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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지금 창업하기 (2)] 혼자서 하면 반드시 막힌다

Los Angeles

2026.05.15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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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들 알게되는 과정
함께할 파트너 반드시 필요
교육 프로그램도 참조 할만
네트워크 질·폭이 성공 결정
창업을 결심하면 대부분 혼자 조용히 준비한다. 아직 확실하지 않으니 주변에 말하기 꺼려지고, 괜히 말했다가 안 되면 체면이 상할까 걱정된다.  
 
특히 한인 사회에서는 이 경향이 더 강하다. “어느 정도 모양을 갖추면 그때 알리자”고 생각한다. 또는 창업 아이디어를 말하는 순간 누군가 훔쳐가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입을 닫는다. 하지만 창업에서 혼자 준비하는 시간이 길수록 실패 확률은 높아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창업은 내가 모르는 것을 빨리 알아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창업 아이디어는 검증되지 않은 이론이다. 이론이 아무리 그럴 듯해도 검증되지 않으면 아무 효과가 없듯이 내 창업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다고 생각해도 시장이 원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검증이 안 되면)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이 문제는 혼자 책상 앞에서 고민한다고 답이 나오지 않는다. AI를 활용해도 마찬가지다. 사람과 만나서 부딪혀야 답이 보인다.  
 
창업 연구에서도 이 점은 분명하다. 네트워크의 폭과 질이 창업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가 확인한 사실이다. 1편에서 소개한 ‘이펙추에이션’ 이론에서도 핵심 원칙 중 하나가 ‘파트너십’이다. 혼자 계획을 완성한 뒤 사람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초기부터 함께할 파트너를 찾고, 그 파트너들이 가진 자원과 경험이 사업의 방향 자체를 바꿔 간다는 것이다. 여기서 파트너란 반드시 공동 창업자만을 뜻하지 않는다. 넓은 의미에서 나의 사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과 기관 모두가 파트너다.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아이디어를 털어놓으라는 뜻은 아니다. 효과적으로 좋은 피드백을 받는 방법이 있다.
 
첫째, 아이디어 전체를 설명하기보다 핵심 문제 하나에 집중해서 물어보는 것이 좋다. “이런 사업을 하려는데 어때요?”보다 “이 동네에서 이런 불편함을 느끼신 적 있으세요?”가 훨씬 솔직한 반응을 끌어낸다.  
 
둘째,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보다는 실제 고객이 될 수 있는 사람에게 물어야 한다. 가까운 사람은 응원해 주지만, 지갑을 열 사람의 반응은 다를 수 있다.  
 
셋째, 칭찬보다 반대 의견을 환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왜 안 될 것 같으세요?”라는 질문이 사업의 약점을 사전에 잡아준다.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도 중요한데, 미국에서 창업하는 한인이라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가 생각보다 많다. 미국은 소상공인이 경제의 중추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 창업가들을 위한 지원이 매우 많다. SBA(중소기업청)는 예비 창업가들을 위해 무료 상담, 교육과 워크숍, 자금 연계 프로그램까지 제공한다. 이런 공공기관이 한두 개가 아니다.
 
창업지원센터(SCORE.org)에서는 은퇴한 경영자들이 무료 멘토링을 해준다. 지역 SBDC(소기업개발센터)와 WBC(여성창업가를 위한 사업센터)에서는 사업 계획 검토부터 시장 분석, 재무 분석까지 도와준다. 이런 곳에서 좋은 파트너를 만나 무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주변 한인 네트워크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한인 상공회의소, 한인 업종별 모임, 심지어 교회나 동문회도 창업 정보가 오가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완성된 사업을 보여주려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창업은 혼자 잘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빨리, 그리고 자주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창업가의 중요한 능력이다. 체면 때문에, 혹은 두려움 때문에 혼자 끙끙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장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박의성 교수 시큐러스대학 휘트먼경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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