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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행복통신문] ‘건강한 가정’ 토대는 지지와 소통

Los Angeles

2026.05.1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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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염 한인가정상담소 소장

캐서린 염 한인가정상담소 소장

 건강한 가정이라고 완벽한 가정은 아니다. 다만 갈등과 스트레스, 실수와 변화 속에서도 가족 구성원끼리 지지하고 의지는 것이 건강한 가정이다. 건강한 가정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작은 행동과 대화, 그리고 어려운 시기에도 서로를 지지하려는 노력 속에서 만들어진다.  
 
한인 가정을 비롯한 이민자 가정에서는 가족의 희생과 성취, 인내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가치는 매우 중요하지만, 이로 인해 정서적 연결과 진솔한 소통의 의미가 간과되는 경우도 있다. 많은 부모가 의식주와 교육, 재정적 지원을 통해 사랑을 표현하지만, 칭찬의 말이나 감정 표현, 깊은 대화는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
 
어느 가정이든 갈등과 실망, 긴장과 어려움을 경험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함께 극복하느냐에 있다. 가족 구성원이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인가? 도움이 필요할 때 가족들에게 부끄러움이나 두려움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가? 실수를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는가, 아니면 비난 대상으로 삼는가? 건강한 가정은 가족 모두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며,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 환경이다.
 
건강한 가족을 위한 첫 번째 토대는 서로에 대한 꾸준한 지지다.  지지란 단순히 “나는 네 편이야”라고 말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좋은 일이 있을 때뿐 아니라 힘든 순간에도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지지다. 시험을 준비하는 자녀를  도와주는 것도 학교생활에 대해 들어주는 것도 지지의 표현이 될 수 있다. 또  슬픈 일이 있거나 스트레스로 힘들어할 때 조용히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지지가 된다.  
 
자녀가 불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어떤 부모는 성적표를 보자마자 화를 내거나 실망감을 나타내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할 것이다. 부모는 그것이 동기부여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자녀에게 두려움을 주고 정서적 거리감을 갖게 할 뿐이다.  오히려 “아주 힘들겠구나. 함께 방법을 찾아보자”라고 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반응일 것이다. 이 말 속에는 책임감은 유지하면서도 아이를 향한 지지와 동반자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아이들은 자신감과 인내심을 갖게 되고, 가족 관계에 대한 신뢰 역시 높아진다.  
 
이러한 지지는 부모에게도 필요하다. 잦은 감사의 표현이나 집안일을 돕는 것, 그리고 안부를 묻는 것만으로도 가족 간의 유대감은 훨씬 깊어질 수 있다.
 
 건강한 가정을 위한 두 번째 토대는 열린 마음과 존중을 바탕으로 한 소통이다. 많은 가족 갈등은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해와 추측,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발생한다. 진정한 소통은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인내심을 갖고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것이다.  
 
가족 구성원이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했을 때 즉시 이를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녀가 “요즘 스트레스가 너무 많고 외로워”라고 말했을 때, “너무 예민하다”라거나 “다른 사람들은 더 힘들다”는 반응을 하면 자녀는 마음을 닫아버릴 수도 있다.  대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더 이야기해줄래?”라고 묻는 것이 신뢰와 연결의 문을 연다.
 
가족 간 소통은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다. 식사 시간에토 휴대폰을 내려놓고 함께 대화하기, 하루가 어땠는지 서로 묻기, 잘못했을 때 진심으로 사과하기, 갈등이 생겨도 차분히 말하려 노력하기, 가족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하며 듣는 태도 등이 그 방법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5분간의 대화, 일주일에 한 번의 가족 식사, “요즘 괜찮아?”라는 짧은 물음도 정서적 안정감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완벽한 부모도, 완벽한 자녀도, 완벽한 관계도 존재하지 않기에 ‘건강한 가정’ 역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족끼리도 때로 다투고 상처를 주지만 서로 소통하고 용서하려고 노력할 때 가족은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아직도 감정 문제나 가족 갈등, 정신 건강 등에 대한 이야기를 꺼리는 커뮤니티가 많다. 또 부끄러움이나 체면 때문에 어려운 대화를 피하기도한다. 그러나 침묵은 상처를 치료하기보다 더 깊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커뮤니티 단체나 종교기관의 상담을 받거나 믿을 만한 멘토를 구하는 것은 결코 나약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가정의 행복을 지키기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이다.
 
건강한 가정은 완벽함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 가족 구성원들이 자신을 완전히 드러낼 수 있고, 서로 지지하는 마음을 갖고,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질 때 가정은 건강해질 수 있다. 오늘 저녁 잠깐 휴대폰을 내려놓고 가족들에게  “요즘 어때?”라고 물어보자. 어쩌면 짧은 대화 하나가 치유의 시작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놀랄 수도 있을 것이다.  
 
 

캐서린 염 한인가정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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