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학년부터 전공 중심 활동 설계 확산 연구·프로젝트 등 실무 경험 부각 경쟁 치열한 프로그램 합격률도 낮아
대학교와 연계된 서머 프로그램. 왼쪽부터 하버드 서머 벤처 인 매니지먼트 프로그램, 터프츠 미니 메드 스쿨,UC 코스모스 캠프. [각 웹사이트 캡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여름방학을 단순한 휴식기가 아니라 대입 경쟁력을 높이는 성과의 시간으로 여겨야 한다는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봉사활동, 캠프, 인턴십 등 다양한 활동을 폭넓게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런 활동들을 하나의 전공 관심사와 진로 방향으로 정교하게 연결해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시 컨설턴트들은 이제 학생들이 여름방학 동안 무엇을 했는지보다 그 활동들이 어떤 일관된 이야기로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높은 GPA와 우수한 시험 점수를 갖춘 지원자가 많아지면서 대학들은 교실 밖에서 학생이 어떤 관심을 키워왔고 대학에 입학한 뒤 무엇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더 주의 깊게 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이르면 9학년을 마친 여름부터 생명과학, 컴퓨터공학, 인문학, 교육정책 등 특정 분야를 정해 관련 활동을 집중적으로 쌓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 사이에서도 여름방학을 자유롭게 보내지 못했다는 사례가 적지 않다. 9학년을 마치고 여름마다 병원 인턴십, 대학 연구 프로그램, 병원 봉사, 비영리단체 운영 등 자신의 관심사와 연결되는 활동으로 여름방학을 채우는 고등학생들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10학년 무렵에는 STEM, 인문학 등 어느 방향으로 갈지 정하고 그 안에서 더 세부적인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활동을 설계해야 한다”며 “여름방학 활동이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로 묶이지 않으면 별로 한 일이 없는 것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일부 가정은 수천 달러를 들여 입시 컨설턴트를 고용하고 자녀의 여름방학 활동 포트폴리오를 다듬고 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서머 프로그램들은 대학 입시와 맞먹는 수준의 지원 절차를 요구하며 합격률 또한 대학 입시만큼이나 낮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명 서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합격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여름 아르바이트나 봉사활동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학생의 관심과 목표가 활동, 에세이, 이력서 전반에 걸쳐 설득력 있게 연결돼야 한다는 점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9~11학년 학생들의 학문적 관심사를 한두 개로 좁히고, 그에 맞는 서머 캠프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12학년이 되면 학생의 역할은 그간의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좋은 여름방학 전략은 남들이 좋다고 하는 활동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실제로 관심을 갖는 분야를 중심으로 깊이 있는 경험을 쌓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우수한 여름 프로그램의 핵심 조건으로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실무 중심 경험을 제공하는 점을 꼽는다. 연구, 프로젝트, 인턴십 등 실제 적용 가능한 활동을 통해 학생의 관심 분야와 역량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수나 강사 등 멘토와의 관계 형성 역시 중요한 기준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관계가 향후 대학 입시에서 추천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프로그램 선택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강조했다.
대학 입학을 준비하며 고려해볼만한 서머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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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RSI
MIT에서 열리는 RSI(Research Science Institute)는 6주간의 무료 STEM 연구 프로그램이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집중 수업과 5주간 연구 인턴십을 제공한다. 참가자는 논문 조사부터 연구 수행, 최종 발표까지 전 과정을 경험한다. 에세이· 추천서· 성적표· 수학 시험 점수 등이 요구된다.
예일 영 글로벌 스콜라스(Yale Young Global Scholars)는 예일대학교가 주관하는 대표적인 국제 여름 프로그램으로 6월~7월까지 약 2주씩 3개 세션으로 운영된다. 전 세계 150개국 이상에서 약 2000명의 고등학생이 참여해 국제정치, 글로벌 이슈, STEM, 인문사회 등 다양한 학제 간 주제를 탐구한다.
스탠포드가 주관하는 Science, Humanities,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SHTEM) 프로그램은 6~8월약 8주간 진행되며, 고등학생들에게 실제 연구 환경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참가 학생들은 교수진 및 연구자들과 함께 문헌 조사, 연구 설계, 데이터 분석 등 전 과정을 수행하고, 최종 결과를 발표하게 된다.
UC 시스템이 운영하는 코스모스(COSMOS)는 고등학생 대상 대표 STEM 여름 프로그램으로, 약 4주간 기숙형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UCLA, UC어바인, UC샌디에이고, UC데이비스, UC샌타크루즈, UC머세드 등 6개 캠퍼스에서 운영된다. 학생들은 교수진 강의와 실험,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최종 포스터 발표를 진행한다. AI, 환경, 바이오, 공학 등 전공 트랙을 통해 한 분야를 집중 탐구하는 연구형 프로그램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운영하는 Summer Venture in Management Program(SVMP)은 차세대 리더를 위한 무료 기숙형 프로그램이다. 보스턴 캠퍼스에서 4일간 진행되며 참가자는 MBA 교육 방식과 비즈니스 리더십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하버드 측이 숙식 등 프로그램 비용 전액을 지원하며 사회적 영향력과 리더십 경험을 갖춘 대학생을 주요 대상으로 선발한다.
터프츠 미니 메드 스쿨(Tufts Mini Med School)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의학 체험형 여름 프로그램이다. 여름방학 동안 1주일 통학형과 1~2주 기숙형으로 나뉘어 운영되며, 총 3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시뮬레이션 센터에서 응급처치, 삽관, IV 시술 등 실제 의료 상황을 기반으로 한 실습을 경험하고, 전문가 강의, 해부학 수업, 실험, 사례 분석 등을 통해 의학 분야를 폭넓게 탐구한다.
유펜 와튼 스쿨이 운영하는 와튼 글로벌 유스 프로그램(Wharton Global Youth Program)은 고등학생 대상 대표 비즈니스 여름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경영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대면 및 온라인 방식으로 운영되며, 경영·리더십· 데이터 사이언스·금융·창업 등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