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싱강 유역에 공원.서민아파트 단지 조성 뉴욕시 도시계획국, 반대 여론에 계획 철회 "민간 업체들 난개발이 더 심각한 문제" 지적 플러싱 서부지구 개발 사업이 무산되면서 지역 커뮤니티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본지 6월 2일자 C-1면> 서부지구 개발 사업은 플러싱강 유역을 공원과 서민아파트 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이다. 노던불러바드와 루스벨트애비뉴 사이에 걸친 플러싱강 주변 60에이커 규모의 부지를 강 정화와 함께 공원과 산책로 등 시민들의 위락 단지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시정부 감독 기관인 도시계획국(DCP)은 피터 구(민주.20선거구) 시의원과 토니 아벨라(독립민주콘퍼런스.11선거구) 주상원의원, 론 김(민주.40선거구) 주하원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과 주민 단체 커뮤니티보드7 등의 반대로 최근 개발 계획을 철회했다. 이들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개발에 필요한 기초 기반시설 개선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구 의원은 최근 칼 와이스브로드 도시계획국장 앞으로 보낸 개발 사업 중단 촉구 서한에서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이미 과부하 상태의 플러싱 커뮤니티에 유해한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개발이 이뤄지면 인구가 급증할텐데 이를 수용할만한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재개발 사업에 그러한 문제를 해소할 방안이 담겨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구 의원실 스콧 시버 공보관은 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구 의원은 플러싱의 낙후 지역을 보다 나은 환경으로 개선한다는 재개발 사업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현재의 플러싱은 이미 과밀 상태가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고 해소 방안 없이 이 상태로 재개발을 한다면 결과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부지구 재개발이 오히려 그러한 현재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플러싱상공회의소는 1일 시정부의 재개발 사업 철회 결정이 유감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사이몬 거슨 상공회의소 회장은 성명에서 "플러싱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처럼 같은 사업을 두고 한 커뮤니티에서 전혀 다른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왜일까. 플러싱상공회의소 존 최 사무총장은 "기반시설 개선 계획이 없다고 하지만 결국 이 같은 대형 사업을 진행할 때는 그러한 기반시설 건설과 확충에 대한 협상도 함께 벌이게 된다"며 "무조건 시정부의 계획대로 재개발하도록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커뮤니티가 필요한 부분을 요구하고 의견을 수렴시키면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또 "이미 플러싱은 민간 개발업체들에 의해 무분별하게 건물 신축과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들 민간 사업이야말로 기반시설 보완 없이 이뤄지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
2016.06.02. 19:09
1998년 7월 커네티컷주 맨스필드에서 발생 중범 혐의 체포 안재필씨, 보석 후 한국 도주 한국 방송 통해 방영되면서 한인사회에 충격 18년 전, 커네티컷주에서 발생한 당시 10대 한인 소년 폭행과 음란행위 강요 사건 용의자를 미국으로 송환시킬 것을 촉구하는 청원이 백악관 청원 사이트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개설된 이 청원에 서명한 사람이 하루 만인 1일 현재 2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한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청원 목적은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용의자 안재필씨를 미국으로 송환해 재판을 받게 하는 것이다. 18년이나 지난 사건이 이제 와서 백악관 청원 사이트에까지 오르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커네티컷주 법원 기록에 따르면 용의자로 지목된 안씨는 1999년 10월 5일 1급 폭행과 미성년자에 음란행위 강요 등 B급 중범 혐의 2건과 C급 중범인 어린이 신체 부상 위험 등의 혐의로 커네티컷주 경찰에 체포됐다. 중범 혐의 외에도 경범인 협박과 난폭행위, 미성년자에 술을 먹인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실질적인 사건 발생 시기는 1998년 7월 1일 일어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안씨는 체포 직후 2만50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안씨는 풀려난 뒤 법원 출석을 하지 않아 체포 영장이 다시 발부된 상태다. 2000년 9월 15일자로 보도된 커네티컷 현지 언론 '하트포드 커런트' 기사에 따르면 안씨는 2개월간 15세 소년을 맨스필드에 있는 셀레론스퀘어 아파트에서 학대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씨는 당시 소년에게 음식을 주지 않았으며 나무 판자로 폭행했고 머리와 음부 털을 깎고 화장실 변기에 묻은 소변을 핥게 강요하기도 했다. 안씨는 검찰의 형량조정 결과를 받아들이는 일정을 남겨두고 법원 출석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최근 한국의 SBS방송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영되면서 한국은 물론 미주 한인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방송 내용에 따르면 당시 전도사였던 신기훈(가명)씨와 그의 동생 신장훈(가명)씨, 그리고 배철민(가명)씨가 공범이었다. 안씨의 이름은 이들 세 명 중 한 명의 실명이다. 이들은 당시 유학생이었던 15세 소년 김건우(가명)씨를 집단 학대했다. 그러나 두 명은 안씨보다 먼저 도주해 수사 당국에 검거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기훈씨는 현재 한국에서 목사로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백악관 청원 사이트(https://petitions.whitehouse.gov/petition/extradite-jae-phil-ahn-republic-s-korea)의 개설자 이름은 J.B로만 돼 있어 누가 개설했는지 정확한 신원은 파악되지 않지만 그는 "검찰은 당시 안씨에 대한 송환 절차를 추진했으나 예산 문제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오는 6월 30일까지 이 청원에 10만 명이 서명하면 백악관 등 관련된 정부 당국이 해당 청원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혀야 한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
2016.06.01. 17:07
2차대전 전에 지은 건물들 '납 함유' 수도관 사용 상수도관 문제 없어도 학교 수도 시설에서 오염 수돗물 검사 의무화 규정 없어 교육당국도 무관심 ▶ 관계기사 C-1면 한인 학생 비율이 40%에 이르는 뉴저지주 포트리 학군에서 초등학교에 이어 중학교 및 고등학교의 수돗물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 최근 공립교에서 수돗물 검사만 하면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발견되고 있는 것. 25일 포트리 학군 발표에 따르면 중학교에 있는 5곳의 급수 시설과 고교 내 1곳의 급수 시설에서 연방환경청 기준치를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 앞서 지난 20일 포트리 학군 내 초등학교 4곳의 식수대 10곳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발견돼 비상이 걸린 바 있다. 〈본지 5월 21일자 A-1면> 올해 들어 레오니아.팰리세이즈파크 등을 비롯, 뉴저지주 전역의 학군에서 잇따라 납 오염 수돗물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 3월 뉴왁 학군을 시작으로 최소 16개 학군의 수돗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됐다. 수돗물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검사를 실시하는 학군이 늘고 있고, 검사를 하면 어김없이 문제가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뉴저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사이오셋.제리코 등 롱아일랜드 학군 7개 학군에서도 급수 시설에서 기준치를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 이들 학군 역시 납 수돗물 우려가 커지면서 자발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문제가 발견됐다. 뉴욕.뉴저지에서는 그간 납 수돗물 문제가 그리 부각되지 않았다가 올해 들어 심각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수돗물 안전에 대한 학교 당국의 관심이 크지 않았던 탓이 적지 않다. 포트리 고교의 경우 1916년에 지어지는 등 많은 학교들이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다. 오래된 건물의 경우 납이 함유된 수도관을 쓰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납 성분이 수돗물에 스며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상수도관까지는 문제가 없는 수돗물이 학교 건물의 수도 시설에서 납에 오염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 때문에 수돗물 안전 검사가 정기적으로 자주 이뤄져야 함에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뉴저지주의 경우 학교 내 수돗물 검사가 의무화되지 않았다. 학군 측의 자발적인 결정이 있어야만 검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수도 시설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소홀한 상태다. 포트리 중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한 한인 학부모는 "아이들은 예전부터 수돗물이 더럽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녹이 슨 급수대가 많고 작동도 잘 하지 않지만 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나마 깨끗하고 필터가 달린 급수대에 아이들이 몰리는 것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있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이지만 대처는 없었다는 것이다. 예산 문제로 낡은 건물의 대대적인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최소한 학생들이 식수로 이용할 수 있는 정수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투자 역시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팰팍 한인학부모회는 "2년 전부터 학교 내 식수 문제 개선을 요구해 왔지만 팰팍 학군 교육위원회는 예산 문제로 구체적인 논의에 나서지 않는 등 대처에 미온적"이라고 지적했다. 어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검사를 통해 문제를 계속 파악하고,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정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납 수돗물 문제는 항상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지적이다. 서한서 기자 [email protected]
2016.05.26. 17:27
대학 당국 전면 부인하지만 전·현직 관계자들 일부 시인 대부분 '총체적 사정'방식 주관적 평가, 합격 여부 결정 아이비리그 명문대들이 입학 전형에서 아시안 학생을 차별한다는 이유로 잇따라 피소되고 있다.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교육 단체 130여 곳으로 이뤄진 '아시안아메리칸교육연합(AACE)'은 지난해 하버드대에 이어 23일 예일.브라운.다트머스대를 상대로 법무부와 교육부에 입시 차별 조사를 촉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본지 5월 23일자 A-1면> AACE는 아이비리그 대학들을 상대로 입시 차별 소송을 벌이는 배경에 대해 "이들 명문대가 수십 년간 아시안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구조적 차별을 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AACE만의 주장이 아니다. 대학 내부 관계자와 전직 교직원들도 입시 차별 행위가 존재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합격자 통계도 차별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해 새라 하버슨 전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입학처 차장은 '대학 입학 전형의 진실'이란 LA타임스 기고문에서 "명문대 입시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이 팽배하다. 특히 아시안에 대한 차별이 일반적"이라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또 작년 10월 발표된 전국 대학 입학사정관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사립대 입학사정관의 51%가 '아시안 학생이 타민족 학생에 비해 입학 심사에서 더 높은 기준을 적용 받는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밖에 프린스턴대 교지인 '프린스토니안'은 "지난 20년간 아시안 입시생은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전체 입학생 가운데 아시안 비중은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하버드.예일 등의 신입생 중 아시안 비율은 줄곧 20% 남짓에서 변치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아시안 지원자 수는 크게 늘었지만 합격자 비중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명문대들은 "공정한 기준과 절차에 의해 입학생을 선발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기준 역시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 대부분은 입시 정책에 '총체적 입학 사정(holistic admissions)'이라는 제도를 반영하고 있다. 이는 지원 학생의 성장 배경이나 외부 활동 추천서 등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대학 측에서는 고교 평균 성적(GPA)이나 SAT 점수와 같은 객관적인 지표와 더불어 학생의 다양한 재능을 평가하기 위해 총체적 입학 사정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주관적인 평가가 개입될 수밖에 없어 인종 차별을 가능하게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이비리그에 재학 중인 일부 아시안 학생들은 입시 차별 소송에 대해 다소 과장됐다는 비판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소송 제기가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 했지만 그러지 못한 학생 및 학부모들에 의해 이뤄져 아시안 학생 전체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피소된 대학 당국들은 "입학 전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신경을 쓰는 듯한 모양새다. 하버드대 합격생 중 아시안 비율은 지난 2014년 19.7%에서 2015년 21%, 올해는 22.1%로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진 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서한서 기자 [email protected]
2016.05.23. 19:08
3일 사이오셋 학교·주택가 인근에 떨어져 지난달에는 서폭카운티 주거지 추락하기도 정부 "경찰에 물어보겠다"는 답변만 롱아일랜드에서 경비행기 추락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달에 두 번 꼴로 비행기가 추락해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은 없는 상태라 주민들 사이에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따르면 올 들어 롱아일랜드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가 7건이나 발생했다. 특히 3일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롱아일랜드 사이오셋에서 발생한 추락 사고는 자칫 초대형 재난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이날 비치크래프트35 비행기가 192 콜드스프링스로드에 추락해 탑승자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전원 사망했다. 〈본지 5월 4일자 A-4면> 문제는 추락 지점 반경 1마일 안에 주택 밀집지역과 공립학교 3곳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사고 지점에서 베리힐초등학교까지는 걸어서 1분 거리였으며 부서진 비행기 잔해가 떨어진 셸터락 교회의 경우 고작 0.2마일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주택 밀집 지역 역시 가까워 인근 주민에 따르면 주택 앞 마당 곳곳에 비행기 잔해가 흩어졌다. 비행기가 조금이라도 각도를 달리해 추락했다면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던 것. NTSB가 공개한 교신 내용에 따르면 3일 사고는 추락 직전 조종사가 보낸 "비행기 패널의 일부가 파손됐다"는 내용으로 보아 기체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악천후도 이번 사고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NTSB의 최종 조사 보고서가 발표되는 9~12개월 이후에나 확인될 전망이다. 주택가 인근에 비행기가 추락한 사고는 또 있다. 지난달 10일에도 경비행기가 서폭카운티 베이포드의 주택가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에도 주민 피해 없이 조종사와 탑승객만 부상을 입었지만 비행기가 추락한 도로 양 옆에 가정집이 늘어서 있어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사고가 잇따름에도 방지 대책이 제대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본지가 연이은 비행기 추락 사고 방지책에 대해 나소카운티정부 측에 문의했지만 정부 측은 "경찰에게 알아보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결국 뚜렷한 방안이 없는 현실인 것.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고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사이오셋의 한 주민은 언론 인터뷰에서 "비행기 잔해가 사방에 널려 있다. 이 같은 사고가 또 다시 일어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심지영 기자 [email protected]
2016.05.04. 18:14
"난 쓸모 없어…" 희망 없다고 느낄 때 '위험' 성공과 실패 대하는 이분법적 태도가 문제 정신건강에 소홀한 한인사회 문화도 악영향 전문치료 필요한 '마음의 병' 인식 전환 시급 40대 한인들의 잇단 자살 소식이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 플러싱 노던불러바드와 파슨스불러바드에 있는 아파트 6층에서 46세 한인 여성이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데일리뉴스는 이 여성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전에도 자신이 자살을 할 것이라는 말을 자주했다고 전했다. 다음날인 28일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에 사는 43세 존 배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배씨는 차량 내에 숯불을 피웠고 결국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생을 마감했다. 방을 빌려 혼자 살고 있던 배씨는 부인과 별거 상태였으며 경제적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건의 피해자들은 극단적인 상황에 몰려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플러싱의 여성은 평소 우울증을 겪는 등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배씨는 가정 불화와 재정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뉴저지주 티넥의 AWCA가정상담소에 따르면 지난 2013~2015년 사이 40대 한인들의 상담소 방문이 전체 연령대 중에서 가장 많았다. 이 기간 동안 상담소를 찾은 이들의 30%가 41~50세였던 것. 그 만큼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40대 한인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또 이 기간 동안 상담소를 찾은 이들의 20% 이상이 정신건강 또는 감정조절 이상 문제를 호소해 적지 않은 한인들이 정신건강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윤성민 AWCA가정상담소 소장은 "자살 시도에 있어 중요한 공통점은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변인들도 도움이 되지 않고 미래에 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정신적인 어려움과 연관돼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40대의 경우 직장과 가정 등에서 많은 책임이 요구되지만 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기는 쉽지 않은 시기다. 윤 소장은 "여성보다는 남성이 자신의 어려움을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있다. 또 성공과 실패에 대해 지나치게 이분법적으로 여기고 정신적인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인사회 문화도 자살의 한 요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사회 전체에서도 자살률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자살률은 24% 높아졌다. 특히 45~64세의 경우 남성은 43% 여성은 63%나 자살률이 상승했다. 윤 소장은 "자살 예방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가족 등 주변에 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스스로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상담 기관을 찾는 이들도 있지만 주변의 권유를 통해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문적인 치료나 상담을 받으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운영하던 사업체가 어려워져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려했던 남성이 전문 치료를 받고 크게 호전되는 등 많은 사례들이 있다"며 "정신적 또는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해 부정적으로 여기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도록 권하는 사회적 문화가 조성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한서 기자 [email protected]
2016.04.29.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