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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부의 진정한 의미, ‘나눔’

나눔은 그 시작이 작더라도 소중하며, 꾸준히 지속될 때 비로소 큰 변화의 물꼬를 튼다. 흔히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든다고 말한다. 변호사이신 부친 곁에서 자연스레 법조인의 꿈을 키웠고, 이화여대 법학과에 진학해 사법시험에 도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부동산 전문업에 뛰어들어 40여 년간 한 길을 달려왔다. 숨 가쁘게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나눔의 기쁨에 동참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2017년부터 림스패밀리재단(Rims Family Foundation)이라는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미래의 꿈나무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고자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오래 살다 보면 쌓아 올리는 것보다 비워내고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아진다. 어쩌면 인생이란 조금씩 자신을 비우고 가진 것을 내려놓으며,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여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유한한 인간에게 의지하기보다 영원한 존재에게 마음이 기울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난 4월 한국에 잠시 들러 모교인 이화여대에 작은 나눔을 이어갔다. 해를 거듭할수록 학생들이 학업에 정진하여 훌륭한 여성 법조인으로 성장하고,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법률적 요구에 응하며 정의 구현에 이바지하는 모습들을 볼 때마다 가슴 벅찬 감사함을 느낀다.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마음을 모아 전달한 정성 어린 감사패를 받고, 나눔의 씨앗이 맺은 결실을 확인하며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스스로에게 무한한 기쁨과 감사의 보람을 선물한 귀가길이 되었다.   오직 나 자신과 소유를 위해 살았던 시간들은 결국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타인을 위해 나누고 베풀었던 시간들은 보람이라는 이름으로 가슴속에 영원히 남는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야 할 것은 거창한 업적이나 재산이 아니라, 따뜻한 감사 인사를 받을 수 있는 삶이 아닐까. 감사를 나누고 사랑을 베푸는 삶이야말로 가장 충만하고 참된 삶임을 깨닫는 요즘이다. 임순·LA독자 마당 의미 나눔 이화여대 법학과 감사 인사 여성 법조인

2025.05.15. 19:01

[니케의 저울] 법치의 의미와 그 역사적 발전

최근 대한민국은 헌정 사상 초유의 검사 출신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역사를 새롭게 기록했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한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헌법을 중대하게 위반하여 그 직에서 물러나게 되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깊은 자괴감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탄핵 자체의 충격도 크지만, 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준수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법조인 출신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은 국내는 물론 해외 한인들에게까지 큰 실망과 함께 깊은 우려를 안겨주었다.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걸고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대통령이었기에, 이번 사태는 많은 이들에게 ‘법을 아는’ 지도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했다.   이에 우리는 다시 한번 ‘법치’의 의미와 그 굴곡진 역사적 발전에 대해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흔히 법치를 논할 때, ‘무법천지’를 운운하며 강력한 법 집행을 통해 사회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하곤 한다. 그러나 법치주의의 역사적 기원을 살펴보면, 이는 단순한 법 강요를 넘어선 개념임을 알 수 있다. 법치는 오히려 통치 권력의 자의적인 행사를 제한하고, 모든 개인이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원칙을 확립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법치 개념이 등장하기 이전 사회에서는 지배자들이 군사력과 같은 물리적 폭력을 독점하고 이를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하지만, 법치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법은 권력자도 지배하며, 통치자도 법의 제약을 받아야 한다는 개념이 정착하게 됐다.   법 앞의 형식적 평등이라는 개념은 기원전 18세기 함무라비 법전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당시의 법은 여전히 왕이나 귀족의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으며, 권력자는 법 위에 군림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법의 존재 자체가 아예 없는 사회보다는 진일보한 형태였음은 분명하다.   법치주의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된 사건은 13세기 영국에서 발생했다. 1215년 제정된 마그나 카르타는 왕의 전횡을 제한하고 왕 또한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원칙을 명문화함으로써, 권력자에 대한 법적 구속이라는 중요한 개념을 확립했다. 비록 현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당시로서는 왕의 권력 행사를 법으로 제한한다는 발상 자체가 전례가 없던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17세기 계몽주의 사상가 존 로크는 자연권 이론과 사회계약설을 통해 정부의 존재 이유는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는 데 있으며, 정부가 이를 위배할 경우 시민은 저항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몽테스키외는 그의 저서 ‘법의 정신(1748년)’에서 권력은 권력에 의해 견제되어야 하며, 법에 의한 지배만이 권력 남용을 막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삼권분립이라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구체화되었다.   20세기 이후, 파시즘과 나치즘과 같은 전체주의와 독재 체제의 비극적인 역사를 반성하며 법치주의는 기본권 보장과 사회 정의 실현이라는 실질적 법치주의로 심화됐다. 법의 내용 자체가 정의롭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조된 것이다.   우리는 흔히 법치를 국민이 국가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해야 하는 명령 체계로 오해하곤 한다. 그러나 진정한 법치는 오히려 권력자가 자의적으로 통치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시민의 방어 기제이자 자유의 보루로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민이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행사할 때, 국가가 이를 부당하게 억압한다면 법치는 ‘국가도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통해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은 그 권력을 행사하되, 국민의 편에서, 국가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헌법적 질서 안에서 행사해야 하는 것이 법치주의의 핵심 가치이다. 법치주의는 단순히 국민에게 ‘법을 지켜라’ 혹은 ‘악법도 법이다’라며 맹목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질서가 아니라, 통치자의 자의적인 지배를 막기 위해 오랜 역사 속에서 시민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온 자유의 제도다.   최근 한국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통해 우리는 법치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깊이 새기고, 권력의 주체이든 일반 시민이든 모든 구성원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재확인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시민을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법치가 아니라,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진정한 의미의 법치의 개념을 되새겨야 한다. 김한신 / 변호사니케의 저울 법치 의미 법치주의 발전 법치 개념 역사적 발전

2025.04.1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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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용서의 의미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용서를 받을 것이요.” 용서와 관련한 성경구절이다. 기독교에서 용서(Forgiveness)는 핵심적인 신앙 개념으로, 하나님께서 인간을 용서하시고, 신자들 또한 서로를 용서하도록 명령하신다는 가르침을 기반으로 한다. 성경에서는 용서를 하나님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중요한 덕목으로 강조한다.   불교에도 자비와 같은 용서와 유사한 개념이 있긴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접근방식과 관점이 다소 다르다. 용서는 ‘죄나 잘못을 꾸짖거나 벌하지 않고 덮어 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용서는 특정 행위가 벌이나 제재를 받아야 할 ‘나쁜 것’임을 전제로 한다. 반면 불교에서는 죄나 잘못을 나쁜 것이라기보다는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죄나 잘못은 벌해야 하는 것이 아닌, 가엽게 여기고 무지를 깨우치도록 인도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기와 살해는 나쁜 행위이기 때문에 벌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불교에서는 사람은 물론이고 죄나 잘못도 나쁜 마음이 아닌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애초부터 사람이든 일이든 용서할 대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골목길에서 운전하다가 난데없이 홈리스(Homeless people)에게 심한 욕을 들은 적이 있다. 내 딴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그분을 생각해서 천천히 간 것인데, 본인은 위협 혹은 조롱으로 느낀 듯 했다. 욕을 들었을 당시에는 불쾌했지만, 오래 가지는 않았다. 소음이 가시지 않는 도로변에서 잠을 자고, 적지 않은 수가 마약에 손을 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다면 홈리스 상태에서 제정신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에 발길질을 하는 홈리스를 차주가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이와 비슷한 이유라 하겠다.   부처님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단어가 ‘대자대비’이다. 대자(大慈)는 말 그대로 자비심을 이르는 것이고, 대비(大悲)는 사리 분별 못하는 어린 자녀가 제 눈을 제 손으로 찌르고, 칼날을 잡아서 제 손을 상하게 하건마는 그 이유는 알지 못하고 울고불고 하는 것을 보면 부모가 가엾은 생각이 나서 더욱 보호하고 인도하여 주는 것 같이, 부처님께서도 모든 중생이 삼독심(욕심, 성냄, 어리석음)에 제 스스로 악도에 떨어질 일을 지어 죄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늘 주위를 원망하는 것을 보시면 크게 슬퍼하고 불쌍히 여기어 정성으로 제도하시는 것을 의미한다. 홈리스는 물론 연쇄살인범에 대해서도 증오와 분노보다 연민과 제도의 마음을 내는 것이 불교 수행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이유 없이 욕을 하고 공공기물을 훼손하는 홈리스나 연쇄살인범을 처벌하는 일은 진리적이지 않은 것인가? 사람이 범한 죄와 잘못에 대해 시비를 가리고 그 행위에 상응하는 벌을 주는 현대사회의 형법체계는 부처님 가르침에 위배되는 것인가? 대종사께서는, “성자들은 주로는 도덕으로 자비 방편을 베풀지만, 때로는 도덕이나 법률로 중생을 제도하기도 한다.” 하셨다. 사회질서와 더 큰 죄업을 방지하기 위해서 적절한 벌은 필요하다. 벌 역시 넓은 의미의 자비라 할 수 있다. 법률과 정치가 자비가 되기 위해서는 증오와 분노심이 아닌, 연민과 제도의 심경이 바탕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email protected]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용서 의미 홈리스 상태 정치가 자비 불교 수행

2025.01.27. 17:57

[추수감사절 유래와 의미] 한 해에 감사하며 가족의 소중함 되새겨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미국인이 가장 중요시하는 명절이 돌아왔다. 도시던 시골이든 추수감사절은 따뜻한 온기가 감돈다. 거대한 미국 땅에 흩어진 가족들도 이날만큼은 장거리 비행을 마다치 않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칠면조, 으깬 감자, 고구마, 호박파이, 옥수수’ 등 추수감사절 전통음식을 나누며 삶의 의미와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긴다.     미국에 사는 이들이 추수감사절을 진심으로 대하는 이유는 뭘까. 연방 국무부는 웹사이트를 통해 ‘추수감사절은 온 가족이 한 해 동안 받은 수확 등 결과물에 감사하며, 나이 든 연장자와 이웃을 대접하는 날’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꼭 기려야 하는 사연이 담긴 날이라는 의미다.   추수감사절의 역사와 이야기가 곧 ‘미국의 건국정신’ 자체를 상징한다. 추수 감사절에는 박해와 폭력을 피해 자유의 항해를 나섰던 ‘순례자의 시조들(Pilgrim Fathers)’의 고난과 개척정신, 낯선 이방인을 가족처럼 반겨준 ‘원주민(Native American)’의 환대가 담겨 있다.       ▶원주민, 굶주린 이민자를 품다   1600년 전후 시작된 미국 역사는 ‘영국 이민자 중심으로 미 동부에 정착해 13개 식민지를 건설, 원주민을 내쫓고 영토를 서부까지 확장했다’로 요약되곤 한다.     하지만 추수감사절은 당시 영국 등 유럽발 이민자가 겪은 혹독한 정착기와 낯선 이민자를 대한 원주민의 포용 정신이 깃들어 있다. 서로 다른 두 문명이 서로의 존재를 인식한 초기에는 적대와 대결 대신 ‘포용과 통합’을 추구한 셈이다.     특히 당시 원주민이 굶어 죽어가던 영국발 이민자에게 생존의 방법을 알려준 역사적 사실은 추수감사절이 지닌 의미와 상징을 한층 깊게 한다.   연방의회 도서관과 국무부에 따르면 가장 잘 알려진 추수감사절은 1621년 가을 열렸다. 1620년 9월 16일 잉글랜드 남서부 플리머스에서 출항한 메이플라워호에는 청교도로 알려진 순례자의 시조 102명이 승선했다. 이들은 당초 목표로 한 미국 허드슨강 하구 버지니아주가 아닌 북쪽으로 600마일 떨어진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에 11월 21일 닻을 내렸다. 종교적 박해와 폭력을 피해 자유를 찾고자 이민 길에 오른 이들은 배에서 내리기 전 ‘메이플라워 서약’을 작성, 자치·민주·평등의 원칙에 기반해 독립된 식민정부를 세우자고 약속했다. 1607년 4월 26일 버지니아주에 당시 국왕 이름을 딴 정착촌 제임스타운이 건설됐지만, 이민자가 자체 규약을 맺고 공동체를 이뤄 새로운 세상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미국 이민 선조로 꼽힌다.     하지만 신대륙에 도착한 순례자의 시조들은 낯선 땅에서 정착하는 데 어려움에 부닥쳤다. 겨울을 나면서 46명이 추위와 괴혈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국부무 웹사이트는 “이들에게 첫 겨울은 힘들었다. 너무 늦게 도착한 탓에 농작물을 재배할 수 없었고, 식량도 부족해 절반이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당시 역사를 전한다.     이들의 생명을 구한 은인은 현지 ‘이로쿼이(Iroquois), 왐파노그아(Wampanoag)’ 원주민이었다. 이듬해 봄 원주민들은 물고기 뱃속에 씨앗을 넣어 옥수수를 재배하는 법을 알려줬다. 또한 이민자들이 낯선 땅에 적응해 재배할 수 있는 여러 작물, 사냥법, 낚시법도 선입견 없이 공유했다.     국무부 웹사이트는 “1621년 가을 이주민들은 옥수수, 보리, 콩, 호박 등 풍성한 작물을 수확했다. 이주민들은 첫 수확물 등 감사할 일이 많아 잔치를 계획했고, 원주민 추장 등 90명의 원주민을 초청했다. 원주민은 칠면조, 사슴을 구웠고 이주민은 원주민에게 크랜베리, 호박 요리법을 배웠다”며 가장 널리 알려진 추수감사절의 시작을 설명한다.     이처럼 추수감사절은 수확기 사흘 동안 먹고 마시던 원주민 전통과 이주민의 미국 개척사가 모두 담겨 있다. 원주민은 전통에 따라 낯선 이민자를 호의로 환대했다. 하지만 늘어난 이주민들은 원주민을 배척하고 정복과 타도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런 아이러니한 미국 역사는 400년이 지난 지금도 역사의 아픈 상처로 남아 있다.     추수감사절을 통해 미국의 참된 아메리칸 드림의 모습은 어때야 하는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이민자의 후손들이 새로운 이민자를 배척하는 모습은 지양해야 한다. 순교자의 시조들과 원주민들이 서로를 보듬고 함께 감사할 줄 알았던 지혜가 미국의 건국정신이다.       ▶추수감사절은 연방 국경일   추수감사절은 연방 국경일이다. 연방 의회와 정부가 11월 네 번째 목요일에 기념한다고 수정했다.     추수감사절을 연방 공휴일로 처음 선포한 이는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다. 워싱턴 대통령은 1789년 11월 26일을 ‘국민 추수감사의 날(Day of Publick Thanksgivin)’로 선포했다. 앞서 연방 의회는 1789년 9월 28일 추수감사절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마지막 목요일을 지정하면서 날짜도 고정됐다. 하지만 11월에 네 번째 목요일, 다섯 번째 목요일이 있는 해는 혼선을 빚었다.     결국 1941년 연방 의회는 네 번째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기념한다는 결의문을 통과시키며 공휴일 날짜를 못 박았다.         ▶원주민의 상처도 치유해야   순교자의 시조들 등 건국 초기 유럽발 이민자에게 원주민은 생명의 은인이었다. 하지만 이주민은 경작지를 넓힌다며 원주민을 총으로 학살했고, 원주민 수백만 명은 이주민이 옮겨 온 감염병 세균에 면역력이 없어 몰살됐다. 1830년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 서명한 ‘원주민 강제이주법(Indian Removal Act)’은 폭력의 역사다. 정부 차원에서 당시 미시시피강 동쪽에 살던 원주민을 강 서쪽의 척박한 땅으로 강제 이주시켰다.   원주민은 1970년부터 추수감사절을 ‘국가 애도의 날’로 삼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왐파노아그 부족을 중심으로 유럽인의 원주민 학살, 노예화 등 참상을 잊지 말자는 취지의 연례행사다.     원주민들은 1975년부터 추수감사절에 반추수감사절(Unthanksgiving Day) 행사를 열어 억울하게 죽은 조상들을 추모하고 있다. 2005년에는 원주민 강경파들이 독립을 요구하며 1969년 11월부터 19개월간 점거농성을 벌였던 샌프란시스코 앨커트래즈섬을 찾아 기념식을 치르며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 아니라 추수강탈절(Thankstaking Day)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원주민에게 추수감사절이 기쁘지만은 않다. 유럽계 이주민의 만행을 잊지 말자는 다짐이다. 미국 역사의 주인공을 편향되게 서술해서도 안 된다는 문제 제기다. 미국에 뿌리내린 이민자와 자손이라면 진지하게 공유해야 할 안목이기도 하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추수특집 추수감사절 의미 추수감사절 전통음식 원주민과 감사 건설 원주민

2024.11.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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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내가 던지는 한표의 의미

우리는 어떤 이유로 정치인에게 주머니를 열고 어떤 근거로 표를 줄까.     다음 주 민심의 심판을 앞둔 많은 후보의 재정보고를 보면 법적으로 허용된 최고액을 기부한 사람들도 있지만 20~30달러의 소액 기부자도 많다. 아니면 지지 후보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거나 집 앞에 선거 홍보용 팻말을 설치하는 일에 나서는 사람들도 많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것을 알면서도, 그의 당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게 흥미롭다. 왜 그럴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지만 믿음과 신뢰를 갖고 군소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그들의 기부나 활동, 그리고 한표의 행사가 정치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믿는 것이다. 표를 많이 받아 당선되는 것도 정치지만 숫자는 적어도 의미 있는 표를 받는 후보도 분명히 던지는 정치적 메시지가 있다는 뜻이다.     11월5일 선거에서 LA 한인타운이 포함된 가주하원 54지구에 출마한 존 이 후보의 후원금 모금 상황은 형편없다. 상대 후보가 100만 달러 가까이 모금하며 세를 과시하는 동안 이 후보가 모은 돈은 그와 같은 또래 직장인의 1년 치 연봉 정도에 불과했다. 그의 후원자 가운데는 20달러 기부자도 많아 보인다.     그러나 이 후보는 예선에서 돌풍에 가까운 표를 얻었다. 같은 당 소속의 경쟁자를 위협하는 수준이었다. 경쟁 후보가 1만9600여 표를 얻을 때 그는 1만4900여 표를 얻었다. 미시간에서 공부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와 비영리단체 직원으로 일하던 신출내기 정치인이 파란을 일으킨 것이다.     경쟁 후보는 이 후보가 한인이라는 사실을 감안, 발 빠르게 한인 인사들의 지지 확보에 나섰다. 선거에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전술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공법을 택했다. 그는 유세 막바지인 지금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유권자를 만나고 있다. 그와 잠깐 만날 때면 항상 땀방울이 가득한 얼굴이었고, 전화 통화를 하면 길거리 소음이 들려왔다.      한인이라고 무조건 한인을 지지해야 한다는 것은 억지일 수 있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소위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제시한 정책과 정치적 소신에 공감한다면 ‘낙선할 가능성’이 높더라도 그를 후원하고 그의 메시지를 전파하려고 노력하는 유권자들은 자본이 지배하는 오늘날 미국 선거판에서 보석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한인 정치력 신장을 표방하는 단체에 이 후보 지원 여부를 물었더니 ‘될 사람에게 얼굴도장을 찍는 것이 낫지 않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 식의 접근이라면 한인 사회는 항상 얼굴도장만 찍고 돈만 주는 ATM을 자처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이 후보에 대한 한인들의 지지는 어떻게든 한인 정치인이 가주 의회에 진출하기를 바라는 열망도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모인 에너지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당선이 안 되면 모든 것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오히려 커뮤니티 밖에서는 강력한 결집력과 구심점으로 여기며 주시한다. 앞으로도 선거는 계속될 것이다. 이렇게 같은 목적으로 모이는 한인표는 한인 사회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 된다.     선거 때면 한인 유권자들은 또 선택의 갈림길에 설 것이다. 뭔가 용기 있게 바꿔보려는 사람들이 새크라멘토와 워싱턴 DC에 더 필요한 것 아닐까.     세상에 ‘사표(死票)’는 없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지 후보의 당락만큼이나 한인 사회 일원으로 내가 던진 한 표의 의미도 되새겨보면 좋겠다.     최인성 / 사회부 부국장중앙칼럼 한표의 의미 한인 정치력 지지 후보 한인 사회

2024.10.3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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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마당] 결혼식의 의미

  한국의 미를 표현하는 고사성어로 ‘검이불루 화이불치 (儉而不陋 華而不侈)’가 잘 알려져 있다.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의미다. 우리 문화유산을 관통하는 정신이다. 이 말은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처음 등장하고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 답사기’로  유명해졌다. 유 교수는 우리 문화유산을 설명할 때 자주 이 문구를 강조한다.   가장 인상적인 결혼식 주인공을 꼽으라면 아마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일 것이다. 그들의 결혼식은 많은 사람에게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1981년 7월 29일, 영국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열린 ‘동화 같은 결혼식’, ‘세기의 결혼식’이었다. 전 세계에서 7억 5000만 명이 TV를 통해 지켜봤다. 영국은 이날을 국경일로 선포했고 영연방 국가들에서도 행사가 열렸다.     신랑 찰스 왕세자는 가슴에 영국 왕실 문장이 그려진 해군 정장을 입었다. 신부 다이애나비는 옅은 아이보리 색에 수천 개의 진주가 달려 있고, 7.6m 길이의 긴 트레인 드레스를 입어 화제가 됐다. 그들은 70년 된 왕실 마차를 타고 버킹엄 궁으로 입장했다. 다이애나비는 현대판 신데렐라가 되어 선망의 대상이 됐다. 이 특별한 날을 보기 위해 6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고, 공식 초대 하객만 3500명이 넘었다. 그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건만 불화로 15년 만에 이혼했다.   그 결혼식이 있을 무렵 한국에서도 나름 화려한 결혼식이 있었다. 친척 조카의 결혼식이었다. 조카는 당시 실세였던 장관의 아들과 결혼했다. 인물 좋고 가문 좋은 조카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마담 뚜’라 불리는 중매쟁이가 나섰고 몇 번 만나지도 않고 결혼이 성사됐다. 이 서두름은 조카의 비극적 운명의 전조였다. 결혼식은 유명 호텔에서 열렸는데 축하 화환이 시내 큰길까지 늘어섰다. 그 후 얼마 안 되어 조카는 남편과 함께 LA로 떠난 후 소식이 끊겼다.     10여년 후 우리가 LA로 왔을 때 그 조카가 찾아왔다. 그동안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조카는 갑자기 울면서 “아줌마, 내가 그 사람 버렸어”라고 했다. 아직 아이도 갖기 전이라고 했다. 너무나 착하고 순진한 조카가 남편을 버렸을 땐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알기에 캐묻지 않았다.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남편의 의처증 때문이 아니었을까 짐작했다. 행복하게 잘살고 있겠지 생각했는데 가슴이 너무 아팠다.     얼마 후 조카네 집을 방문했는데 주차장에서부터 2층까지 벽에 촘촘하게 그림이 붙어 있었다. 조카는 남편과 별거 후 두문불출하며 전공했던 회화만 그리며 살았다고 했다. 그러다가 동창회 골프클럽에 가입하는 등 사람들과 어울렸다. 한국문화원에서 민화 전시회도 했는데 유방암이 발견됐다. 조기 치료 덕에 완치 판정을 받았고, 5년이 지나 안심을 했다. 그런데 재발이 됐고 이번에는 가망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형제들이 사는 한국으로 갔다 이듬해 세상을 뜨고 말았다. 혹시 결혼에 실패하고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암이 생긴 건 아닌가 싶어 안타까웠다.     최근 인도 최고 부자인 무케시 암바니의 막내아들 결혼식이 화제가 됐다.  암바니는 세계 9위이자 아시아 최고 부자이다. 지난 1월 약혼식을 시작으로 7개월에 걸쳐 행사가 진행되다 드디어 7월 12일 결혼식이 시작됐다. 사흘간 열리는 결혼식엔 세계 유명 인사들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등도 포함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인도 전통 의상을 입고 이들과 함께 했다. 결혼식 축하연에도 저스틴 비버 등 유명 연예인의 공연이 있었다.       암바니 가문은 하객들을 위해 전세기를 100대 이상 빌리는 등 결혼식 비용으로 6억 달러를 썼다고 한다. CNN에 따르면 뭄바이 지역 주민들은 암바니 가의 흥청망청 결혼식에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어떤 주민은 “본인 재산이지만 하는 짓이 정도를 벗어나 우스꽝스럽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가치 없게 쓰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 들린다. 요란한 결혼식만큼이나 그들은 오래도록 행복할까?     세계적인 거부로 유명한 록펠러는 ‘나는 수천만 달러를 모았으나 그것이 나에게 행복을 주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포드 자동차를 창업한 헨리 포드도 ‘돈과 행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내가 가장 행복했던 때는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던 때였다’고 했다.     반면 그 결혼식에 참석했던 세계 3위 부자 저커버그는 소박한 결혼식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2년 집 뒤뜰에서 결혼식을 했다. 초대받은 하객 90여 명은 뒤뜰로 안내를 받고 나서야 결혼식임을 알았다고 한다. 본인이 디자인한 소박한 루비 반지를 신부 손가락에 끼워줬고, 인근 식당 음식을 주문해 피로연을 했다. 호화 결혼식과는 비교할 수 없는 울림을 준다. 인도식 초호화 결혼식이 저커버그의 눈에 어떻게 비쳤을지 궁금하다.   나의 결혼을 돌아봤다. 결혼식 무렵 무역회사를 하던 아버지의 사업에 문제가 생겼다. 남편도 부모의 경제적 도움을 받을 형편이 못됐다. 비가 오면 물이 발목까지 차는 이문동 버스 종점 인근에서 전세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맞벌이를 하며 열심히 살았다. 비슷한 시기 부모가 마련해 준 큰 집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한 친구가 있었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그녀 앞에서 전혀 누추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     몇 년 후에는 집을 장만했다. 남편도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면서 그녀가 나를 부러워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사치할만한 형편이 되었지만 검소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젊은 시절부터 책상머리에 김천택의 시조 ‘잘 가노라 닫지 말며 못 가노라 쉬지 말라. 부디 긋지 말고 촌음을 아껴 쓰라.  가다가 중지곳 하면 아니 감만 못하니라’를 붙여놓고 교훈으로 삼았다. 또 ‘정직이 최고의 방책’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같은 말도 붙여 놓았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 답사기' 강의를 들은 후로는 '검이불루 화이불치'를 또 하나의 좌우명으로 마음 속에 담아두고 지낸다. 배광자 / 수필가문예 마당 결혼식 의미 막내아들 결혼식 결혼식 주인공 친척 조카

2024.08.0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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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효도의 의미

효도란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며 보답하려는 마음가짐이고 행위이다. 동양 윤리에서 ‘효는 백행의 근본’이라 했는데 이는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어떤 윤리, 도덕도 효가 밑받침되지 않고서는 온전하다 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불가사의한 우주 만물의 생성, 운행과 그 안에 존재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멀리는 조상으로부터, 현실적으로는 부모로부터 연유되었음을 알고 이에 감사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므로 효의 동기는 감사라 할 수 있다. 감사는 필요한 것을 내, 외로부터 받아 채워졌을 때의 순 반응이다. 만물의 운행법칙인 작용에 대한 같은 양의 반작용, 또는 심은 대로 거둔다 함은 같은 원리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사물에 대해 생각하고 분별하는 지각 능력이 있어 주변 상황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한 길을 찾는 판단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자칫 감사에 대한 정도를 벗어나 부모에 대한 통상적 효의 도리를 저버리게 된다면 이는 불효로 여긴다. 불효는 감사에 이어지지 않는 천지 만물 운행질서의 천리를 거스르는 일이기에, 그에 따른 어떤 언행심사도 바르고 온전할 수 없다. 세상 어느 것과도 바르게 연결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효는 단순히 예로부터 내려온 윤리,도덕의 한 축이기 이전에 불변하는 만물 운행과정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삶의 인적,물적 환경이 달라지고 심한 생존경쟁에 내 몰리면서 기존의 도덕률이나 가치관은 뒤로 밀려나고 있다. 지식이나 기능만으로 저마다의 입지를 다지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생활 여건이 아무리 변해도 이 모두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서로가 정직,존중,신뢰의 고리로 엮어질 때 관계는 완성되며, 이를 통해 효도의 범주에도 들어서게 된다. 윤천모·풀러턴독자 마당 효도 의미 만물 운행과정 천지 만물 우주 만물

2024.07.30. 18:35

[중앙시론] 5월 ‘아태문화유산의 달’의 의미

미국에서 5월은 ‘아시아·태평양계 문화유산의 달(아태문화유산의 달)’이다. 아·태계가 미국 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치하하기 위한 것으로 각 시나 주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다인종·다민족 사회인 미국은 2월은 흑인 역사의 달, 4월은 여성의 달, 10월은 라티노 문화유산의 달, 11월은 인디언 문화유산의 달 등 기념하는 것도 많다. 그동안 차별과 억압을 받은 소수계와 여성들의 공헌을 되새기고 훌륭한 스토리를 발굴해 차세대 등에 귀감이 되도록 기념하는 것이다.   올해는 요바린다에 있는 닉슨 라이브러리에서 5월 14일 오후 6시 아태문화유산의 달을 기념하며 필자의 저서 ‘파차파 캠프’ 북토크를 하기로 되어 있다.  한인들도 많이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행사는 타 커뮤니티에 한인 사회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도산 안창호 선생이 세운 파차파 캠프는 미국 최초의 한인 타운일 뿐 아니라 1919년 상해임시정부에서도 도입한 민주공화정을 제도화하여 정착시킨 곳으로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매우 중요한 장소다.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배우고 알리지 않으면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며, 알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다.   TV 채널 11인 KTTV 방송에서는 아태문화유산의 달에 김영옥 대령을 집중 조명하고 싶다며 인터뷰 요청을 해왔다.  UC 리버사이드의 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에서 녹화할 예정인데 김영옥 대령 역시 미주 한인 사회는 물론 일본계 미국인, 그리고 더 나아가 미국을 대표하는 전쟁 영웅이자 인도주의자이다. 김영옥 대령은 세계 2차 대전과 6·25 한국전쟁 등에서 엄청난 공을 세워 많은 훈장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곁에서 총상을 입은 동료들을 보면서 “내가 전쟁에서 살아남으면 우리 사회를 좀 더 좋게 만드는데 평생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실제로 김영옥 대령은 1972년 명예 제대 후 평생을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여성, 그리고 입양아 등을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들을 몸소 실천했다.     이제는 한인 사회의 대표적 비영리단체로 성장한 한인건강정보센터, 코리아타운 청소년회관, 그리고 한미연합회 등을 공동 설립한 장본인이 바로 김영옥 대령이다. 그는 또한 일미박물관 설립에도 관여했고, 고포 브로크 이사장을 맡는 등 일본계 커뮤니티에서도 존경받는 리더로 활동했다.     최근 주류 사회에서 한인 사회와 한인들의 업적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인다. 32년 전 LA폭동 당시 한인 사회가 배척당했던 것과는 완전히 양상이 달라진 것이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기억해 차세대에게 전달하는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며, 멈출 수 없는 중요한 과제임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아태문화유산의 달’은 우리 것을 지키면서 타인종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배우고 실천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아직 발굴하지 못한 인물들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1970년대 본격적인 한인 이민이 시작되면서 1세들은 억척같이 일하고 노력해 지금의 한인 사회 토대를 닦았다. 하지만 한인 차세대는 이런 스토리를 알지 못하고 별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으로 한인 1세들의 스토리를 차세대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연구와 인터뷰가 필요하다. 물론 연구 기금이 확보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아태문화유산의 달’은 그냥 기념하고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필자는 차세대에게 “자신의 역사를 모르는 것은 닻을 내리지 못한 배처럼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것”이라며 정체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태문화유산의 달’을 맞이하면서 다시 한번 차세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장태한 / UC 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중앙시론 아태문화유산 의미 한인 사회 한인 차세대 한인건강정보센터 코리아타운

2024.05.1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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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의 마주보기] 행복한 하루의 의미와 요건

행복한 하루의 의미와 요건   우리가 매일매일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이 듣고 또 주로 하는 인사말 중에는 “건강하세요!” 혹은 “행복하세요!”가 당연히 으뜸을 차지한다. 이는 누구나가 건강하고 싶고 또 즐겁게,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는 인간 모두의 아주 자연스럽고도 처절한 바람과 마음, 그런 생각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일상 속에서 느끼고 경험하는 행복의 요건들로 과연 무엇들을 우선 꼽을 수 있을까?   언젠가 차 안에서 무심코 듣게 되었던 라디오 방송 내용을 소개하자면, 그것은 바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의 순위’에 관한 설문조사 내용이었다. 이제는 뭘 들어도 돌아보면 바로 잊어버리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는데도, 이 행복 순위 목록만큼은 아직까지도 이상하리만큼 기억이 잘 난다! 아마도 이 주제가 매우 흥미롭기도 한데다 나 또한 행복하게 살고 싶은 심정에서 일 거다.     미국 사람들에게 설문조사 한 결과,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10가지 요인 중 첫째는 바로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양질의 포근한 수면이었다. 둘째는 당연히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였다. 그리고 셋째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들을 때였다. 이어서 넷째는 속이 아플 정도로 혹은 오줌을 찔끔 쌀 정도로 아주 대차게 너무나 크게 웃어 젖히는 경우라고 한다. 때론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그저 얼빠진 바보처럼 흔쾌히 웃고 나면, 우울함이 줄어들고 기분까지도 왠지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 다섯째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이 사이에 낀 팝콘 등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나서 느끼는 개운함이라고 답했다. 물론 그 10위 안에는 낯선 사람에게 칭찬을 들었을 때도 들어 있었다. 나 역시 이 목록에 100% 동의한다.     이 목록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인간이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참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요인들이 얼마나 사소하면서도, 기본적인 생리와 본인 스스로의 감정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지가 매우 돋보인다. 또한 칭찬의 중요성이다. 빈말이라도 좋은 말, 즉 ‘칭찬’은 해서도, 들어서도 좋은 것이다. 나도 며칠 전에 어떤 아가씨의 손톱(예술)이 너무 예뻐서 칭찬해주었다. 그 아가씨는 ‘싱글벙글’ 너무 좋아했고 나에게 샘플도 듬뿍(!) 챙겨 주었다. 나도 역시 칭찬을 낯선 사람들에게 들어서 기분이 좋을 때가 참 많다. 얼마 전에는 한 신사분이 내 글씨체가 “너무 아름답다!”고 말해주어서 온종일 무척 유쾌했고, 또 한 카페에서는 한 여성분이 내 운동화가 “너무 예쁘다!”며 “어디에서 샀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런 칭찬과 뜻밖의 관심들은 항상 나를 매우 ‘흐뭇하게’ 해준다. 이제는 유튜브 상에서 주로 짧은 요약본 위주로 영화를 접하는 게 일상이 되었지만, 오래간만에 아주 감동적이면서 뇌리에 깊게 남는 영화인, 2023년 작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Society of the Snow)을 시청했다. 이 영화는 우루과이 비행기가 안데스 산맥에 추락한 재난 이후, 인간의 처절한 생존의 모습을 2시간 24분 동안 아주 감명 깊게 잘 묘사하고 전달한다. 또한 인간 생존에 대한 ‘3개의 룰(rule)’에 관한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물론 환경과 개인차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인간은 “공기 없이 3분, 물 없이는 3일, 그리고 음식 없이는 3주” 정도를 견딜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우리에게 매일마다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으며,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마시고, 달콤하고 맛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크게 감사한 일인지를 또다시 ‘생생하게’ 깨닫게 해준다.     아침에 잘 자고 일어나서 맛있게 먹고 입을 벌려 깨끗한 이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밝고 크게 ‘한 번 두 번’ 웃어보고 또 그날 그날 자신의 기분에 맞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해보자.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과 타인에게 아무리 ‘빈 칭찬’이라도 해주도록 노력하자. 약간의 거짓이면 어떤가? 서로서로 상대방의 얼굴에 “웃음 진 미소”를 띄워보자. 우리 뇌는 너무나 다행히도 아주 잘 속는다! 게다가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조금만 신경 쓰면 매우 쉽게 실천할 수 있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손원임의 마주보기 행복 의미 행복 순위 위스콘신대 교육학 교수 교육학

2024.02.0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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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올해 성탄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요즘 크리스마스 캐럴이 정답고 별빛 같은 성탄 트리를 올려다보면 마음이 설렌다. 크리스마스는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먼저 떠나보낸 사랑하는 사람들을 회고하며 촛불을 조용히 응시하는 시간, 삶의 도전으로 한 해의 힘겨움에 서로의 어깨를 두드려 주는 세레머니, 가족·친지들과 나눈 시간이 부족했던 것에 대한 각성의 시간, 이젠  미국이 제2의 고향이지만 잠시 향수에 잠기는 시간도 소중하다.         임상적으로 이 계절은 마음의 다른 면에도 유의해야 하는데 예상 밖으로 슬픔과 탈진이 큰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리프 스터디 (Grief Study) 과정에서 자주 나오는 퀴즈 문제가 이를 반영한다.  ‘할러데이는 행복한 시간이므로 예기치 않은 슬픔의 감정을 새롭게 깨우지 않는다. 그렇다(  )/아니다(  ).’         임상목회돌봄(Clinical Pastoral Care)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이맘때 입원해 외롭고 아픈 시간을 보내는 환자들은 유달리 우울해 하거나, 치료 과정에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낙담을 하기도 한다. 환자 가족도 병원 로비 등에 놓인 성탄 트리와 산타클로스 복장의 자원봉사자가 반가우면서도 “왜 하필 이렇게 좋은 시기에 아파야 하나” 하는 우울한 질문과 마주한다.   성탄의 역사는  삶의 힘든 시간을 만났든, 행복한 여정 중에 있든, 그 누구에게나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역사의 현장을 들여다보면, 천사들의 성탄 소식을 전해 들은 부모의 놀라움과 각오, 가장 포근한 자리가 아닌 가장 초라한 구유에 뉘어진 아기 예수,  헤롯의 위협을 알고 곧바로 멀리 떠나야 하는 아기 예수와 부모, 의인 시므온이 기다리던 아기 예수를 안고 “내 눈이 만민 앞에 예비하신 주의 구원을 보았다”는 고별찬송…. 그 어디에도 쉽고 편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위한 성탄 계절은 아니었다.       역사를 더 올라가면,  크리스마스가 성취되기까지 이어진 인물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들의 삶의 여정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 그 가운데 나오미는 타국 생활을 하는 동안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슬픔과 애통함에 잠긴 여인이다. 고향 땅으로 돌아올 때 며느리 룻만 동행하였고, 이웃들이 나와서 맞이하는데 나오미가 말한다.  “나를 나오미(희락)라 칭하지 말고 마라(비탄) 라 칭하라…. 나는 괴로운 자라.”     그 나오미를 홀로 귀향하게 하지 아니하고 위로하며 동행한 사려 깊은 룻을 통해 은혜와 사랑이 다시 시작된 놀라운 위로를 성서는 기록한다. “룻에게서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왕을 낳으니….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고, 마리아에게서 예수가 나시니라.”  여기 첫 번 크리스마스는 모두에게 특별히 아파하고 힘든 여정을 가는 길에, 성탄의 경이로움과 함께 임했다.     작곡가 헨델이 가장 힘든 시절에 지혜와 마음을 다해 완성한 것으로 평가받는 ‘메시아’ 오라토리오는 올해도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으로 연주가 시작될 것이다. 수 세기 동안 이어진 마지막 대 합창 ‘아멘’을 마음으로 찬미하면 어떨까.   “올해 성탄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어쩌면 나를 위한 성탄임을 새롭게 발견하는 경험을 소망해 보자.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든 이 성탄절에 그 소박한 구유 앞에 경배할 수 있다. 어떠한 자리보다 더 낮은 자리를 빌려 오신 주의 성탄이 아닌가. 우리 모두에게 성탄의 위로와 사랑을 기원한다. 김효남 / HCMA 디렉터·미주장신 교수열린광장 성탄 의미 성탄 트리 성탄 계절 성탄 소식

2023.12.2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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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름에 담긴 의미

1910년 대한제국과 일본의 병합조약으로 일제가 한국을 강점하게 되었고 이후 우리는 호적의 성을 바꿔야 하는 고통까지 겪었다. 나도 호적에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온 변씨(卞氏)라는 성 대신 일본인이 만들어 준 도쿠야마(德山)라는 일본식 성으로 기재가 됐었다. 이 치욕스러운 일이 일제 치하에 겪었던 창씨개명(創氏改名)이다.     미국에 와서 첫 직장을 얻었는데 당시 루스라는 이름의 부사장이 내게 베드로라는 이름의 명찰을 만들어 주었다.  루스는 회사 내에서는 동료들이 쉽게 부를 수 있는 이름이 필요하고 내가 베드로를 닮은 데가 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백인인 루스는 직장 상사였지만 내가 미국에 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 분이었다.     사실 당시 나도 미국식인 직장 동료들의 이름을 기억하기가 쉽지 않았다. 얼굴은 알지만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당황한 적도 많았다. 차라리 내가 부르기 쉽게 그들의 이름을 지어줬으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나는 1978년에 시민권을 취득하며 미국 이름을 ‘베드로’로 했다. 당시 아내는 ‘바버라’, 딸은 ‘버지니아’, 아들은 ‘로이’ 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하지만 이는 강제가 아닌 자발적인 개명이었다. 아버님이 지어준 이름을 바꾼다는 죄스러운 마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새 이름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당시 나는 ‘베드로’ 라는 성경의 인물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다. 그 후 예수님을 영접하고, 새벽기도를 다니는데 어느 집 앞을 지날 때 닭 우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 마태복음에서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오늘 밤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고 말하자 말베드로가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한 부분이 생각났다. 나는 매일, 어디에서, 얼마나 자주 예수님을 모른다고, 잊어버리고 살고 있는지?     자녀 이름을 지을 때 이름처럼  존귀하게 되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이름을 잘 지었다고 사람이 존귀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귀한 삶을 살 때 그 이름이 존귀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좁게는 가정에서, 넓게는 사회와 국가의 영광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분들이 좋은 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님을 위해 순교하신 분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그들처럼 살 수는 없다. 다만 지금 내게 주어진 환경 안에서 아주 작은 것부터 귀한 일을 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성직자의 입장에서도 훗날 내 이름이 예수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서 욕되지 않게 사는 길을 가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변성수 / 교도소·사역 목사열린광장 이름 의미 자녀 이름 예수 그리스도 식인 직장

2023.11.13. 17:58

[열린광장] 어흥축제, 축제의 의미를 생각함

축제의 본질은 인간의 본성을 찾는 데서 시작한다. 유희와 유흥은 축제의 한 부분일 수 있어도 결코 본질은 아니다. 러시아의 문학비평가 미하일 바흐친(1895~1975)은 축제의 숨겨진 의미를 대화와 관계로 보았고 함께 어울려 살 수밖에 없는 인간들에게 필요한 의식행위로 생각했다. 축제는 대립적인 것들의 공존이며 일상에 찌들고 주눅 들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성의 회복을 의미한다.      미주예술원 ‘다루’(이사장 박창규, 대표 서연운)가 풀러턴 시와 함께 지난 달 27일부터 3일간 풀러턴 다운타운플라자에서 개최한 ‘어흥축제’(축제위원장 릭김)는 한인 예술단체가 특정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기획한 축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앞으로 어흥축제가 천편일률적인 이벤트 중심적 축제, 규모만 확대되는 상업주의적 축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축제 주체인 한인들의 다문화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한 번쯤 깊이 있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한민족 고유의 축제인 ‘천제’, 즉 하늘굿이나 서양의 ‘페스티벌’ 또는 ‘카니발’이 열리는 축제 기간에 사람들은 세속적인 삶에서 벗어나 신화적인 세계로 몰입했다. 소생과 부활의 의미를 새기면서 풍요로운 생산을 기원했다. 그리고 축제를 통해 공동체의 재결합을 이루어냈다. 우리 선조들은 축제를 통해 모두 하나가 되는 ‘대동세상’을 꿈꿨다.   지구촌 사람들은 이미 K팝과 친밀해졌으며 한국을 ‘문화발신국’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인들이 미주에서 여는 축제 마당이 축제의 외형적 형식, 포장에 치우쳐 단순한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K팝의 이면에는 한국인들이 억눌려 살아오는 동안에도 그 ‘한’의 정서를 풍류와 흥, 익살과 풍자로 승화시킨 문화적 저력이 있다. 따라서 오늘을 사는 우리의 숨결을 신명과 화합의 어우러짐, 즉 K팝으로 창출해냈다는 귀한 가치를 알리는 축제가 돼야 한다.     앞으로 어흥축제의 주최자들은 모국의 전통문화를 답습하기보다, 다문화 사회의 다양한 지역사회와 연대하여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는 어흥축제만의 콘텐트들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이 K팝의 생산지라면 미주 한인들은 K팝의 재생산자가 되어야 한다. 어흥축제가 이제 그 선봉에 서서 지역사회의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지역시민들과 함께 세계 시민으로서의 비전을 공유하고 진정한 문화 공유의 영역으로 성장,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     우리에게는 충분한 인적 자원과 동력이 있다. 우리 고유의 멋과 맛에 바탕을 둔 K팝, K푸드, K드라마, K무비를 세계 속에 심어 나가는 것이야말로 미주 한인들에게 주어진 역할일 것이다.     세계가 우리의 이웃이다. 세계는 지금 한류 속에 살고 있다. 한국인의 가슴 속에 묻혀 있는 창조력을 국경을 초월한 세계시민의 새로운 문화로 키워 나가자. 미주 한인들이 그 주역이 되자. 김정 / 영화평론가열린광장 축제 의미 상업주의적 축제 축제 마당 축제 기간

2023.11.0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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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78주년 광복절에 담긴 의미

78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다”라고 규정했다. 이어 독립운동이 “단순히 빼앗긴 국권을 되찾거나 과거의 왕정국가로 되돌아가려는 것이 아니었다”라며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공산 전체주의 국가가 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주권을 회복한 이후에는 공산 세력과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것으로, 그리고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 민주화로 이어졌다”며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하고, 공산 전체주의 세력에 맞서 이기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공산 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 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여전히 활개 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공산 전체주의 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을 강하게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고 언급한 뒤 “결코 이러한 공산 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 추종 세력들에게 속거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믿음과 확신, 그리고 함께하는 연대의 정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이처럼 강도 높게 ‘공산 전체주의 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을 경고하고 나선 것은 진보정권에서 방치됐던 반국가세력의 활동이 선동을 넘어 사회적 혼란을 조성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면 국가적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늦게나마 제동을 걸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한 것은 분단국가 상황에서 정부가 해야 할 분명한 의무다. 여기에 모든 국민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북한이 남한을 향해 직접적인 핵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 강화 당위성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3국 간에 긴밀한 정찰자산 협력과 북한 핵미사일 정보의 실시간 공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한반도의 심각성을 인지한 통찰력의 결단이라고 본다.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한·미·일 정상회를 두고 “3국 공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일본을 두고는 “이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고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첫 번째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북 정책과 관련 ‘담대한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올해도 “압도적인 힘으로 평화를 구축함과 동시에,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이 아닌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 북한 주민의 민생을 증진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한반도 평화’ 의지를 다시 천명했다.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에는 숭고한 얼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공산 세력과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세운 이들은 건국의 아버지라 할 수 있다.   바른 역사가 세워지길 소원한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광복절 의미 자유민주주의 국가 자유민주주의 수호 공산 세력

2023.08.1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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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작지만 의미 있는 행사

지난 7월 4일, 독립 기념일에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풀러튼의 랄프스 클락 팍에서는 작지만 소중한 독립 기념 축하 행사가 있었다. 주최자는 매일 아침 이곳에 삼삼오오 모여 함께 운동을 하는 사람들. 무슨 조직이 있는 것은 아니고 수년 동안 자발적으로 모여 운동을 한 사람들이다. 단체 체조 시간에는 주변의 타인종들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곤 한다.    이날은 체조가 끝난 후 바로 독립 기념일 축하 행사를 했다. 미국 국기에 대한 경례로 시작된 기념식에서 미국을 위한 기도는 6·25 참전 용사인 은퇴 목사가, 기도는 6·25에 참전했던 미군의 부인이 맡았다.    기념식 내내 성조기가 게양됐고 한 운동 멤버의 색소폰 연주에 맞춰 미국 국가도 함께 불렀다. 미국 국가의 가사는 법률가이자 시인이었던 프랜시스 스콧 키가 독립전쟁 당시 볼티모어 근교에서 벌어졌던 ‘멕헨리 요새 전투’ 현장을 목격하고 지은 것이다. 그는 거대한 영국 군함들이 밤새 퍼부은 함포 사격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새벽까지 멕헨리 요새에서 휘날리는 미국 국기를 보고 감격해 ‘멕헨리 요새의 방어전’이란 시를 지었고, 그 시가 가사가 된 것이다.  그리고 곡은 당시 영국에서 널리 불리던 ‘천국의 아나크레온에게’이라는 노래다. 1931년 미국 국가로 공식 지정된 이 노래는 언제 들어도 마음 깊이 울림을 준다.   미국은 독립 당시 13개 주였으나 이후 전쟁과 협상을 통해 지금의 50개 주,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영토를 가진 나라가 됐다.     사회자는 한국어와 영어를 번갈아 사용하여 미국이 그동안 세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음을 설명했고, 특히 6·25 한국 전쟁 때 공산주의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켰다는 것을 강조했다.     아메리카 대륙은 1492년 콜럼버스가 처음 발견했다. 그는 스페인 왕실의 후원으로 여러 번 이곳을 다녀갔으나 죽을 때까지 인도인 줄 알았다. 그 후 이탈리아 항해가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1503년 항해 중 바람 때문에 지금의 브라질 북부에 도착했다. 그는 도착한 곳이 인도가 아니고 신대륙임을 인지하고 세계에 신대륙 발견을 공표하였다.   4년 뒤 독일인이 세계지도를 제작하면서 신대륙을 아메리카로 부르자고 제안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이렇게 브라질 북부에서 시작된 아메리카 대륙은 남북으로 계속 새로운 땅이 발견되면서 확장됐다.   기념식은 여러 사람이 준비해 온 조찬행사로 이어졌다. 타인종 참석자들은 푸짐한 음식에 감사했다. 이렇게 일상에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기회가 많아지면 이해와 공감의 폭도 넓어질 것 같아  그날 행사가 더 귀하게 생각됐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열린광장 의미 행사 신대륙 발견 그날 행사 아메리카 대륙

2023.07.1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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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

동부에 여행 중인 여동생이 큰오빠를 위한 사진이라며 사진 한장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버지니아의 한국전 기념관에 있는 미군 동상들이었다. 1950년 발발한 6·25한국전쟁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미군은 3만6000여명에 달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베트남전을 제외하고 미국이 치른 국지전 가운데 가장 많은 인명 피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지금의 자유와 번영이 그들의 희생 덕분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다만 미국이 공산주의를 물리치고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주기 위해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단편적인 이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     당시 미국은 아시아에서의 이익을 유지하려면 공산주의 국가인 소련의 남진을 저지해야만 했다. 이를 위해 일본을 빼앗겨서는 안됐고 완충지대인 한반도의 공산화도 막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 병사들 가운데는 한국이란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이들은 명령에 따라 한국전쟁에 참전하게 된 것이다. 좀 냉정하게 말을 하면 미국은 국익이, 미군 병사는 생존이 우선이었다.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은 불리하던 한국전쟁의 판도를 단번에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그가 한국전쟁의 영웅이라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그를 맹목적으로 찬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여러 군사전문가가 지적하듯 맥아더 장군은 중공이 한국전에 참전하지 않을 거라 오판했고 결국 중공군의 대규모 참전으로 전쟁 양상은 뒤바뀌고 급기야 1·4후퇴로 이어졌다.       그렇다고 미국이나 맥아더 장군에게 고마움을 잊자는 것도 아니고 미군 병사들의 희생을 깎아내리는 것도 아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 맥아더 장군, 미군 병사들 덕에 한국은 적화통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너무나 큰 비극을 가져왔다. 남북한 합쳐 최소 200만 명이란 사망 및 실종자가 발생했다. 많은 사람이 가족과 지인을 잃었다.   살아남았었어도 가족이 남과 북으로 갈라져 이산가족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도 많다. 1000만 이산가족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그 숫자는 많고 그들의 아픔은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한국전쟁이 오히려 경제적 부흥에는 도움이 됐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무리 경제적으로 잘 먹고 잘살게 됐어도 전쟁은 우리에겐 너무나 큰 희생이었다. 정작 36년간 우리를 수탈했던 일본은 한국전쟁 덕에 다시 기사회생했으니 화가 나는 역사의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6·25 한국전쟁에서는 미국뿐만 아니라 UN군 병사들도 희생했다.  그 가족들의 슬픔 역시 외면하기 어렵다. 또한 비록 우리의 적이었지만 한국전에 참전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중공군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공산당은 자국 사정도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항미원조라는 거창한 슬로건을 내걸고 수많은 젊은이를 한반도의 전쟁터로 내몰았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남북한은 물론 미국과 중국, 그리고 세계의 많은 젊은이가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시간이 흘러도 김일성이 저지른 불장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새삼 한국전쟁을 뒤돌아본다.  한미동맹 70주년은 값지고 축하할 일이다. 그리고 이 동맹관계는 앞으로 다시는 한반도에서 6·25 한국전쟁과 같은 세계적, 민족적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든든한 억제 장치가 되어야 한다. 김윤상 / 변호사중앙시평 한미동맹 의미 한미동맹 70주년 올해 한미동맹 한국전 기념관

2023.06.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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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날의 의미 배웠어요"

      맥클린 한국학교 (교장 이은애)가 지난 6일 한국의 어버이날을 맞아 특별 수업을 진행했다. 전교생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김주리 교사는 어버이날의 의미와 유래 등을 지도했다. 또한 어버이날 효도동화를 신청한 후 '어머님 은혜'를 합창하고 부모님을 위해 '고마워요 엄마아빠'라는 노래에 맞춰 율동을 연습했다.   학생들은 다함께 부모님께  감사하는 의미에 대해서 배운 후 김명옥 교사의 지도로 다같이 종이접기로 카네이션을 만들었다.또한, 각 반에서 부모님께 드리는 감사카드 및 특별활동을 진행했다. 수업을 마친 후에는 부모님을 모셔서 특별 어버이날 율동 공연을 하고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는 시간도 가졌다.   이은애 교장은 "한국인의 정신인 '효'를 배우고자 이번 특별 수업을 진행했는데, 아이들이 어버이날의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기면 좋겠다"라며, "사랑이 넘치는 가정의 달 5월을 보내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문의:571-235-8997 박세용 기자 [email protected]어버이 의미 어버이날 효도동화 특별 어버이날 맥클린 한국학교

2023.05.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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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는 의미·재능·미래 시장수요는 대학 진로 선택 때 고려할 결정적 요인

내가 대학생일 때, 나 또한 캠퍼스에서 인기가 높거나 즉각적으로 가장 높은 급여를 제공하는 것에 근거하여 진로를 선택한 다른 많은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나는 투자은행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더 많은 인생 경험과 함께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워가면서, 나는 진로 결정에 접근하는 더 나은 방법을 발견했다. 아래는 내가 함께 일하는 학생들과 진로 선택지에 대해 논의할 때 사용하는 프레임워크이다.   진로 선택을 고민할 때 학생들이 고려해야 하는 세 가지 핵심 영역이 있다.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것   학생들은 자신의 삶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잘 맞는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 개개인에게 의미가 있는 것은 모두 다르며 보편적인 정답은 없다. 자신이 진정으로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개인적 가치와 직접적으로 일치하는 진로를 찾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자선 사업에 참여하거나 가족을 꾸리는 것과 같이 업무 외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을 제공하는 진로에서 일하는 것 또한 충족감을 준다.   ▶자신이 뛰어날 수 있는 것   학생들은 또한 자신의 독특한 재능을 활용하는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 ‘높은 천장’을 가진 진로를 찾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는 다시 말해 헌신적인 시간과 노력으로 대부분의 사람보다 뛰어나게 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만약 누군가가 농구를 사랑하지만, 키가 크지 않거나 운동적으로 재능이 없다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여 농구에서 커리어를 추구하는 것은 가장 좋은 선택이 아닐 것이다. 대신, 그들의 재능이 그들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진로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지불하는 것   개인의 가치에 부합하며 개인의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진로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읽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학생들은 고용주든 고객이든 그들의 일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사람들로부터 충분한 수요가 있는 진로를 찾아야 한다. 수요가 공급보다 크고 또한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진로를 찾아내는 것이 가장 좋다. 내 의견으로는, 사이버 보안과 간호가 그런 두 가지 진로 분야이다.   내가 왜 기업금융계를 떠나 커리어 코칭 사업을 시작했는지 질문을 자주 받는다. 나는 결정을 내릴 때 위의 프레임워크를 사용했다고 답변한다.     첫째로, 나에게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 신중히 생각했다. 부자들을 더 부자로 만들기 위해 주식을 조사하는 것은 나에게 의미가 없었다. 대신, 나는 젊은 세대를 멘토링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서 훨씬 더 많은 의미를 찾았다.     둘째로, 내가 뛰어나게 잘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주식 분석가로서, 나는 내가 경쟁 우위에 있지 않고 다른 아이비리그 MBA 졸업생에 의해 빠르게 대체될 수 있다고 느꼈다. 반면 커리어 코칭을 통해, 나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특별한 제안들을 할 수 있다. 커리어 상담가 중에서 나와 같은 교육적/전문적 배경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현재와 미래의 시장 기회를 고려했다. 나는 고도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다. 조사를 통해, 대학생들이 졸업 후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향후 20년간 커리어 코칭에 대한 수요가 높은 성장을 경험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프레임워크가 학생들이 개인적으로도 재정적으로도 성취감을 느끼는 장기적인 진로를 선택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진로 선택을 고민할 때, 학생들은 그들에게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이 뛰어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시장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전문가나 멘토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며, 자신의 가치와 강점에 맞는 새로운 기회에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 프레임워크를 사용함으로써, 학생들은 장기적인 성공과 만족으로 이어질 그들의 진로에 대해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문의: (949)630-8729   www.lacareercoaching.com 제임스 박 대표 / LA 커리어 코칭시장수요 의미 진로 선택지 미래 시장수요 진로 결정

2023.04.30. 19:15

[이 아침에] 숫자 ‘3’의 의미

‘삼겹살 데이 세일’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3월 3일, 삼이 겹쳐 삼겹살 데이라고 한단다. 기발한 상술이다.     ‘3’이라는 숫자는 많은 의미로 쓰인다. 어릴 적 가위바위보나 내기를 하면 삼세번을 했다. 실패를 해도 세 번째에는 성공할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셋째 딸은 보지도 않고 데려간다고 하지 않았는가. 우리 집 셋째 딸 역시 마찬가지다.     남편에게 ‘3’ 하면 생각나는 말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삼시세끼’라고 했다. 은퇴 후 집에 같이 있다 보니 하루에 세 번 식탁을 차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우린 같이 웃었지만,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틀림없다. 한 끼라도 굶으면 몸이 제 기능을 못 하기 때문이다.   삼일절의 만세 삼창은 옷깃을 여미는 경건한 애국심을 일으킨다. 법정에서 판사는 중요한 의제를 결정할 때 의사봉을 세 번 두드린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왜 한 살이 아니고 세 살부터라고 했을까? 세 살은 온전한 사람으로 살기 위한 시작점이기 때문이리라. 이외에도 3, 삼, 석 자가 들어가는 많은 속담이 있다. ‘내 코가 석 자다.’ ‘서당 개 삼 년에 풍월을 읊는다.’ ‘개 꼬리 3년 두어도 황모 못 된다.’ ‘귀머거리 삼 년이요 벙어리 삼 년이라.’ ‘사흘 굶어 도둑질 아니할 놈 없다.’ ‘수염이 석 자라도 먹어야 양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위에서 나온 3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특별하고 적절한 시간과 양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맹모삼천지교’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세 번 이사했다고 하지 않았는가. 교육은 주위 환경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준다. 또한 전인적인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세 번은 시행착오를 통해 완벽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의미를 준다.     우리의 자부심인 훈민정음 창제 원리를 살펴보자. 먼저 17개의 자음을 발음기관의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어 11개의 모음을 음양의 원리에 따라 천, 지, 인(天, 地, 人)을 본떠 만들었다. 삼제이다. 둥근 하늘은 아래 아 ‘·’, 평평한 땅은 ‘ㅡ’, 사람이 서 있는 모습 ‘ㅣ’가 모음의 기본자가 된 것이다. 삼제가 중심이 된 후 이들이 서로 결합하여 다른 모음을 추가해 만들었다. 이 자음과 모음의 결합 후 글자는 초성, 중성, 종성의 삼분법 원리에 의해 완성되었다.   그런가 하면 에이브러햄 링컨이 남북전쟁 당시 게티즈버그에서 한 연설 “국민의(of the people), 국민에 의한 (by the people), 국민을 위한(for the people)”은 가장 많이 인용되고 유명한 연설이다. 이 또한 세 글귀로 이루어져 있다. 연설하거나 논설문을 쓸 때도 서론, 본론, 결론이라는 삼 단계로 말하거나 써야 논리적이고 조직적으로 된다.   세 꼭짓점이 만난 삼각형은 안전감을 준다. 하나만 있으면 불완전하고 둘이 있으면 대립하나 3은 완전함을 뜻한다. 사람들은 ‘3’을 행운이 있고, 완전하고 안정적인 숫자로 인식한다. 이 숫자를 내 생활 속에 효과적으로 활용해보자. 균형 잡힌 생활 태도로 꼭짓점을 향해 3의 세 제곱 번을 실패한다고 할지라도 올라가 보련다.   3월이 내 곁에 있다. 이희숙 / 수필가이 아침에 숫자 의미 삼분법 원리 삼겹살 데이 생활 태도

2023.03.15. 21:35

현대사회 ‘장소’ 의미 탐구

      워싱턴한국문화원(원장 김정훈, 이하 문화원) 주최 ‘장소 없는 장소’ 전시가 오는 29일(수)까지 문화원 2층 전시실서 열린다.   비대면 활동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장소가 갖는 의미를 돌아보고자 기획된 전시회는 3인(서완호, 유승희, 최은지)의 한국 작가들이 참여했다. 3인 모두 장소성을 주된 주제로 삼아 잃어버린 공간을 소재로 작품을 제작해 눈길을 끈다.     서완호 작가는 한 때 번성했던 공간이 의미를 잃어가는 과정과 이를 경험하는 인간의 상실감을 작품에 감각적으로 표현해 냈다. 유승희 작가는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가상공간을 소재 삼아 인간이 마주하는 주체와 철학적 질문들을 작품에 담아냈다. 최은지 작가는 도시를 이루는 요소들을 단순한 도형으로 변환시킨 도심의 풍경을 그렸다.     작가들의 최신 회화 작품 3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장소가 갖는 특별한 의미를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료 관람이며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까지 관람할 수 있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현대사회 의미 의미 탐구 이번 전시회 원장 김정훈

2023.03.1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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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숫자 ‘3’의 의미

‘삼겹살 데이 세일’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3월 3일, 삼이 겹쳐 삼겹살 데이라고 한단다. 기발한 상술이다.     ‘3’이라는 숫자는 많은 의미로 쓰인다. 어릴 적 가위바위보나 내기를 하면 삼세번을 했다. 실패를 해도 세 번째에는 성공할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셋째 딸은 보지도 않고 데려간다고 하지 않았는가. 우리 집 셋째 딸 역시 마찬가지다.     남편에게 ‘3’ 하면 생각나는 말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삼시세끼’라고 했다. 은퇴 후 집에 같이 있다 보니 하루에 세 번 식탁을 차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우린 같이 웃었지만,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틀림없다. 한 끼라도 굶으면 몸이 제 기능을 못 하기 때문이다.   삼일절의 만세 삼창은 옷깃을 여미는 경건한 애국심을 일으킨다. 법정에서 판사는 중요한 의제를 결정할 때 의사봉을 세 번 두드린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왜 한 살이 아니고 세 살부터라고 했을까? 세 살은 온전한 사람으로 살기 위한 시작점이기 때문이리라. 이외에도 3, 삼, 석 자가 들어가는 많은 속담이 있다. ‘내 코가 석 자다.’ ‘서당 개 삼 년에 풍월을 읊는다.’ ‘개 꼬리 3년 두어도 황모 못 된다.’ ‘귀머거리 삼 년이요 벙어리 삼 년이라.’ ‘사흘 굶어 도둑질 아니할 놈 없다.’ ‘수염이 석 자라도 먹어야 양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위에서 나온 3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특별하고 적절한 시간과 양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맹모삼천지교’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세 번 이사했다고 하지 않았는가. 교육은 주위 환경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준다. 또한 전인적인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세 번은 시행착오를 통해 완벽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의미를 준다.     우리의 자부심인 훈민정음 창제 원리를 살펴보자. 먼저 17개의 자음을 발음기관의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어 11개의 모음을 음양의 원리에 따라 천, 지, 인(天, 地, 人)을 본떠 만들었다. 삼제이다. 둥근 하늘은 아래 아 ‘·’, 평평한 땅은 ‘ㅡ’, 사람이 서 있는 모습 ‘ㅣ’가 모음의 기본자가 된 것이다. 삼제가 중심이 된 후 이들이 서로 결합하여 다른 모음을 추가해 만들었다. 이 자음과 모음의 결합 후 글자는 초성, 중성, 종성의 삼분법 원리에 의해 완성되었다.   그런가 하면 에이브러햄 링컨이 남북전쟁 당시 게티즈버그에서 한 연설 “국민의(of the people), 국민에 의한 (by the people), 국민을 위한(for the people)”은 가장 많이 인용되고 유명한 연설이다. 이 또한 세 글귀로 이루어져 있다. 연설하거나 논설문을 쓸 때도 서론, 본론, 결론이라는 삼 단계로 말하거나 써야 논리적이고 조직적으로 된다.   세 꼭짓점이 만난 삼각형은 안전감을 준다. 하나만 있으면 불완전하고 둘이 있으면 대립하나 3은 완전함을 뜻한다. 사람들은 ‘3’을 행운이 있고, 완전하고 안정적인 숫자로 인식한다. 이 숫자를 내 생활 속에 효과적으로 활용해보자. 균형 잡힌 생활 태도로 꼭짓점을 향해 3의 세 제곱 번을 실패한다고 할지라도 올라가 보련다.    3월이 내 곁에 있다.   이희숙 / 수필가이 아침에 숫자 의미 삼분법 원리 삼겹살 데이 생활 태도

2023.03.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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