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대 집단 성폭행 의혹 재수사 본격화
Los Angeles
2026.11.05 14:06
2026.11.05 15:06
성범죄 수사 경험 갖춘 재클린 켈리 임명
기존 수사 기록 재검토·증인 면담 예정
재클린 켈리 뉴욕주 검찰총장실 외부 법률자문. [보이스 실러 플렉스너 웹사이트 캡처]
코넬대 집단 성폭행 의혹 사건의 형사 재수사를 이끌 책임자로 성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전직 연방검사가 임명됐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뉴욕 남부연방지검 검사 출신인 재클린 켈리를 외부 법률 자문으로 임명한다고 4일 밝혔다.
켈리는 코넬대와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연방검찰 뉴욕 남부 지검 형사부 산하 민권 부서의 초대 책임자로 일하며 성적 착취와 학대, 인신매매 등 주요 형사 사건의 수사와 기소를 감독했다.
켈리는 뉴욕주 검찰총장실과 로펌 보이스 실러 플렉스너 소속 변호사들로 구성된 수사팀을 지휘한다. 이 로펌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의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등 주요 성범죄 사건에 관여해 왔다.
수사팀은 증거를 수집·분석하고 기존 수사 기록과 보고서를 다시 살펴볼 예정이다. 증인 면담과 함께 사실관계와 관련 법률도 검토한다. 수사 결과는 뉴욕주 검찰총장실에 보고한다.
켈리는 “모든 뉴욕 주민은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에 대해 공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확보 가능한 모든 증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임명은 지난달 1일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가 기존 수사를 맡았던 매슈 밴 하우튼 톰킨스카운티 지방검사를 사건에서 배제하고 제임스 검찰총장을 특별검사로 지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밴 하우튼 검사는 2024년 코넬대 사교클럽 카이 파이(Chi Phi)에서 불거진 집단 성폭행 의혹에 대해 뉴욕주법상 강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다. 〈본지 10월 2일자 온라인판〉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은 지난 9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피고로 지목된 남성 7명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사건 처리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자 호컬 주지사는 밴 하우튼 검사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수사 체계를 재편했다.
제임스 검찰총장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제임스 총장은 특별검사로 지정되기 사흘 전인 9월 28일 소셜미디어에 피해 여성이 겪었다고 주장한 일이 “끔찍하고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한다”는 글을 올렸다.
민사소송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한인 학생 윈스턴 이 등 남성 2명은 제임스 총장이 이미 사건에 대해 편향된 판단을 내렸다며 법원에 특별검사 교체를 요청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가운데 한 건에 대한 심리가 지난달 29일 뉴욕주 설리번카운티 법원에서 열렸으나 법원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4일 보도했다.
이날 피고 측 변호사는 켈리의 임명에 대해 “최종 권한에 아무런 변화 없이 수사의 외형만 바꾸는 것”이라며 제임스 총장이 수사 감독과 기소 결정 권한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총장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직 사실과 증거, 법에 근거한 철저한 수사를 수행하겠다”며 켈리가 공정하고 포괄적인 수사를 이끌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뉴욕주 검찰총장실에 따르면 이번 수사의 종료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다. 뉴욕주에서는 1급 강간 등 일부 중대 성범죄에 공소시효가 없지만, 경범죄에 적용되는 2년의 공소시효는 이미 지났다.
코넬대 사건에 이어 시카고대와 육군사관학교 등 명문대 출신 한인 학생들이 연루된 성 관련 사건이 잇따르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시카고대에서는 지난 2월 사교클럽 파티에서 19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한국에서 성장한 학생 케빈 심이 가해자로 지목됐다. 시카고대는 사교클럽을 공식 단체로 인정하지 않지만, 경찰 수사에는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출신 한인 케일럽 서씨는 2022년 임신한 여자친구에게 몰래 약물을 투여해 유산하게 한 사건과 관련해 지난 6월 연방법원에서 폭행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본지 11월 4일자 A-2면〉
서씨는 사건 이후 코넬대로 편입해 올해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서씨는 대학원 학업을 이유로 형량 선고를 미뤄 달라고 요청해 법원의 허가를 받았다. 피해 여성은 지난달 28일 뉴욕주 법원에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김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