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크비즘의 황현기 대표는 한때 국내 NFT 시장을 대표했던 메타콩즈(Meta Kongz)의 공동창업자다. 2021년, 그가 이끌었던 NFT 열풍과 더불어 게임을 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P2E(Play to Earn)' 모델은 거대한 자본을 끌어모으며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연이은 보안 이슈와 토크노믹스의 붕괴로 시장은 차갑게 식었고, 대중은 이를 '실패한 모델'이라 단언하기 시작했다.
[펑크비즘 황현기 대표]
하지만 이 침체기 속에서도 블록체인 기반의 Web3 생태계 구축 기업 '펑크비즘(PUNKVISM)'의 시각은 다르다. 이들은 과거의 폭락을 실패가 아닌 '진화를 위한 불가피한 성장통'으로 규정하며, 기존 게임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짚는다.
본지는 펑크비즘의 황현기 대표를 만나 과거 '엑시 인피니티'가 남긴 뼈아픈 교훈, 그리고 펑크비즘이 새롭게 제시하는 '독립적 게임 자산' 기반의 Web3 생태계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Q. 2021년의 P2E 열풍 이후, 현재 대중의 시선은 매우 차갑다. "게임 NFT는 결국 실패한 모델"이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나?
토큰 가격의 폭락이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대중의 실망감은 당연하다. 하지만 산업과 기술의 관점에서 보면, 이 현상은 실패가 아닌 '불가피한 진화의 과정'이라고 본다.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기가 고작 12초를 날고 추락했다고 해서 비행기라는 개념 자체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 게임 NFT와 P2E는 인류에게 '물리적 실체가 없는 디지털 데이터도 완벽한 개인의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증명한 거대한 베타테스트였다.
Q. 게임 아이템이 가치를 지닌다는 사실은 과거 '리니지'의 '집행검' 같은 사례에서도 이미 증명된 것 아닌가?
맞다. 리니지는 유저들이 쏟아부은 수만 시간의 노동과 노력이 훌륭한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지만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수억 원을 호가하던 아이템이라도 법적 소유권은 유저가 아닌 '게임사'에 있었다. 게임사가 서버를 닫거나 정책을 바꾸면 유저의 자산은 하루아침에 소멸하는 구조였다. 유저는 생태계의 가치를 만들어내면서도, 권리상으로는 철저히 게임사에 종속된 '디지털 소작농'에 불과했다.
Q. 그 소유권을 유저에게 돌려주기 위해 등장한 것이 블록체인 기반의 '엑시 인피니티' 같은 모델이었다. 하지만 결국 구조적 한계에 부딪혔다.
엑시 인피니티는 아이템을 NFT로 만들어 유저의 개인 지갑으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이는 노동이 놀이로 대체되는 다가올 AI 시대의 경제 모델을 엿볼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하지만 붕괴의 원인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끊임없는 신규 유저 유입에만 의존해야 유지되는 초기 토크노믹스의 취약성, 그리고 로닌 네트워크 해킹 같은 보안 이슈가 직접적인 타격이 됐다. 여기서 얻어야 할 교훈은 "NFT는 사기다"가 아니다. "기술적 독립성은 확보했지만, 유저의 자산이 여전히 '특정 단일 게임의 흥망성쇠'에 종속되어 있었다"는 구조적 결함을 인지하고 이를 수정하는 것이다.
Q. 그렇다면 그 한계를 극복할 진정한 의미의 '게임 NFT'는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하나?
게임사, 그리고 특정 게임 자체로부터 '완벽하게 독립된 자산'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펑크비즘이 도입한 모델이 바로 '자산의 선(先) 발행'이다. 보통은 게임을 론칭하고 그 안에서 아이템을 판매한다. 당연히 게임의 수명이 다하면 아이템 NFT도 무용지물이 된다. 하지만 우리는 게임 론칭에 앞서 무기 50종과 700여 종의 펫(토리, 오쿨라)을 독립적인 NFT로 먼저 세상에 내놓는다.
Q. 게임이 없는데 아이템이 먼저 존재한다는 것이 낯설다. 이 자산들은 어디에 쓰이나?
이 자산들은 곧 론칭될 펑크비즘 자체 플랫폼 '아레나(Arena)'는 물론이고, 향후 외부 개발사들이 구축해 입점할 수십, 수백 개의 서드파티(3rd Party) 게임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사용된다. 게이머들이 겪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기존 게임에 투자했던 시간과 자본이 새로운 게임으로 넘어갈 때 사라지는 '매몰 비용'이다. 펑크비즘의 독립적 게임 NFT는 한 번 획득하면 생태계 내 어떤 게임을 가더라도 본인의 강력한 자산으로 유지된다. 이것을 진정한 의미의 'Web3 게임' 생태계라고 본다.
Q. 유저 입장에선 합리적이지만, 외부 게임사 입장에선 수익 모델 구축이 어렵지 않나?
그 부분이 이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 경쟁력이다. 외부 게임사들은 메인 무기 판매 수익을 양보하는 대신,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 가장 큰 지출을 차지하는 '초기 유저 획득(UA) 마케팅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이 생태계에 입점하면 이미 무기와 펫을 보유하고 결제력이 검증된 수백만 명의 활성 커뮤니티 유저를 마케팅 비용 없이 확보하게 된다. 게임사들은 입장권, 배틀 패스, 보조 장비, 치장용 스킨 등 합리적인 부가 수익 모델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매출을 올릴 수 있다.
Q.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패는 결국 '유저 규모'에 달려 있다. 대규모 유저 풀은 어떻게 구축하나?
올해 핵심 단기 목표는 '100만 명 이상의 글로벌 진성 유저 확보'다. 이를 위해 진입 장벽이 낮고 접근성이 뛰어난 텔레그램 연동 미니게임과 다양한 마케팅 툴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대중이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재미 요소를 통해 초기 트래픽을 빠르게 끌어모을 계획이다. 또한 커뮤니티에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생태계 내에 트렌디한 '테슬라 밈 코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글로벌 1티어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요소를 준비 중이다. 이러한 다각적인 시도를 통해 폭발적인 유입을 만들어내고, 글로벌 Web3 시장에서 강력한 커뮤니티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전략이다.
Q. 구축된 플랫폼 생태계는 어떻게 유지되고 성장하나?
외부 게임사가 이 생태계에서 매출을 올리면, 그 수익의 일정 비율은 시장에서 펑크비즘 생태계의 기축 토큰(PVT)을 매수해 소각(Burn)하는 데 사용된다. 즉, 게임 NFT는 단순한 투기 대상이 아니라 유저와 외부 개발사, 그리고 생태계 전체의 가치를 방어하고 성장시키는 '경제 인프라'로 작동한다.
Q. 마지막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테더(USDT)의 공동 창시자인 브록 피어스는 "대중이 시간과 관심을 쏟는 곳에 가치가 탄생한다"고 말했다. 리니지의 유저들이 그랬고, 엑시 인피니티의 유저들이 그것을 증명했다. 이제 업계에 남은 과제는 그 창출된 가치를 소수의 거대 플랫폼이 독식하지 않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 개인들에게 안전하고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구조를 정립하는 것이다. 펑크비즘의 모델은 그 구조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실험이자 과정이다. 대중이 디지털 소작농에서 벗어나 데이터의 실질적인 주권자가 되는 시대, 그 변화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