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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소기업인의 어려움

미국 내 많은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생존 문제를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업체인 ‘레드벌룬( RedBalloon)’의 지난 4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래가 비관적이라고 답한 중소기업인이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49%나 됐다. 그만큼 지금의 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것을 반영한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가장 큰 이유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지속적인 운영 비용 증가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재료비와 임대료 상승, 인건비 인상, 높은 세율 등으로 인해 지출은 갈수록 증가하는데 수익은 이를 따르지 못해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설문에 응답한 중소기업인의 60% 가량은 이런 고물가로 인해 미국 경제가 침체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는 식당, 서비스업종 등 다양한 중소 업체들이 참여했다.     이와 관련 조사를 실시한 레드벌룬의 창업자인 앤드류 크레펀치는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팬데믹으로 인해 공급망이 붕괴하면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용 등이 급등했고 중소기업들의 어려움도 시작됐다는 것이다.       최근 한 언론에 중소기업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가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텍사스주 휴스턴에 거주하는 베라 베릭이라는 여성은 남편과 함께 32년째 소규모 위락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 위락 시설의 규모는 1만 스퀘어피트 정도로 미니 골프 퍼팅장, 어린이 놀이터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32년 전 오픈 당시 월 900달러였던 임대료는 지금 9045달러로 10배 이상 올랐다.     베릭은 경영상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좋은 직원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라고 했다. 지원자에게 괜찮은 수준의 임금을 제시해도 규모가 있는 기업으로 발길을 돌리는 지원자가 많다는 것이다. 지원자들이 안정성이나 발전 가능성 등을 많이 고려한다는 것이다.     시설 재투자도 어렵다. 낡은 시설을 수리하고 새로운 설비도 갖춰야 하지만 물가상승 등으로 인해 재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매출도 줄어 요즘은 임대료 내기도 부담스러울 정도라는 것이다. 베릭은 “물가가 워낙 올라 직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30명 정도 되는 직원 가운데는 부족한 생활비 마련을 위해 다른 파트타임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레드랍스터,리지아이,크래커 배럴 등 유명 식당의 일부 매장이 문을 닫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베스트바이, 달러 트리, CVS 등 대형 소매업체들도 매장을 줄이고 있다. 임대료와 유틸리티 비용, 인건비 상승 등으로 비용은 느는데  고객은 감소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매출이 떨어지는 매장은 정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중소기업들에 긴급 운영 자금을 빌려주는 융자 업체들도 성업 중이다. 이들 융자 업체는 주로 연 매출 3000만 달러 미만, 직원 10명 미만의 업체를 대상으로 다양한 융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주의 한 중소기업체 대표는 “지나칠 정도로 각종 규제가 많아 어려움이 많다”며 “특히 인건비와 연료 비용이 크게 올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지난 4월부터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의 시간당 최저 임금이 20달러로 오르면서 다른 업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이 오르면 매출은 줄 것이라는 걱정이다.     이어 그는 “주요 정책이나 혜택은 대기업 위주인 경우가 많아  중소기업은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미래에는 중소기업들이 설 공간이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김기천 / LA 카운티 중소기업자문관기고 중소기업인 어려움 중소기업 경영자들 소규모 위락시설 가지 어려움

2024.10.1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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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기업 선정 투자의 어려움

투자자 대부분은 좋은 종목을 선택해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변으로부터 좋은 종목에 관한 정보를 얻고자 애쓴다. 주식 관련 뉴스를 챙기고 인터넷 투자 모임에도 시간을 투자한다. 그러나 유망 기업을 선정해 투자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월가의 투자 전문가들 역시 자나 깨나 좋은 종목을 찾고자 한다. 하지만 자금력, 기업 평가 능력, 막대한 정보력 등에서 일반 투자자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전문 투자회사의 전문가들도 실패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AI(인공지능)에 대한 관심 덕에 엔비디아(Nvidia)의 주가가 급등했다.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의 손정의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엔비디아 주식을 너무 일찍 팔아 ‘1500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 손 회장이 운영하는 비전 펀드가 앤비디아 지분 4.9%를 가격 급등 직전에 팔았기 때문이다. 비전 펀드의 투자 전문가들이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1, 2위를 다투는 초우량 기업으로 급성장하리라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도 투자 실수를 한다. 세계 1위 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주식을 너무 일찍 매각한 것이다. TSMC의 현재 주가는 버핏이 보유 주식 전량을 처분한 지난해 1분기 말과 비교하면 2배 가량 뛰었다. 버핏은 “TSMC는 엄청난 기업”이라면서도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긴장 고조를 매도 이유로 밝혔다.   아크 이노베이션(ARK Innovation)펀드는 한때 높은 수익률로 관심을 모았다. 펀드 설립자인 케시 우드는 TV 등에 출연, 본인 투자 기업들의 급성장 전망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크 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월 앤비디아의 주식을 처분했다. 그런데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에만 239% 폭등했다.      아크 이노베이션이 투자했던 유전자 치료법 개발 기업 인바이테(Invitae)는 파산 신청을 준비 중이다. 2020년만 해도 시가총액이 70억 달러를 넘어섰고 주가도 50달러 이상이었다. 그러나 기업이 쇠퇴하면서 주가는 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우드는 이 회사가 유전자 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라면서 자사 포트폴리오 중 가장 과소 평가된 주식이라고 말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신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WSJ는 전 세계 경제 소식은 물론 기업의 흥망성쇠도 자세히 조사해서 기사화한다. 신문사에서는 매년 기업 평가 기사를 쓰고 주식선별(Stock-Picking) 경기를 한다. 칼럼니스트가 선정한 기업의 주식 성과를 보는 것이다.     지면을 통해 소개된 내용이 관심을 끈다. 한 칼럼니스트는 휴가지 타임쉐어를 사지 말고 타임쉐어를 파는 메리어트(Marriott)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했다. 결과는 19.7% 하락이다. 방광암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생명공학 분야에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유로젠(UroGen Pharma) 기업의 주가는 23.1% 하락했다. 피부질환약을 제조해 판매하는  문레이크(Moonlake)도 추천했지만 결과는 32.4% 폭락이다.     이처럼 유망 기업을 선정해 투자 수익을 올리는 것은 주식 전문가도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도 일반 투자자들은 본인이 직접 종목을 선택해 투자한다. 이런 무모하고 용감한 결정은 어디에서 오는가? 어느 한 시점의 투자 결과가 좋으면 단지 운이 따른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본인이 똑똑(?)한 결과로 생각한다. 이런 자만심과 무모함이 주식 투자 실패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지난 1년 주식시장(S&P500)의 수익률은 25.19% 그리고 나스닥은 33.07%이다. 500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분산 투자로 위험도 감소한다. 개별 기업 투자가 제대로 하는 투자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이다.   이명덕 / 박사재정칼럼 어려움 투자 투자 전문가들 전문 투자회사 투자자 대부분

2024.07.2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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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읽기] 비자유 속에서 살아가기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면 새로운 언어, 사물, 세계가 몹시 낯설어 힘들어지는 순간이 온다. 이 때문에 나는 자신을 지키는 방편으로 책을 몇 권 챙겨간다. 수많은 유적지와 예술작품을 단번에 해독하지 못하고, 이미지에 압도되며 불완전한 이해 속에서 비틀거릴 때 현실감각을 되돌려주는 것은 책이다. 끊임없이 외부 세계를 탐험하는 책이라도, 신기하리만큼 그것은 내면과 대면하게 만든다.   얼마 전 나는 열흘간 그리스로 떠났다. 여행지에서는 그 나라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이 가장 좋지만, 사전 준비로 그리스 비극과 미술책을 읽은 터라 고민이 됐다. 이럴 때 대안은 숙제로 남아 있던 책을 읽는 것이다. 올해 들어 넉 달 동안 내가 읽었던 작가는 블랑쇼, 바르트, 베케트인데 이들은 모두 한 작가의 이름을 반복해서 언급했다. 바로 마르셀 프루스트다.   나는 김창석 번역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전 11권)를 갖고 있었고, 10여 년 전 읽으려고 두 번 시도했다가 1권을 넘기지 못했다. 마침 소설가 김연수가 어느 지면에서 자신이 프루스트를 읽으려다 부딪힌 좌절을 털어놔 나름 위로가 됐지만, 이것은 ‘가짜 위로’일 뿐이다. 우리는 어떤 일의 실패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어물쩍 다른 사람의 경험까지 끌어다가 마치 그 대상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치부하고 넘어가기 때문이다(프루스트의 경우는 분량). 그러던 중 조지 스타이너의 비평집을 읽는데, 그가 결정적인 말을 했다. “프루스트가 없는 내 인생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토록 뛰어난 비평가의 삶을 빚은 작가로 또다시 언급됐기에 최신 판본인 김희영 번역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전 13권)를 샀고, 여행 가방에 1, 2권을 담았다.   독서 행위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비(非)자유적 상황’에 자신을 몰아넣기다. 운율법에 속박되면 뛰어난 시어가 나오듯이, 한 가지에 구속되면 놀라운 집중력이 발휘된다. 비행기와 숙소에서 다른 어떤 선택지 없이 나는 오직 프루스트만 읽어야 했다. 19세기 파리 사교계와 귀족들의 세세한 관습에 현대의 시민인 나는 가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도 했지만, 프루스트라는 거대한 세계를 향한 마음이 그 어떤 것도 방해물로 여기지 않게 만들었다. 놀라운 사실은, 10여 년 전의 나는 간데없이 이 책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독자는 늘 과거의 자신과 대면한다. 내가 어떤 검증된 거대한 세계에 섣불리 몸 담그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 세계의 문제라기보다 나 자신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수많은 외부 세계에 시선을 주지 않으면서 자신이 거절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거부당하는 쪽은 우리다.   프루스트의 책 1권을 조금 읽은 사람들은 늘 홍차에 적셔 먹은 마들렌이 불러일으키는 향수를 언급하고, 좀 더 전체적인 틀을 논하는 사람들은 이 책이 ‘기억’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근대 역사의 면면, 침윤하는 현대성, 알록달록한 계급사회의 풍속, 예술과 미학에 대한 비평적 관점, 반유대주의, 사랑과 동성애, 신경증의 발견, 언어의 변질, 기후와 공간, 제1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드리우는 시대 상황까지 모두 담고 있어 결코 한마디로 정의될 수 없다. 이 커다란 세계에 들어선 나는 솔직히 말해 이제야 독자의 자격을 얻은 것 같다. 그 전에 읽은 책들은 이 자격증을 얻기 위한 관문이었던 셈이다.   이를 통해 깨달은 단순한 사실은 우리가 무언가에 대한 허가증과 자유를 손에 쥐려면 반드시 ‘비자유’를 관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구속하지 않고는 습관과 버릇의 결을 재정돈할 수 없다. 일상에서 원심력을 일으키는 요소는 사방에 있어 ‘자유’와 ‘의지’(의욕)라는 말로 꾀기에 우리는 구심력을 갖기가 무척 어렵다.   구석으로 자신을 몰아붙이는 독자만이 커다란 세계를 얻는다. 거기에는 포기된 수많은 세계가 있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고작 하나둘이다. 하지만 이 세계는 나만 접한 것이 아니어서 수많은 인생 선배가 표식을 남겨둔다. 그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은 누구나 볼 수 있어도 그 넓고 깊은 세계로 들어갈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샛길이 많을 뿐 아니라, 얼마 안 가 뒤돌아 나올 만큼 우리의 성정은 늘 성마르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책을 읽어온 뒤 비로소 최근에야 나는 독자의 역량을 조금 갖췄다고 느낀다. 물론 그 사실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나 혼자뿐이다. 전집의 7권을 읽기 시작하려는 지금, 이 힘을 유지해주는 것은 새벽과 밤, 주말이라는 ‘시간’임을 안다. 시간은 결국 공간을 만들어낸다. 세계를 담아낼 수 있는 기억 속, 마음속 공간. 거기서 자아는 하나의 통합된 상을 갖게 되고, 삶이 연장되는 것은 단순히 길이를 늘이는 게 아니라 수직의 깊이를 얻는 것임을 알아차린다.마음 읽기 어려움 재정돈 외부 세계 마음속 공간 자유적 상황

2024.06.02. 17:51

학자금 부채 탕감 플랜B 대상 확대…'재정적 어려움' 기준 추가

조 바이든 행정부가 학자금 대출 탕감 플랜B의 초안을 발표한 지 네 달이 돼가는 가운데, 교육부가 구제 대상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20일 5가지 범주의 대출자를 대상으로 하는 학자금 탕감 플랜의 구체안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교육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구체화된 학자금 대출 탕감 플랜B 내용을 발표하고 “4개 그룹 대출자들이 우선순위를 부여받을 것”이라고 전했는데, 여기에 한 가지 범주를 더해 구제 대상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첫 번째 대상자는 ‘원금보다 부채 잔액이 늘어난 대출자’이며, 두 번째 대상자는 ‘20~25년 이상 상환 중인 대출자’이다.     세 번째 대상자는 ‘과도한 부채 부담 혹은 학자금 채무 연체율이 지나치게 높은 직업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출자’이며, 네 번째 대상자는 소득기반상환프로그램(IDR) 또는 공공서비스 부채 탕감(PSLF) 등 프로그램에 따라 학자금 대출 탕감 대상에 포함되지만 신청하지 않은 대출자다.     마지막 대상자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출자’로, 교육부는 해당 범주를 추가하며 재정적 어려움을 판별할 17가지 기준을 제안했다. 그 기준은 ▶가구 소득 ▶자산 ▶나이 ▶장애 여부 ▶상환 내역 ▶부채 잔액 ▶가계 소득 대비 부채 잔액 ▶펠 그랜트 수령 여부 ▶재학한 고등 교육 기관 분야 및 수준 ▶마지막으로 재학한 기관에서 받은 성적 ▶최초 대출 당시 연령 ▶의료·간병·주거 등 필수 지출액 등이다.     플랜B는 공청회를 통해 이르면 올해 확정될 예정이며, 교육부는 “오는 22일과 23일 관련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지혜 기자학자금 어려움 학자금 부채 학자금 탕감 재정적 어려움

2024.02.20. 19:30

[중앙칼럼] 소비자 어려움 덜어 줄 업소 없나요?

서울 청파동 골목 모퉁이에 있는 작은 편의점에는 독고라는 이름의 야간 알바가 있다. 서울역에서 노숙 생활을 하던 독고는 70대 여성의 지갑을 찾아준 인연으로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 일을 시작한 것이다. 고등학교 역사 교사로 일하다 정년퇴직 후 편의점을 운영하는 염 여사는 노숙자에게 편의점을 통째로 맡긴다.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굼떠 과연 손님을 상대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심도 생기지만 독고는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들을 위로하며 편의점의 밤을 지키는 일꾼이 되어간다. 독고로 인해 골목길의 작은 편의점은 불편하기 짝이 없던 곳에서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웃음을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 되어 간다. 불편하지만 자꾸 가고 싶은 편의점이다.      앞의 내용은 한국 국립중앙도서관 등이 2022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던 김호연 작가의 장편 소설 ‘불편한 편의점’의 줄거리다.  지난해 불편한 편의점은 1, 2권을 합쳐 100만 부 이상 판매됐다. 불경기의 불안감을 달래주는 위로형 소설이 통했다고 평했다.     경제가 요동쳤던 한 해가 저문다. 금리 인상, 물가상승, 노조파업, 경기둔화 등 올 한해 경제계는 ‘사상 최고’, ‘역사적인 기록’이 난무했다.     시작은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한 연방정부의 막대한 지출 확대였다. 정부 지출 확대와  저금리 유지 등으로 인해 세계 경제는 40년 동안 경험하지 못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인플레는 쉽게 잡히지 않았다.     금리가 오르면서 크레딧카드 등 소비자 부채도 늘어났다.  지난봄 미국인의 총 크레딧카드 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크레딧카드 부채 증가는 오를 대로 오른 물가로 인한 소비자들의 재정적 어려움을 방증하는 바로미터다.     한인 경제 역시 미국 경제의 축소판이다. 일 년 중 최고 대목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에도 대부분의 한인 업체의 매출 성적표는 예년보다 좋지 않았다. 마켓, 식당, 소매업체 모두 경기둔화를 매출로 고스란히 경험하고 있다.     특히 요식업계는 모임이 많은 연말 시즌에 접어들었지만, 폐업과 점심 영업을 중단하는 식당들이 늘고 있다. 그나마 케이터링 업계는 매출이 늘었다고 한다. 지갑이 얄팍해진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결혼식, 생일, 기업행사 등의 이벤트용으로 케이터링 업체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았지만 인플레를 겪으면서 자바 업계, 직장인, 병원, 약국, 물류업체, 양로보건센터 등으로 고객이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으로 직장인들의 점심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삼삼오오 모여 케이터링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케이터링 업계의 생존 비결은 가성비와 편리함, 그리고 넉넉한 인심이다. 케이터링 업계는 과거보다 가격을 소폭 올리긴 했지만 식재료 및 인건비 상승분만큼 올리지는 못했다고 한다. 이처럼 수익률은 낮추고 직접 배달을 하는 등의 수고로움은 기꺼이 감수했다. 또 식사비가 부담스러운 한인타운 직장인들에게 넉넉하게 음식을 담아준다. 고객들 반응은 뜨겁고, 주문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층과 타인종 고객들의 주문까지 늘어나면서 새로운 메뉴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에 대응하는 중이다.     내년 경제에 대한 전망은 월가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경기 침체 없이 연준이 내년까지 금리를 높게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JP모건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경기침체 위험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내년 한인 경제권에도 불경기의 불안감을 달래주고 위로를 주는 ‘불편한 편의점’의 나비 효과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이은영 / 경제부 부장중앙칼럼 소비자 어려움 소비자 부채 재정적 어려움 크레딧카드 부채

2023.12.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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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들여다보기] 수강 신청 어려움·평균 과제 분량 등 대학이 얘기 안 하는 것 미리 살펴야

특정 대학에 원서를 넣기 전에 캠퍼스 투어를 하기로 결정한다면 지원자로서 그 대학의 학생들이 실제로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대학 생활이라는 것이 어떤 모습이고, 학생들은 하루 종일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대학의 입학 설명회에 참석하거나 캠퍼스 투어를 가면 이런 질문에 대해 답변을 들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대학의 명성과 전공 프로그램, 지원 과정, 그리고 가장 잘 알려진 특징 등에 대해 듣는데 보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 재학생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대학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정보는 매우 유용하다. 이런 깊은 정보는 나와 특정 대학의 ‘핏’(fit)이 맞는지 판단하고, 입학 허가를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학의 캠퍼스는 저마다 다른 환경에 위치해 있다.     상대적으로 시골 지역에 위치하거나, 조용한 교외에 있는 대학이 있고, 대도시 다운타운에 있는 대학도 있다. 어디에 있든지 대학생이 되면 캠퍼스 밖으로 나갈 일이 있고, 주변 타운도 자주 방문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대학 캠퍼스를 둘러싼 환경이 어떤지, 동네는 안전한지, 대중교통 수단에 대한 접근성은 편리한지, 공항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살기에 좋은 지역인지, 인턴십을 구하기에 좋은 곳인지 등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학이 주최하는 입학 설명회나 캠퍼스 투어에서는 캠퍼스 밖의 지역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고 지나칠 때가 많다. 때론 주변환경이 얼마나 안전한지 굳이 자세히 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신 대학 관계자들은 캠퍼스의 풍경이나 수업 규모, 전공별 수업이 있는 건물 등을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다. 이들이 캠퍼스 하우징에 대해 설명할 때 지원자로서 기숙사의 환경과 하우징 옵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운이 좋다면 전형적인 기숙사의 내부를 잠시 들여다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갖는다고 해도 실제 하우징 상황이 어떤지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대학 관계자는 캠퍼스 밖의 하우징 옵션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캠퍼스 밖에서 아파트를 구하는 것이 기숙사에 사는 것보다 저렴하더라도 말이다.     또한 투어 가이드는 어느 기숙사 건물에서 소셜 활동이 더 활발하고, 음식이 가장 좋은 어디에 식당이 있는지 등 내부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다.     재학생들이 종종 수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가? 수강생이 많아서 수업 신청이 금방 마감되는가? 캠퍼스에서 공부할 공간을 찾는 것이 어려운가? 교수들이 평균적으로 숙제를 얼마나 많이 내주는가? 중간고사 기간은 얼마나 긴가? 수업이 종료되는 주와 기말고사가 시작되는 주 사이에 낀 짧은 방학이 있는가? 기말고사 직전 이 같은 기간을 일부 대학에서는 ‘죽은 주간’(dead week)이라고 부른다.     이런 질문들이 중요한 이유는 내가 4년을 보내고 싶은 대학이 어디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다.     한편 학생들이 학업과 관련 없는 시간에는 무엇을 하면서 보내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캠퍼스 어느 장소에서 많은 학생들이 교류를 하는지, 수업 외에 어떤 활동을 학생들이 많이 하는지, 또는 캠퍼스와 가까이 있으면서 학생들이 만남의 장소로 많이 활용하는 곳은 어디인지, 파티나 학생 사교클럽인 ‘그릭 라이프’(Greek life)가 캠퍼스 라이프에 끼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해 궁금하지 않은가?     대부분 재학생들이 여가시간에 캠퍼스에서 무엇을 하는지 안다면 내 대학 생활의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이 대학과 잘 맞을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내가 풋볼의 열성 팬이라고 가정해보자. 특정 대학의 풋볼팀이 강하고 캠퍼스 문화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면, 그래서 많은 재학생들이 여가시간에 어울려서 학교팀을 응원하는 문화라면, 팬으로서 듣기만 해도 신이 날 것이다.     4년을 보낼 대학에서 학업 외에도 일상의 즐거움과 생활의 활력, 인간 관계와 추억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문의:(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대입 들여다보기 어려움 수강 대학 캠퍼스 대학 관계자 캠퍼스 하우징

2023.11.12. 17:53

팬데믹으로 대졸자 직장 적응 어려움…시간 엄수·복장 등 사무실 에티켓 지켜야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대학 졸업생들이 회사 사무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려움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이 어려움은 주로 최근 대학 졸업생들이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대학 교육과 인턴십 경험의 많은 부분을 원격으로 접했으며  ‘소프트 스킬’에 대한 훈련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에는 바디 랭귀지, 회의를 해나가는 법, 네트워킹, 전문적인 복장, 격식 있는 행사 에티켓 숙달 등이 포함된다.       다음은 전문 세계에 입문하는 신입 졸업생들 위한 17가지 중요한 사무실 에티켓 팁 중 1부이다.   1. 시간 엄수: 시간 엄수는 전문적인 환경에서 중대하다. 이는 타인의 시간을 존중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자신의 헌신과 신뢰성을 전달한다. 출근이든, 회의 참석이든, 약속을 지키는 것이든 제시간에나 혹은 몇 분이라도 일찍 도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2. 알맞은 복장을 갖춰라: 직장의 드레스 코드를 준수하는 것은 전문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이다. 옷을 입는 방식은 해당 기관과 규범에 대한 자신의 존중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드레스 코드는 정장에서부터 비즈니스 캐주얼까지 다양할 수 있으며 예상되는 드레스 코드를 이해하면 첫인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소 과하게 입는 실수가 너무 간소하게 입는 것보다 항상 나은 법이며, 중요한 회의나 행사에서는 특히 그렇다.   3. 공유 공간을 존중하라: 휴게실, 회의실 또는 사무실의 공유 공간은 공동 재산이다. 이러한 공간을 깨끗하고 정돈되게 유지하는 것은 동료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며 보다 쾌적하고 생산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뒷정리 하기, 개인 소지품을 이리저리 흩어놓지 않기,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경 쓰는 것을 포함한다.     4. 적극적 경청을 연습하라: 적극적 경청은 단순히 타인이 말할 때 말하지 않는 것 그 이상이다. 참여와 관심을 보여주고 피드백을 제공하며 잘못된 의사소통을 피하기 위해 이해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것은 동료의 의견과 생각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며 열린 의사소통을 촉진하고 보다 나은 팀 협업 및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다.   5. 전문적인 말투를 사용하라: 서면 및 구두 의사소통 모두에서 전문적인 말투를 사용하는 것은 존중되는 직장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모든 상호작용에서 명확하고 간결하며 정중한 것을 의미한다. 오해받을 수 있는 지나치게 캐주얼한 언어, 전문 용어 또는 은어를 피해야 한다. 의사소통의 전문성은 신뢰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한다.     6. 가십을 피하라: 사내 정치와 가십은 유독한 업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전문적인 평판을 유지하려면 그러한 상황을 피해야 한다. 잠재적으로 해가 될 수 있는 소문에 참여하기보다 자신의 업무와 긍정적인 상호작용에 집중하는 것이 성숙함과 전문성을 보여준다.   7. 소음 크기를 낮춰라: 소음 크기는 업무 환경에 극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개방된 사무실에서는 특히 더하다. 말할 때, 음악을 들을 때, 통화를 할 때 자신의 소음 크기를 신경 써야 한다. 가능하면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통화를 할 때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8. ‘Please’와 ‘Thank You’를 사용하라: 예의는 긍정적이고 정중한 업무 환경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Please’ 및 ‘thank you’와 같은 문구를 사용하면 동료를 소중히 여기고 감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기본적인 매너가 상호 존중을 촉진할 수 있으며 업무 관계를 향상하고 더 조화로운 사무실 문화에 기여할 수 있다.       9. 강한 향을 피하라: 향수나 심지어 음식에서 오는 향은 공유된 공간에서 꽤 강력할 수 있으며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편함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강한 향을 몸에 뿌리거나 냄새가 강한 음식물을 사무실에 반입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예의이다. 이러한 고려 사항은 모든 직원의 편안한 환경을 보장하며 잠재적인 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문의: (949)630-8729   www.lacareercoaching.com 제임스 박 대표 / LA 커리어 코칭대졸자 어려움 사무실 에티켓 시간 엄수 회사 사무실

2023.08.20. 18:00

뉴욕시, 여전히 망명신청자 수용에 어려움

뉴욕시가 남부 국경을 넘어온 망명신청자들을 덥석 수용하기는 했으나 주거시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늘어나는 지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욕시는 지난해 대부분 중남미 국가 출신의 망명신청자들이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어오자 ‘이민 자유도시 뉴욕’을 내세워 최근까지 4만8000명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14일 주택보존개발국(Department of Housing Preservation and Development) 아돌프 캐리온 국장은 “뉴욕시 홈리스 셸터와 임차 호텔 등에 수용하고 있는 망명신청자가 너무 많아 뉴욕주 각 카운티 지역 호텔 등에 분산 수용을 추진하고 있으나 카운티 정부들의 반대가 심하다”며 “현재까지 4만8000명의 망명신청자 중 불과 1%(480명) 정도만이 뉴욕시 외 일부 카운티 호텔 등에 보내져 수용된 상태”라고 밝혔다.     주택보존개발국에 따르면 뉴욕시 망명신청자를 받아들인 카운티는 전체 62개 카운티 중 올바니(주도지만 지방자치단체 규정상 카운티)를 비롯해 ▶웨스트체스터카운티(화이트플레인스) ▶오렌지카운티(뉴버그) ▶더치스카운티(퍼킵시) 등 극히 일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망명신청자를 수용한 카운티 중에서는 그나마 올바니가 262명을 수용해 그런대로 역할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카운티는 비상행정명령을 발령해 자신들의 지역 내 호텔 등에 망명신청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 뉴욕시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뉴욕시는 망명신청자 유입을 막고 있는 30개 카운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지난주 연방법원 결정으로 오렌지카운티와 라클랜드카운티의 비상행정명령을 무력화하기는 했다. 그러나 해당 카운티 정부들은 망명신청자 수용과 관련된 거주·이동·식사는 물론 연관 서비스 비용 전체를 뉴욕시가 부담해야 한다며 다시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시는 망명신청자를 받아들인 뒤 폭발적으로 비용이 늘고 있는 것도 큰 고민이다. 뉴욕시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망명신청자들의 주거·식사·의료비용 등으로 총 12억 달러를 지출했는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방정부에 1억500만 달러를 보상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박종원 기자망명신청자 어려움 뉴욕시 망명신청자 망명신청자 수용 망명신청자 유입

2023.06.15. 17:41

[재정칼럼] 개별 기업 주식투자 성공의 어려움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주식 열풍으로 이어지며 테슬라, 게임스톱, 넷플릭스, 줌 등의 주식에 투자해  순식간에 많은 돈을 벌었다는 소식이 끊임없었다. ‘사촌이 땅을 사면 얼마나 배가 아픈 일’인가? 여기저기에서 주식투자로 돈 벌었다는 무용담을 듣고 본인만 대박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고민 끝에 주식 투자를 결정한다. 그런데 첫 번째 난관인 어느 종목에 투자할 것인가부터 고심한다.     주식 종목 선택은 대부분 친지나 지인에게 문의하고 열심히 인터넷 등에서 찾는다. 그리고 종목 대부분은 요즘 화제가 되고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회사를 선택해서 투자한다. 상승하는 주식시장에선 어디에 투자해도 돈이 불어난다. 하지만 특정한 회사를 선택해 투자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실패하는 투자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투자자는 인식하지 못한다.     복잡계 연구의 대가로 알려진 제프리 웨스트의 책(Scale: The universal laws of growth, innovation, sustainability, and the pace of life in organisms, cities, economies, and companies)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1950-2009년 동안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2만8853개에 이른다. 2009년 말에 이 중 2만2469개, 즉 약 80%의 기업이 사라졌다.   ▶햇수로 30년 지나면 약 5% 정도만 기업이 생존한다.   ▶5년 된 기업이 6년이 되었을 때 망하는 것과 50년 된 기업이 51년 되었을 때 망하는 확률이 같다. 즉 오래된 기업이라고 생존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미국 기업이 생존하는 평균 기간은 약 10.5년에 불과하다.   ▶1955년 포천 500대 기업에 등록되었던 기업이 생존한 확률은 단 12%에 불과하다.   미국이나 한국에서 테슬라 주식 투자에 관심이 높다. 전기차 산업의 선두에 있기에 온갖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후 한 회사가 어떤 상황으로 변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1920년대 자동차 회사가 약 3000개 존재했었지만, 현재 남아있는 회사는 포드와 지엠뿐이다. 전기차 생산은 현재 전 세계 모든 자동차회사가 주력하고 있음을 투자자는 기억해야 한다.     주식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다고 주식 전문가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주식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일반 투자자로부터 투자 돈을 모아서 유망한 회사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 매니저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펀드 매니저는 속된 말로 밥만 먹고 하는 일이 좋은 회사를 선택해서 투자를 하는 것이다. 주식 정보나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나 일반 투자자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에 있다. 그런데 이런 투자 전문가조차도 85%가 실적 면에서 주식시장 평균 수익률보다도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보통 사람이 개별적인 기업을 선택해서 투자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가 될 수 있다. 즉 도박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도박은 시간이 갈수록 자산이 적어지지만, 제대로 하는 투자는 시간이 갈수록 자신이 늘어날 확률이 높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탑 10% 부자들이 주식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부자가 더 큰 부자가 되는 것이다.   주식 투자 비법을 알려주겠다는 사람도 많고. 주식 대박 종목을 꼽아주는 유튜브와 같은 소셜미디어도 많다. 금융업계도 누구나 투자할 수 있다고 열심히 부추긴다. 주식 정보도 넘쳐난다. 그러나 주위에 떠도는 주식 정보와 군중 심리에 의한 투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투자자는 잊어서는 안 된다.   이명덕 / 박사·RIA재정칼럼 주식투자 어려움 주식 투자 주식시장 평균 동안 주식시장

2023.05.0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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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이드] 백만장자의 자세

백만장자가 되려면 그에 맞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 그릇은 사람의 됨됨이를 말한다. 그릇이 크면 많이 담기고, 그릇이 작으면 아무리 넘쳐나도 그 크기만큼만 담을 수 있다는 말이다. 많은사람이 부자가 되겠다는 의지로 이웃과 친구를 비교하면서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며 초조해하고 아등바등 살아간다. 백만장자 그릇이 되기 위한 비결에 대하여 함께 나누고자 한다.     우선, 일해라. 일은 돈을 벌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관계없이 나를 건강하게 하고 내 가족을 기쁘게 한다. 또한, 내 사람이 몇 명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핸드폰에 500명 이상 연락처가 있어도 막상 힘들 때 의논할 상대는 얼마 없다. 단 한 명이라도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있는지 떠올려 보자.     성실함으로 주위 사람에게 신뢰를 주자. 매번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게 속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크레딧이 쌓아진다. 잠깐은 두 얼굴로 포장할 수 있지만 오래 갈 수는 없다. 정신 건강과 체력 단련도 신경 쓰자. 아무리 비상한 머리로 비즈니스가 번창해도 건강을 잃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고 내 식구도 힘들어진다. 건강은 미리미리 지키자.     긍정적인 생각, 감사함을 잊지 말자. 내가 똑똑만 해서도 아니고 최선을 다하면 하늘이 나를 지켜준다. 또한,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겨내라. 남들의 위기가 나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미리미리 준비한다면 지금의 어려움도 별걱정이 되지 않는다. 더 좋아진다고 확신을 갖자.   도움이 되는 사람을 만나고, 항상 배우는 자세를 가져라. 손님들과 함께 운전하는 시간 동안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된다. 어릴 적이라면 잔소리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어른들의 말씀은 삶의 지혜이다. 틀린 지식을 가지고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손님의 경우에는 쇼잉을 마친 후 기운이 빠지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이런 분들의 공통점은 부정적이고, 잘못된 결정으로 한숨 쉬는 경우가 많아서 듣고 있으면 함께 힘들어진다.   늘 지지해주는 배우자를 만들어라. 어렸을 때 운동회 기억이 난다. 줄다리기하면 죽을힘을 다해 줄을 당긴다. 우리 팀이 이기면 그만큼 통쾌한 경기가 없다. 나도 열심히 했지만, 우리 팀 모두가 열심히 한 일이다. 살면서 영원한 내 편이 하나 있다는 것은 매우 든든한 일이다.     아무리 큰 문제가 생겨도 신념을 가지고 최종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 누구의 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닌 내가 성실하게 살면서 배우고, 느끼고, 도움이 되는 지인들의 의견도 함께 고려하여 결정하자. 또한, 오늘도 내일도 현재 시각이 중요하지만 10년 후의 일을 준비하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자.   인생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무조건 부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투자로 많은 성공을 이룬 주위를 돌아보며 이들도 많은 경우 위의 내용과 일치함을 볼 수 있다. 나에게도 그런 모습이 보일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문의:(213)500-8954   미셀 정 / 뉴스타부동산 LA 명예부사장부동산 가이드 백만장자 어려움 백만장자 그릇 부동산 투자 정신 건강

2023.04.19. 17:10

높은 물가에 필수품 구매 어려움 느끼는 국민 늘어

 세계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음식이나, 주거 등 생존 필수품 물가가 더 크게 오르면서 많은 캐나다인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연방통계청이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생필품 구매를 위한 지출에 어려움이 있다고 대답한 1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21년 3분기에 19%에서 2022년 3분기에 24%로 5% 포인트가 올랐다. 또 작년 4분기에는 그 비율이 35%로 다시 한 분기만에 6% 포인트나 급상승했다.    작년 한 해 소비자 물가 지수는 6.8%를 기록해 1982년 10.9%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일상 필수 지출 대상인 교통비가 10.6%, 식품이 8.9%, 그리고 주거가 6.9%로 상대적으로 더 오르면 고통을 가중 시켰다.   2021년 3분기에 필수적인 지출에 맞춰 사는 것이 쉽다거나 아주 쉽다고 자신만만하게 대답한 비율이 48%였는데, 작년 3분기에는 그 비율도 뚝 떨어져 29%가 됐다.   그러나 크게 어렵지도 쉽지도 않다고 대답한 중간층은 2021년 3분기에 34%에서 2022년 4분기에 36%로 2% 포인트의 차이만을 보였다. 즉 쉽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크게 줄고, 어렵다고 대답한 비율이 그 만큼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작년 가을 기준으로 25세에서 54세 성인들이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진 비율이 42%로 나왔다. 15세 이상 구직자는 50%, 렌트 거주자는 48%, 최근 이민자는 45%, 그리고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은 42%로 각각 어려움을 호소했다.   각 소수인종별로 보면 중국계가 25%로 가장 낮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민족으로 나온 반면, 남아시아인은 44%, 흑인은 46%로 나왔다.     표영태 기자필수품 어려움 필수품 구매 생존 필수품 소비자 물가

2023.03.07.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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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어려움 극복하길 응원합니다” 한인단체장 신년사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새로운 용기와 도전으로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자고 독려하는 한인 단체장들의 새해 인사를 전한다.   “힘차게 웅비하는 2023년”   ▶샌디에이고 한인회 백황기 회장= 샌디에이고 한인 동포 여러분의 협조 덕분에 우리 샌디에이고 한인회는 명실공히 지역 한인사회의 대표 단체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였습니다. 지난 한 해 서로 격려하며 한인회의 발전과 더불어 사는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힘써 주신 여러분들께 새해를 맞아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과 함께 어려움을 헤치며 4년을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2023년에도 마지막까지 봉사에 힘쓰고 한인들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샌디에이고 한인 커뮤니티의 모든 분들이 다시 한번 힘차게 웅비하는 2023년이 되길 기원합니다.   “창조ㆍ개조로 어려움 극복”   ▶샌디에이고 한인회ㆍ한미시니어센터 임천빈 명예회장=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 여러모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있지만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이민 커뮤니티의 근성으로 다시 한번 마음 자세를 다잡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민 초창기에 경제 리세션을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상황에 굴하지 않고 공짜로 라도 일을 하겠다는 자세로 임해 당당히 첫 직업을 구할 수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불가능한 일들을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 누가 어떤 전망을 하더라도 우리는 다시 한번 저력을 발휘하여 창조와 개조의 용기 있는 자세를 통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한인 커뮤니티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한인사회 적극 후원할 터” ▶ 미주 한인회 서남부연합회 김일진 전회장=샌디에이고 한인 여러분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쪼록 여러분 가정과 사업체가 번창하시길 바라며,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샌디에이고 한인회의 전임회장으로서 또 미주 한인회 서남부연합회  전회장으로서 새로운 일을 도모하고 앞서서 이끌어 나가기보다는 열심히 일하는 분들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응원하는 것이 저의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새해에도 샌디에이고 한인회를 비롯해 커뮤니티의 각 분야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과 행사를 적극적으로 후원하겠습니다.   “소통으로 건강ㆍ행복 찾자”   ▶한미시니어센터 한청일 회장= 샌디에이고 교민 여러분 계묘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혜롭고 영민하며 민첩한 상징인 토끼 해를 맞아 여러분의 꿈과 희망이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저희 노인회에서는 시니어 여러분을 모시고 이민 생활 필수 상식, 건강, 서류 번역 통역, 아파트 신청, 시민권, 리얼ID 신청, 노래방, 영어강의, 메디케어 메디칼 이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유익하고 재미있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불통즉통, 통하지 않으면 곧 병이 난다’는 고사가 있습니다. 시니어 여러분, 노인회에 나오셔서 서로 친구가 되어 점심도 나누고 즐겁게 소통하는 시간을 공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소ㆍ나ㆍ기 봉사로 최선”   ▶글로벌 어린이재단 샌디에이고지부(GCF-SD) 한유미 회장= 글로벌어린이재단은 어머니의 사랑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위협으로 생긴 결식 아동들이 고통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취지에 공감해주신 여러 후원자 및 회원들께서 보여주신 따뜻한 후원과 기부에 특별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GCF-SD를 맡고 있는 저에게는 어느 대기업 회장님이 말씀하신 ‘소나기’ 라는 모토가 있습니다.   ‘소’는 소중한 것을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고 ‘나’는 나눔의 삶을 가져야 삶의 질이 행복해진다는 것입니다. ‘기’ 는 기회가 오면 반드시 그 기회를 꼭 잡아야 한다는 것이고요. 결식 아동들을 위한 봉사활동 역시 이와 같은 ‘소나기’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2023년 흑토끼 해에는 우리 모두 웅크림 없이 목표를 항해서 질주하는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한인단체장 어려움 샌디에이고 한인회 미주 한인회 어려움 극복

2023.01.0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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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소통의 어려움

언어의 익숙함이 문제가 되는 경험을 한다. 마음 졸이며 웅크리고 지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왕래가 끊긴 한국 동창들이 보고파졌다.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기지개를 켠다. 전체 동창을 상대로 나들이가  계획되고 즐거움에 파안대소하는 모습들이 사진으로 단톡방에 올라온다. 남녀 동창들의 모습이다.   마지막 의지하던 작은 오빠가 시름시름 앓다가 떠나셨다. 코로나19가 길을 막아 두 해전 12월에 장례식에도 참석 못 했다. 한국에서 외롭게 떠난 오빠도 미국에서 그리움에 울던 나도 이젠 서로를 만날 수 없다. 그래도 혹여 느낄 수 있으려나 한국 땅에 왔지만 오는 길이 쉽지 않았다.   비행기 표 구매 당시 여행사에서는 PCR 테스트도 없어지고 더는 코로나로 인한 불편은 없을 것이라 했다. 그랬는데 웬걸 입국 절차 과정에서 모든 승객은 PCR 테스트를 받아야 했다. 비용은 8만원 혹은 9만원을 내야 했다. 기다리는 줄이 무한대로 길어 보인다. 한국에 있는 동안 머무를 지역 해당 보건소에 가면 무료로 PCR 테스트를 받을 수 있다기에 그냥 공항을 떠났다.     그런데 입국 24시간 이내에 하란다. 저녁 6시경 도착했으니 천상 다음날에나  움직여야 되리라. 이튿날 늦잠에서 깨어 대강 준비 후 근처 보건소로 찾아갔다. 하지만 자국민이나 장기 체류자만 해당한단다. 단기 여행자는 유료로 지정된 몇몇 병원 중에 선택해서 가란다. 맙소사. 지리도 잘 모른다. 교통수단은 또 어쩌나. 확실히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거다. 안 해도 된다. 아니다 해야 한다. 저리로 가라. 아니 다른 곳이다.   짜증 나는 착오로 이리저리 헤매다 결국 하루가 더 걸려 12만원 버리고 음성 결과 받아 왔다. 또 어딘가에 PDF로 음성 확인 서류 보내란다. 나 할 줄 모른다. 도움을 청할 아무도 곁에 없다. 컴퓨터 싸 들고 가까운 전화상 찾아 들어가서 착해 보이는 예쁜 여직원에게 환하게 웃으며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빠르게 해결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항상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금방 행복해졌다.   미국생활 50년째. 정체성이 의심된다. 난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에서 26년 살았다. 한국어가 모국어다. 어디에 살던 내 나라 말을 하고, 글을 쓰며 한국 사람들과 어울려 살았다.  허나 정작 내 나라에선 외국인 신분이다.  어릴 적 동창들과 어울림에도 먼 거리감이 느껴진다. 소통 문제가 답답하게 내 앞을 막는다. 서로가 다가감도, 다가옴도 망설인다. 같은 언어로 같은 마음을 표현함에 낯섦의 자리가 너무 크다. 편하게 옛 얘기 들춰내 확인도 하면서 가까워지고 싶은데.  남녀공학의 베네핏을 한껏 누리고픈 욕심이지만. 쉽지가 않네.     여자, 남자를 떠나서 우선 마음 편하게 단체로 단풍놀이도 간다. 이런저런 지난 얘기에 서로 몰랐던 숨겨둔 감정들까지 펼쳐 보인다. 한껏 즐거운 시간임에도 역시 확실하게 감정 전달이 어려운 모습이다.  원활하지 않은 소통을 뒤로 추억 한 페이지 곁들여본다. 박기제 / 수필가열린광장 어려움 소통 소통 문제 한국 동창들 한국 사람들

2022.10.19. 21:29

[열린광장] 소통의 어려움

언어의 익숙함이 문제가 되는 경험을 한다. 마음 졸이며 웅크리고 지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왕래가 끊긴 한국 동창들이 보고파졌다.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기지개를 켠다. 전체 동창을 상대로 나들이가  계획되고 즐거움에 파안대소하는 모습들이 사진으로 단톡방에 올라온다. 남녀 동창들의 모습이다.   마지막 의지하던 작은 오빠가 시름시름 앓다가 떠나셨다. 코로나19가 길을 막아 두 해전 12월에 장례식에도 참석 못 했다. 한국에서 외롭게 떠난 오빠도 미국에서 그리움에 울던 나도 이젠 서로를 만날 수 없다. 그래도 혹여 느낄 수 있으려나 한국 땅에 왔지만 오는 길이 쉽지 않았다.   비행기 표 구매 당시 여행사에서는 PCR 테스트도 없어지고 더는 코로나로 인한 불편은 없을 것이라 했다. 그랬는데 웬걸 입국 절차 과정에서 모든 승객은 PCR 테스트를 받아야 했다. 비용은 8만원 혹은 9만원을 내야 했다. 기다리는 줄이 무한대로 길어 보인다. 한국에 있는 동안 머무를 지역 해당 보건소에 가면 무료로 PCR 테스트를 받을 수 있다기에 그냥 공항을 떠났다.     그런데 입국 24시간 이내에 하란다. 저녁 6시경 도착했으니 천상 다음날에나  움직여야 되리라. 이튿날 늦잠에서 깨어 대강 준비 후 근처 보건소로 찾아갔다. 하지만 자국민이나 장기 체류자만 해당한단다. 단기 여행자는 유료로 지정된 몇몇 병원 중에 선택해서 가란다. 맙소사. 지리도 잘 모른다. 교통수단은 또 어쩌나. 확실히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거다. 안 해도 된다. 아니다 해야 한다. 저리로 가라. 아니 다른 곳이다.    짜증 나는 착오로 이리저리 헤매다 결국 하루가 더 걸려 12만원 버리고 음성 결과 받아 왔다. 또 어딘가에 PDF로 음성 확인 서류 보내란다. 나 할 줄 모른다. 도움을 청할 아무도 곁에 없다. 컴퓨터 싸 들고 가까운 전화상 찾아 들어가서 착해 보이는 예쁜 여직원에게 환하게 웃으며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빠르게 해결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항상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금방 행복해졌다.    미국생활 50년째. 정체성이 의심된다. 난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에서 26년 살았다. 한국어가 모국어다. 어디에 살던 내 나라 말을 하고, 글을 쓰며 한국 사람들과 어울려 살았다.  허나 정작 내 나라에선 외국인 신분이다.  어릴 적 동창들과 어울림에도 먼 거리감이 느껴진다. 소통 문제가 답답하게 내 앞을 막는다. 서로가 다가감도, 다가옴도 망설인다. 같은 언어로 같은 마음을 표현함에 낯섦의 자리가 너무 크다. 편하게 옛 얘기 들춰내 확인도 하면서 가까워지고 싶은데.  남녀공학의 베네핏을 한껏 누리고픈 욕심이지만. 쉽지가 않네.     여자, 남자를 떠나서 우선 마음 편하게 단체로 단풍놀이도 간다. 이런저런 지난 얘기에 서로 몰랐던 숨겨둔 감정들까지 펼쳐 보인다. 한껏 즐거운 시간임에도 역시 확실하게 감정 전달이 어려운 모습이다.  원활하지 않은 소통을 뒤로 추억 한 페이지 곁들여본다. 박기제 / 수필가열린광장 어려움 소통 소통 문제 한국 동창들 한국 사람들

2022.10.17. 18:22

[문화산책] 훌륭한 한글 서예작품의 어려움

한국의 국정원 건물은 사진으로 봐도 위풍당당하고 매우 위압적이다. 그 앞에 커다란 돌덩어리가 놓여 있고, 거기에 원훈(院訓)이라는 것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원훈이 새겨진 돌을 바꿨다는 뉴스를 접하고 어리둥절했다. 그동안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는데, 이것이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라는 글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문구는 1961년 김종필 초대 원장이 만든 것이다. 61년 전으로 회귀한다는 이야기다.   원훈의 내용이 갖는 의미는 잘 모르겠고,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글씨체에 관한 것이다. 그동안 있던 원훈의 서체는 쇠귀 신영복 교수의 글씨체다. 그의 글씨체는 이른바 ‘민중체’ 또는 ‘어깨동무체’라고 불리는 것인데, 이것이 국정원의 취지나 성격과 맞지 않고, 국가 정체성과 충돌하기 때문에 바꿨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영복체 원훈석은 공개 때부터, 전직 국정원 간부들이 시위를 벌이며 결사반대했고, 그 글씨체를 ‘간첩체’라는 막말로 부르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반대의 이유는 신영복 교수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사상범으로 장기복역한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쓴 글씨를 국정원의 얼굴로 삼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포용력이 오히려 참신하고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마다 생각은 크게 다른 모양이다. 아무튼, 그래서 1년 만에 교체되기에 이른 것이다.     글씨체에도 사상이나 이데올로기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발상도 매우 신기하다. 신영복 교수의 붓글씨는 상당히 인기가 있어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름난 소주병의 글씨를 비롯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등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글씨체를 가지고 시비를 거는 것이 어쩐지 어처구니없다. 그렇다면, 신영복체로 명패를 단 소주를 마시는 것은 사상적으로 위험하다는 말인가?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글 붓글씨에 대해서 몇 마디 보태고 싶다. 붓글씨는 동북 아시아 3국의 전통문화를 오랫동안 지탱해온 큰 기둥이다. 단순한 필기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나라에 따라 받아들이는 자세도 다르다. 가령, 같은 붓글씨지만, 중국에서는 서법(書法), 일본에서는 서도(書道)이고, 한국에서는 서예(書藝)라고 칭한다.   하지만, 그 전통의 공통적 바탕은 한문이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선시대 내내 선비들은 한문은 진서(진서)이고, 한글은 언문 또는 암글이라고 낮잡아 부르며 푸대접했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인 한글을 몰라보고 홀대한 것이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다.   그러니 한글 서예가 자리 잡을 여지도 없었다. 이른바 명필들도 모두 한문을 썼고, 한글은 아내나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에나 쓸 정도였다. 한글 붓글씨는 궁체(宮體)가 간신히 명맥을 이어온 것이 현실이다.   해방 이후 의식 있는 서예가들이 한글 붓글씨를 쓰기 시작했지만, 개성이 살아있는 자기 서체를 이룬 사람은 손재형, 김충현, 서희환, 이철경, 김기승 등에 그친다. 그 중 가장 대중적 인기가 높은 것이 신영복 교수의 민중체였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손글씨’ 또는 ‘칼리그라피’라고 부르는 감각적이고 상업적 붓글씨가 인기를 끌면서, 예술적 차원의 한글 서예가 발전하기는 한층 더 어렵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아름답고 품격 있는 한글 서예작품이 많이 나오기를 바랄뿐이다. 한글의 빼어난 조형성은 이미 여러 모로 증명된 바 있다. 장소현 / 미술평론가·시인문화산책 서예작품 어려움 한글 서예작품 한글 붓글씨 한글 서예가

2022.09.12. 19:55

[문화산책] 훌륭한 한글 서예작품의 어려움

한국의 국정원 건물은 사진으로 봐도 위풍당당하고 매우 위압적이다. 그 앞에 커다란 돌덩어리가 놓여 있고, 거기에 원훈(院訓)이라는 것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원훈이 새겨진 돌을 바꿨다는 뉴스를 접하고 어리둥절했다. 그동안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는데, 이것이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라는 글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문구는 1961년 김종필 초대 원장이 만든 것이다. 61년 전으로 회귀한다는 이야기다.   원훈의 내용이 갖는 의미는 잘 모르겠고,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글씨체에 관한 것이다. 그동안 있던 원훈의 서체는 쇠귀 신영복 교수의 글씨체다. 그의 글씨체는 이른바 ‘민중체’ 또는 ‘어깨동무체’라고 불리는 것인데, 이것이 국정원의 취지나 성격과 맞지 않고, 국가 정체성과 충돌하기 때문에 바꿨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영복체 원훈석은 공개 때부터, 전직 국정원 간부들이 시위를 벌이며 결사반대했고, 그 글씨체를 ‘간첩체’라는 막말로 부르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반대의 이유는 신영복 교수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사상범으로 장기복역한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쓴 글씨를 국정원의 얼굴로 삼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포용력이 오히려 참신하고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마다 생각은 크게 다른 모양이다. 아무튼, 그래서 1년 만에 교체되기에 이른 것이다.     글씨체에도 사상이나 이데올로기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발상도 매우 신기하다. 신영복 교수의 붓글씨는 상당히 인기가 있어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름난 소주병의 글씨를 비롯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등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글씨체를 가지고 시비를 거는 것이 어쩐지 어처구니없다. 그렇다면, 신영복체로 명패를 단 소주를 마시는 것은 사상적으로 위험하다는 말인가?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글 붓글씨에 대해서 몇 마디 보태고 싶다. 붓글씨는 동북 아시아 3국의 전통문화를 오랫동안 지탱해온 큰 기둥이다. 단순한 필기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나라에 따라 받아들이는 자세도 다르다. 가령, 같은 붓글씨지만, 중국에서는 서법(書法), 일본에서는 서도(書道)이고, 한국에서는 서예(書藝)라고 칭한다.   하지만, 그 전통의 공통적 바탕은 한문이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선시대 내내 선비들은 한문은 진서(진서)이고, 한글은 언문 또는 암글이라고 낮잡아 부르며 푸대접했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인 한글을 몰라보고 홀대한 것이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다.   그러니 한글 서예가 자리 잡을 여지도 없었다. 이른바 명필들도 모두 한문을 썼고, 한글은 아내나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에나 쓸 정도였다. 한글 붓글씨는 궁체(宮體)가 간신히 명맥을 이어온 것이 현실이다.   해방 이후 의식 있는 서예가들이 한글 붓글씨를 쓰기 시작했지만, 개성이 살아있는 자기 서체를 이룬 사람은 손재형, 김충현, 서희환, 이철경, 김기승 등에 그친다. 그 중 가장 대중적 인기가 높은 것이 신영복 교수의 민중체였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손글씨’ 또는 ‘칼리그라피’라고 부르는 감각적이고 상업적 붓글씨가 인기를 끌면서, 예술적 차원의 한글 서예가 발전하기는 한층 더 어렵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아름답고 품격 있는 한글 서예작품이 많이 나오기를 바랄뿐이다. 한글의 빼어난 조형성은 이미 여러 모로 증명된 바 있다.  장소현 / 미술평론가·시인문화산책 서예작품 어려움 한글 서예작품 한글 붓글씨 한글 서예가

2022.09.08. 18:23

뉴요커들 물가 급등으로 어려움

물가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으면서, 임금이 올라도 손에 쥐는 소득은 오히려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소득이 줄어든 만큼 한인들 역시 외식은 자제하고 장도 꼭 필요한 것만 보는 분위기다. 살기가 팍팍해지다 보니 유틸리티 요금 등 필수 지출을 제대로 못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보는 이들의 비율은 90%에 육박한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노동부 통계를 이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지난달 미국인의 주간 평균소득은 전년동월대비 4.2% 올랐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소득은 전년대비 4.4% 줄어든 것으로 계산됐다. 실질 소득은 작년 여름 마이너스로 접어든 뒤 계속 하락세였다.   물가 부담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일상이다.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김 모씨(40)는 “팬데믹에 미뤘던 여름휴가를 올해는 제대로 떠나고 싶었는데, 호텔 숙박비를 보고 깜짝 놀라 가까운 곳만 다녀오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다. 맨해튼에 거주하는 강 모씨(51)는 코스트코 온라인 주문은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그는 “대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저렴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부턴가 코스트코 비용도 부담”이라며 “로컬에서 꼭 필요한 것만 사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깻잎, 상추 등 한식에 자주 사용되는 채소를 즐겨먹는 박 모씨(47)는 “깻잎 한 팩 가격이 8달러인 것을 보고 기겁했다”며 “직접 길러먹을지 고민 중”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기본 생활비도 못 감당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토마스 디나폴리 뉴욕주 감사원장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주민 8명 중 1명이 팬데믹 영향에 유틸리티 요금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기준 120만명이 체납한 비용만 18억 달러에 달한다.   물가 때문에 고용 상황이 좋은데도 경제전망은 비관적인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시에나칼리지 설문조사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의 10%만이 ‘경제가 좋다’고 평가했다. NYT는 “임금은 오르고 실업률은 50년래 최저 수준인 지금 믿기지 않을 정도의 비관론”이라며 “물가상승률을 얼마나 잡는지가 가을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별 기자뉴요커 어려움 뉴요커들 물가 물가 부담 물가 때문

2022.07.17. 16:59

애틀랜타 한인상의 한인회에 2500달러 기금

  애틀랜타조지아 한인상공회의소가 28일 애틀랜타 한인회를 방문해 2500달러를 전달했다.   애틀랜타 한인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썬박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등 회장단은 노크로스에 위치한 한인회관에 방문해 이홍기 제35대 한인회장에 한인회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이번 기금은 한인상의 썬박 회장, 최주환 이사장, 이창향 사무총장, 이경철 전 회장 등이 직접 출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썬 박 대표는 기금 전달 배경으로 "작은 돈이지만 한인회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달하게 됐다"면서 "한인사회 중심인 한인회가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이홍기호는 제34대 김윤철 전 회장의 불투명한 한인회 운영으로 출범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한인회 진상조사위원회에 다르면 김 전 회장이 미지급한 금액은 파악된 것만 총 12만 5256달러 22센트에 달한다.   한편 애틀랜타 한인회는 오는 29일 오후 5시 노크로스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한인회 총회 및 35대 회장 취임식을 개최한다. 박재우 기자한인회 어려움 애틀랜타조지아 한인상공회의소 애틀랜타 한인회 한인회 발전기금

2022.01.2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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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주제 파악의 어려움

 병식(病識) 이라는 용어가 있다. 자신이 어떤 병에 걸려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뜻하는데, 병식이 없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자신이 술에 중독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알코올 중독자가 술을 끊을 수 있을까? 당연히 불가능하다.     병식이 없는 환자를 비웃기는 쉽지만, 사실 우리도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몹시 서투르다.   관절염이 심할 때 무릎관절에 주사를 찔러 넣고 약물을 주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의사들이 주사하지만, 미국에서는 ‘임상간호사’나 ‘의사조수’도 시행할 수 있다. 워싱턴 의과대학 세스 레오폴드 교수팀은 직종에 따른 무릎관절 주사 기술에 대한 자신감과 실제 수행 능력의 관계를 분석한 적이 있다. 연구팀은 우선 무릎관절 주사를 자주 시행하는 의사, 임상간호사, 의사조수 93명을 모아 자신의 주사 실력을 10점 만점으로 쓰게 했다. 이후 이들이 무릎에 약물을 주입하는 것을 직접 관찰하여 자신감과 실제 수행능력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확인했다.   결과는 아주 흥미로웠다. 우선 남성과 여성이 많이 달랐다. 시술에 대해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감은 6.3점으로 여성들의 3.0점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지만, 객관적으로 평가된 시술 능력은 각각 6.6점과 5.9점으로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다. 또, 의사들의 자신감이 5.3점으로 임상간호사나 의사조수의 2.8점보다 훨씬 높았지만, 실제 능력은 6.4점으로 같았다. 게다가 자신감 점수가 높을수록 주사 실력은 낮아진다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무식할수록 용감하다는 시쳇말이 사실인 셈이다.   자신의 실력에 대한 평가야 워낙 어렵다고 치고, 문제를 조금 쉬운 것으로 바꾸어보자. 식사량에 대한 문제다. 사람들은 과연 자신이 방금 얼마나 먹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을까? 설마 그걸 모르겠냐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바로 코넬대학교 브라이언 완싱크 교수다.   완싱크 교수팀은 우선 공짜로 스프만 먹으면 되는 연구에 참여할 사람들을 모집했다. 모두 54명이 연구에 자원했는데, 이들을 반으로 나누어 한쪽 편에는 보통 그릇에 스프를 담아주고, 다른 편에게는 먹은 만큼 저절로 채워지는 특수한 그릇에 스프를 제공하여 먹고 싶은 만큼 먹게 했다. 물론 저절로 채워지는 요술 그릇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참여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완싱크 교수는 도대체 왜 이런 장난스러운 방식의 연구를 했을까?     그는 사람들이 배가 부를 때가 아니라 자기 그릇에 남아 있는 음식의 양이 충분히 줄어들었을 때 식사를 마치는 것이 아닐까 의심했기 때문이다.   완싱크 교수의 예상이 맞았다. 보통 그릇에 담긴 스프를 먹은 사람들은 평균 8.5 온스를 먹은 데 비해, 저절로 채워지는 그릇에 담긴 스프를 먹은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많은 14.7 온스나 먹었다. 양으로 치면 73%를 더 먹었고, 열량으로 따지면 113 칼로리나 더 섭취한 것이다.   또 연구팀은 식사를 끝낸 참여자들이 자신이 먹은 양에 대해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 지를 조사했는데, 이 결과도 무척 재미있다. 연구팀이 ‘지금 당신이 먹은 스프의 양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냐’고 물었을 때, 보통 그릇에 담긴 스프를 먹은 사람들은 8.2온스 (실제 먹은 양은 8.5온스)라고 비교적 정확하게 대답했지만, 저절로 채워지는 그릇을 사용한 사람들은 9.8 온스 (실제 양은 14.7 온스)를 먹었다고 응답해서 자신이 먹은 양을 현저히 과소평가했다.     즉, 사람들의 판단력은 자신이 얼마나 먹었는지 여부를 그릇에 남아있는 음식의 양으로만 겨우 짐작할 정도의 수준인 것이다. 사실 사람들은 먹은 양만 모르는 것이 아니다. 비만한 사람들이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잘 모른다는 연구들도 꽤 있다.   그러니 과연 누가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자신이 실력 있는 의사인지 아니면 영 서투른지, 방금 얼마나 먹었는지, 혹은 뚱뚱한지 홀쭉한지도 잘 모르니 말이다. 임재준 / 의사전문가 칼럼 어려움 무릎관절 주사 보통 그릇 주사 실력

2021.12.15. 18:38

[부동산 가이드] 첫 집 장만의 어려움

 오늘은 부동산 마켓의 초심으로 돌아간 얘기를 해보고 싶다.     부동산 매매란 주택뿐만 아니라 상업 건물, 비즈니스를 사고 파는 진행 과정을 모두 포함한다.     주택 판매를 주로 하다 보니 여러 번의 주택 판매 경험이 있는 셀러, 바이어들도 많이 만나지만, 생애 처음 자신의 집을 장만하는 바이어들도 많이 만난다.     오늘은 첫 집을 장만하고자 하는 바이어들을 위한 팁을 나누고자 한다. 집을 장만한다는 것은 참 힘들고 두려운 일이다. 처음 볼 때는 마음에 들었지만 사고 난 후에 보니 아닌 것 같은 후회가 될 때 물릴 수 있는 물건이 아니고, 평생 노력하면서 모아 놓은 자금을 한꺼번에 써야 하니 두렵고 조심할 수밖에 없는 가격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집을 갖고 싶어 한다.     가장 큰 첫째 이유는 부동산이 가치 상승을 가져오는 확실한 투자임을 알고 있고, 둘째 이유는 집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심리적 욕구 충족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두 가지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집을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많은 바이어가 그러지 못하고 있다. 그 몇 가지 주요 방해요소는 다음과 같다.     우선, 첫 집을 장만하는 바이어들은 자신이 얼마 만큼의 융자를 받을 수 있는지를 생각하지 않는다.     일정 수입을 벌고 있고, 다운페이가 준비되고 나면 융자는 당연히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집부터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실제로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찾아서 오퍼를 쓸 때 자격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집을 구입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린다면 먼저 전문가를 만나서 수입과 크레딧점수 등을 미리 검토해 융자의 한도액을 정확히 알고, 일정 가격대의 집을 쇼핑하라고 권한다.     두 번째로 집을 쇼핑한 경험이 많이 없어서 결정 시기를 놓칠 경우가 있다. 특히 요즘처럼 셀러 마켓이고 매물이 부족해 많은 오퍼가 몰리는 좋은 주택은 오버 프라이스를 요구받을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과감한 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모처럼 찾은 마음에 드는 주택은 놓치게 된다. 바이어는 주택을 소유해서 갖게 되는 혜택의 장점을 먼저 생각하고 부동산 가치상승의 기류에 합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세 번째로는 바이어가 가진 불안 심리 때문이다. 현 마켓에 이렇게 비싸게 주고 사는 것이 어리석은 일은 아닌지, 혹 사고 난 다음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할지, 후회하게 되지 않을지, 내 에이전트는 진실하게 나에게 일을 하고 있는지 등 모든 문제가 다 스스로 납득이 될 때까지 망설이는 것이다.     이럴 때 전문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단언한다. 집을 구입해 평생 사는 사람은 드물다. 여러 가지 이유로 보통은 5년에서 7년 사이 이사를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바이어들은 첫 집 장만의 긴장과 불안의 무게를 반쯤은 버리고, 조금 더 편안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주택 쇼핑을 하고, 스스로가 선택한 신뢰하는 에이전트의 조언에 귀 기울인다면, 여전히 핫한 부동산 시장에서 드림 하우스를 장만하게 될 것이라 필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문의: (661)607-4777 쥴리 김/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 명예부사장부동산 가이드 어려움 융자한도액 부동산 가치상승 셀러 바이어들 주택 쇼핑

2021.11.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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