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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구피 '죽어도 성폭력은 싫어'

Los Angeles

2008.08.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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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먹힐 위험 불구 포식자 영역으로 도망
집적거리는 수컷을 피해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동물이 사람 말고도 최소한 한 종류는 더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뱅거대학 연구진은 트리니다드에 사는 송사리과 물고기 구피 암컷이 싫다는데도 달려드는 수컷과 짝짓기를 하기보다는 차라리 잡아 먹힐 위험을 무릅쓰고 포식자가 사는 영역으로 달아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바이올로지 레터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수많은 동물 종의 암컷들이 강압적으로 짝짓기를 요구하는 수컷들로부터 멀리 달아나는 현상에 주목해 왔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연구에서는 몸 크기와 색깔 등 여러 면에서 공격에 취약한 암컷들이 먹이가 풍부한 집을 수컷에게 넘기고 떠나는 현상이 관찰됐으며 일부 학자들은 암컷과 수컷의 먹이 소화 방식이 다른 종은 암수가 서로 다른 지역에서 먹이를 찾는다는 가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뱅거대학 연구진은 구피 암컷이 서식지를 떠나는 원인이 수컷의 성희롱 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트리니다드의 강에 야생 구피 큰 암컷 120마리와 작은 암컷 60마리 수컷 60마리를 포식자의 위험도가 각기 다른 4곳에 풀어놓고 관찰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

주변에 수컷들이 있을 때 암컷들은 위험이 크지만 수컷이 적은 곳을 적극적으로 선택했지만 수컷들을 치우자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짝짓기에 집착하는 수컷들이 때로 암컷들을 포식자의 아가리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최초의 실험적 증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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