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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2022.08.0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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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늬 물음표를 달고
 
박제된 동물 같은 적막이 홀로 피어있던
 
큰 길가 돌담 집에
 
오늘 저녁 환하게 불이 켜졌다
 
 
 
어둠을 끌어다 한뼘씩
 
대궐 같은 집을 늘려가던 살찐 거미한 마리
 
캄캄한 절벽으로 낙하한다
 
 
 
빈 마당에 꽉 들어찬 저 막막함으로
 
마른세수를 하던 풀들의 굽은 등이
 
물방울 업고 펴지는 밤
 
 
 
촛불마저 끄고 떠나버린 바람의 가슴에도
 
지금쯤 다시 불 들어왔을까
 
 
 
태연하게 밤을 견디는 저 달빛 속엔
 
아직  첫 울음도 터뜨리지 않은 생의 물음표들
 
알알이 박혀있다

윤지영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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