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빈 뉴섬(사진) 가주 지사가 14일 총 3499억 달러의 2026~2027회계연도 수정 예산안을 내놨다. 2028년 대선 행보를 염두에 둔 임기 마지막 예산안이다. 재정 안정과 핵심 서비스 유지에 중점을 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규 복지사업을 확대하던 과거와 달리 균형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가주 정부는 올해 초 수십억 달러 적자를 예상했지만 인공지능(AI) 산업과 증시의 호황으로 세수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주정부는 앞으로 3년 동안 흑자를 이어가면서 오는 2028년 7월까지 구조적 적자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세수 추계의 신뢰도다. 뉴섬은 2022년에도 세수가 반짝 증가하자 300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편성하고 975억 달러의 흑자를 선언했다.
실제 세수는 예상을 크게 밑돌아 2028년까지 1650억 달러가 부족한 상황(의회 입법분석국)이다. 주정부는 적자를 메우려 긴급준비금을 헐어 썼다. 주 긴급준비금은 2022년 760억 달러로 전국 최대였으나 지금은 그 반도 안된다.
이번에도 세수 추계를 AI 호황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지원 축소 가능성도 변수다. 특히 메디캘과 이민·환경 예산이 그렇다. 그런데도 낙관적 흑자 전망을 내놓은 것은 대선을 의식한 결과일 수 있다.
이번 예산안은 신규 사업보다 기존 공공서비스 유지와 예비비 확보에 무게를 뒀다. 경기 둔화에 대비한 잉여금 유보 계정에 97억 달러를 예치하기로 했다. 특수교육 예산은 기존보다 24억 달러(43%) 늘어난다.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교에는 문해력 코치와 수학 지원 인력을 최대 3년간 유지할 수 있도록 추가 예산 5억 달러를 투입한다.
보건 분야에는 연방 지원 종료 이후 오바마케어(ACA) 가입자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예산 3억 달러가 포함됐다.
또 신규 소기업이 내는 유한책임회사(LLC) 수수료를 낮춰 최대 50% 세금 감면 혜택을 줄 계획이다.
기후·산불 대응 예산도 늘어난다. 주정부는 산불 피해 주민들의 주택 재건 부담을 덜기 위해 1억 달러 규모의 재난 복구 기금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다만 대규모 복지 확대안은 빠졌다. 대신 불법체류자의 메디캘 월 보험료를 현행 30달러에서 최대 50달러로 올리고, 일부 디지털 소프트웨어·클라우드 서비스에는 새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일부 기업 세액공제도 축소된다. 세율 인상이나 새로운 세금 신설은 없다는 뉴섬의 공약과는 모순된 내용이다. 예산안은 오는 6월 15일까지 가주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새 회계연도는 7월 1일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