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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예배도 여러 형태

여름에 이탈리아 플로렌스에 여행을 갔었을 때다. 햇빛이 강했다. 모자를 쓰고서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커다란 성당이 보였다. 여럿이서 줄을 서서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성당 입구에서 지키고 있던 문지기가 내 바로 앞에 팔을 쭉 뻗더니만 나를 막았다. 왜 못 들어가게 할까 하고 문지기를 쳐다보았다. 모자를 벗으라고 했다. 어찌 감히 신 앞에 모자를 쓰고 들어가려고 하느냐는 조로, 나무라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모자를 벗었다. 안에 들어갔다. 경건하게 예수상을향해서 묵례하고 난 후, 성당 안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성당은 엄청나게 컸다. 천정도 엄청나게 높았다. 중세기 때부터 지어졌다고 했다. 성당을 크게 진 이유는, 어떤 책에 보니까, 성당은 신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커다란 성당 안에 들어가서, 성당의 크기, 다시 말하면 신의 엄청난 큼에 우리 인간은 너무나도 작게 느껴진다. 위압감을 당한다. 저절로 신을 우러러보고 감탄하고 탄복하고 만다.
 
몇 년 전에 모스크바에 있는 어느 유대교의 교회당(Synagogue)에 들어갔었을 때다. 교회당 정문 앞에서 모자를 벗었다. 모자를 손에 들고 들어가려고 했다. 그랬더니 문 앞에서 안내하는 라바이(Rabbi)가, 나를 막더니만, 모자를 쓰고 들어오라고 한다. 왜 모자를 써야 하느냐고 물었다. 유대인들은 머리에 작고 둥근 모자(키파)를 쓰고 다닌다. 키파는 신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신은 항상 인간 위에 존재하고 계시기에 모자를 쓰고 다님으로써 신을 숭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톨릭에서는 God을 믿고 있고 유대교는여호와(Yahweh)를 믿고 있는데 이름만 다르다는 것뿐이지 실은 같은 신이다. 문제점은 같은 신을 모시고 있으면서도 왜 상반된 다른 교리를 갖고 있느냐? 이다. 장로교 교회에서는 신도들이 의자에 앉아서 예배를 본다. 기도할 때도 의자에 앉아서 눈을 감고 기도한다. 특히 가톨릭 성당에서는, 어떤 때는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링컨 대통령은 다르다. 다른 신도들은 다들 앉아서 기도하는데, 링컨 혼자서만 선 채로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고 기도를 하는 것을 어느 신문에서 본 적이 있었다. 선 채로 기도한 이유는,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 당시, 군인 막사에 방문할 때마다 별자리 장성들이 링컨 대통령을 보기만 하면 다들 일어서서 경의를 표했다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신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링컨은 서서 기도를 했다고 한다.
 
러시아, 루마니아 그리고 그리스의 동방정교회에 가보면 교회 안에 의자가 없다. 예배를 볼 때 서서 본다. 왜냐고? 신 앞에서, 건방지게, 어찌 감히 인간들이 앉아서 예배를 볼 수 있느냐이다. 여행 안내자는, 보통 주말에는 한 시간 정도 예배를 보니까 문제가 없다. 그런데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때는 4~5시간 내내 서서 예배를 본다고 했다. 4~5시간 서서 예배를 본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루마니아에서 온 어떤 여인은, 루마니아에서는 서서 예배를 보지만, 미국에 있는 루마니아 교회에서는 앉아서 예배를 본다고 했다. 만약 미국에서, 앉지 않고, 서서 예배를 보게 된다면 루마니아 신도들이 교회에 오지 않아버린다고 했다. 기도해도 편하게 하자는 게 미국인 사고방식인가 보다. 서서 기도를 하든, 앉아서 기도하든, 요점은 경건한 마음이다.

조성내 / 수필가·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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