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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길을 잃었다"…'클리프턴스<1932년 문 연 식당>' 재개장 포기

Los Angeles

2026.04.29 20:00 2026.04.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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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운타운 명소 끝내 문 닫기로
파손·범죄, 운영 불가 수준 증가
유동 인구 감소 속 비용 치솟아
118년 역사 콜스도 지난달 폐업
한 남성이 LA다운타운 역사 지구에 위치한 클리프턴스 카페테리아 앞을 걷고 있다. [에릭 세이어/LA타임스]

한 남성이 LA다운타운 역사 지구에 위치한 클리프턴스 카페테리아 앞을 걷고 있다. [에릭 세이어/LA타임스]

LA다운타운의 전설적인 식당 클리프턴스(Clifton's Cafeteria)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운영자 앤드루 마이어런이 지난해 문을 닫은 클리프턴스의 재개장을 끝내 포기했기 때문이다. 그는 다운타운 역사 지구 중심지에서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마이어런은 지난 2010년 브로드웨이에 있는 클리프턴스를 매입해 1400만 달러 이상을 들여 보수와 개조,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4층 건물에 바와 레스토랑 공간을 추가했다. 2018년에는 구내식당 형태의 수요 감소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클리프턴스 리퍼블릭'이라는 나이트클럽·라운지 콘셉트로 전환해 다양한 식음 공간을 운영했다. 그는 티키 바, 숲 테마 공간 등 정교한 콘셉트와 대형 행사 대관을 통해 관심을 끌고자 했다.
 
클리프턴스 카페테리아 측은 반달리즘을 막기 위해 매장 앞쪽에 철문을 설치했다. [에릭 세이어/LA타임스]

클리프턴스 카페테리아 측은 반달리즘을 막기 위해 매장 앞쪽에 철문을 설치했다. [에릭 세이어/LA타임스]

클리프턴스의 운영은 원래도 쉽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다운타운에서 직장인과 방문객이 줄어들자 지역 치안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건물에선 거의 매일 낙서가 발견됐다. 산성 물질이나 유리 절단기로 창문을 훼손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창문 교체 비용이 매번 3만 달러 이상 든 데다 보험사들은 파손을 보장하는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보험료를 최대 600%까지 인상했다. 마이어런은 건물 앞에서 여러 차례 폭행 사건이 발생하는 등 범죄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상황이 나아지길 기대하며 영업을 중단했지만 결국 재개장을 포기했다. 다른 누군가가 공간이나 이름을 이어받을 수는 있지만, 더는 스스로 운영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이어런은 “우리는 길을 잃었다”며 “사람들이 이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외치고 싶다”고 말했다.
 
한때 LA다운타운의 대표적 지지자였던 마이어런의 실망은 개인적 차원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안전 문제, 각종 운영 비용 상승, 유동 인구 감소로 인해 상징적인 사업체들조차 생존이 어려워진 현실을 보여준다.
 
1932년 문을 연 클리프턴스 카페테리아의 전경. [에릭 세이어/LA타임스]

1932년 문을 연 클리프턴스 카페테리아의 전경. [에릭 세이어/LA타임스]

클리프턴스는 1935년 대공황 시기에 카페테리아로 문을 연 유서 깊은 공간이다. 브로드웨이가 도시 엔터테인먼트 중심지였던 시절 하루 최대 1만5000 끼를 판매하던 인기 명소였다. 인공 레드우드 나무와 폭포로 꾸민 독특한 공간에서 팟 로스트, 매시드 포테이토, 젤로 같은 전통 음식을 제공했다.
 
LA다운타운의 상징적 업소들의 폐업은 클리프턴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LA의 대표적 식당 중 하나로 프렌치 딥 샌드위치의 원조로 알려진 콜스(Cole’s)도 118년 운영 끝에 지난달 문을 닫았다.
 
콜스를 운영했던 사업가 세드 모제스는 “업계 전반의 가장 큰 문제는 높은 운영 비용이며, 이것이 독립 식당들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클리프턴스는 팬데믹 기간 동안 여러 차례 문을 열었다 닫는 일을 반복했고, 최근에는 배관 파손으로 큰 피해를 봤다. 지난해 영업을 중단한 후엔 핼러윈 같은 특별 행사 때만 제한적으로 운영됐다.
 
블레어 베스텐 다운타운 역사 지구 상업개선지구(Downtown's Historic Core Business Improvement District) 대표는 경찰 인력이 부족하고 정책적 제약이 있어 치안 대응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상인과 주민들은 더 많은 경찰 배치를 원하지만, 외부의 반대 시위도 있었다고 전했다.
 
베스텐 대표는 “경찰 예산 축소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도시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LA경찰국의 켈리 무니스 경감은 LA다운타운에서 폭력 범죄가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하는 등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쓰레기, 노상 마약 사용, 노숙, 낙서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자 데릭 무어는 많은 소매업체들이 다운타운을 떠나 에코파크나 실버레이크 같은 더 활기찬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업자가 다운타운을 건너뛰고 더 높은 매출 가능성이 있는 곳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사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안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지역의 활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말하는 주민도 많다. 매달 첫째 목요일 열리는 아트 나이트 행사에선 수십 개의 갤러리와 팝업 전시가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은 스프링 스트리트의 바를 찾는다.
 
모제스는 “거친 분위기를 감수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바 중심의 야간 경제가 번창할 순 있다”며 매출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비용도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마이어런은 현재 상황이 대규모 추가 투자를 정당화할 만큼 회복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건물을 매각했고, 현재 새 임차인을 찾고 있다. 그는 클리프턴스 이름에 대한 권리는 계속 보유하고 있다.
 
마이어런은 한 남성이 건물 입구에 거주하며 방문객을 위협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그는 그곳에서 살겠다며 영업을 방해했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또 범죄와 노숙 문제가 크게 줄었다는 시의 공식 통계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범죄로 인해 자신의 노력이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 사업을 다시 시작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원문은 4월 18일자 ’We‘ve lost our way’: Clifton‘s operator gives up on downtown Los Angeles’ 기사입니다. 

글=로저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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