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앞으로 다가온 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개최 도시인 밴쿠버와 토론토에 축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현지 관광업계는 월드컵 특수를 노리며 맞춤형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막대한 개최 비용 대비 실제 경제적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월드컵 특수 기대하는 현지 관광업계
밴쿠버 미식 관광 업체 밴쿠버 푸디 투어는 6월부터 밴쿠버를 찾을 축구 팬들을 맞을 준비에 들어갔다. 베로니카 어바인 운영 매니저는 축구 팬들의 관심사와 여행 성향을 반영해 새로운 투어 코스와 시식 메뉴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어바인 매니저는 2024년 12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 기간에 운영한 테마 투어가 좋은 반응을 얻었던 만큼, 이번 월드컵도 밴쿠버 관광업계에 새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밴쿠버 관광 지원 센터의 로이스 친 최고경영자(CEO)도 거리 곳곳에 FIFA 현수막과 간판이 걸리면서 도시 분위기가 월드컵 쪽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상점들도 월드컵 단체 관람 행사와 관련 이벤트를 준비하며 대목 맞이에 나서고 있다.
다만 지역 상인과 관광 당국의 기대와 달리 학계에서는 월드컵이 실제로 얼마나 큰 경제 효과를 낼지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다는 신중한 시각도 나온다. 토론토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의 웨인 스미스 소장은 월드컵을 단순한 관광 수익 사업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도시를 장기적으로 알리는 계기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캐나다는 미국, 멕시코와 함께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며, 국내에서는 밴쿠버와 토론토가 경기 개최 도시로 참여한다. 토론토는 연방정부와 주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3억8,000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FIFA는 과거 광역토론토 지역에서 최대 9억4,000만 달러의 경제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반면 BC주 정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밴쿠버 개최 비용 전망치는 기존 예상보다 최대 10% 늘어난 5억3,200만 달러에서 6억2,400만 달러 수준이다. 주 정부는 월드컵 기간 약 35만 명의 팬이 방문하고, 이후 5년 동안 관광 분야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며 대규모 예산 투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UBC 사우더 경영대학원의 재럿 본 교수는 이런 전망치가 얼마나 정확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본 교수는 정부조차 실제 비용과 혜택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큰 규모의 세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세금 사용의 타당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몬트리올이 2021년 7월 과도한 비용 부담과 까다로운 국제축구연맹 요구 조건을 이유로 퀘벡주 정부 지원을 받지 않기로 하고 개최 후보에서 물러난 사례도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성수기 개최로 인한 밀어내기 한계와 엇갈린 전망
이번 월드컵이 6월과 7월 관광 성수기에 열린다는 점도 논란거리로 꼽힌다. 스미스 소장은 토론토의 경우 6월마다 프라이드 축제와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경기 같은 대형 행사가 이어져 원래 관광객이 많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월드컵 개최로 기존 관광객이나 다른 행사 방문객들이 도시 방문을 포기하는 이른바 ‘밀어내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실제 관광 수익 증가 폭은 기대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관광 비수기인 11월과 12월에 열렸던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가 도시 경제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효율적인 행사였다고 덧붙였다.
또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때는 스카이트레인 노선 확장과 밴쿠버-휘슬러 구간 고속도로 개선 같은 대형 인프라가 남았지만, 이번 월드컵은 장기적으로 지역 사회에 남길 기반 시설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토론토 관광청의 켈리 잭슨 부사장은 자체 예측 모델 분석 결과 6경기 입장권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다른 지역에서 방문하는 관광객으로 나타났다며 밀어내기 효과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관람객들이 평균 5일 정도 도시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역 경제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밴쿠버 관광 지원 센터의 로이스 친 최고경영자도 월드컵 기간 밴쿠버 도심에서 열리지 못한 행사나 관광 수요가 주변 도시로 자연스럽게 분산되면서 장기적으로는 광역 지역 전체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