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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현명한 행동

중용(中庸)은 원래 예기(禮記)에 속해 있었으나 주희가 사서(논어, 맹자, 대학, 중용)에 포함했다. 사서는 공자 사후에 생겼다. 그러나 삼경(시경, 서경, 주역)은 공자 생시에도 있었다. 중용의 뜻은 지나치게 모자라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현명한 행동의 도(道)를 말한다. 가령, 노자의 '유무상생',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경계'에 서라는 사상과 유사하다. 공자는 "하늘에 순종하는 자는 살고, 하늘을 거역하는 자는 망한다"라고 했다. 노자는 정치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최고의 정치는 백성이 누가 통치하는지도 모르는 태평성대, 그다음은 백성을 친하게 여기고 기리는 정치, 최악에 버금가는 정치는 백성을 두렵게 하는 공포정치, 최악은 백성이 경멸하는 정치라 했다.   중용에 보면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 즉, 하늘이 명하는 것을 성(性)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하며, 도를 닦는 행위를 교(敎)라 한다. 여기서 성이란 지하수처럼 무한히 흘러나오는 마음. 즉, 하늘마음(天心, 한마음)이다. 모든 개인은 정(情)을 가지고 있다. 즉, 양심이라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억이 쌓이면서 개인들은 그것을 '자아'로 착각하고 '자신'으로 여긴다.     여기서부터 개인들은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계산을 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욕심'이 '양심'의 자리를 메우면서 악이 선을 대체하는 현상으로 바뀐다. 하늘은 분명히 성을 따르라고 했다. 이것은 옳은 선한 양심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모두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선한 마음이고, 이 마음들은 모두 하늘의 성과 만나고, 결국 이 우주는 '한마음'이 되는 것이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면 서로 다툴 일도 없다. 욕심이 들어찰 이유가 없다. 문제의 근원은 잘못된 자아의 인식이다.     불교에서는 참나만 있을 뿐 '자아'는 없다고 한다. 자아가 없으니 욕심낼 이유가 없다. 그러니 '방하착(放下著)' 하라는 것이다. 즉, 모든 욕심을 버리고, 다 내려놓으라는 것이다. 이것을 해야 마음의 '평상심'을 유지해서 해탈하고 열반으로 든다는 것이다. 위광편조십방중(威光?照十方中), 월인천강일체동(月印千江一切同)이란 부처님의 위엄 있는 빛은 온 세상에 빠진 곳 없이 두루두루 비추나니, 이는 마치 달빛이 온갖 강물에 빛나는 광경과 완전히 똑같다는 뜻이다.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은 세종 31년(1449년)에 석가모니의 공덕을 찬양하여 지은 노래를 실은 책으로, '월인석보'에 따르면 500여 수의 노래로 추정되나 오늘날은 상권만 전한다. '월인천강(月印千江)'만을 떼서 보면, 하나의 달이 천 개의 강에 달 도장을 찍어 놓는다. 즉, 하늘마음과 사람 마음의 관계로서, 하늘에 있는 하나의 달로 모든 사람의 마음에 똑같은 달을 새기니 모든 사람에게 '한마음'을 만든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중용이나 불교나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천도교 사상)' 사상이나 모두 마음의 '욕심'을 버리라는 공통점이 있다. 중용에서는 성(性)을 따르는 것이 도라 했는데, 이 말은 하늘의 뜻인 '한마음'을 따라야 하고, 한마음은 곧 인간의 본심인 양심인 것이다.     중용의 사상은 하늘의 명(命, 성(性)을 의미함)과 사람의 정(情)이 합치하면, 그 넓은 하늘(우주)과 인간 마음이 연결되어서 인간이 곧 하늘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욕심으로 가득한 사람들의 눈에는 세상이 지옥이다. 욕심을 버리고 본심으로 사는 세상이 진정한 하늘과 땅이 제자리에 있는 천국이다.    박검진   단국대 전자공학과 졸업.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기술경영학(MOT)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반도체 특허협상팀 팀장, 하이닉스반도체 특허분석팀 차장, 호서대 특허관리어드바이저,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 교수를 거쳐 현재 콜라보기술경영연구소 대표.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한쪽 행동 공포정치 최악 천심 한마음 유무상생 한쪽

2025.02.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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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체신없는’ 행동은 없다

말이나 행동이 경솔해 위엄이나 신망이 없는 사람을 힐난할 때 “체신없게 행동하지 말라”고 말하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이에 맞지 않게 행동하거나 지위·위치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체신머리없다”는 비난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모두 잘못된 것으로, ‘채신없다’ ‘채신머리없다’고 표현해야 올바르다.   ‘채신’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져야 할 몸가짐이나 행동을 의미하는 ‘처신’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이를 ‘몸 체(體)’와 ‘몸 신(身)’ 자로 이뤄진 ‘체신’으로 잘못 이해하고 쓰는 사람이 많다.   ‘체신(體身)’은 한자 뜻 그대로 ‘사람의 몸뚱이’를 의미하며, “체신이 작은 그는 평소에도 공깃밥 한 그릇을 채 비우지 못했다” 등과 같이 쓸 수 있다. ‘체신없다’는 존재하지 않는 단어로, 의미상으로도 성립할 수 없다.   ‘채신’은 주로 ‘채신없다’ ‘채신머리없다’ 등처럼 쓰여 부정적 의미를 나타낸다. “다 큰 어른이 채신사납게 아이의 과자를 빼앗아 먹다니!”처럼 쓰이는 ‘채신사납다, 채신머리사납다’라는 표현도 있다. 이는 몸가짐을 잘못해 꼴이 몹시 언짢다는 말로, 역시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된다. 이를 ‘체신사납다’ ‘체신머리사납다’라고 쓰는 경우도 꽤 있으나 이 또한 ‘채신’에서 파생된 말이므로 ‘체신’이라고 쓰면 안 된다.   이제 해가 바뀌어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된다고 생각하니 올 한 해 나이와 위치에 맞는 행동을 해 왔는지 돌아보게 된다. 내년에는 ‘채신없는’ 행동을 하지 않는 보다 성숙한 인간이 되길 소망해 본다.우리말 바루기 체신 행동 부정적 의미

2024.12.30. 18:55

[삶과 믿음] 관심에서 행동으로

어쩌다 만나는 분 중에 아직도 아이티에 다니느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 그렇다고 하면 위험해서 어찌하느냐고 염려하기도 하고, 수고한다고 하기도 하고, 아직도 다닌다는 것을 꽤 신기한 일인 듯 여기기도 한다. 많은 분이 우리의 아이티 고아 지원 사역에 관심을 두거나, 우리를 만나면 궁금해하기도 한다. 이메일로 보내드리는 소식을 읽는 분들은 자주 안부를 묻기도 하고 뉴스에서라도 아이티 이야기를 듣게 되면 생각이 난다며 연락을 하는 분들도 있다.   선교하는 일만이 아니라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렇겠지만, 그런 관심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 중에 우리 사역을 위해 기도해 주는 분들이 있고, 그 기도가 우리가 아이티 고아들을 돌보는 일에 큰 힘이 되고 능력이 된다고 믿기 때문에 관심을 두고 물어봐 준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힘이 날 수밖에 없다. 관심은 사랑을 품고 있고 관심이 있을 때 기도하게 된다. 기도 자체가 관심이기 때문이고, 우리 사역 또한 따듯한 관심 속의 기도로 힘을 얻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성도는 세상의 많은 일에 관심을 둬야 한다. 그리고 그 관심은 기도로 이어지고 나아가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관심을 두고 살펴야 일이 많다. 기후 문제가 그렇고, 여러 나라의 전쟁이 그렇고, 국민 삶의 질을 결정하는 대통령 선거 같은 정치가 그렇다. 자기가 태어나고 살아가던 땅을 떠나 떠도는 난민이나 아이티 고아들처럼 나라가 아무리 갱단의 폭력으로 두려움의 땅이 되어도 떠날 곳도 떠날 수도 없는 사람도 관심을 두어야 할 대상이다. 우리가 사는 동네 가까운 곳에도 우리의 관심과 돌봄이 필요한 사람도 적지 않다. 그 모든 것에 깊은 관심과 기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관심에서 비롯된 기도는 한 발 더 나가 행동으로 이어져 열매를 맺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관심은 아이티 고아이다. 우리는 관심을 두고 기도하며 도와주는 분들의 뜻을 모아 고아들이 먹고 배우며 자라는 일을 돕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기도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시간과 물질을 희생하는 분들을 통해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아이들이 위험하고 척박한 환경 가운데서도 자란다.   예수님은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사랑을 실천하셨다. 가난한 자들과 소외된 이들에게 직접 다가가셨고, 그들의 필요를 채우셨다. 예수님은 행동하셨다. 성경은 언제나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로 대표되는 가난한 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나님을 믿는 자들의 삶의 우선순위에 두고 가르친다. 사랑이라는 단어의 품사는 동사라고 한다. 사랑이란 단순히 마음에 품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손과 발을 움직여 행하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도움이라도 그것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큰 변화의 도구가 될 수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계절이다. 연말이 다가오면 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생각하는 많은 기회를 만난다. 가난한 이들의 필요를 생각하고 돌보는 것은 단순한 관심으로 끝나지 않는다. 가난과 고통에 대해 마음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며 한탄하는 것으로 끝나지 말아야 한다. 관심은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 주변 가까이에 사는 가난한 이들은 단순한 관심을 넘어 적극적인 행동으로 도우라고 하나님께서 맡기신 우리 이웃이다.   야고보 사도의 말씀처럼, 헐벗은 형제자매에게 말로만 따뜻하고 배부르게 살라고 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야고보서 2장 15~16절) 이제는 관심에 머물지 말고, 행동으로 나설 때이다. 조 헨리 / 목사·더 코너 인터내셔널 대표삶과 믿음 관심 행동 아이티 고아들 아이티 이야기 기도 자체

2024.11.07. 17:44

"NYPD로서 자부심, 행동하게 했죠"

"후세대 한인 경관이 많이 나오는 데 이 홍보가 도움된다면 그걸로 족합니다."     지난달 6일 브루클린브리지서 25세 여성을 구조한 학 김(44, Hak Kim, 한국이름 김학수) 경위가 5일 플러싱 109경찰서에서 이뤄진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한국에서 초등학교 6년 과정을 마치고 1992년 미국으로 온 김 경위는 현재 맨해튼을 관할하고 있지만, 이날 한인들과의 소통을 위해 109경찰서를 찾았다. 지난달 브루클린브리지서 35분간 선글라스를 낀 긴 머리 여성에게 가족 이야기를 하며 설득한 결과 자살시도를 막은 공로로, 그는 홍보 활동 전면에 섰다. 지난 1월부터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시행된 브루클린브리지 잡상인 금지 조치와 관련해 일선 경관들이 이를 제대로 처리하고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던 그는 자살 시도자를 찾자마자 차를 멈춰 세운 후 교통을 통제했다.     이 자리에서 브렌든 지아르디노 경관과 함께 자살 시도 여성 설득에 나섰고, 현장을 지나던 다른 형사도 도착해 교통 통제를 도왔다. 무거운 장비를 차고 폭우로 인해 위를 올려다보기 힘들었던 상황이지만, 어린 자살시도자를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이후 관할 지역서 자살시도자 모친의 신고를 받고 온 긴급팀, 여성 점퍼(female jumper)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온 관계부서 등이 한 데 모여 공조했다. 여성은 심리상담에 연계된 상태며, 후속 상황 공유는 없다.   김 경위는 "보자마자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뉴욕시경(NYPD)이라면 누구든 그랬을 것이다. 자긍심이 높다. 이 같은 홍보활동이 후세대 한인 경관 배출에 도움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과거엔 70~80명의 한인 경관이 있었는데, 최근엔 잘 모르겠다. 6개월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면 자격이 있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시공무원들 복지도 좋으니 정말 추천한다"고 했다.   한편 최근 NYPD가 강조하고 있는 범죄 감소와 관련해선 "항상 같은 일을 하고 있으니 체감할 수 있는 건 없다"며 "현재 전철, 가품 시장 등과 관련해 유닛을 형성해 경관을 추가 배치하는 상황은 있다. 이슈가 생기면 유닛이 조직되는 일이 늘었다"고 했다.     김 경위는 2002년 7월 경찰 아카데미에 입소했고, 2003년 115경찰서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2005~2008년 109경찰서에서 근무하는 등 한인과 밀접한 지역서도 근무했다. 맨해튼 차이나타운서 집에 따라온 이에게 피살된 크리스티나 이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부모에게 사망 소식을 전하는 등 섬세한 사안도 다뤘다. 부친은 1985년께 미국으로 이주해 델리가게를 운영했으며 모친은 1990년대 초반에 도착했다. 부모님과 떨어져 한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이후 베이사이드·우드사이드 등에서 거주했다. 최근엔 롱아일랜드시티로 옮겼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자부심 행동 자살시도자 모친 한인 경관 플러싱 109경찰서

2024.04.0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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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용서는 날 위한 이기적 행동

‘용서하라.’ 때론 참 이기적인 말처럼 들린다. 특히 억울한 일을 당한 피해자에게 건넸을 땐 잔인하기까지 하다.     최근 가까운 지인이 불미스러운 일의 피해자가 됐다.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기자 일을 하며 웬만한 별일을 다 봤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의 이면은 생각보다 더 추하고 더러웠다.     가해자의 이기심은 한 사람, 그리고 한 가정을 파괴했다. 그를 향한 피해자의 분노와 절망은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그의 억울함을 들어주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지인의 마음은 언제나 사건 당일, 그 시각에 머물고 있었다. 자책과 미움, 연민과 증오의 감정선에 얽혀 쉽사리 헤어나오지 못했다. 인간의 탈을 쓰고 동물도 안 할 짓을 저지른 상대에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이렇게 울화가 치미는데 당사자는 오죽할까. 오열하는 그에게 진정하라는 말조차도 쉽게 건네지 못했다.     하지만, 신앙인이었던 피해자는 ‘복수’에 대해서는 마음을 삼켰다. 복수의 시작은 어쩌면 ‘용서’와는 영영 이별을 뜻할지도 모른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분노로 희미해진 마음에도 그는 어렴풋이 알고 있는 듯했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결국 그 종착역이 용서여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저명한 정신의학자들과 종교계 리더들은 용서가 철저히 본인 중심의 행위라는 것을 강조한다. 용서를 사전적 정의로만 보면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 줌’이다. 용서를 받는 상대에게 혜택이 더 큰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신약성경에서 ‘용서하다’로 번역된 그리스어의 문자적 의미는 ‘떠나가게 하다’, ‘멀리 보내다’, ‘놓아주다’ 등이다. 즉, 자신을 갉아먹고 있는 앙심을 자신의 마음에서 떨쳐내고, 멀리 보내는 일이라는 것이다.     용서는 나에게 잘못을 한 상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바탕이라는 오해가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용서는 과거로 회귀하게 하는 분노와 절망 등 숨 막히게 하는 감정들을 떨쳐버리고, 멈추게 하는데 초점이 있다.     하버드 의대 조지 베일런트 정신과 교수는 용서에 대해 ▶용서는 범죄에 대한 관용을 의미하지 않는다 ▶용서는 망각을 의미하지 않는다 ▶용서는 지나간 고통을 제거하지 않는다 ▶용서는 가해자를 너그러이 봐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상대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해야 하는 것에 마음의 무게를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바라보는 마음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용기가 용서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하트마 간디는 “약자는 용서할 수 없다. 용서는 강자의 속성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무엇보다 용서의 가장 역설적인 속성은 용서를 받을 때보다 용서할 때 더 큰 평화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정신의학자들에 따르면 실제로 종교적·도덕적 의무로 강요된 용서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활성화되는 교감신경이 항진돼 혈압이 오르지만, 용서는 안정감을 주는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혈압을 낮추고 심장병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용서는 철저하게 자신을 위한 행동이다. 증오와 분노, 적개심과 괴로움이 똬리를 튼 마음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정신도, 건강도 해치기 마련이지만, 용서했을 때 찾아오는 평화는 용서를 받은 상대가 아닌 용서한 나의 건강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찬란할 수 있는 내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우도록 내버려 두지 말자. 오직 나의 평안과 미래를 위해 용기 있게 이기적인 선택을 하자.     남을 용서하는 것,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이기적인 행동이다.  장수아 /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용서 행동 이기적 행동 분노 적개심 종교계 리더들

2023.04.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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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행동하는 예술가 뱅크시의 외침

미술계의 악동(?) 뱅크시가 전쟁이 한창인 우크라이나에 잠입해 몇 점의 벽화를 남겨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다.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에 그린 벽화를 통해 전쟁반대의 강한 메시지를 세계에 전한 것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되는 지난 2월24일 뱅크시의 작품으로 기념우표를 발행하여 다시 화제가 됐다.   우표에 사용된 벽화는 작은 체구의 어린 소년이 커다란 덩치의 남자를 유도에서 업어치기를 하듯이 바닥에 패대기치는 장면을 그린 통쾌한 작품이다. 덩치 큰 남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누가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의 유도 사랑은 유명하다. 유도 유단자이며, 유도 관련 책을 펴낼 정도로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 있다.   이 벽화 우표는 ‘푸틴 업어치기’ 우표로 불린다. 아예 우표 왼쪽 하단에는 우크라이나어 약자로 ‘푸틴 꺼져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렇다면 어린 소년은 우크라이나 국민이다. 어쩌면 젤렌스키 대통령일 수도 있겠다. 다윗과 골리앗 대결의 현대판으로 읽히기도 한다. 아무튼 이 그림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전쟁을 멈추라는 것이다.   이 벽화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북서쪽에 있는 보로디안카라는 도시에 그려져 있는데, 이 도시는 지난해 러시아 침공 직후 폭격으로 큰 타격을 입은 곳이다. 러시아군은 이곳을 몇 주간 점령했다가 퇴각했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이곳에서 민간인을 살해하는 등의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런 배경으로 뱅크시의 메시지는 한층 선명하고 강렬해진다.   위험을 무릅쓰고 벽화를 그린 뱅크시도 대단하고, 그걸 우표로 만들어 메시지를 막강하게 키운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 대통령도 만만치 않다. 참고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TV 프로듀서와 코미디언 출신이다. 대중의 마음을 잘 읽는 능력을 가졌다는 이야기다.   영국 출신의 뱅크시는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남의 건물에 벽화를 그리는 행위는 위법이기 때문에 신분을 감추고 활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974년생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정도가 알려진 전부다.   하지만, 뱅크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행동하는 예술가’다. 뱅크시가 유명해진 것은 기발하고 다양한 활동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이 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뱅크시의 작품은 우리 사회 속에 우리와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고 분노한다.   우선, 작품이 있는 곳이 길거리라서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작품 내용을 풍자와 해학, 유머로 이야기한다. 누구나 보면 금방 이해하고 웃을 수 있는, 기발하지만 친숙한 모습으로 표현된다. 그런 점에서, 근엄한 목소리로 어렵게 이야기하는 현대미술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뱅크시의 작품은 마치 시사만화처럼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메시지는 강렬하고, 분명하다. 전쟁을 멈추고,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고, 정치적 억압과 폭력이 없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런 메시지를 아주 쉬운 말로 충격적으로 전한다. 예술과 사회, 우리의 삶은 별개가 아니고, 미술이 삶의 한 부분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다.   물론, 뱅크시에 대한 비판도 있다. 지나치게 쇼맨십이 강하다, 진지한 주제를 너무 유머러스하게 다룬다는 등의 비판이다. 하지만 뱅크시는 자신만의 표현방법으로 사회적 이슈와 작품을 단단하게 연결시킨다. 거기에 선한 행동이 더해지면 영향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뱅크시의 힘이다.   예술의 사회적 기능이란 과연 무엇일까? 장소현 / 미술평론가·시인문화산책 예술가 행동 예술가 뱅크시 우크라이나어 약자 우크라이나 정부

2023.03.09. 19:16

[한마디] “나를 남과 비교하지 말라. 그것은 자기 스스로를 모욕하는 행동이다.”

“나를 남과 비교하지 말라. 그것은 자기 스스로를 모욕하는 행동이다.”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한마디 모욕 행동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2022.06.21. 18:39

[한마디]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선을 이루는 유일한 길이다.”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선을 이루는 유일한 길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프랑스 작가 한마디 양심 행동 프랑스 작가

2022.06.13. 18:57

“유치한 행동” vs “정치적 악용”

북가주 검사장 선거에 샌타클라라카운티 검사장이 토론회 직후 경쟁자인 한인 후보의 발을 고의로 걸어 넘어뜨리려 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이 된 가운데〈본지 5월12일자 A-1면〉 각 후보들이 입장을 밝혔다.   먼저 한인 대니얼 정 검사의 악수를 거부하고 발을 걸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제프 로젠 검사장은 우연히 일어난 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입장이다.   로젠 선거 캠페인 본부 측은 성명을 통해 “(정 검사가 넘어질 뻔 한 뒤) 30초 정도 후에 로젠 검사장은 정 검사에게 사과하고 악수를 했다”며 “단순하게 발생한 일을 정치적 이익을 위해 선정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니얼 정 검사는 “발을 건 것이 고의적이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로젠 검사장은 접촉이 있던 순간 즉시 사과하고 내게 괜찮은지 확인했어야 했다”며 “그날 로젠 검사장은 너무 유치하게(childish) 행동했다”고 말했다.   토론회 당시 논란의 영상은 또 다른 후보인 사지드 칸 변호사가 본인의 SNS에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칸 변호사는 “내 관점에서 보면 로젠 검사장이 고의로 다리를 내밀었다. 그렇기 때문에 로젠 검사장에게 물어봤던 것”이라며 “(영상을 보고) 여러분이 직접 판단해보라”고 말했다.   사건 당시 칸 변호사는 정 검사가 넘어질 뻔한 모습을 보고 로젠 검사장에게 “방금 (정 검사를) 넘어뜨리려 했는가”라고 물었고 이에 로젠 검사장은 “아니다. 그냥 (정 검사가) 발을 헛디딘 것”이라고 답했다. 장열 기자유치 행동 로젠 검사장 검사장 선거 정치적 악용

2022.05.1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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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생각과 말과 행동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가 바로 행복이다.”

“생각과 말과 행동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가 바로 행복이다.”   마하트마 간디·인도 정치가한마디 생각 행동 마하트마 간디 인도 정치

2022.04.22. 18:38

[한마디] “예전 사람들은 신을 위해 행동했지만 지금은 돈을 찾아 행동한다.”

“예전 사람들은 신을 위해 행동했지만 지금은 돈을 찾아 행동한다.”   니체·독일 철학자한마디 행동 예전 예전 사람들 독일 철학자

2022.03.15. 18:50

[한마디] “인간의 본연은 바뀌지 않는다. 다만 행동이 변화할 뿐이다."

“인간의 본연은 바뀌지 않는다. 다만 행동이 변화할 뿐이다."   필립 풀먼·영국 작가한마디 행동 변화

2021.11.26. 18:45

[한마디] “사색하듯이 행동하고, 행동하듯이 사색해야 한다.”

“사색하듯이 행동하고, 행동하듯이 사색해야 한다.”   앙리 베르그송·프랑스 철학자 한마디 사색 행동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

2021.11.23. 18:42

[한마디] “선한 행동을 실천하는데 나중은 없다.”

 “선한 행동을 실천하는데 나중은 없다.”   괴테·독일 작가 한마디 행동

2021.11.17. 19:20

[한마디] “자신의 행동이 올바르지 않은 사람들이 남의 잘못에는 더 심하게 질책한다.”

“자신의 행동이 올바르지 않은 사람들이 남의 잘못에는 더 심하게 질책한다.”   몰리에르·프랑스 극작가  

2021.10.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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