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만5000달러짜리 암 치료제를 온라인에서 같은 성분의 약품으로 40달러에 구매한 사례가 알려지며 왜곡된 약값 구조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인디펜던트는 15일 캔자스주에 사는 데비 로즈(50)의 사연을 보도했다. 그는 9년 전 만성 골수성 백혈병(CML) 진단을 받은 뒤 치료제 ‘이매티닙(imatinib·사진)’을 복용해왔다. 이 약은 병의 진행을 늦추고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대표적인 혈액암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보험 적용을 받아 약값 부담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남편 랜디 로즈가 2년 전 직장을 옮긴 뒤 새 건강보험에서 해당 약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부부는 약값으로 매달 1만3000~1만5000달러를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였고, 장기간 치료가 이어질 경우 은퇴 자금과 자산까지 모두 소진할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렸다.
랜디 로즈는 저렴한 약값을 찾아 나섰고 억만장자 사업가 마크 큐반이 2022년 설립한 온라인 약국 ‘코스트 플러스 드럭스’를 통해 같은 약을 월 40달러 미만에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중 가격의 약 375분의 1 수준이다.
실제 지난 12일 기준 해당 사이트에서 판매된 이매티닙 30일분 가격은 39.75달러였다. 제조원가 25.65달러에 약국 운영비와 배송비 등이 더해진 금액이다. 반면 일반 소매 약가는 약 9657달러로 표시됐다.
이처럼 가격 차이가 극단적으로 벌어지는 배경에는 복잡한 약값 유통 구조가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일반 약국과 보험 시스템에서는 제약회사와 보험사,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 여러 중간 업체가 개입하면서 약값이 크게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PBM이 제약사와 보험사 사이에서 리베이트 협상을 주도하면서 약값이 왜곡된다는 분석이다. 보험이 없거나 커버 대상에서 제외된 환자들은 높은 약값을 그대로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코스트 플러스 드럭스는 제약사와 직접 가격을 협상하고 중간 유통 단계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회사는 약 원가에 15% 정도의 수수료와 배송비만 추가해 판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같은 성분의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이라도 구매 경로와 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수백 배까지 벌어질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약값 비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매티닙은 2001년 출시된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주성분으로 현재는 복제약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특허가 만료됐지만 미국 내 약값은 여전히 높게 형성돼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이매티닙(글리벡)의 연간 약값이 유럽에서는 약 4000달러 수준인 반면 미국에서는 7만 달러를 넘는 사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