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는 시간이 제한돼 있었어요. 난 6시간은 충분히 강의할 수 있었지만 아마 그랬다면 그만큼 인기를 얻지는 못했을걸요." 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살림 항상 유머를 잃지 않은 그다운 표현이었다. 랜디 포시 교수는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 인터뷰에서 '마지막 강의'(The Last Lecture)를 출간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카네기멜런대 강의의 배경 해설서 겸 속편이다. 말기 췌장암 환자로 화학요법의 후유증으로 복통과 구토·설사에 시달려 가며 강의 자료를 준비하던 그가 '만약을 위해 성인용 기저귀를 차고 무대에 올라야 하나' 하고 고민했다는 이야기부터 강의 끄트머리에 아내를 강단으로 불러내 키스했을 때 "제발 죽지 말아요"라고 속삭였다는 아내의 말 등 강의 내내 씩씩했던 그의 모습만 보고는 알 수 없었던 뒷이야기들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동시에 그의 강의 동영상을 접하지 못한 이라도 '곰돌이 푸'에 등장하는 티거처럼 언제나 재미를 좇으며 살았다는 포시 교수의 유쾌한 에너지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그는 암이 간으로 전이된 사실을 알게 된 순간조차 한 편의 코미디처럼 풀어놓는다. 아내와 함께 울다가 진료실 안에 티슈가 없다는 걸 깨닫고 이렇게 생각했단다. "이런 장소에서 이런 때에 크리넥스 한 통쯤은 있어야 되지 않나?" 책에는 그의 창의력에 날개를 달아줬던 아버지와 엄격했던 어머니 '기본'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 미식축구팀 코치 등 자신의 꿈을 이루도록 도와준 많은 이의 이야기도 담았다. 그리고 미래의 어느 날 이 책을 읽게 될 자녀들에게 말한다. "내 생각에 부모의 임무란 아이들이 일생 동안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꿈을 열정적으로 좇을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다… 얘들아 아버지가 너희들이 무엇이 되기 바랐는지 알려고 하지 마라. 나는 너희들이 되고 싶은 것이면 그게 무엇이든 바로 그것을 이루기를 바랄 뿐이다." 그는 전공 대신 "삶을 즐기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 며 인생 이야기를 중심으로 강의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잠재력을 허비하고 있다" "무엇을 하든 벽에 부딪히지만 그 벽은 우리가 무언가를 얼마나 절실히 원하는지를 시험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즐겁게 살라고도 주문했다. 삶을 즐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포기하지 말 것 잘못했으면 사과할 것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 등 인생에서의 기본 자세도 강조했다. '마지막 강의'는 아마존닷컴과 월스트리트 저널 선정 베스트셀러 랭킹 1위에 등극했다. 뉴욕 타임스도 추천 도서 1위에 올렸다. 책은 며칠 만에 대부분의 대형 매장에서 동이 났다. 아마존닷컴에서 이 책을 주문하면 "다음달 7일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메시지가 뜨기도 했다. 미국 최대 서점인 반스앤드노블스에서 책을 사려 해도 2~3주일을 기다려야 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출판사인 하이퍼리온 측은 당초 40만 부를 찍을 계획이었지만 주문이 쇄도하자 55만 부를 인쇄했다. 포시 교수에게 200만 부 이상을 찍겠다고 장담했다고 한다.
2008.08.25. 15:19
미국 카네기멜런대 랜디 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가 지난달 25일 끝났다. 말기 췌장암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도 밝은 미소로 삶과 꿈을 이야기한 동영상으로 세계를 감동시켰던 그는 죽음마저 철저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고 마지막까지 여유 있게 농담을 하면서 여행을 떠났다. 그의 '마지막 강의'는 죽음이 아니라 삶과 꿈에 대한 강의였다. 반면 우리 사회의 현실은 어떤가.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밝은 미소 속에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아직 많지 않다.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도 꿈과 희망을 설파한 포시 교수의 죽음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는 이유다. ◇랜디 포시 '긍정적인 삶의 전도사'=포시 교수는 긍정적인 삶의 전도사였다. 죽음 앞에 의연해지면서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웰다잉(well-dying)'이란 화두도 던졌다. 웰빙(well-being)은 잘 먹고 잘 사는 것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뜻한다. 웰다잉은 바로 웰빙의 완성이다.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물질중심.경제만능주의도 웰다잉으로 치유될 수 있다. 웰빙이 개인 중심의 '사유'라면 웰다잉은 영혼의 성숙과 사랑의 실천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에서 '웰다잉'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통계가 있다. 서울대병원 허대석(의대) 교수팀이 전이성 암진단을 받았던 국내 환자 298명을 사망 순간까지 추적.관찰한 결과 말기암 환자 중 33.6%가 임종 1개월 전까지 응급실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50.3%는 임종 2개월 전 94.6%는 임종 6개월 전까지 적극적인 항암제 치료를 받았다. 미국에선 임종 6개월 전까지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는 33%에 불과했다. 우리 사회에서 안락사와 존엄사 논쟁이 그치지 않는 것도 심폐사.뇌사 등 죽음 판정의 육체적 기준이 마치 죽음의 정의(定義)인 양 죽음에 대한 오해가 심하기 때문이다. ◇안락사와 존엄사 논쟁=최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식물인간이 된 어머니가 인간다운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치료 중단을 허락해 달라는 자녀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 안락사와 다르게 존엄사는 더 이상 치료 가능성이 없을 경우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자는 것이다. 자연사는 결코 생명 경시일 수 없다. 자연사를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자연법칙에 대한 무지가 아닐 수 없다. 존엄사는 이미 의료 선진국에선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만은 자연사법으로 법제화했고 일본도 법제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존엄한 삶의 권리'만 생각했지만 이제 죽음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존엄한 죽음의 권리'를 깊이 생각해볼 때가 됐다. ◇"생명은 소중한 것"=사람들이 자주 범하는 오해가 "죽으면 다 끝나는 게 아니냐"는 육체 중심의 사고방식이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는 "죽음이란 옷을 갈아입는 과정"이라고 했다. 생사학을 창시한 미국의 정신과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는 죽음을 눈앞에 둔 어린아이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 "우리 몸은 번데기와 마찬가지다. 죽으면 영혼은 육신으로부터 벗어나 나비처럼 예쁘게 날아서 천국으로 날아간다.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니다." 포시 교수가 주는 교훈은 마지막 순간까지 낙천적이고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100만 명 이상이 본 '마지막 강의'란 동영상에서 그는 절대 꿈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포시 교수처럼 죽음에 대처하는 것은 노력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고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랜디 포시 교수가 남긴 말말말…'남은 시간 많지 않다는 걸 당신은 언젠가 알게 될 것' ▶“시간은 당신이 가진 전부다. 그리고 당신은 언젠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최선을 다하면 꿈을 좇지 않아도 그 꿈이 오히려 나를 찾아온다.”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잘못했으면 흔쾌히 사과하며 다른 사람의 장점을 발견하라.” ▶“ 벽은 우리의 꿈을 좌절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벽은 우리가 그 꿈을 얼마나 절실히 원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있는 것이다.” ▶“가장 좋은 금은 쓰레기통 밑바닥에 있으니 애써 찾아라.” ▶“만약 조언을 하려는데 나에게 오직 세 단어만 허용된다면 단연 ‘진실만을 말하라(Tell the Truth)’를 택할 것이다. 그러고도 세 단어가 더 허용된다면 나는 거기에 ‘언제나(All the Time)’를 더하겠다.” 죽음에 대한 발상의 전환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을까' 이른바 '웰다잉(well-dying)'의 문제이다. 언제부턴가 이 웰다잉이라는 말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편안하고 만족스런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웰빙(well-being)'에만 집착하던 때와 비교하면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 주제를 다른 책 '웰다잉 영원한 소망'은 인생을 정리하고 마치는 의미에서의 웰 다잉에 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한다. 저자 안도현은 미국 인터내셔널신학대학원에서 수학하여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다음은 이 책의 목차로 죽음에 대한 의미를 생각케 해주는 키워드가 담겨 있다. 〈제1부 웰다잉으로의 초대> 당신은 죽습니다/죽음은 피할 수 없습니다/죽음은 늘 곁에 있습니다 /죽음은 끝이 아닙니다/죽음은 잠시 이별입니다/죽음 이후를 보십시오/죽음은 영원한 세계를 열어줍니다/죽음은 공평합니다/죽음은 자유케 합니다/죽음은 허무를 깨닫게 합니다/죽음은 인생의 본질을 알게 합니다/죽음은 삶을 향상시킵니다/죽음은 인생의 우선순위를 알게 합니다/고난은 죽음 너머를 바라보게 합니다/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통해 각성케 합니다/죽음은 인생을 값지게 합니다 /죽음은 새 생명의 시작입니다/죽음은 본향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주 안에서 죽은 자는 행복합니다 〈제2부 웰다잉의 지혜> 심판을 생각하며 사십시오/믿음을 점검해 보십시오/사랑하며 사십시오/부활의 소망으로 사십시오/죽음을 친구로 삼으십시오/늙음을 인정하십시오/아름답게 늙으십시오/사과나무를 심으십시오/기념비를 세우려하지 마십시오/최선을 다하십시오/부르실 때 떠나십시오/영원한 세계를 사모하십시오/단순하게 사십시오/영성 생활에 전념하십시오/가족들에게 복음을 전하십시오/유언장을 써 놓으십시오/묘비문을 기록해 보십시오/사명을 위해 사십시오/죽도록 충성하십시오/순교의 정신으로 사십시오/참된 행복의 길을 찾으십시오/재물의 청지기로 사십시오/아낌없이 주고 떠나십시오/옥합을 깨뜨리십시오/신앙의 유산을 물려주십시오/용서하고 용서 받으십시오/임종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출처:yes24.com> 박길자 기자/오진탁 한림대 생사학연구소장(철학과 교수)
2008.08.12. 17:50
'마지막 강의'가 끝났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밝은 미소로 삶과 꿈을 얘기한 '마지막 강의' 동영상으로 세계를 감동시켰던 랜디 포시 카네기멜런대 교수(사진)가 25일 오전 4시 생을 마쳤다. 48세.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의 자택에서 가족과 친지들에게 둘러싸여 평온하게 눈을 감았다. 포시 교수의 임종을 지켰던 그의 친구는 "랜디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농담을 했다"고 말했다. 아내 재이는 "남편을 격려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남편은 자신의 강의와 책이 사람들이 삶을 특히 자녀와의 관계를 돌아보는 데 영향을 줬다는 것을 늘 자랑스러워했다"고 말했다. 포시 교수의 동영상(www.thelastlecture.com)은 유튜브 등을 통해 1000만 명 이상이 지켜봤다. 그의 저서 『마지막 강의』는 올해 4월 출간되자마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지금까지 6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강의 덕분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는 사람 자기 연민을 버릴 수 있었다는 사람 자살하려는 마음을 돌이켰다는 사람이 숱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들도 포시 교수 덕분에 삶을 긍정적으로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건강하게 죽어 가는 사람'으로 불렸다. 월스트리트저널 '오프라 쇼' 등 주요 언론과 방송 프로그램이 그를 조명했고 ABC뉴스가 '2007년 올해의 인물'로 타임이 '2007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으로 그를 꼽았다. 상처 입은 사자도 포효한다 '마지막 강의'는 하마터면 못할 뻔했다. 포시 교수의 아내가 만류했기 때문이다. "날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해도 좋아요. 남은 시간 동안 당신을 독점하고 싶어요. 피츠버그까지 강의하러 가는 동안 아이들과 나는 그 시간을 영영 잃어버리는 거잖아요?" 그는 2006년 9월 암 선고를 받은 뒤 카네기멜런대가 있는 피츠버그에서 아내의 친정 근처인 버지니아주로 이사해 가족과 함께 지내던 중이었다. 포시 교수는 "상처 입은 사자라도 포효하고 싶다"며 마지막 말을 남기러 떠났다. 하지만 그도 지금과 같은 반향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150명밖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동료 교수와 50달러 내기까지 했다. 그가 졌다. 강연장 400석이 꽉 찼다. '어린 시절의 꿈을 실현하는 법'이란 제목에 걸맞지 않게 강의용 스크린을 처음 메운 것은 CT 촬영 사진이었다. 10개의 종양이 전이된 포시 교수의 간이었다. "저는 췌장암에 걸렸고 앞으로 몇 달 못 삽니다." 밝은 미소에 거침없는 말투였다. 한 손으로 여유 있게 팔굽혀펴기까지 해 보였다. "제가 우울할 것 같나요? 그렇다면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군요." 그는 행복한 어린 시절을 추억한 뒤 "남은 날들도 신나게 살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것밖에 길이 없기 때문" 이라며. 죽음을 앞에 두고 삶을 말하는 그에게 청중은 매료됐다. 76분간의 강의를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랐다. 이날 강의를 들었던 월스트리트저널의 칼럼니스트 제프리 재슬로가 신문에 기사를 썼다. 2007년 9월 '마지막 강의'의 전설이 그렇게 시작됐다. 포기하지 마세요, 감사하세요, 정직하세요 포시 교수는 '성공한 사람'이다. 브라운대를 졸업하고 카네기멜런대에서 컴퓨터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화기술(CT)의 메카로 꼽히는 카네기멜런대 엔터테인먼트 기술센터(ETC)를 공동 설립해 이끌어 왔다. 가상현실 분야의 개척자며 100만 명이 사용하는 3차원 입체(3D)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앨리스'의 개발자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그의 꿈은 '놀이공원에서 아주 커다란 봉제 인형을 따고 월드 북 백과사전을 만들어 보고 디즈니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꿈은 이루어졌다. 그는 마지막 강의에서 그때까지 그가 딴 수많은 봉제 인형을 '증거'로 보여주며 청중에게 나눠 줬다. 월드 북의 가상현실 항목도 저술했다. 디즈니 엔지니어가 되려는 꿈은 이루기 어려웠다. "'저리 꺼져 버려'라는 이 멋진 편지들을 좀 보세요." 포시 교수는 디즈니가 그의 입사를 거절한 편지를 여러 장 화면으로 보여주며 청중을 웃겼다. "장애물을 만나고 나면 내가 얼마나 그 소원을 이루고 싶었는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어요. 장애물은 나만큼 간절히 원하지 않는 다른 사람들을 막아 주기 위해 거기 있는 것이랍니다." 그는 교수가 되고 난 뒤 디즈니의 '알라딘' 프로젝트에 참여해 꿈을 이뤘다. 그는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간다고 말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저는 매일을 선물이라고 생각해 왔어요. 이젠 (그 선물에 대한) 감사 편지를 보낼 곳을 찾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췌장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자동차 사고나 심장마비와 달리 앞날을 준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48세 아버지가 남긴 선물 포시 교수는 "내 강의는 꿈을 이루는 방법이 아니라 삶을 살아 가는 방식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삶의 방식으로 첫손에 꼽은 것은 '정직'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제가 세 마디만 남길 수 있다면 'Tell the truth(진실을 말하렴)'라고 하겠어요. 세 마디를 더 보탤 수 있다면 'all the time(언제나)'." 포시 교수는 아내와 세 자녀를 두고 세상을 떠났다. 딜런(6).로건(3) 두 아들과 막내딸 클로에(2). 죽음마저 담담하게 받아들인 그도 가족을 두고 갈 생각에 샤워를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아이들이 커 나가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서가 아니라 아버지로서 해줄 수 없는 것들이 슬퍼서" 였다. 어려서 부모를 잃었던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물었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알게 되면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 사랑을 느낄 수 있다"는 대답에 아이들과 추억 만들기에 나섰다. 돌고래와 함께 헤엄치는 체험 여행을 딜런과 떠났고 로건을 데리고 미키마우스를 만나러 디즈니 월드에 갔다. 아내에겐 '마지막 강의' 끝부분에 생일 케이크를 선물했다. 청중이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불렀고 아내는 눈물을 흘렸다.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책을 쓴 것도 '앞으로 30년 동안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을 3개월 만에 하는 방법'으로 택한 것이다. 그는 자녀들과 잠시라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매일 1시간씩 반드시 해야 하는 자전거 운동 시간에 헤드셋을 쓰고 휴대전화로 53일간 원고를 구술했다. '마지막 강의' 자체가 세 아이를 위한 것이었다. 지금은 너무 어려서 아버지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할 아이들을 위해 그가 남긴 편지다. 포시 교수는 "병에 담아 바다에 띄우는 편지처럼 내 아이들이 언젠가 해안가에서 내 강의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때까지 아버지의 사랑이 가득한 편지는 인터넷의 대양을 항해하며 위로와 희망을 전할 것이다. 중앙 선데이=구희령 기자
2008.07.29. 17:59
말기암과 사투를 벌이면서도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희망 감동 사랑을 선사해온 랜디 포시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사진)가 25일 숨을 거뒀다. 포시 교수는 버지니아 체사피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47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고 아끼던 부인 제이와 어린 세자녀 딜런(6) 로건(3) 클로에(2)와의 고별이었다. 포시 교수는 6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지난해 9월 '당신의 어릴 적 꿈을 진정으로 성취하는 일'이라는 주제로 고별 강연을 했다. 자신의 시한부 삶이 마감되면 들려줄 수 없는 얘기들을 모아서 자식들에게 남겨둔다는 의미로 강연을 한 것이다. 포시 교수의 강연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고별 강연에 비친 그의 모습이 말기암 투병중인 환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밝고 명랑하고 긍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강연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강연'이라는 이름의 동영상으로 유튜브에 올려진 후 입소문을 타면서 전 세계적으로 32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같은 이름으로 올해 4월 출간된 책은 지금까지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있다. 포시 교수가 화제가 되자 ABC 방송은 지난 4월 그의 투병과 가족 이야기 그가 성취하지 못한 어릴 적 꿈 등 주제로 한 특집물을 방영하기도 했다.
2008.07.25. 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