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의료 연구 기관 '유니버시티 헬스 네트워크(UHN)' 글로벌 인재 확보... 1년 만에 80명 채용
미국 연구 예산 감축 틈타 역발상 투자... 연방 정부 17억 달러 지원사격
암 세포 대사·척수 손상 등 첨단 의료 연구 집중... 캐나다 생명공학 경쟁력 강화 기대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이 연구 예산을 삭감하며 주춤하는 사이, 캐나다가 전 세계의 젊고 유능한 과학자들을 토론토로 불러들이며 글로벌 의료 연구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캐나다 최대 의료 연구 기관인 유니버시티 헬스 네트워크(UHN)는 '캐나다 리즈(Canada Leads)'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80명의 정예 연구원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연구 공백을 기회로... 17억 달러 투입해 '인재 자석' 자처
이번 대규모 영입은 미국 내 주요 대학과 연구 기관들이 연방 보조금 삭감으로 인해 채용을 중단하거나 프로그램을 축소한 시점과 맞물려 진행됐다. 캐나다 연방 정부는 이에 발맞춰 향후 12년간 국제 연구원 유치 및 지원을 위해 17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책정하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멜라니 졸리 산업부 장관은 "다른 나라들이 학문의 자유를 제약하고 첨단 연구를 위축시킬 때, 캐나다는 과학에 대한 투자를 두 배로 늘리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연구소의 시니어 조사관이었던 아리엘 레빈 박사 등 거물급 인사들이 속속 토론토에 둥지를 틀고 있다.
암 치료의 패러다임 바꾼다... 영국·미국 등지에서 모인 핵심 두뇌들
영국 노팅엄에서 토론토로 건너온 소피 트위거 박사는 UHN의 이번 영입 정책이 가져온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그는 암세포의 대사 과정을 재배열하여 정상 세포는 살리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기존에 승인된 고혈압 치료제를 암 치료제로 재창출(Repurposing)하는 혁신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트위거 박사는 "UHN의 협력적인 연구 환경과 환자 중심의 치료 목표가 전 세계 과학자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있다"며 캐나다 연구 환경에 만족감을 표했다.
인재 유치를 넘어 '경제 성장'의 발판으로
과거 캐나다는 우수한 인재들이 더 나은 연구 환경을 찾아 미국으로 떠나는 '두뇌 유출(Brain Drain)'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그러나 이번 UHN의 사례는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가 어떻게 '두뇌 유입'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 답안이다. 단순히 학문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이들이 가져올 혁신적인 치료법과 지식 재산권은 향후 캐나다 생명공학 산업의 막대한 경제적 자산이 될 것이다. 인재들이 토론토를 일시적인 거점이 아닌 '영구적인 연구의 터전'으로 삼을 수 있도록 주거 문제 해결 등 정착 지원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