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원(F1)코리아 그랑프리(GP) 개막을 며칠 앞둔 지난 19일(이한 한국시간). 국제자동차연맹(FIA)은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 위치한 전남농업박물관 사무실 옥상에 자체 기상시스템을 설치했다. 구름의 양 습도 기온 등을 자체적으로 수집해 각 팀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한국의 10월은 날씨가 좋기로 유명하다. 이때만 해도 날씨가 이처럼 큰 변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결승 레이스가 열린 24일 위성 비구름은 매우 특이했다. 한반도 대부분이 맑은 가운데 남해안을 따라 비구름이 얇고 길게 형성됐다. 적벽대전의 판세를 바꾼 광풍처럼 그 비가 코리아 GP뿐만 아니라 2010시즌 F1 전체 판도를 뒤흔들었다. 날씨가 맑았더라면 그래서 아무 이변도 없었다면 코리아 GP는 레드불의 잔치가 될 수 있었다. 레드불의 제바스티안 페텔(독일)과 마크 웨버(호주)는 23일 열린 예선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만일 결승까지 이 기록이 이어졌다면 레드불은 남은 두 차례 그랑프리 결과와 상관없이 올 시즌 컨스트럭터(팀)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 시즌 드라이버 챔피언 경쟁도 페텔과 웨버의 2강 구도로 압축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두 쓸데없는 가정이 돼버렸다. 빗속을 뚫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건 불굴의 투지를 자랑하는 '스페인의 영웅'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였다. 알론소는 승점 25점을 보태며 1위로 뛰어올랐다. 알론소는 5.615㎞의 서킷을 55바퀴 도는 총 309.155㎞ 레이스를 2시간48분20초810에 주파했다. 웨버는 19랩에서 13번째 코너를 지나며 중심을 잃고 뒤따르던 머신과 부딪혀 레이스를 중단했다. 예선 1위로 이날 가장 먼저 출발해 46랩까지 1위로 질주했던 페텔은 엔진 이상으로 고개를 숙였다. 페텔은 올해 17번의 GP에서 무려 9번이나 예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예선 1위와 결선 1위를 휩쓴 건 2번밖에 없다. 55바퀴를 도는 장기 레이스 운영이 아직 미숙했다는 증거다. '돌아온 F1의 황제' 메르세데스의 미하엘 슈마허(독일)는 4위로 들어와 5월 스페인 GP와 터키 GP 4위에 이어 시즌 최고 성적을 냈다. 비 때문에 노면 상태가 좋지 않아 24명 가운데 9명이나 완주에 실패했다. 이날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는 8만 명의 팬들이 들어차 국내 스포츠 행사 사상 전 종목을 통틀어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사흘간 누적 집계로는 17만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영암=이해준 기자 F1 챔피언 어떻게 가리나=12개 팀에서 2대씩의 머신이 출전한다. 19차례 GP 성적을 종합해 시즌 드라이버 챔피언과 시즌 팀 챔피언을 가린다. 각 GP마다 1위가 25점 2위가 18점 3~10위가 각각 15-12-10-8-6-4-2-1점을 받는다. 팀 성적은 소속 드라이버의 포인트를 합쳐 따진다.
2010.10.24. 22:01
F1 코리아 그랑프리(GP) 결승이 열린 24일 전남 영암 지역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우여곡절 끝에 10여 분 지연된 뒤 오후 3시 10분쯤 출발했지만 네 바퀴째를 돌던 중 한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빗줄기가 다시 굵어진 데다 서킷 곳곳에 물이 고였기 때문이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은 경기를 재개하면서 "웨트 타이어(Wet tyre)를 장착하라"고 지시했다. F1에서는 보통 홈이 없는 민무늬 슬릭 타이어(Slick tyre)를 사용한다. 지면과 맞닿는 면적이 넓어 접지력이 좋아서다. 그런데 슬릭 타이어는 노면이 젖으면 제어가 안 돼 멋대로 미끄러진다. 빗물이 잘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가 오거나 노면이 젖은 경우 웨트(wet) 타이어와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Intermediate tyre)를 쓴다. 여기엔 일반 타이어처럼 홈이 파여 있다. 홈이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빗물을 배출해 미끄럼을 줄이는 일이다. 비가 많이 올 때는 웨트 타이어 노면이 젖었지만 곧 마를 것 같을 때는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를 장착한다. 시속 300㎞ 주행 시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는 초당 34L 웨트 타이어는 61L의 물을 각각 배출한다. 영암=이해준 기자
2010.10.24. 22:00
시속 320㎞의 포뮬러1 머신도 추월하지 못하는 차가 있다. 포뮬러 레이싱의 보안관이라고 할 수 있는 세이프티 카다. 보슬비 때문에 코리아 그랑프리는 경기 시작을 세이프티 카와 함께했다. 원래 레이스는 정지 상태에서 일제히 출발한다. 하지만 이날 노면이 미끄러워 사고의 위험 때문에 세이프티 카가 초반 레이스를 인도했다. 이 경우 당연히 세이프티 카를 추월해서는 안 되고 머신 간 순위 변동도 금지된다. 세이프티 카는 서킷 한 바퀴(5.615㎞)를 대략 2분38초 정도로 달렸다. 시속 128㎞ 정도의 속도다. 빗길이고 18개의 코너가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느린 속도가 아니다. 세이프티 카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SLS 55-AMG를 기초로 성능을 업그레이드시켜 사용한다. 빗길이 아닌 곳에서는 300㎞ 이상의 속도를 거뜬히 낼 수 있는 수퍼 카다. 영암=이해준 기자
2010.10.24. 21:58
포뮬러 원(F1) 한국 그랑프리가 22~24일(한국시간)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다. 누구보다 미하엘 슈마허(41.메르세데스.작은 사진)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월드챔피언 7회에 빛나는 슈마허는 4년 공백을 딛고 올해 복귀했다. 마크 웨버(220점.레드불)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페르난도 알론소(206점.페라리)와 제바스티안 페텔(206점.레드불)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루이스 해밀턴(192점.맥라렌)과 젠슨 버튼(189점.맥라렌)도 포기하기엔 이르다. 다섯 명의 드라이버는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서킷에서 경기가 열린다. 우승자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포뮬러 원(F1)의 전설로 불리는 드라이버. 2000~2004년 5년 연속 우승을 포함해 7차례 월드챔피언에 오른 그. 2006년 은퇴해 전설로 남았다가 전격 복귀한 '돌아온 황제'. 미하엘 슈마허(사진)다. 'F1은 몰라도 슈마허는 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20일 방한한 슈마허를 21일 전남 영암에서 중앙일보가 단독으로 만났다. 그는 "처음 한국에 와 무척 설레고 기대된다. 나는 여기에 성공하러 왔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 소감은. "세계 곳곳을 가봤지만 한국은 처음이다. 오늘 아침 일어나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봤는데 경치에 놀랐다. 넓은 바다가 보이고 산과 들이 눈에 들어왔다. 고요하고 모든 것이 잘 정돈된 느낌이다. 서킷도 한국처럼 모든 것이 잘 갖춰져 있다. 아름다운 나라의 훌륭한 서킷에서 경기를 하게 돼 기분이 좋다." -서킷을 둘러봤는데 어떤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추월 가능성이 큰 긴 직선 주로가 있고 코너도 많다. 서로 다른 특징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무척 흥미롭다." 슈마허는 올해 16라운드 일본 대회까지 54점으로 10위에 머물러 있다. 한 번도 그랑프리 우승을 못 했으며 두 차례 4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통산 91회 그랑프리 우승을 한 그의 이름값에 비하면 초라하다. 그는 한국 대회 2주 전 열린 일본 대회에서는 6위를 차지했다. -복귀한 뒤 우승이 없다. 뭐가 잘 안 풀리나. "F1 레이싱은 퍼즐 맞추기와 같다. 조각들이 하나도 어긋나지 않고 잘 들어맞아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은퇴하기 전에 비해 미세한 움직임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브레이크를 밟는 감각이나 타이어를 관리하는 기술이 예전만 못하다." -올해는 포기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는데. "복귀할 때부터 우승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는 신생팀이었고 나도 이 팀의 신인이다. 그래서 팀과 머신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른 드라이버와 다른 강점은. "팀과 함께 성장한다는 것을 꼽겠다. 드라이버와 팀이 더불어 성장해야 월드챔피언이 될 수 있다. 우승을 못했다는 사실보다는 레이스를 거듭하면서 팀과 내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눈여겨봐 달라." 1994년과 95년 베네통 소속으로 월드챔피언에 오른 슈마허는 이듬해 페라리로 이적했다. 첫해 성적은 3위였다. 페라리도 2위에 그쳤다. 수년간 주춤한 그는 2000년 페라리 이적 후 4년 만에 월드챔피언에 복귀했다. 페라리는 슈마허가 정상에 오르기 한 해 전 컨스트럭터스(팀) 챔피언에 오른 뒤 2004년까지 6년 연속 최고의 팀에 올랐다. 슈마허가 페라리의 전성시대를 열었고 페라리는 슈마허를 최고의 드라이버로 재탄생시켰다. -한국 에서 당신의 우승을 바라는 팬 이 많은데. "현실적으로 3위에 오르는 것이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다. 거기까지도 운이 필요하다. 메르세데스와 레드불.페라리.맥라렌은 열심히 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가 있다. 하지만 모든 드라이버가 처음 접하는 서킷인 데다 24일 결선일에 비 예보까지 있어 여러 가지 상황이 나올 수 있다. " 오늘 연습주행, 내일 예선, 모레 결선 예선 성적으로 결선 출발 자리 정해 Q: 출발은 어떻게 하나. A: 12개 팀에서 2대씩 24대의 머신이 출발선 앞 정해진 그리드에 정렬한다. 녹색 신호가 켜지면 일제히 출발한다. Q: 맨 앞에서 출발하는 차가 훨씬 유리할 텐데. A: 그렇다. 결선 레이스의 출발 순서는 예선 성적을 통해 가린다. 23일 열리는 예선은 순위 경쟁이 아니라 기록을 잰다. 한 바퀴를 돈 시간이 짧은 머신이 결선 레이스에서 앞자리를 차지한다. Q: 레이스 중 순위 변동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A: 기본적으로 잘 달리는 차가 앞에서 출발하는 시스템이라 추월이 쉽지 않다. 결선 레이스를 치르는 동안 추월은 약 10번 정도 나온다. 타이어를 갈아끼울 때 시간을 허비하는 게 결정적 패인이 되기도 한다. Q: ‘F1의 황제’로 통하는 슈마허가 왜 올해는 한 번도 우승을 못했나. A: 슈마허는 올 시즌 종합 점수에서 24명 중 9위다. F1은 드라이버 기량도 중요하지만 머신의 성능이 승패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2006년 은퇴 후 3시즌 동안 현장을 떠났던 공백도 생각보다 크다. 나이도 벌써 41세다. 올해 슈마허의 우승은 힘들지만 내년에 머신의 성능을 끌어올리고 나오면 달라질 수 있다. Q: 팀마다 머신의 성능 차이가 큰가. A: 그렇다. 서킷 한 바퀴를 도는 기록이 상위권과 하위권 팀 사이에 5~7초 정도 난다. 이게 쌓이면 5.615㎞의 서킷에서 2~3바퀴 정도 차이로 벌어진다. 레드불·페라리·맥라렌 등 F1의 강호들은 1년에 4000억원 안팎의 예산을 쓴다. 히스파니아 등 하위권 팀은 1000억원을 밑돌기도 한다. Q: 레이스 중 슈마허가 탄 차를 알아볼 수 있나. A: 우선 메르세데스의 은색 머신을 찾아라. 두 대가 있다. 한 대엔 슈마허, 또 다른 머신에는 니코 로즈버그가 타고 있다. 각각의 드라이버는 자신의 고유한 헬멧을 쓰고 있다. 머신에 드라이버 번호도 적혀 있다. 슈마허는 빨간 헬멧이며 번호는 3번이다. Q: 어떻게 200㎞ 가까운 속도로 코너를 빠져나가나. A: 다운포스 덕분이다. 비행기는 날개를 활용해 하늘을 날지만, F1 머신은 반대로 지면에 달라붙게 만든다. 그래서 고속으로 코너를 통과할 수 있다. 대신 드라이버는 최고 체중의 5배에 해당하는 압력을 이겨내야 한다. 영암=김우철 기자
2010.10.21. 21:40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원(F1)은 과학의 집적체다. '더 빨리 달리고 싶다'는 F1 욕망에는 끝이 없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달리기 위해 인간이 거둔 모든 과학적 성과를 총동원하고 있다. 기계 공학은 물론 맞바람을 제어하기 위한 공기 역학도 활용된다. 끈끈이주걱처럼 지면에 찰싹 달라붙는 타이어를 만들기 위해 화학이론도 끌어 왔다. 공기역학 스피드 향상의 핵심 F1 머신에 적용되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공기 역학이다. 흔히 에어로 다이내믹이라고 한다. 머신의 디자인이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시속 300㎞ 이상으로 달리는 머신엔 맞바람이 최대의 적이다. 공기를 제어하지 못하면 머신은 바람이라는 벽에 부딪혀 앞바퀴부터 위로 들리며 산산조각 나고 만다. 공기역학 기술은 비행기가 뜨는 원리인 양력(揚力)을 반대로 적용한 것이다. F1 머신에는 앞날개와 뒷날개가 있다. 두 날개의 위쪽은 평평하고 아래쪽은 유선형이다. 비행기 날개를 뒤집어 단 것과 같다. 머신이 전진하면 날개 아래쪽 공기가 위쪽보다 빠르게 지나가 상대적으로 압력이 낮은 아래 쪽으로 힘이 발생한다. 이것이 다운포스(Downforce)다. 다운포스 덕분에 머신은 시속 300㎞의 속도에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300㎞ 이상으로 달리는 머신은 2500㎏에 가까운 다운포스를 만들어낸다. 이론적으로는 터널 천장에 매달려서 달릴 수도 있다. 올 시즌 레드불이 컨스트럭터스(팀) 순위 1위를 달리는 비결도 머신의 강력한 다운포스에 있다. 다운포스가 강하면 속도를 살리면서 코너를 돌 수 있어 커브가 많은 서킷에서 눈부신 성능을 발휘한다. 승부의 변수 타이어 타이어 성능도 승부에 커다란 변수가 된다. F1 머신은 일반 승용차와 달리 홈이 전혀 없는 슬릭 타이어를 사용한다. 슬릭 타이어는 홈이 있는 타이어에 비해 20%가량 접지력이 높다. 비가 내릴 때에만 홈이 있는 빗길용 타이어로 갈아 끼운다. 홈이 있는 타이어를 쓰는 건 전적으로 빗물을 배출해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서다. 어떤 타이어를 끼는가에 따라 접지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F1에서는 날씨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맥라렌의 젠슨 버튼(30.영국)이 지난 4월 중국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건 탁월한 타이어 선택 덕분이었다. 그는 초반 보슬비가 내릴 때 빗길용 타이어 대신 슬릭 타이어 일종인 소프트 타이어를 고집했고 타이어 교체 횟수를 두 번으로 줄이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쟁자들은 초반부터 빗길용 타이어를 끼우고 달리다 낭패를 봤다. 특수 소재로 안전성 확보 F1 머신의 몸체는 탄소 섬유 사이에 벌집 모양의 알루미늄판을 촘촘하게 끼워 넣은 모노코크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 지구상에서 무게에 비해 가장 단단한 구조물이다. 운전석은 윗면 7.5t 측면은 3t의 충격을 받아도 끄떡없다. 드라이버 머리 뒤쪽의 공기흡입구 인덕션 포트(induction port)는 12t의 충격까지 견딜 수 있다. 드라이버에겐 생명을 지키는 안전장치인 셈이다. 차량 화재에 대비해 초경량 합성 섬유로 제작한 레이싱복은 600~800도의 고열에도 견딜 수 있다. 김우철 기자
2010.10.11. 18:25
포뮬러원(F1) 드라이버는 24명뿐이다. 인구 3억 명당 1명만이 F1 머신(경주차)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 셈이다. 한국인 드라이버는 아직 없다. 시속 300㎞ 이상으로 질주하는 머신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F1 드라이버는 모든 모터스포츠 선수들의 꿈이자 목표다. 머신이 엄청난 스피드를 내는 건 기술의 진화와 막대한 자본의 투입 덕분이지만 레이스의 승패는 드라이버의 실력에 의해 갈린다. F1은 여전히 사람이 승부를 결정짓는 스포츠다. ◇F1의 전설 슈마허= F1을 대표하는 드라이버는 미하엘 슈마허(41.독일)다. 슈마허는 2000~2004년 5년 연속 우승을 포함해 일곱 차례나 월드챔피언에 올랐고 그랑프리(GP) 우승이 92회인 'F1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최전성기였던 2002년에는 17개 전 GP에서 포디엄(시상대)에 올랐다. 그중 우승만 11차례다. "F1은 몰라도 슈마허는 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슈마허는 2006년 은퇴했다가 올해 메르세데스 소속으로 전격 복귀했다. '슈마허의 후계자'로는 페르난도 알론소(29.스페인)를 빼놓을 수 없다. 알론소는 현역 드라이버 중 슈마허를 꺾은 유일한 선수다. 2005 2006년 슈마허의 독주를 막고 2년 연속 월드챔피언에 올랐다. 그는 "결점이 없는 F1 드라이버"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9위까지 추락했지만 올 시즌 페라리로 팀을 옮겨 명예 회복을 벼른다. 맥라렌의 루이스 해밀턴(25.영국)도 F1의 새로운 간판스타다. 그는 F1 최초의 흑인 드라이버로 데뷔 첫해인 2007년 2위에 오르면서 'F1의 타이거 우즈'라는 별명을 얻었다. 23세이던 2008년 알론소의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24세)을 깨고 챔피언이 됐다. 지난 시즌에는 초반 부진 탓에 종합 5위로 밀렸지만 시즌 후반부에 2승을 거두는 저력을 발휘했다. 해밀턴의 팀 동료 젠슨 버튼(30.영국)은 F1 데뷔 10년 만인 지난해 첫 챔피언에 오른 대기만성형 선수다. 매 GP마다 우승자 25점 2위 18점 3위 15점 등 1위에서 24위까지 순위에 따라 점수를 줘 그 합계로 시즌 우승자를 가린다. ◇스포츠 종목 최고 연봉= F1 드라이버는 그 희소성만큼 어마어마한 돈을 번다. 올 시즌 F1 전체 드라이버의 평균 연봉은 470만 유로(약 73억원)에 달한다. 가장 많은 연봉을 챙긴 드라이버는 페르난도 알론소다.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El Mundo)'에 따르면 올 시즌 알론소는 페라리로부터 465억원을 받았다. 전 세계 축구선수 중 최고연봉을 받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약 202억원)의 두 배가 넘고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자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약 360억원)보다도 많다. 올 시즌 복귀한 미하엘 슈마허는 124억원을 받아 F1 드라이버 중 5위다. 모든 드라이버가 거금을 손에 쥐는 것은 아니다. 715만 유로(약 113억원) 이상 받는 드라이버는 7명뿐이다. 24명 중 10명은 10억원 이하다. 브루노 세나의 연봉은 15만 유로(약 2억3000만원)에 불과하다. ◇개인경기인 동시에 팀 경기= 콕피트(조종석)에 앉는 드라이버는 머신당 1명 팀 전체로는 2명이다. 하지만 F1은 팀 단위로 펼치는 경기다. 아무리 뛰어난 드라이버도 팀워크에서 뒤지면 우승하기 어렵다. 대개 팀은 600여 명의 지원인력을 두고 있다. 가장 중요한 머신설계부터 경기 중 타이어를 교체하는 정비공에 이르기까지 빈틈없는 조직력을 보여 줘야 한다. F1을 대표하는 팀으로는 페라리를 꼽을 수 있다.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페라리는 F1이 시작된 1950년 이래 한 대회도 빠지지 않은 'F1의 터줏대감'이다. 통산 210회 우승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 맥라렌도 페라리에 버금가는 명문팀이다. 맥라렌은 60년 창단해 164회 우승했다. 머신의 디자인을 현재처럼 변모시킨 기술 개발의 선도자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은 팀의 우열을 가리기 위해 '컨스트럭터스(팀) 순위'를 따로 매긴다. 7일 현재 중간순위 1위는 페라리도 맥라렌도 아니다. 신흥 명문 레드불이 383점으로 1위에 올라 있다. 맥라렌(359점)과 페라리(319점)가 차례로 그 뒤를 따른다. 김우철 기자
2010.10.07. 23:12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페라리)가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이탈리아 대회에서 우승했다. 알론소는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몬자에서 열린 2010시즌 14라운드에서 5.793㎞의 서킷 53바퀴(총길이 306.72㎞)를 1시간16분24초572에 달려 1위를 차지했다. 올해 3월 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바레인 대회와 7월 독일 레이스에서 우승했던 알론소는 시즌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드라이버 순위에서 알론소는 166점이 돼 3위로 두 계단 올라섰다. 이날 6위로 들어온 마크 웨버(호주.레드불)가 187점으로 1위가 됐고 선두였던 루이스 해밀턴(영국.맥라렌)은 중도에 레이스를 포기해 182점으로 2위로 내려앉았다. 알론소의 뒤를 이어 젠슨 버튼(영국.맥라렌)이 165점, 세바스티안 베텔(독일.레드불)이 163점 등 3~5위는 치열한 혼전 양상이다. 팀 순위에서도 레드불(350점)과 맥라렌(347점)의 선두 경쟁이 뜨겁다. 페라리는 290점으로 3위. F1 그랑프리는 이날 경기로 올해 유럽 레이스를 마치고 26일 싱가포르 대회를 시작으로 아시아 시리즈를 시작한다. 10월 10일에는 일본, 24일에는 한국의 전남 영암에서 경주가 계속된다. 11월 7일 브라질, 11월14일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로 이번 시즌이 끝난다.
2010.09.13. 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