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여 명 규모 기술직 노조, 임금 인상 및 야간 근무 여건 개선 요구하며 시위
노사 협상 결렬로 '노보드 보고서' 발효… TTC 측 토요일 직장 폐쇄 가능성 시사
노조 "직장 폐쇄 시 금요일부터 서비스 중단될 수도" 경고… FIFA 월드컵 앞두고 비상
토론토 대중교통의 핵심인 TTC가 기술직 및 숙련직 노동자들과의 협상 결렬로 인해 이번 주 금요일부터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14일, TTC 소속 통신, 전기 및 신호 담당 노동자들로 구성된 CUPE 로컬 2(CUPE Local 2) 조합원들은 데이비스빌역(Davisville Station)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며 정당한 대우를 요구하고 나섰다.
임금 격차 해소 요구 vs "이미 충분히 관대한 수준"
CUPE 로컬 2의 수밋 굴레리아 위원장은 기술직 노동자들이 토론토 하이드로(Toronto Hydro) 등 타 공공기관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있어 인재 유출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공정한 임금 인상, 야간 근무자를 위한 일정 기준 개선, 건강 혜택 강화를 요구하며, 이번 사태가 노조의 파업이 아닌 TTC 측의 '직장 폐쇄(Lockout)'로 인해 발생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반면 만딥 랄리 TTC CEO는 노조의 요구가 "공정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으며, TTC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랄리 CEO는 노조의 제안을 수용할 경우 향후 계약 기간 동안 약 4,000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이는 고스란히 납세자와 승객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TTC의 급여 패키지는 타 공공 부문에 비해 이미 최고 수준이며, 인플레이션율을 상회하는 임금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직장 폐쇄 카운트다운… 30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긴장'
온타리오주 노동부는 지난 4월 30일 노사 협상 결렬을 의미하는 '노보드 보고서(no-board report)'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17일간의 대기 기간이 끝나는 이번 주 토요일(16일)부터 TTC는 합법적으로 노동자들을 직장에서 배제할 수 있다. 노조 측은 직장 폐쇄가 강행될 경우 당장 금요일부터 대중교통 서비스가 멈춰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 우려되는 지점은 토론토에서 개최되는 FIFA 월드컵이 불과 30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전 세계 팬들의 시선이 토론토로 쏠리는 상황에서 대중교통 마비 사태가 벌어질 경우 도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는 "양측이 제정신을 차리고 방에 들어가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나오지 말아야 한다"며 강력한 중재 의사를 내비쳤다.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한 치킨게임,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
토론토 시민들에게 TTC는 일상의 생명선과 같다. 기술직 노동자들이 야간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행하는 안전 점검의 가치는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노사 양측이 '공공 재정의 책임성'과 '정당한 노동 가치'라는 평행선을 달리며 직장 폐쇄라는 극단적 카드로 치닫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특히 월드컵이라는 국제적 행사를 앞두고 벌어지는 이번 사태는 자칫 토론토의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TTC는 시민의 혈세를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효율성을 따져야 하지만,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현실적인 처우 개선안도 고민해야 한다. 노조 역시 시민들의 불편을 도구로 삼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연한 협상력을 보여줄 때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비난이 아니라, 토론토의 멈춤을 막기 위한 대승적 차원의 양보와 타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