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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두부 냄새에 벌금, 음식 문화 논쟁

Los Angeles

2026.03.2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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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민원 이어지자 판매 중단
시, 차별 아닌 주민 생활권 보호
업주 “커뮤니티 정체성 약화”
왼쪽은 '취두부'. 냄새 관련 민원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샌게이브리얼 대만 식당 '골든 리프'. [구글 맵·인스타그램 캡처]

왼쪽은 '취두부'. 냄새 관련 민원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샌게이브리얼 대만 식당 '골든 리프'. [구글 맵·인스타그램 캡처]

샌게이브리얼 지역에서 중화권 전통 음식 ‘취두부’를 둘러싼 갈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지역은 전국에서 대만계를 포함한 중화권 인구가 가장 밀집한 곳 중 하나다.
 
LA타임스는 샌게이브리얼의 대만 식당 ‘골든 리프(Golden Leaf)’가 취두부 냄새와 관련한 민원으로 시정부로부터 1000달러의 벌금과 시설 시정 조치를 받았다고 23일 보도했다.
 
취두부는 두부를 채소와 함께 소금에 오랜 기간 발효시킨 음식으로, 중화권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로 꼽힌다.  
 
독특하고 강한 냄새가 특징이며, 특히 대만에서는 야시장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다.
 
이 매체는 “취두부 냄새가 식당 밖으로까지 확산되면서 민원이 이어졌다”며 “이번 사례는 특정 문화권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서 전통 음식의 냄새를 둘러싼 갈등이 주민 불편과 이민자 음식에 대한 문화적 존중 사이의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번 골든 리프의 취두부 냄새 논란은 지역 주민의 지속적인 민원에서 비롯됐다.  
 
식당 인근의 한 주민이 지난 2017년부터 취두부 냄새 문제를 반복적으로 신고했고, 당국은 현장 점검 이후 악취 저감을 위한 설비 개선 또는 판매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식당 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벌금 고지서가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해당 식당은 취두부를 메뉴에서 제외했다.
 
데이비드 랴오 골든 리프 대표는 “취두부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고향의 소중한 맛이자 문화적 자부심”이라며 “판매 중단은 대만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약화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골든 리프에 따르면 취두부는 전체 매출의 10~20%를 차지하는 핵심 메뉴다. 랴오 대표는 지난해 해당 메뉴를 다시 선보여 11월까지 판매했지만, 시정부로부터 수차례 위반 통지서와 벌금 고지서를 받았다.
 
랴오 대표는 최근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 ‘샌게이브리얼에서 취두부 판매를 허용해 달라’는 청원을 올리고 지지자들에게 시의회에 도움을 요청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청원은 남가주 전역에서 1000건이 넘는 서명과 지지 댓글을 받았다.
 
LA타임스는 LA출신의 대만계 요리 작가 클라라사 웨이의 발언을 인용해 취두부가 김치, 낫토, 젓갈 등 다른 문화권의 발효 음식과 유사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냄새만으로 특정 음식을 문제 삼는 것은 문화적 편견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전했다.
 
반면 시 당국은 이번 사안을 음식 문화가 아닌 환경 관리 문제로 보고 있다.
 
존 우 시의원은 “취두부 냄새로 주민 불편이 발생할 경우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식당 측은 환기 장치 및 악취 저감 설비 설치 비용에 대한 부담을 호소했다. 필터 설치 비용은 약 10만 달러, 무연 조리기 역시 수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랴오 대표는 “비용을 들여 장비를 설치하더라도 민원이 해소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센서스국에 따르면 샌게이브리얼 지역은 약 40% 이상이 중국계·대만계 주민으로 구성돼 있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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