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시간. LA한인타운 인근 맥아더 공원이 순식간에 공포로 휩싸인 시간이었다. LA 지역에서 대낮에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하는 단속이 이루어져 논란이다. 도심 한복판에 장갑차가 등장하고, 100여 명의 중무장한 연방 요원이 공원을 샅샅이 수색하듯 헤집었다. 7일 오전 10시30분, 마스크를 쓴 연방 요원들이 갑자기 공원에 들이닥쳤다. 이민세관단속국(ICE), 세관국경보호국(CBP), 국경수비대(BP) 등이 장갑차, 군용 험비, 기마대 등을 이끌고 공원 내로 대거 진입했다. 맥아더 공원은 평소 노숙자, 마약 중독자들이 머무는 곳이지만 엘살바도르인 등 히스패닉계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이기도 하다. 연방 요원들은 미리 준비한 것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중무장한 요원들이 일렬로 진영을 갖춰 공원 전체를 수색했다. 10여 명의 기마 요원들은 그 뒤를 따라갔다. 그러자 공원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피하기 시작했다. 인근 업주들은 서둘러 상점 셔터를 내리고 영업을 중단하는 모습도 보였다. 공원을 지나가던 애디 씨는 “산책하다가 상황을 보고 놀라서 멈춰 섰다”며 “너무나 비정상적인 상황이라 그 모습을 전부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날 동원된 군용 험비는 총 17대다. 장갑차는 4대가 출동했다. 국토안보부(DHS) 소속 헬기 한 대는 맥아더 공원 상공을 빙빙 돌며 작전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주변 지역 교통도 일부 통제됐다. 급습 작전과 별개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구급차 2대, 주방위군 90여 명, LA경찰국(LAPD) 소속 헬기 한 대도 동원돼 상황을 살폈다. 맥아더 공원 주변이 공포 분위기로 뒤바뀐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갑자기 100여 명의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ICE Out Of LA’라고 적힌 피켓을 든 시위대는 확성기를 들고 “LA에서 당장 꺼져라”라며 소리쳤고, 일부는 중무장한 요원들을 향해 도발하며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시위대들에게 검은색 마스크를 나눠 주기도 했다. 맥아더공원 불체자 검거 숫자 안 밝혀 현장을 지켜보던 마테오 루비오(54) 씨는 “이러한 급습 행위는 엄연히 불법”이라며 “이번 연방 요원들의 작전은 히스패닉계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개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도 이날 단속이 진행되고 있던 공원을 긴급히 찾았다. 배스 시장은 현장에서 연방 정부 관계자와 직접 전화 통화를 하며 “지금 당장 떠나라. 이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어 배스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공포와 테러를 조장하고 있으며, LA 시민들은 이러한 방식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 급습 작전은 약 1시간만에 종료됐다. 이날 작전으로 몇 명이 체포 또는 구금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치인들도 분개했다. 마크 곤잘레스(54지구) 가주 하원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연방 요원들이 이민자 밀집 지역을 급습해 거리의 노점상들을 위협하고, 아무런 이유 없이 공포를 퍼뜨렸다”며 “이건 법 집행이 아닌 협박”이라고 비난했다. 강한길 기자맥아더 공원 맥아더 공원 단속 요원 공원 전체
2025.07.07. 20:24
남가주 주요 지역에서 저인망식 불법체류자 단속이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단속 활동의 범위가 넓어지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법안도 가주 의회에 상정됐다. 지난 22일 KTLA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토런스 지역 보더 애비뉴와 213번가 교차로 인근에 있는 세차장 ‘버블 배스 핸드 카 워시'(Bubble Bath Hand Car Wash)에서 단속을 벌였다. 마스크,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린 ICE 요원 10여 명이 작전에 투입됐고, 불법체류자 최소 2명 이상을 체포했다. 당시 세차장 주인과 주변에 있던 주민들은 요원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며 강력히 항의했다. 한 요원은 세차장 업주를 향해 “불법체류자가 당신의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21일 정오쯤에는 샌타애나 지역에서 조경 일을 하던 남성 나르시소 바랑코가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FOX11 보도에 따르면 바랑코는 아이홉(IHOP) 주변에서 잔디를 깎다가 체포됐다. 기예르모 빌라렐 아이홉 매니저는 “바랑코가 작업을 하던 도중, 마스크를 착용한 남성들이 갑자기 나타나 그를 체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CBP 요원들은 바랑코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사실도 드러났다. 조나단 헤르난데스 샌타애나 시의원이 공개한 당시 체포 영상에는 CBP 요원들이 바랑코를 바닥에 눕힌 뒤, 주먹으로 그의 머리를 반복적으로 가격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또한, 체포 과정에서 요원들이 바랑코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다는 주장도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바랑코는 슬하에 아들 3명을 두고 있는데, 이들 모두 전·현직 해병대원으로 전해졌다. 아프가니스탄 파병 경험이 있는 알레한드로 바랑코는 “아버지가 불법체류자는 맞지만, 범죄 기록이 없다”며 “미국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이민 당국 요원이 단속 활동에 참여할 경우 신분을 밝히도록 하는 법안(SB 805)이 가주 의회에 상정됐다. 법안은 사샤 르네 페레즈(민주·25지구) 가주 상원의원이 지난 23일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사법 당국 경관 또는 요원이 공무 집행 시 이름, 배지 번호 등을 통해 신분을 밝히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경준 기자단속 주말새 단속 요원 주말새 불체자 요원 신분
2025.06.23. 20:37
전방위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이 이뤄지면서 한인 불법체류자들의 두려움도 크다. 이에 LA한인회(회장 로버트 안)와LA총영사관(총영사 김영완), LA한인상공회의소(회장 정동완), 남가주한인변호사협회(회장 패트리샤 박) 등은 10일 줌(zoom) 간담회를 열고 단속시 대처 방안 등을 설명했다. 간담회에는 캐런 배스 LA시장도 참석했다. 패트리샤 박 한인변호사협회 회장은 “불법체류 상황이라면 레드카드(Know Your Rights Card)를 갖고 다니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레드 카드’에는 단속 요원을 만났을 경우 자신이 주장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레드 카드’는 시민자유연맹(ACLU), 이민법센터(NILC) 웹사이트 등을 통해 PDF 형식으로 무료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이어 박 회장은 “위기 상황에서도 절대 거짓 진술은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단속에 대비한 권리 숙지도 필요하다. 단속 요원의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문서 서명 전 변호사와 상담할 권리도 있다. 또한 법원의 영장이 없이는 어떤 법 집행기관의 요원도 집 안에 들어올 수 없다. 특히 국토안보부(DHS)의 행정 영장은 강제 진입 권한이 없다는 사실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배스 LA시장은 “시민들은 불안해하지 말고 자신의 권리를 알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민권센터와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도 이민자들을 돕기 위해 24시간 전국 핫라인(844-500-3222)을 개설했다. 한국어와 영어로 상담이 가능하며 개인의 비밀은 보장된다. 송영채 기자영장 집안 불법체류자 단속 단속 요원 권리 숙지도
2025.06.10.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