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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면 끝? 섣부른 선택에 돌아오는 값비싼 청구서

 캐나다에서 이혼을 결심하는 부부들이 겪는 경제적 부담은 예상보다 크다.       감정적으로 힘든 선택일 뿐 아니라, 금전적으로도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법률비용은 시작일 뿐이며, 주거, 교통, 신용, 저축, 투자 전반에 걸쳐 여파가 미친다.       자동차나 주택, 투자 자산을 공동으로 소유한 부부라면, 분리 과정에서 복잡한 절차와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이혼 절차 자체는 간단할 수 있지만, 실제 과정은 소득, 저축, 신용점수, 일상생활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혼전계약을 맺은 경우에는 분할이 간소화될 수 있지만, 자녀가 관련된 경우라면 혼전계약이 자산 분할 외의 사안을 다루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복잡해질 수 있다.       캐나다 법상 민사 이혼은 반드시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양측이 아무 갈등 없이 합의하더라도 최소한의 법률비용과 수수료는 발생한다.       합의 이혼이라도 수수료를 포함해 일반적으로 1,500~3,000달러가 든다. 하지만 자녀 양육권이나 재정 문제 등으로 갈등이 있는 이혼은 일반적으로 1만5,000달러에서 3만5,000달러까지 비용이 들며, 법원 수수료는 동일하게 부과된다. 전문가 증인이 필요하거나 소송이 장기화되는 복잡한 사건의 경우, 총비용이 10만 달러를 넘는 경우도 있다.       변호사 비용이 가장 큰 지출 요인이다. 시간당 85달러에서 시작해, 일부 고액 변호사는 500달러 이상을 청구한다. 전화 상담, 문서 준비 등에도 별도 요금이 부과된다.       법적 비용 외에도, 이혼은 재정 전체를 흔들 수 있다. 대부분의 주는 결혼 기간 동안 취득한 자산을 50:50으로 나누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배우자 중 한 명이 대부분의 자산을 마련했더라도, 상대 배우자가 일정 지분을 청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혼전계약이 없을 경우 더욱 그러하다.       공동 대출이나 신용카드도 문제가 된다. 이혼하더라도 두 사람의 이름이 등록돼 있는 한, 빚에 대한 법적 책임은 공동이다. 분쟁이 발생하면 양측 모두의 신용점수가 하락해, 이후 주택 대출이나 금융 서비스 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       투자 자산을 현금화하거나 분할해야 할 수 있고, 은퇴 계획도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RRSP에 대한 기여도 중단되면, 장기 재정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자녀가 있다면, 이혼 후 비용은 더 늘어난다. 양육비는 물론, 별도 주거지에서 필요한 교육비, 의류비, 이동비 등도 양측이 나눠 부담해야 한다. 서로 다른 지역에 살 경우 이동비용도 문제가 된다.       한편, 일부 부부는 이혼 대신 ‘분리’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는 법적 혼인 관계를 유지한 채 별거하며 자산, 양육, 재정 문제를 정리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건강보험 등 일부 결혼 관련 혜택을 유지할 수 있고, 이혼보다 감정적·재정적 부담이 덜할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혼을 결정했다면, 갈등을 최소화하고 원만한 합의를 통해 ‘합의 이혼’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비용을 줄이는 유일한 길이다. 감정싸움이 커질수록 변호사 비용, 법원 비용은 끝없이 늘어난다. 밴쿠버 중앙일보연금 청구서 이혼 절차 변호사 비용 법적 비용

2025.05.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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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서 '숨은 수수료' 가구당 연 986불

#모기지 회사에서 편지를 받은 김지수 씨는 올해 지급한 연체료에 놀랐다. 모기지 2800달러를 오토페이로 설정한 김씨는 올해 들어 물가인상으로 은행 잔고가 종종 부족해 지급 기한을 몇 번 넘겼다. 김씨가 지급한 모기지 연체료는 건당 140달러로 올해 총 840달러를 지출했다.     올해 가구마다 숨겨진 청구서 지급 비용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청구서 지급 서비스인 도소의 ‘2022년 청구서 숨겨진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들이 크레딧 점수에 따른 비용, 초과인출 수수료, 연체료, 신분도용 등으로 인해 연간 총 1280억 달러를 추가로 지출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1190억 달러보다 6%(90억 달러)나 증가한 수치다.     보고서는 “숨겨진 비용에 해당하는 모든 항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그중 가장 큰 증가는 대출 이자 같은 크레딧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크레딧 비용은 850억 달러로 청구서의 ‘숨겨진 비용’ 4개 항목의 총비용인 1280억 달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연체료와 초과인출 수수료는 각각 200억 달러와 160억 달러로 지난해 150억 달러와 120억 달러보다 상승했다. 신분 도용에 따른 비용은 총 70억 달러로 집계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당 청구서의 숨겨진 비용으로 연간 총 986달러를 추가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레딧 비용 658달러를 포함해 초과인출 수수료 119달러, 연체료 155달러, 신분 도용 54달러 등이다.     도소는 크레딧 비용 관련 청구서 및 부채 상환을 제때 하는 것은 크레딧점수를 올리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크레딧 점수를 평균 35점 높이고 이자율을 낮추고 제때 지급하면 연이자 비용을 658달러나 절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숨겨진 비용에서 두 번째로 높은 연체료는 청구서를 분실하거나 늦게 지급하면 발생한다. 가구의 32%는 한 개 이상의 연체료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료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급기한을 넘기지 않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과금, 크레딧카드, 모기지 등 매달 지급하는 청구서는 오토페이를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은행은 올해 초과인출 수수료로 소비자에게 160억 달러 이상, 즉 가구당 119달러를 청구했다. 또 해마다 신분도용이 늘면서 지난해 30억 달러에서 올해 총 70억 달러가 지급됐다.   이은영 기자청구서 수수료 가구당 청구서 수수료 가구당 청구서 지급

2022.12.06. 22:29

[프리즘] 청구서를 내밀기 시작한 이상기후

지난달 24일 가주는 주방위군에 각종 재해에 전방위적으로 긴급 투입할 ‘팀 블레이즈’를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전방위적인 긴급대응팀이라지만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시기가 다가오는 것에 대비한다는 주정부 발표를 보면 재해 중에서도 산불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주의 전국 최초 산불 대응팀 신설은 기후변화가 얼마나 현실로 가까이 다가왔는지, 기후변화가 얼마나 큰 비용을 요구할지, 얼마나 일상을 바꿀지 느낄 수 있는 눈에 띄는 조처다.     지금까지 기후변화를 둘러싼 많은 논쟁은 거대담론이었다. 거대한 기후 변화와 이에 맞선 탄소 배출 감축 같은 것이었다. 기후변화가 미국 제조업계의 경쟁력을 약하게 하려는 거짓말이라는 등의 음모론은 많이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최근에 나오고 있는 ‘인류 멸종’ 같은 종말론적 경고에 사람들이 마냥 설득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나마 최근 들어 폭염은 더 사납고 폭우는 더 거센 양극단의 날씨가 잦아지고 피해 지역이 넓어지면서 이상기온 자체에 대한 의심은 줄었다.   물론 의심을 거둔다 해서 이상기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의 기온이 2도 올라가면 문명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1.5도 상승에서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은 그대로다. 이것도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천연가스 부족 사태에 화석연료 사용이 늘면서 계획표가 어긋났다. 설사 1.5도에도 막는다 해도 어느 나라에서는 저수지와 강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옆 나라에서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기후변화는 이제 전 세계와 국가 단위의 거대담론에서 지역과 개인의 미시적 차원으로 넘어가고 있다. 가주의 ‘팀 블레이즈’는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기후변화 시기의 산불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새로운 현실에서 나온 것이다. 가주는 산림 지역과 거주 지역 사이에 있는 덤불 지역을 완충지대로 설정하고 산불을 막았다. 이런 전략을 구사할 시스템과 이에 필요한 훈련, 장비, 노하우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어지간한 산불이 나도 ‘소방국이 막을 거야’라는 믿음은 여기서 나왔다.     하지만 이 믿음은 흔들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마을 전체가 불타고 9명이 사망한 북가주 파라다이스 산불이다. 최근에는 소방관의 부상이 잦아졌고 사망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집값이 치솟자 완충지대에 집을 지으면서 산불 방어에 필요한 공간이 좁아졌고 여기에 기후변화로 산불이 더 자주 더 빠르게 더 넓은 지역에서 발생하면서 기존의 시스템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가주 정부 발표에 따르면 ‘팀 블레이저’는 300갤런의 물을 실은 4인승 소방차로 거친 지형에 접근한다. 산불 대응도 속도가 중요해졌고 공세적 진화로 전환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기후변화에 맞춰 전략과 시스템, 장비, 훈련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은 산불 진화만이 아닐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가뭄과 홍수에 맞춰 많은 분야에서 기준이 바뀔 것이고 새로운 시스템 구축과 운용에 적지 않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올해만 해도 폭염이 계속된 가주에서 평균적으로 가구마다 냉방용 전기료 지출이 늘어날 것이 뻔하다. 화재와 홍수 피해가 늘면 보험료도 올라간다. 어느 단계에 이르면 보험사는 보험료 산정 기준 자체를 바꿀지도 모른다.     기후변화는 이미 일상을 바꾸었다. 중산층의 주말 일과 중 하나였던 세차와 잔디 정리는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은 버리거나 줄이면 그만이다. 하지만 새로운 비용은 친환경 마을에 도착할 때까지 모두에게 고통을 줄 것 같다. 기후변화가 개인에게도 청구서를 내밀기 시작했다.   안유회 / 뉴스룸 에디터·국장프리즘 이상기후 청구서 기후변화 시기 산불 대응팀 피해 지역

2022.09.0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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