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가 역사 모르는 건 어른들 잘못
[독립 유공자 묘소 찾기 프로젝트 - 화랑청소년재단 박윤숙 총재 <2>]
교실 아닌 현장에서 배우는 역사
장기적인 역사 보존 프로젝트로
발견 못한 애국지사 묘소 찾아내
한국 국립묘지로 이장까지 목표

박윤숙(앞줄 오른쪽) 화랑청소년재단 총재가 지난 10일 로즈데일 묘지에서 학생들과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독립유공자들의 숨결이 스민 LA 한인타운 인근 로즈데일 묘지에 오는 24일 화랑청소년재단 소속 학생들이 방문한다. 미주 지역 독립유공자 묘소 관리 및 실태 조사를 위해서다. 학생들은 오랜 시간 방치된 독립유공자들의 묘비를 직접 하나하나 닦으면서 역사적 의미를 마음으로 되새기게 된다.
화랑청소년재단 박윤숙 총재는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가 광복 80주년인데 애국지사들의 삶을 살펴보면 저마다 독립을 위한 투쟁기가 있다”며 “이런 역사를 교실 책상에 앉아서 배우기보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낄 때 그 가치가 훨씬 깊게 와닿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독립유공자들에 대한 묘소 관리 차원이 아닌 그 이상의 목적이 있다.
박 총재는 “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애국지사들의 묘소를 파악하고 정비한 뒤 이들을 한국의 국립묘지로 이장하는 것”이라며 “단기적인 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역사 보존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 파악한 독립유공자 묘소 외에, 아직도 발견하지 못한 애국지사들의 묘소를 찾는 일이다. 또, 한 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부식돼 식별마저 어려운 묘비를 다시 세우고 그 의미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박 총재는 “장의 업체 전문가 등을 만나 훼손된 묘소, 묘비 등을 어떻게 복구해야 하는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현재 20개 주에 지부가 있는데 화랑의 인프라를 이용해 LA를 비롯한 전국 각지의 독립유공자 묘소를 찾아내고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화랑청소년재단 측은 프로젝트를 위한 조사팀도 구성했다. 조사팀은 애국지사들의 묘소 위치, 삶의 행적 등을 조사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데이터화할 계획이다.
박 총재는 대한인국민회 등과 함께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성세대의 중요성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우리 주변을 잘 살펴보면 한인 역사의 흔적들이 곳곳에 있는데 이를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은 건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며 “어른들도 역사를 잘 모르는데, 다음 세대가 더 모르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안타까워했다.
박 총재는 “역사를 모르면 한인 2세, 3세 같은 명칭도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24일 진행될 행사에는 학부모들도 함께 동참한다. 자녀들과 함께 묘소에서 잡초도 정리하고, 독립유공자들의 역사를 함께 나누겠다는 취지다.
이미 화랑청소년재단은 대한인국민회와 손을 잡고 도산 안창호 역사 학교를 운영 중이다. 자원봉사를 통해 글렌데일 위안부 소녀상, 풀러턴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비 등도 관리하고 있다.
박 총재는 “이 프로젝트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 역사학자 등을 비롯한 한인 사회 각 분야 인사들의 참여도 필요할 것”이라며 “관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차세대가 우리의 역사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미주중앙일보,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화랑청소년재단이 주관하고, 한인 은행권 최초의 리저널 뱅크이자 최대 한인 은행인 뱅크오브호프가 후원한다.

뱅크오브호프 로고.
송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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