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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상의는 친목, 중국인상의는 정치력…커지는 영향력 격차

Los Angeles

2026.05.18 19:14 2026.05.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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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진단 - LA한인상의
중국상의 정관 ‘커뮤니티 강화
2세 세대교체·과감한 정치 행보
한상은 아직도 회원 중심 운영
차세대·정치력 엮는 전략 필수
〈상〉 '어차피 안 된다'는 자조론
〈하〉 타인종 상의 2세 챙긴 이유



 
체스터 정(오른쪽) LA중국인상공회의소 이사장이 네이선 호크먼 LA카운티 검사장이 지난해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검경합동 공개회의에서 검사장 오른쪽에 앉아 관련 내용을 함께 보고받고 의견을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관내 경찰과 셰리프 서장 50여 명이 참석했다.  [LA중국인상공회의소 제공]

체스터 정(오른쪽) LA중국인상공회의소 이사장이 네이선 호크먼 LA카운티 검사장이 지난해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검경합동 공개회의에서 검사장 오른쪽에 앉아 관련 내용을 함께 보고받고 의견을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관내 경찰과 셰리프 서장 50여 명이 참석했다. [LA중국인상공회의소 제공]

LA 한인상공회의소가 여전히 '회원 친목 단체' 수준에 머무는 사이, LA중국인상공회의소는 2세와 정치권, 주류 기업을 엮으며 커뮤니티 전체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어 대조적이다. 한인사회 안에서는 “이제는 내부 행사와 인맥 관리만으로 버틸 수 없는 시대”라며 조직 체질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 단체의 차이는 정관에서 부터 드러난다.
 
128년 역사를 가진 LA중국인상공회의소는 조직 목표에 '커뮤니티 강화(Community Empowerment)'를 명시하고 있다. 단순히 사업가들끼리 교류하는 수준이 아니라 중국계 사회 전체의 정치·경제적 힘을 키우겠다는 뜻이다. '문화 전통 확산' 역시 핵심 목표다.
 
반면 LA한인상공회의소 정관은 '회원 상호간 친목과 협조, 정보 교환'을 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결국 회비를 내는 회원 중심 구조라는 의미다. 이름은 '한인상공회의소'지만 실제 운영은 한인사회 전체보다 내부 회원 네트워크 유지에 더 가까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운영 방식 차이는 더 극명하다.
 
중국인상의는 회원 제도가 없다. 25명의 이사진과 외부 기업 후원으로 운영된다. 다운타운 금융권과 건설·투자업계, 정치권 인사들이 폭넓게 참여하고 있으며, 이사진 절반가량은 30~40대 2세들이다. 이미 세대교체가 상당 부분 진행된 셈이다.
 
이들은 단순히 이름만 올린 이사가 아니다. 문페스티벌 같은 대형 행사도 2세 그룹에 맡긴다. 주류 기업과 스폰서 연결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타인종 2세들과 네트워크가 넓은 만큼 행사 규모와 영향력도 커진다.
 
반면 한인상의는 아직도 2세 참여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부 이사들은 “2세 프로그램 자체가 거의 없고, 젊은 세대가 들어와도 역할이 없다”고 말한다. 매달 열리는 이사회 참석률이 낮은 이유도 결국 미래 비전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치력에서도 차이는 분명하다.
 
체스터 정 중국인상의 이사장은 1980년대 후반부터 회장·부회장·이사 등을 맡으며 40년 가까이 조직을 이끌어왔다. 그는 선거 때마다 공개적으로 지지 후보를 밝히고 직접 차이나타운 현장 유세에 동행한다. 최근 LA카운티 검사장과 셰리프 선거, LA시장 선거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움직였다.
 
그의 논리는 단순하다.
 
“진심으로 돕고 같이 움직이면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커뮤니티 정치력은 커진다”는 것이다.
 
실제 차이나타운은 오랜 시간 이런 방식으로 정치권과 관계를 쌓아왔다. 후보 입장에서도 표와 후원, 조직력이 동시에 움직이는 커뮤니티를 무시하기 어렵다.
 
반면 한인사회는 '중립'을 이유로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경우가 많았다. 선거철 후보들을 행사장에 초청해 후원금을 나누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인 정치력이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이라는 비판이 반복되는 배경이다.
 
물론 변화 조짐도 있다.
 
최근 정상봉 회장이 2세 네트워킹 모임을 추진하며 젊은 세대 연결에 나선 것은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은 “모일 수 있는 환경만 만들고 간섭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인 경제계 안에서는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말이 더 많다.
 
한 한인 경제인은 “중국계는 이미 2세와 정치권, 주류 기업을 연결하며 커뮤니티 전체를 키우고 있는데 한인사회는 아직도 내부 친목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가면 영향력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제계 관계자는 “이제는 행사 몇 개 잘 치르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차세대와 정치력, 주류사회 연결까지 포함한 장기 전략이 없으면 한인상의 존재감은 갈수록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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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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