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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세계] 이념 과잉의 위험

신념은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힘이 된다. 그런 신념의 위험성을 경고한 인물이 있다. 신념은 감옥이란다. 강한 신념은 거짓보다 더 위험한 진리의 적이라 망치로 쳐부숴야 한다니. 니체는 의심할 여지없이 진리로 믿는 것을 파괴할 자유를 존중한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낮췄다. 오늘날 프랑스의 토론에 실용주의는 없다. 이념만 있을 뿐이다. 모든 논의는 현실과 단절된 채 가치와 극단으로 통한다. 무디스는 정치적으로 분열된 환경에서 차기 정부의 위험을 경고했다. 국가 부채가 심각한데 재정 적자 줄일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이념 우선으로 선심성 공약에 열심인 정부에 경고장을 날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한 후 개최한 첫 각료 회의. 정부효율부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는 미국이 연방 적자를 줄이지 않으면 파산한다고 했다. 머스크를 지지하는 대통령의 말에 각료들은 박수로 반응했다. 실용은 지나치면 효율 만능이란 비난을 받기도 한다.   미국과 중국을 세계 부국으로 만든 게 실용주의 사상이다. 한국판 실용주의를 생각하면 다산 정약용이 떠오른다. 그는 경학(유교 경전)으로 확실한 철학과 가치관을 세워 역사의식을 지니고 실용주의를 채택해야 경제학의 원리가 만민과 만물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한국 사회도 이념, 지역, 성별, 세대, 빈부 격차 등 갈등이 엉켜 양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실사구시 차원에서 동맹국과 원만히 소통하고 협상하는 것은 물론 사회 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저소득층의 분수효과든 대기업의 낙수효과든 다 괜찮다. 실현되기만 한다면. 저성장으로 신음하는 한국사회에 성장의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게 실용주의의 목표여야 한다. 이념 과잉으로 극단으로 치달으면 기다리는 건 국력의 추락 뿐이다.  조원경 / UNIST 교수돈의 세계 이념 과잉 이념 과잉 한국판 실용주의 이념 지역

2025.03.17. 18:41

[돈의 세계] 이념 과잉의 위험

신념은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힘이 된다. 그런 신념의 위험성을 경고한 인물이 있다. 신념은 감옥이란다. 강한 신념은 거짓보다 더 위험한 진리의 적이라 망치로 쳐부숴야 한다니. 니체는 의심할 여지없이 진리로 믿는 것을 파괴할 자유를 존중한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낮췄다. 오늘날 프랑스의 토론에 실용주의는 없다. 이념만 있을 뿐이다. 모든 논의는 현실과 단절된 채 가치와 극단으로 통한다. 무디스는 정치적으로 분열된 환경에서 차기 정부의 위험을 경고했다. 국가 부채가 심각한데 재정 적자 줄일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이념 우선으로 선심성 공약에 열심인 정부에 경고장을 날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한 후 개최한 첫 각료 회의. 정부효율부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는 미국이 연방 적자를 줄이지 않으면 파산한다고 했다. 머스크를 지지하는 대통령의 말에 각료들은 박수로 반응했다. 실용은 지나치면 효율 만능이란 비난을 받기도 한다.   미국과 중국을 세계 부국으로 만든 게 실용주의 사상이다. 한국판 실용주의를 생각하면 다산 정약용이 떠오른다. 그는 경학(유교 경전)으로 확실한 철학과 가치관을 세워 역사의식을 지니고 실용주의를 채택해야 경제학의 원리가 만민과 만물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한국 사회도 이념, 지역, 성별, 세대, 빈부 격차 등 갈등이 엉켜 양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실사구시 차원에서 동맹국과 원만히 소통하고 협상하는 것은 물론 사회 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저소득층의 분수효과든 대기업의 낙수효과든 다 괜찮다. 실현되기만 한다면. 저성장으로 신음하는 한국사회에 성장의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게 실용주의의 목표여야 한다. 이념 과잉으로 극단으로 치달으면 기다리는 건 국력의 추락 뿐이다. 조원경 /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돈의 세계 이념 과잉 이념 과잉 한국판 실용주의 이념 지역

2025.03.09. 17:22

[디아스포라 시선] 한미동맹 70주년 (1)-이념 초월한 서사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관련 행사가 대한민국 정부 주도로 미국 전역에서 열리고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는 군사와 안보 중심으로 시작된 양국의 관계는 이제 경제, 과학, 문화, 공공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그 흔적이 드러난다.   ‘헤로니모’, ‘초선’ 등 다큐멘터리를 통해 해외 한인의 존재와 그들의 이야기에 천착해온 필자는 여러 관련 행사에 때로는 청중으로, 때로는 발표자로 참가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필자는 기념일과 관련해 어떤 ‘서사’를 통해 그 날을 기억하는지 묻는 행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 무엇이 그 기념일을 의미 있게 하는가?     필자는 미국에서 태어나 살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고 지금도 대한민국에는 부모님과 많은 친구가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과 미국의 관계가 공고해지는 것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한미동맹 70주년’ 행사들에 등장하는 지배적인 서사에 주목해 본다. 그 서사는 6·25 한국전쟁 때 대한민국을 위해 참전한 미국의 희생적 공로와 공산주의에 대항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초대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미국의 경제·안보적 지원에 힘입어 급속한 발전을 통해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의 세계적 지위에 초점을 둔다.     분명 우리가 자랑스러워 할 만한 서사다. 이런 국가 중심적 서사에 필자도 어깨가 으쓱해지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동일한 서사를 반복적으로 듣다 보니 그 선택적이고 불완전한 논리, 그리고 철학적, 도덕적 빈약함에 대해 반추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의문은 지성을 낳는다는 어떤 어르신의 말씀처럼 비판적 사유를 통해 국가적, 이념적 프레임 이상의 서사를 찾기 시작했다.    지난 5월 프린스턴 대학에서 진행된 행사에 초청된 몇몇 교수는 한미동맹 70주년에 대한 사유는 1953년부터가 아닌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1882년부터 1950년까지 ‘또 다른’ 70여 년 동안 한반도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해 더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이 6·25 이전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조선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렸다는 것을 언급했다. 1905년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일본은 미국의 필리핀 식민지 통치를, 미국은 일본의 대한제국 침략과 한반도 통치를 용인했던 역사를 상기시킨 것이다. 성급한 가치판단을 경계하고 국익과 역사의 흐름에 따라 가변적이고 복잡한 국제관계의 성격을 인지해야 함을 꼬집은 것이다.   수많은 이들의 희생이 바탕이 된 혈맹과 국가적 발전은 숭고한 것이지만 2023년 현재 만약 한미동맹의 근간을 이르는 대서사가 ‘반공주의’ 혹은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라는 이념적 틀에 갇혀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외교·정치적 수사는 될 수 있을지언정 현시대를 살아가는 양국 국민의 지적 사유와 시대적 고민의 수준에는 부합하지 못할 것이다. 혹자는 미-중 간 새로운 냉전 분위기가 고조되는 등 차가운 국제관계 현실에서 무슨 순진한 사고냐며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더 초월적인 서사를 상상해봐야 하지 않을까?   그것은 과거 이념대결의 승리라는 프레임을 넘어서는 인류애와 보편성에 기반을 둔 서사여야 할 것이다. 필자는 그 서사를 ‘디아스포라’라는 개념에서 발견한다. ‘디아스포라’란 ‘재외동포’를 지칭하는 학문적 용어로 과거에는 팔레스타인 외의 지역을 유랑하던 유태인들을 지칭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모국 밖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의미한다.     필자는 이 개념을 단순히 지리학적 의미가 아닌 도덕적, 철학적, 인문학적으로 적용해보고자 한다. 즉, 필자가 정의하는 ‘디아스포라’는 미국에 사는 한인들인 동시에 ‘다양한 이들이 모인 사회 안에서 존재하는 이방인적, 혼합적, 소수자적 시선과 정체성’이다.     만약 우리가 한미동맹의 서사를 이념이 아닌 1903년 하와이에 도착한, 아니면 200만 명이 넘는 재미 한인들의 역사와 이야기, 그들의 사유 방식에서 모색해 보면 어떨까.     필자는 ‘한미동맹 70주년’의 대서사를 한인 이민자들의 존재 방식이라는 창조적 시각으로 사유해 보고자 한다.   ▶전후석 -UC샌디에이고, 시라큐스 법대 졸업 -뉴욕주 변호사 -다큐멘터리 헤로니모(2019), 초선(2022) 제작 전후석 / 다큐멘터리 감독디아스포라 시선 한미동맹 이념 한미동맹 70주년 올해 한미동맹 국가적 이념적

2023.07.3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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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공방에 '검사들의 전쟁' 시작되나

 제이슨 미야레스(공화) 버지니아 검찰총장이 북버지니아 지역 민주당 지역 검사장들을 향해 본격적인 선전포고를 감행했다.   미야레스 검찰총장은 알링턴 카운티에서 열린 보수단체 '프로텍팅 어메리칸스 액션 펀드' 전체회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북버지니아 지역 검사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더이상 (조지 소로스같은) 억만장자가 (수백만달러를 기부해) 엄격한 법집행을 원하지 않는 진보적인 민주당 검사를 선출하도록 허락할 필요가 없다"면서 "이들 검사장들은 범죄자들을 잡자마자 회전문을 통해 다시 석방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티브 데스카노 페어팩스 카운티 검사장이 부하 검사에게 지시한 메모를 인용해 "그들은 법정 최저형을 피해갈 수 있으며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중범죄 적용 대신 경범죄를 적용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도록 지시했다"면서 "그들은 피고를 스무번 넘게 언급하고도 피해자는 겨우 한두번 언급할까말까했다"고 지적했다.   미야레스 검찰총장은 "이같은 일들이 지금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자행되고 있으며, 그들은 마치 검사의 역할을 범죄자의 변호사 쯤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그들의 방식대로라면 최근 워싱턴D.C.와 뉴욕에서 노숙자를 골라 무차별적으로 살해한 제럴드 브레바드에게 중범죄 대신 경범죄를 적용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라우던 카운티와 알링턴 카운티 검사장을 겨냥해서도 "그들은 범죄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피해자는 가장 나중에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팔리사 타하니-태프티 알링턴 카운티 검사장은 "미야레스 검찰총장의 발언은 지나치게 공격적이며 터무니없다"면서 "우리는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경계선을 넘어 전체적인 공공안전 관점에서 피해자와 피고를 포함한 커뮤니티 전체를 대상으로 공평한 법적용 시스템을 고려하는 사람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나는 개혁적인 검사장으로서, 범죄자가 댓가를 치른 다음에는 갱생의 기회를 갖도록 허락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부타 비버레이 라우던 카운티 검사장도 "진보든 좌파든 어떻게 부르든 상관없지만, 나는 스스로를 혁신적인 검사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피해자 중심적인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으며 피해자 못지 않게 범죄자가 잘못을 저질렀으나 상습범이 아니며 재범가능성이 높지 않다면 굳이 형벌을 높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야레스 검찰총장은 거짓말을 늘어놓은 셈"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러한 방법이 바로 우리가 스스로 커뮤니티를 지키고 안정적이고도 안전한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비버레이 검사장은 "미야레스 검찰총장이나 나는 모두 커뮤니티를 지키는 사람이지만, 불행하게도 미야레스 검찰총장은 사람들 앞에서 정치를 얘기하고 있으며 일선의 검사들을 지지하는 대신 우리 모두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커뮤니티의 근간을 흔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이념 공방 카운티 검사장 지역 검사장들 비버레이 검사장

2022.03.2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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