다인이 ‘추적 장치(휴대폰)’를 들고 다니는 꼴이 된다는 비판이다.
 
민주주의 위협 논란… “의회 토론 없는 권력 남용 우려”
 
특히 이번 법안이 ‘추후 규정을 통해 세부 사항을 정할 수 있다’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향후 의회의 심도 있는 토론이나 대중의 감시 없이 정부의 ‘추밀원령(Order in Council)’만으로도 경찰의 권한을 무한정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이는 정치적 집회나 시위에 참여한 인원들을 소급하여 추적하는 등 민주적 활동을 위축시키는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수사의 효율성과 헌법적 가치의 충돌
 
법안 C-22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기술적 업데이트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범죄 수사를 위해 국민 전체의 프라이버시를 어디까지 양보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경찰이 암호화된 범죄 조직의 대화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명분은 정당해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일반 시민의 스마트폰에 ‘비밀 출입문’을 만드는 행위는 캐나다 권리 및 자유 헌장이 보장하는 ‘부당한 수색으로부터의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할 위험이 크다. 수사의 효율성이라는 명분이 전 국민을 잠재적 감시 대상으로 만드는 ‘판도라의 상자’가 되지 않도록, 의회 심의 과정에서 엄격한 사법적 견제 장치와 투명한 운영 원칙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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