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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화장(化粧)

Los Angeles

2023.12.14 19:36 2023.12.1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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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한 가시덤불 일렁이는  
 
마음 깊은 곳을 열고
 
샐비어꽃으로 불타던  
 
기억의 저편을 바라본다
 
 
 
멀어져가는 계절의 눈짓이
 
프리즘으로 들어오는 찰나
 
메마르고 야윈 입술에  
 
진홍빛 생기를 불어놓고
 
 
 
하늘 끝으로 흘러간 구름들
 
다 물들이지 못한 이야기들
 
이 가을 곱게 다듬어볼까?
 
좀 더 가는 붓을 잡는다

권정순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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