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전체

최신기사

[기자의 눈] PC주의에 지친 관객들

디즈니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드라마 ‘아이언하트’가 지난달 24일 혹평 속에 데뷔했다. 흑인 여성 주인공의 서사를 다룬 이 작품은 방영 전부터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 주의에 물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유튜브에선 예고편 공개 하루 만에 ‘싫어요’ 30만 개 ‘폭탄’을 받기도 했다.   공개 이후에도 이야기의 완성도와 방향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물론 단순히 주인공이 소수자라는 이유로 작품이 비판받는다면 그것은 문제지만, 이번 사태는 단순한 인종과 젠더의 문제가 아니다. 디즈니의 방향 감각 상실과 대중의 피로감이 복합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이언하트는 MIT 출신의 천재 공학도 ‘리리 윌리엄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마블 팬들에게는 인기 캐릭터 ‘아이언맨’의 정신적 계승자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문제시된 것은 단순한 캐릭터의 정체성 때문이 아니었다.   관객들은 리리라는 주인공이 정치적 중립성만을 고려한 캐릭터로 그려지는 데 문제를 제기했다. 도둑질, 살인 등 주인공의 불법 행위에 대한 서사는 관대하게 다루면서도, 인종과 성별의 다양성을 앞세운 연출은 반복적으로 강조되어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러한 구성은 결국 정치적 메시지가 스토리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고, 콘텐츠의 진정성과 설득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디즈니는 이미 ‘인어공주’와 ‘백설공주’ 실사판을 통해 유사한 논란을 경험한 바 있다. 2023년 실사판 인어공주에서 아리엘 역할을 맡은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의 캐스팅은 세계적으로 주목받았지만, 동시에 원작의 정체성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올해 공개된 백설공주 영화에서는 난쟁이 캐릭터들을 CG로 대체하고, 백설공주 역할에 원작처럼 백인이 아닌 라틴계 배우를 기용하면서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반감이 퍼졌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단순한 다양성 확대를 넘어서 원작의 정체성과 완성도마저 희생시키고 있다는 데 있다. 많은 관객은 이러한 디즈니의 변화를 정치적 의도에 예술이 ‘종속’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작품 자체에 대한 호불호를 넘어 디즈니라는 브랜드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 연장선에서 최근 디즈니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관련 정책을 조용히 축소하고 있는 움직임은 더욱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디즈니는 내부 직원 평가에서 DEI 기여도를 제외하고, 콘텐츠 경고 문구나 캠페인을 사실상 중단했다.     이는 정부의 압박과 정치적 반발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한때 DEI를 앞세워 ‘포용의 상징’이 되고자 했던 기업이, 대중과 보수 진영의 반발 앞에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이처럼 디즈니는 자신들이 강조해온 가치들을 내부적으로 후퇴시키면서도, 외부적으로는 여전히 PC 콘텐츠를 고집하고 있어, 진정성 없는 메시지와 전략의 혼선이라는 이중적 비판을 받는다.   결국 아이언하트의 실패는 단순한 콘텐츠 한 편의 문제를 넘어, 오늘날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기업들이 얼마나 잘못 읽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관객들은 다양성과 포용성 자체를 거부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이 진정성 없이 형식적으로 소비되거나, 기존의 이야기 구조를 왜곡할 정도로 앞세워질 때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다.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이 진정한 포용을 원한다면, 정체성과 메시지를 관객에게 강요하는 대신, 깊이 있는 서사와 감정적 공감으로 자연스럽게 이끌어야 한다. 이제는 콘텐츠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가치뿐만 아니라, 그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훈식 /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pc주의 관객 정치적 메시지 여성 주인공 정치적 중립성

2025.07.20. 19:00

썸네일

“극장 찾는 관객들 통해 큰 힘 얻는다”

시카고 극단이 오는 16일(일) 연극 ‘오거리 사진관’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지난 28일 오후 권희완 시카고 극단 단장이 시카고 중앙일보를 방문해 공연에 대한 설명과 극단의 향후 활동 계획 등을 소개했다.   시카고 극단은 지난 2020년 2월 창단 이후 2022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2023년 두 번째 공연을 선보였으며 올해 세 번째 작품으로 ‘오거리 사진관’을 준비하고 있다.     권희완 단장은 “관객들이 극장을 가득 채울 때 큰 힘을 얻는다”며 “연극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함께 다음 공연에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윤섭 작가의 ‘오거리 사진관’은 치매를 앓는 70대 노부부와 그들을 지켜보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2015년 제27회 거창국제연극제에서 금상과 희곡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치매 아버지 역에 송치홍 ▲치매 어머니 역에 윤예서, 왕상화 ▲큰아들 역에 이영 ▲며느리 역에 김애선 ▲큰딸 역에 고유심, 윤슬 ▲작은딸 역에 문미영 ▲군산댁 역에 이초원, 박희선 ▲사진사 및 연주보살 역에 김진하가 출연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영어 자막을 제공해 비(非) 한국어권 관객들도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공연은 Oakton College 내 Performing Arts Center의 Footlik Theater에서 16일(일) 오후 2시와 6시 두 차례 진행되며, 티켓은 현장 Box Office에서 구매 가능하다. 공연 예매 및 문의: (847) 989-5639.     Luke Shin극장 관객 한국어권 관객들 시카고 극단 오거리 사진관

2025.03.04. 13:12

썸네일

한·베 관객 운집…다문화축제 기반 마련

제39회 아리랑축제가 관객 동원에 성공, 다문화축제 개최의 기반을 마련했다.   아리랑축제 사상 최초로 OC한인축제재단(이하 재단, 회장 정철승)이 베트남계 커뮤니티와 함께 개최한 올해 축제는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 동안 가든그로브 공원에서 열렸다. 축제장엔 나흘 내내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무대와 푸드 코트는 심야까지 북적였다.   베트남계 관람객은 특히 저녁 무렵부터 급증하는 특성을 보였다. 정 회장은 “나흘 동안 연인원 약 3만 명이 방문했다. US메트로뱅크 몰에서 축제가 열린 지난해의 6배”라고 말했다.   한인, 베트남계 관람객은 한복과 아오자이 등 두 나라 전통 의상 패션쇼, 사물놀이, 한국과 베트남 커뮤니티 가수들의 공연, K-팝 경연대회 등을 함께 즐기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주최 측은 두 나라 문화를 관람객들이 서로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자원봉사에 나선 베트남계 여학생은 아오자이와 전통 의상을, 남학생은 옛 베트남 군졸 의상을 입고 모형 창을 들고 다녀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올해 축제에선 푸드 코트가 예년의 4~5배인 40개 마련됐다. 이 중 대다수는 베트남계가 열었고, 한인 운영 부스는 3곳에 그쳤다. 베트남계 업주들은 전통 음식 외에 주스, 바비큐 꼬치를 비롯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다.   상품 부스는 예년에 비해 많지 않았다. 정 회장은 “아리랑축제를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LA한인축제와 같은 시기에 열었기 때문에 한국 특산품과 일반 상품 부스 유치가 어려웠다. 예상한 바였지만,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 온 이들에게 축제를 알리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 많은 관람객이 온 것에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내년엔 한국과 베트남 외에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약 10개 국가 커뮤니티가 참가하는 아시안 페스티벌을 열자는 아시안 단체의 제의를 받았다. 그럴 만한 기반을 올해 마련한 것 같다. 오렌지카운티의 아시아계 커뮤니티가 함께 축제를 여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앞으로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축제에선 넓어진 장소와 주차장, 경비업체의 입장객 검색 등 안전 조치 강화 등이 호평을 받았다. 반면, 출연진 대기 천막과 한인 자원봉사자, 한국 특산품 등 상품의 다양성 부족 등이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임상환 기자다문화축제 관객 성공 다문화축제 베트남계 커뮤니티 베트남계 관람객

2023.10.16. 22:00

썸네일

워싱턴 관객들 향한 진심어린 '고백(GO BAEK)'

    인기가수 백지영의 투어 콘서트 '고백'(GO BAEK)이 23일 워싱턴DC 워너 극장의 객석을 가득 메우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백지영의 고백 콘서트는 지난해 11월부터 한국 전역 순회 후 최근 시애틀, 뉴욕에 이어 워싱턴 일정을 끝으로 미주지역 투어를 마쳤다.     관객들은 백지영씨가 오프닝 곡으로 파워풀한 댄스곡 ‘추락’, ‘새드살사’, 대시’를 선보이자 뜨겁게 환호했다. 이어 발라드 장인이란 수식어를 입증하듯 백 씨는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새벽 가로수길’, ‘IF I’ 등을 깊은 감성의 목소리로 열창하며 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이끌어냈다.   백 씨는 관객들의 열기에 ‘총 맞은 것처럼’, ‘사랑 안해’, ‘그 여자’ 등 히트곡을 이어 부르며 워싱턴 지역 한인들의 오랜 공연 갈증을 해소시키는 듯 했다.   특별히 이날 공연에는 다채로운 연령대의 관객들을 배려한 선곡이 눈에 띄었다. ‘무시로’를 부를 때는 노년 관객층의 호응을 이끌어냈으며, ‘잘못된 만남’, ‘이브의 경고’, ‘Tears’ 등을 부를 때는 관객들이 하나돼 떼창으로 화답했다.       이날 콘서트는 마음속 이야기를 가감없이 꺼내는 ‘고백'(告白)의 의미와 '백지영과 함께 가자'는 이중적인 의미(GO BAEK)를 담은 콘서트 제목 답게 관객들과의 소통에 정성을 담았다. 공연 중간 관객의 팬심을 드러내는 노래 자랑 코너가 진행됐으며, 공연 막바지 홀연히 사라진 가수가 뒷문으로 등장해 관객들과 일일이 셀카를 찍는 깜짝 팬서비스가 펼쳐지기도 했다.       김예림(스프링필드 거주)씨는 “어린 시절 백지영의 노래를 매일 따라 부르던 때가 떠오르며 소녀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면서 “가수로서의 모습뿐 아니라 백지영씨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어 무척 감동스러운 자리였다”고 전했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워싱턴 관객 워싱턴 관객들 고백 콘서트 워싱턴 지역

2023.04.24. 14:49

썸네일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