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시카고 다운타운 유니언 스테이션에 50명의 텍사스 출발, 불법입국자를 태운 버스가 도착했다. 이들은 그레그 애벗(공화) 텍사스 주지사가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들을 불체자 보호도시를 내건 민주당 성향의 성역도시들로 분산하겠다고 공표한 이후 시카고에 두 번째 도착한 이들이다.
이들의 국적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서 도착한 이들까지 합쳐 125명으로 늘었다.
애벗 주지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감당하기 힘들 만큼 밀려드는 불법 입국자들 때문에 텍사스 국경 지역에 과부하가 걸렸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더 많은 불법입국자들은 뉴욕, 워싱턴 DC, 시카고 등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세 도시는 모두 친이민자정책인 ‘Sanctuary City’를 내세우고 있다.
애벗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보호 정책을 뒤집는 조치를 내린 후 국경을 넘어오는 중남미인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남부 국경 문제를 방관하고 있어 텍사스 주민들과 미국인들의 삶이 위험에 처하게 됐다.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만명의 불법 입국자들을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을 지방정부 혼자 감당할 수가 없다. 연방정부 차원에서 해결되어야 할 일을 텍사스 주 납세자들이 떠안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4일 "텍사스 주지사는 이들을 보내는 도시들과 협력해야 한다. 그는 크리스천이라고 하지만 이런 행동은 기독교인이 할 일이 아니다. 내가 아는 성경에서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카고 시는 자체 웹사이트(chicago.gov/support)를 통해 이들 불법이민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성금이나 물품 지원을 받고 자원봉사자도 모집하고 있다.
시카고의 친이민적인 정책의 시작은 1980년대 중반에 시작된다. 당시 시장인 해롤드 워싱턴이 행정명령으로 시 공무원로 하여금 연방 이민법을 집행하는 것을 금지하면서부터다. 이는 2006년 시 조례로 발효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다시 한번 재확인됐고 2021년에는 그 범위가 더욱 확대된 바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국경보호 당국 발표를 인용, 작년 10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약 10개월 사이 미국의 남부 국경을 불법적으로 넘다가 당국에 체포된 중남미인 수가 182만 명에 달한다며 2021 회계연도에 세워진 기록 166만 명을 이미 넘어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