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있어 한국인의 ‘국물 사랑’은 정평이 나 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음식 다큐멘터리 〈국물의 나라〉는 한국인의 이른바 ‘밥심’, 그 에너지의 근원을 이루는 국물 이야기를 전하며 전세계에 한식의 매력을 전파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인 이어령 선생은 한국의 음식 문화는 ‘물’이 핵심이며, 찌고 고고 끓이는 게 한국의 물맛이라고 했다. 이어령 선생은 마시는 것과 먹는 것을 별개로 하는 다른 나라의 음식 문화와 달리 한국인은 이를 한데 묶어 마시는 것과 먹는 것을 동일 선상에 놓는다고 했다. 국물에 밥을 말아먹고, 다 먹은 후에는 국물까지 마실 정도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은 독특하기까지 하다. 최근 북텍사스 지역의 날씨가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 해지면서 국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캐롤튼과 로얄레인 한인타운에서는 기존의 한식집과 새로 문을 연 한식집들이 다양한 ‘국물 메뉴’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자극하며 이른바 ‘국밥 전성시대’를 이루고 있다. 한인타운에서 인기리에 국밥 메뉴를 제공하고 있는 한식들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한국인들은 ‘국물’ 하면 설렁탕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로얄레인 한인타운에 소재한 한밭 설렁탕과 캐롤튼 한인타운에 소재한 신선 설렁탕은 북텍사스 한식업계의 ‘설렁탕 양대 산맥’으로 평가된다. 설렁탕 레시피는 업소마다 다양하다. 대중에 공개되지 않는 이른바 ‘비법’도 있다. 일반적으로 설렁탕은 소의 뼈, 머리, 도가니 등을 오랫동안 푹 끓여 뽀얀 국물을 내고, 여기에 밥을 말아먹는 한국을 대표하는 탕이다. 오랜 시간 끓여내면서 뼈에서 우러나온 콜라겐 성분으로 인해 국물이 우유처럼 하얗고 진하며, 주로 소금으로 간을 해 먹는다. 설렁탕과 곰탕은 모두 소고기를 삶아 만드는 탕이지만, 사용하는 부위에서 차이가 있다. 설렁탕은 주로 뼈를 이용해 국물을 내고, 뼈에 붙은 고기나 잡육을 함께 끓여내는 반면 곰탕은 양지머리나 사태 등 살코기를 주재료로 사용해 맑은 국물을 낸다. 소머리, 사골, 도가니, 사태, 양지머리, 내장 등 소의 다양한 부위를 사용한다. 국물은 뼈를 푹 고아 골수가 녹아 뽀얗고 진한 국물이 특징이다. 밥을 말아먹고, 소금, 후추, 파, 고춧가루 등을 넣어 기호에 맞게 간을 맞춰 먹는다. 조선시대 선농단 제사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며, ‘선농탕’이 ‘설렁탕’으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단백질, 비타민 B군, 콜라겐이 풍부하여 영양가가 높은 것을 알려졌다. 한밭 설렁탕은 설렁탕 외에도 우거지 갈비탕, 우족탕, 갈비탕 등 다양한 국물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신선 설렁탕도 도가니탕, 갈비탕, 꼬리곰탕, 염소탕, 아구탕 등의 국물 메뉴를 제공한다. 캐롤튼에 소재한 장충동 왕족발은 뼈다귀 감자탕으로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뼈다귀 감자탕은 돼지 등뼈를 주재료로, 우거지나 감자 등과 함께 끓여 먹는 한국의 국물 요리다. ‘감자’라는 이름은 감자(채소)가 아닌 돼지 등뼈의 관절 부위에 있는 뼈를 가리키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주로 뼈해장국보다 푸짐한 전골 형태로 내놓는 탕을 감자탕이라고 부른다. 주재료는 돼지 등뼈 또는 목뼈이며, 부재료로는 우거지, 감자, 깻잎, 대파 등이 포함된다. 국물은 구수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특징이며, 끓일수록 깊은 맛이 난다. 감자탕은 1인분으로 내놓으면 ‘뼈해장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명칭은 돼지 등뼈 부위의 ‘볼록한 뼈’를 ‘볼 감자’라고 부르는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또 다른 설로는 돼지 등뼈를 ‘감저’라고 부르는 한자어에서 ‘감저탕’으로 불리다가 ‘감자탕’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캐롤튼 프랭크포드 로드에 위치한 달곱창은 원래 곱창구이로 잘 알려진 곳이지만, 최근 돼지국밥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새롭게 문을 연 원조 부산국밥 역시 돼지국밥으로 대표되는 한식당이다. 돼지국밥은 일반적으로 돼지국밥은 돼지 뼈와 살코기를 우려낸 뽀얀 육수에 밥을 말아먹는 영남 지방의 향토 음식이다. 주로 돼지 사골과 앞다리살 같은 부위를 사용하며, 밥과 함께 수육을 곁들여 먹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전쟁을 전후해 피난민들에 의해 널리 보급된 음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부산, 대구, 울산, 밀양 등 영남 지방을 중심으로 즐겨 먹는다. 달곱창은 돼지국밥 외에 얼큰 돼지국밥, 섞어탕, 얼큰 섞어탕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원조 부산국밥은 순대국밥, 도가니탕, 갈비탕 등으로 다양한 국물 메뉴를 제공한다. 캐롤튼 H마트 상가 내에 위치한 샤브로는 소머리 국밥으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소머리 국밥은 일반적으로 소의 머릿고기와 사골, 우거지 등을 넣고 오랜 시간 푹 고아 낸 곰탕의 한 종류다. 진한 국물과 함께 부드러운 머릿고기가 푸짐하게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며, 소의 여러 부위를 사용해 깊고 구수한 맛을 낸다. 과거 소를 잡으면 귀한 고기 외의 부산물도 버리지 않고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에 소머리국밥이 발전했다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조선 시대 과거 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가던 길목이었던 광주 곤지암에서 소머리 국밥이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샤브로는 소머리 국밥과 더불어 콩나물 북어국 등의 국물 메뉴로 한인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있다. 캐롤튼에 소재한 더진국은 상호에서 알 수 있든 국물 음식에 대한 평이 좋다. 그 중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콩나물 국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콩나물국밥은 콩나물로 끓인 국물에 밥을 말고, 대파, 고추 등으로 고명을 얹어 먹는 한국의 대표적인 해장 음식이다. 콩나물에 풍부한 아스파라긴산 성분은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며, 든든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특히 전주 지역에서 발달하여 ‘전주식 콩나물국밥’이 유명하며, 전주식은 밥과 콩나물을 뚝배기에 함께 끓여 얼큰한 맛을 내거나, 밥 위에 콩나물, 새우젓, 김치, 수란 등을 얹어 먹는 방식이 있다. 더진국에서는 일반 콩나물국밥 외에 오징어, 김치, 황태, 굴, 그리고 홍합 콩나물 국밥을 접할 수 있다. 더진국은 콩나물 국밥 외에도 설렁탕, 우거지탕, 꼬리곰탕 등을 제공한다. 순대국도 쌀쌀한 날씨에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 국물 메뉴 중 하나다. 캐롤튼 아줌마 순대의 순대국은 한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국물 메뉴다. 일반적으로 순대국은 돼지뼈를 푹 고은 사골 국물에 순대와 돼지머리고기, 내장 등 다양한 돼지 부산물을 넣고 끓인 국밥이다. 영양가도 높지만 술안주로도 인기가 많다. 국에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취향에 따라 청양고추를 넣어 먹으면 맛있다. 순대국은 단백질, 철분, 비타민 B군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빈혈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줌마 순대에서는 이 외에 도가니탕, 청국장 등 다양한 국물 메뉴를 접할 수 있다. 〈토니 채 기자〉전성시대 달라스 국물 메뉴 국물 이야기 진한 국물
2025.11.27. 7:38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LA한인업계가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강풍과 함께 시작된 갑작스러운 추위에 요식업계의 따끈한 국물 메뉴부터 소매업계 난방용품까지 이번 주 들어 매출이 급증했다. 한인 요식업계에 따르면 갑자기 찾아온 쌀쌀한 날씨에 칼국수와 찌개 등 국물 요리를 찾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매출도 15~30% 늘었다. 형제갈비는 아침식사부터 런치 스페셜까지 5가지 국물 메뉴 매출이 이번 주들어 눈에 띄게 증가했다. 12.99달러에 제공되는 아침 식사와 15.99달러에 제공되는 런치 스페셜 국물 메뉴들은 특히 투고 주문이 부쩍 많아졌다. 주부권 형제갈비 대표는 “지난 주말부터 갈비탕, 우거지 갈비탕 등 따끈한 국물 메뉴 투고 주문이 늘면서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다”며 “국물 메뉴 경우 투고가 양이 더 많고 반찬도 넉넉해 시니어 고객들은 1개를 투고해 나눠 먹을 수 있어 인기”라고 설명했다. 미아리 손칼국수에서는 조개칼국수, 우거지갈비탕, 육개장이 잘 나가는 메뉴다. 식당 관계자는 “날씨가 쌀쌀해지니 몸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국물 요리가 특히 잘나간다”며 “국물 메뉴 매출이 전월 대비 15% 더 증가했다”고 말했다. 부일 삼계탕에서는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감기 예방에 좋은 한방 삼계탕 매출이 전월 대비 30% 늘었다. 금산인삼, 황기, 구기자, 당귀 등이 들어간 한방 삼계탕의 가격은 27달러(택스 포함)이다. 한식 전문점 죽향도 삼계탕 외 날씨가 추워지면서 동태찌개, 우거지 갈비탕을 찾는 고객도 증가세라고 전했다. LA 한인마켓에서도 국물 요리 식재료 판매가 대폭 늘었다. 시온마켓에서는 어묵탕, 알탕, 동태알탕 밀키트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각종 야채, 우동면이 들어간 어묵탕은 간편한 조리법으로 젊은층에서 구매를 많이 하고 있다. 시온마켓의 잔 윤 버몬트 지점장은 “추운 날씨에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가 평소보다 30% 더 잘 팔린다”고 말했다. 마켓 측은 쌀쌀한 날씨를 맞이해 이번 주 11~13일 호빵 시식 행사를 진행한다.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호빵 기계를 사용해 앙버터 호빵, 고구마 호빵, 소금 버터 호빵 등 다양한 호빵을 시식해볼 수 있다. 갤러리아마켓에서는 4~5달러 가격의 선지해장국, 어묵탕, 갈를탕 등 밀키트 찌개 매출이 5~10% 늘었다. 갤러리아마켓 황종필 매니저는 “식재료 가격이 오르고 1인 가구가 많아지다 보니 간편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밀키트 수요가 상승했다”며 “특히 선지해장국의 경우 수요가 높아 원래 16온스에서 32온스로 양을 두배 늘렸다”고 설명했다. 한남체인에서는 7~8달러 사이에 판매되고 있는 육개장, 순두부, 청국장, 전복죽의 매출이 15% 늘었다. 난방용품 판매도 반짝 특수를 맞고 있다. 김스전기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히터, 온열 매트 등 난방제품이 지난해 할러데이 쇼핑 시즌보다 더 많이 판매되고 있다. 김스전기측은 “주택용 제품뿐만 아니라 사무실용 소형 난방제품도 고객이 많이 찾는다”라고 말했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난방제품은 히터와 온열 매트다. 뜨거운 바람 대신 열로 난방하는 할로겐 히터와 탄소히터는 54.99~59.99달러다. 해마다 꾸준히 판매되는 온열 매트는 전자파 방지, 음이온, 원적외선, 탄소사 등 건강을 고려한 기능 강화 제품이 인기다. 추운 날씨로 사무실용 소형 난방 제품도 판매가 늘었다. 김스전기에서 책상용 소형 히터 16.99~29.99달러, 의자용 전기방석 39.99~79.99달러에 판매 중이다. 이은영·정하은 기자국물요리 난방제품 조개칼국수 우거지갈비탕 국물 메뉴 국물 요리
2024.01.09. 23:00
남가주를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LA한인타운이 때아닌 뜨끈한 국물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설렁탕, 갈비탕, 생태탕, 삼계탕, 매운탕, 알탕 등 ‘탕탕탕’ 메뉴 판매가 급증한 것. LA한인타운 내 설렁탕, 한식전문점, 일식당 등 식당업계는 “통상 3월이면 시원한 메뉴가 첫선을 보이지만 올해는 추운 날씨로 오히려 따뜻한 탕이나 찌개 등 국물 메뉴를 찾는 고객이 대폭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악천후와 낮은 기온으로 야채값이 2배 이상 상승했고 가스비 포함 유틸리티 비용도 천정부지로 올라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반짝 매출 덕에 업소 재정이 조금 나아졌다고 덧붙였다. 해마루 황경원 사장은 “설렁탕, 감자탕, 갈비탕, 해장국 등 모든 국물 요리 매출이 올해 들어 30% 증가했다”며 “ 배달 앱을 이용하면 2~3달러 정도 비싸도 추운 날씨와 비에 운전을 꺼리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배달 앱을 통한 주문 비중도 높아졌다”고 웃음을 지었다. 뜨거운 탕이나 찌개 메뉴를 찾는 한인들이 증가하면서 시원하고 얼큰한 생선 찌개도 인기다. 한식 전문점 죽향의 김혜란 사장은 “갈비탕, 삼계탕 뿐만 아니라 3주 전부터 선보인 생태찌개가 입소문을 타고 주문이 대폭 늘었다”며 “인플레이션 때문에 고객이 줄었지만, 요즘은 점심시간에도 대기 줄이 길다”고 설명했다. 일식당 아라도의 김용호 대표도 “식사하면서 뜨근한 국물의 탕을 함께 시키는데 특히 민어 매운탕과 내장탕 주문이 많다”고 말했다. 요식업계뿐만 아니라 한인마켓에서도 3월에 때아닌 찌개와 같은 국물 요리 밀키트 판매가 늘고 있다. 소스와 재료가 미리 준비돼 냄비에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밀키트 제품이 가장 잘 팔린다. 마켓에서 만난 이수진(41세) 씨는 “개스비가 치솟아 오랫동안 끓이는 국물 요리 대신 간편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밀키트 제품을 산다”며 “즉석 사골국물을 이용해 순두부, 김치찌개, 설렁탕을 15분 이내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시온마켓 버몬점에서는 국물 요리 밀키트 제품 판매가 부쩍 증가하면서 대대적인 할인 행사도 시작했다. 와카메 오뎅탕 8.99달러, CJ 우동 4.99달러, 한미 추어탕 4.99달러, 한성 홍합탕 4.99달러, 맛찬 홍합탕 3.99달러, 바지락 조개탕 3.99달러, 오대양 대구, 해물, 꽃게탕 14.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제이 방 버몬트점장은 “밀키트는 대부분 냉동식품이어서 세일할 때 여러 제품을 한 번에 대량 구입하는 고객이 많다”며 “사골국물, 조개탕, 홍합탕을 국물 베이스로 활용해 간편하게 국물 요리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은영 기자 [email protected]추위 국물 국물 메뉴 탕요리 설렁탕 생태탕 갈비탕 삼계탕 죽향 해마루 아라도 매운탕 박낙희
2023.03.01.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