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높은 생활비 부담이 장기화하면서 한인들은 당장의 지출을 줄이는 한편 주택과 투자, 노후 준비 등 장기적인 자산을 지키려는 움직임도 동시에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뱅크오브호프와 ‘2026 한인 경제생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한인들의 금융 활동의 현주소와 지난 2020년부터의 변화에 대해 조사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인들의 직업과 소득부터 주거, 투자와 노후, 생활비 부담, 한인은행 이용 실태까지 경제생활의 변화를 5회에 걸쳐 짚어본다. ━ 팬데믹이 촉발한 경기 둔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인사회의 경제활동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한인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자영업자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어든 반면 직장인과 은퇴자는 크게 늘었다. 가계소득은 절반 이상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자영업자들은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본지가 뱅크오브호프의 후원으로 실시한 ‘2026년 한인 경제생활 설문조사’에서 본인의 직업을 묻는 질문에 직장인이라고 답한 한인들의 비율은 33.3%로 가장 높았다. 은퇴자가 21.0%, 자영업자 17.6%, 전문직 8.4%, 자유업 6.6%, 기타 5.8% 순이었다. ▶사업 대신 직장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의 변화를 보면 한인사회의 ‘탈자영업’의 흐름이 두드러진다. 자영업자의 비중은 2020년 24.4%에서 2023년 19.6%, 2026년 17.6%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직장인은 2020년 22.9%에서 2023년 35.3%로 크게 늘어난 뒤 2026년 33.3%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자영업자의 비중이 직장인보다 높았지만 이제는 직장인이 자영업자의 두 배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한인 경제활동의 중심축이 자영업에서 임금근로자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하나의 눈에 띄는 변화는 은퇴자의 증가로, 비율이 2020년 11.9%에서 2023년 17.6%, 2026년에는 21.0%까지 높아졌다. 한인사회의 고령화가 본격화하면서 직업 구조에서도 은퇴 인구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 소득 소득은 대체로 정체된 모습이었다. 전년과 비교해 소득이 ‘비슷하다’는 응답이 51.2%로 가장 많았으며, ‘증가했다’는 23.0%, ‘감소했다’는 22.8%였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소득이 감소했다고 밝힌 가구가 69.3%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은 크게 개선됐지만, 절반 이상의 한인 가구가 소득 증가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연간 소득을 보면 한인 대부분이 중간 이하 구간에 집중되는 아쉬운 결과를 나타냈다. 연소득 5만~6만9999달러가 17.9%, 3만~4만9999달러가 17.9%, 3만 달러 미만이 17.7%로 조사됐다. 세 구간을 합하면 응답자의 53.5%가 연소득 7만 달러 미만에 해당한다. 이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직장인은 5만~6만9999달러가 20.6%, 7만~8만9999달러는 19.1%로 중간 소득대에 집중된 반면, 전문직은 15만 달러 이상이 22.6%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고소득층 비중이 높았다. 공무원 역시 7만~10만9999달러 구간이 47.2%로 절반에 육박했다. 자영업자는 소득 구간이 비교적 고르게 분산됐다. 5만~6만9999달러가 17.9%로 가장 많았지만 3만~4만9999달러 14.8%, 3만 달러 미만 12.6%, 7만~8만9999달러 12.4%였으며, 2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도 11.2%를 차지했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이 함께 존재하는 자영업의 특성이 드러난 셈이다. ▶비용 증가·매출 감소 그러나 소득 규모를 불문하고 자영업자의 현실은 최근 불안한 경제에 녹록지 않은 모습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57.1%로 절반이 넘었으며, ‘동일하다’는 28.8%, ‘증가했다’는 10.5%에 불과했다. 특히 50대 자영업자의 61.9%, 60대의 58.3%가 매출 감소를 경험했다고 답해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 속 핵심 경제활동을 하는 연령층의 어려움이 눈에 띄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매출 및 고객 감소’가 47.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출 증가 및 임대료 부담’이 35.8%를 차지했다. 2020년 15.3%에 불과했던 ‘비용 부담’은 2023년 31.4%, 올해 35.8%까지 높아졌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가 상승과 임대료 부담이 한인들의 사업체 경영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체 구조 한인 자영업의 구조는 여전히 소규모 사업체 중심으로 나타났다. 연매출 50만 달러 미만 사업체가 절반 가까이인 49.2%로 가장 많았으며, 50만~100만 달러 미만이 24.0%, 100만~500만 달러 미만이 16.8%, 500만 달러 이상은 10.1%였다. 2020년과 비교하면 연매출 50만 달러 미만 사업체 비중은 68.4%에서 49.2%로 감소한 반면, 중대형 매출 구간은 늘어 한인 사업체간 양극화가 진행되는 모습도 발견됐다. 한인 사업체의 업종별 분포도에선 서비스업이 3곳 중 1곳꼴인 33.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요식업(18.7%)과 도·소매업(17.3%)이 뒤를 이었다. 서비스업과 요식업 비중은 꾸준히 증가한 반면 건축업은 2020년 6.4%, 2023년 6.1%였으나 올해 4.3%로 감소했다. 최근 연방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비용 증가 및 변동성의 여파로 보인다. 한인 사업체 대부분은 영세 규모였다. 직원 10명 이하 사업체가 90.9%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11~30명은 6.9%, 30명 이상은 2%를 밑돌았다. 운영 기간은 10~20년이 29.2%로 가장 많았다. 20년 이상은 22.0%, 5~10년은 23.6%였다. 반면 2년 미만 신생 사업체는 2020년 39.4%에서 2023년 10.2%, 2026년에는 8.0%로 감소해 신규 창업이 크게 줄고 시장이 기존 사업체 중심으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관련기사 자영업 24%→17%…한인 경제 중심축 ‘직장인’으로 이동 '내 집' 한인 웃고 세입자는 울었다 우훈식 기자탈자영업 한인경제 소득 증가 한인 경제활동 한인 경제생활
2026.09.07. 20:00
캐나다 전역의 가정이 올해 평균 소득의 43.5%를 세금으로 납부하면서 2026년 6월 9일이 세금 자유의 날(Tax Freedom Day)로 기록됐다. 민간 싱크탱크 프레이저 연구소는 8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연초부터 벌어들인 소득이 모두 세금으로 지출됐다고 가정할 때 이날부터의 소득이 개인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이는 캐나다 국민이 연간 5개월 이상 소득 전부를 세금 납부에 사용하는 구조로 해석되며 세 부담 수준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소득 증가보다 빠른 세금 인상 올해 발표에 따르면 2인 이상 캐나다 평균 가구의 연간 총소득은 16만6,790달러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소득세와 소비세, 유류세, 재산세 등으로 지출되는 금액은 7만2,539달러에 달한다. 올해 ‘세금 자유의 날’은 지난해보다 하루 늦어졌다. 평균 소득 증가율이 2.2%에 그친 반면 총 세금 부담 증가율은 3.0%로 더 높게 나타난 영향이다. 특히 BC주 정부가 올해 최저 구간 개인 소득세율을 5.06%에서 5.60%로 인상한 점이 부담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보고서는 연방 정부와 각 주 정부의 재정 운영 방식이 향후 세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 카니 총리는 취임 전 재정 운용 방식의 변화를 약속했지만, 올해 연방 정부 재정 적자는 65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각 주 정부 적자 규모 478억 달러를 합치면, 올해 연방과 주 정부를 합한 신규 부채는 총 1,131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미래 세대 세부담 가중 우려 이처럼 누적되는 정부 부채는 결국 미래 세대가 더 높은 세율을 부담하게 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프레이저 연구소는 정부가 미래 세대에 부채를 넘기지 않고 현재 시점에서 증가한 재정 적자를 세금으로 충당한다고 가정할 경우, 이른바 ‘균형 재정 기준 세금 자유의 날’은 6월 9일이 아니라 6월 25일로 16일 늦춰진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채무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세금 자유의 날이 점점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건수 기자 [email protected]캐나다인 세금 세금 자유 연간 총소득 소득 증가
2026.06.09. 18:48
▶문= 은퇴를 준비 중입니다. 어느 정도 은퇴 자금을 마련해 두긴 했지만, 이 돈을 앞으로 20~30년 이상 어떻게 나눠 써야 할지 막막합니다. 물가는 계속 오를 텐데 자금을 고갈 없이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할 방법이 있을까요? ▶답= 많은 분들이 은퇴를 앞두고 한정된 자금으로 은퇴 후 평생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은퇴 후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은퇴자금을 예상보다 빨리 소진시킬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걱정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소득 증가 기능을 포함한 증가형 인컴 어뉴이티 플랜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플랜은 기본적으로 평생 동안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할 뿐 아니라, 소득을 물가 상승에 맞춰 늘릴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증가형 인컴 어뉴이티는 은퇴 후 일정한 시점부터 매달 소득을 지급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연금과 달리, 이 상품은 지급액이 고정되지 않고 선택한 지수(예: S&P 500® Index)의 성과에 따라 소득이 증가할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즉,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선택한 지수가 상승하면 그에 따라 받는 소득도 늘어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안정된 인컴을 확보함과 동시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에도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합니다. 이를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60세 남성 A씨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A 씨는 60세에 $200,000을 증가형 인컴 어뉴이티에 불입하고, 70세부터 인컴을 수령하기로 계획했습니다. 초기 10년 동안 A씨의 자금은 선택한 경제 지수 성과에 따라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70세가 되었을 때, A씨는 첫해 연간 약 $28,000의 인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선택한 지수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소득이 조금씩 증가할 수 있었고, 80세에는 연간 약 $40,000 이상의 소득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이 사례는 증가형 인컴 어뉴이티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구매력 감소를 완화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처럼 소득 증가 기능은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방법입니다. 고정된 소득만으로는 구매력 감소를 보완하기 어렵지만, 소득이 경제 상황에 따라 늘어날 수 있다면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안정감을 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초기 자금을 안전하게 유지하면서도 경제 성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입니다. 은퇴 후 재정 계획은 단순히 은퇴 자금을 준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관리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가에 의해 은퇴 생활의 질이 좌우됩니다. 지금의 작은 준비가 미래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물가상승에도 대비할 수 있는 은퇴를 위해 지금 바로 전문가와 상담해 보시길 권장합니다. ▶문의:(213)663-3152 주보윤 재정보험 전문가미국 재정보험전문가 소득 증가 최근 소득 물가 상승
2024.12.03. 21:14
최근 ‘한국의 20대는 단군 이래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고도 경제성장 시기를 보낸 부모 세대와 달리, 요즘 20-30대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부모 세대보다 가난하게 살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이런 암울한 경제적 상황은 미국도 다르지 않다. ‘자녀가 부모보다 더 잘 살 수 있는 가능성’을 학술적으로는 ‘세대 간 소득 이동성(Intergenerational mobility)’이라고 부른다. 이 이론의 ‘매직 넘버’는 35살이다. 자녀가 35살이 됐을 때 부모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리면 ‘세대 간 소득 이동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미국식으로 말한다면, 세대 간 이동성이 높을수록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내 자녀가 나(부모)보다 돈을 더 많이 벌고 더 좋은 삶을 누리는 것’은 바로 미국에 이민 온 모든 한인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아메리칸 드림’일 것이다. 그러나 ‘아메리칸 드림’의 가능성은 점점 줄고 있다. 워싱턴 공정성장 센터(Washington Center for Equitable Growth)의 선임 연구원인 오스틴 클레멘스 박사에 따르면, 지난 몇십 년간 미국의 소득 이동성은 감소해 왔다. 예를 들어 1940-50년대에는 청년의 90%가 부모보다 더 높은 소득을 올렸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그 비율은 50%로 떨어졌다. 미국 청년의 절반 이상이 부모 세대보다 돈을 적게 벌고 있다는 뜻이다. 클레멘스 박사는 “소득 증가의 대부분은 이미 높은 임금을 받는 직업군에서 발생하고 있다. 반면, 블루칼라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의 소득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라이드 셰어’나 음식 배달 등 임시직(gig economy)에 몰리면서, 청년들의 소득은 더욱 줄고 있다. ‘우버 잇츠’ ‘리프트’ 등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고, 출퇴근할 필요도 없는 이들 직종의 미국 내 종사자는 1000만 명에 달한다. 문제는 이들이 정규직이 아닌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s) 형태로 고용되어 있어 직업 안정성이 떨어지고 임금은 낮고, 혜택도 적다는 사실이다. UC버클리의 마이클 라이히 경제학 교수는 “이들 임시직 종사자들은 평균 시간당 7달러 이하를 벌고 있으며, 결국 먹고살려면 하루 12~14시간은 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이히 교수는 “이민자들이 이런 임시직 종사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데, 이유는 더 좋은 직업을 구할만한 기술이나 인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이들은 ‘포획된 노동력(captive labor force)’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한인을 포함한 이민자들의 ‘소득 이동성’이 평균적인 미국인들보다 높다는 점이다. 클레멘스 박사는 “이민 1세대 부모는 언어적 문제와 차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운 이유 등으로 인해 본인의 능력과 재능에 걸맞은 소득을 올리기 힘들다”며 “그러나 이민 2세대는 대체로 좋은 교육을 받고 그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부모 세대보다 높은 소득을 올린다”고 분석했다. 경제정책연구소의 하이디 시어홀즈 소장은 “미국은 전 국민이 아메리칸 드림을 달성하게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산을 갖고 있다”며 “따라서 이를 실현하는 것이 정책 결정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선거가 이제 100일도 남지 않았다. 한인을 포함한 유권자들은 주요 선출직 공직에 도전하는 후보들에게 “근로자들을 위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는 정책을 갖고 있느냐”고 물어야 할 것이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자녀 소득 이동성 아메리칸 드림 소득 증가
2024.07.31.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