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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 지친 MZ<젊은 층>, 아날로그 취미 각광

Los Angeles

2026.03.2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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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자수·색칠하기 등 인기
느리지만 확실한 만족 찾으려
스마트폰 덜 보고 손작업 몰입
“스트레스 줄이고 자존감 높여”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아날로그 취미(소위 할머니 취미)에 몰입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면서, 일상 속에서 ‘느리지만 확실한’ 만족을 찾으려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세리토스에 거주하는 카밀라 김(26)씨는 퇴근 후 스마트폰 대신 정원 가꾸기에 시간을 쏟고 있다. 약 100스퀘어피트 규모의 앞마당에서 꽃과 채소를 키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김씨는 “어느 순간 소셜미디어(SNS)나 유튜브에 쓰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며 “손으로 직접 하는 취미가 훨씬 의미 있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LA에서 일하는 이다빈(25)씨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컬러링(색칠하기)을 시작했다. 그는 “숏츠와 릴스 등 영상 콘텐츠를 보다 보면 6~7시간이 금세 지나고 무기력해진다”며 “손으로 할 수 있는 취미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종이와 컬러 마커로 두 시간 정도 집중하다 보면 잡생각이 줄어든다”며 “한 장을 완성할 때마다 성취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뜨개질, 자수, 퍼즐, 컬러링 등 이른바 ‘할머니 취미’가 젊은층 사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도예·종이접기·금속공예 등 손작업 중심의 취미가 온라인을 통해 퍼지며 새로운 여가 문화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온라인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다. 자수 유튜브 채널 ‘베스트 임브로이더리’는 구독자 약 25만7000명을 확보했고, 일부 영상은 조회 수 5400만 회를 넘겼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취미를 배우고 공유하는 방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관심층도 넓어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관련 활동은 활발하다. LA 지역에서는 ‘더 니팅 트리’, ‘와일드파이버 스튜디오’, ‘리메인더스 크리에이티브 리유즈’ 등에서 뜨개질과 자수 수업, 커뮤니티 모임이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 ‘스킬셰어’, ‘도메스티카’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초보부터 고급까지 다양한 수준의 강의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취미를 넘어 새로운 기회로도 이어지고 있다. 금속공예가 애나 위어(27)는 ‘앤빌애나’라는 이름으로 SNS에서 활동하며 29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그의 제품은 최대 1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수요가 높다. LA의 ‘아담스 포지’ 등에서는 금속공예를 배우려는 초보자 대상 수업도 늘고 있다.
 
취미 활동이 사회적 참여로 확장되는 사례도 나타난다. 조류 관찰가 아이제이아 스콧은 ‘eBird’ 앱에 관찰 기록을 공유하다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고 서식지 보호 활동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디지털 피로’의 반작용으로 분석한다. 제이미 커츠 제임스 매디슨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할머니 취미’는 집중과 도전 과정을 통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성취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며 “바쁜 일상 속에서도 취미를 지속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송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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