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전쟁에서 한 명의 병사를 구해내려는 집념을 통해, 국가가 병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장에 전우를 남겨두지 않는다’는 원칙은 국가의 존재 이유이자 강군의 힘이다.
이 철학은 현실에서도 살아 움직인다. 격추된 전투기 조종사를 구출하고, 또 다른 요원이 적진 한복판에 고립되었음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단순한 작전이 아니라 국가의 의지 그 자체였다. 이란 전쟁에서 36시간 만에 이뤄진 미군 조종사 구조 작전은 한 군인의 생명이 국가에 의해 어떻게 끝까지 지켜지는지를 보여줬다. 그것이 바로 ‘미국의 힘’, 국가의 위대한 존칭이다.
강한 군대는 결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용기,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신념 위에 세워진다. 총칼을 든 적 앞에서 방망이로 맞서는 군대는 존재할 수 없다. 적이 총칼로 무장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보다 더 강한 힘과 의지로 대비해야 한다. 그것이 억지력이며, 평화를 지키는 길이다.
최근 우리 무인기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북한에 ‘유감’을 표명하는 모습을 보며 적지 않은 국민이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다. 상대는 무수한 도발을 반복해 왔다. 무장공비 침투, 요인 암살 시도, 항공기 폭파, 납치, 그리고 무인기가 수도권 상공을 유유히 넘나드는 상황까지 벌어졌었다. 이러한 행위들은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계획적이며 지속적인 도발이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먼저 유감을 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눈에는 이것이 상황 관리가 아니라 먼저 고개를 숙이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강한 국가는 필요할 때 절제할 줄 알지만, 지켜야 할 선에서는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그리고 그 기준은 명확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가의 주권과 명예다.
낙오된 전우를 끝까지 구해내는 나라, 자국민을 포기하지 않는 나라, 그런 나라는 결코 가볍게 다뤄지지 않는다. 그 힘은 무기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태도와 지도자의 결단에서 비롯된다. 군 통수권자의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다. 국가의 명예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책임자로서, 그 판단과 태도는 단호하고도 권위가 있어야 한다. 상대가 도발과 위협으로 일관할 때, 지도자의 언어는 분명하고 흔들림 없어야 한다.
‘자주국방’은 구호가 아니다. 그것은 의지이고, 행동이다. 그것이 우리 군의 존재 이유이며, 국가가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 국가의 품격은 위기 속에서 드러난다. 그리고 그 품격은 단호함에서 시작된다.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며, 그 권위는 스스로 지켜낼 때 비로소 인정받는 것이다. 지금 국민이 느끼는 분노와 자존심의 상처는 결코 가벼운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본능적인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