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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만든 반전…재활용 플라스틱 ‘뜻밖의 호황’

Los Angeles

2026.05.0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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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플라스틱 가격 급등
대형 집게 장비가 재활용 공장 내부에서 폐플라스틱 더미를 집어 올리고 있다.

대형 집게 장비가 재활용 공장 내부에서 폐플라스틱 더미를 집어 올리고 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원유 기반 플라스틱 가격이 급등하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재활용 플라스틱 산업이 예상치 못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글로벌 재활용 시장이 2018년 붕괴되고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겪은 이후, 플라스틱 생산·유통이 이처럼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는 평가다. 플라스틱은 기본적으로 석유와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에틸렌과 폴리에틸렌 공급의 약 절반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차질을 빚고 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경로다.
 
통상 재활용 플라스틱은 신규(버진) 플라스틱보다 가격이 비쌌지만, 4월 들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동차 부품, 장난감, 식품 용기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시장 분석업체 우드맥킨지의 맷 슬루츠커 애널리스트는 “재활용 플라스틱이 주목받는 순간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 등 서방 시장에서는 포장재에 주로 쓰이는 폴리에스터와 폴리올레핀 가격이 30~40%까지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비 후 폐기물과 산업·농업 폐기물로 생산되는 재활용 플라스틱은 원유 가격과 직접적으로 연동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가격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높은 유가가 재활용 산업에는 단기적으로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기존 공급 계약과 운송 비용 증가 등으로 효과가 시장 전반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재활용 플라스틱 산업은 최근 몇 년간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에는 미국 내 PET(페트) 재활용 공장 7곳이 문을 닫으며 전체 생산 능력의 25%가 사라졌다.
 
앞서 2018년 중국이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글로벌 재활용 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고, 코로나19 기간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수요 증가로 신규 플라스틱 사용이 급증했다.
 
그러나 업계는 이번 호재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 협회의 스티브 알렉산더 회장은 “전쟁은 장기적인 정책이 아니다”며 “해협이 다시 열리면 가격 격차도 다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조업체들이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다. 대부분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있어 단기간에 원료를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UC버클리와 UC샌타바버라 연구에 따르면, 재활용 소재 사용 의무화가 플라스틱 폐기물과 생산량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나타났다.
 
재활용 플라스틱은 환경 측면에서도 장점이 크다. 신규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고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는 2022년 법 제정을 통해 2032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의 100%를 재활용 또는 퇴비화 가능 제품으로 전환하도록 의무화했다. 다만 기업들이 규제가 느슨한 지역에서 더 저렴한 원료를 수입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온라인 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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