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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묘소 찾기는 역사적 책무

광복 80주년을 맞아 미주중앙일보가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화랑청소년재단과 함께 ‘독립유공자 묘소 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최대 한인 은행인 뱅크오브호프도 후원으로 참여한다.   120여 년 전 척박한 땅에 이민와 하루벌이로 살면서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은 세월이 갈수록 잊혀가고 있다. 특히 선조들이 잠들어 있는 묘소마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프로젝트의 우선 목표는 방치된 묘소 실태 조사 및 편람 제작이다. 또 정기적으로 묘소를 찾아 미화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잊힌 역사를 발굴하고, 그 가치를 다음 세대와 공유하는 데 의의가 있다.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클라라 원 이사장의 말처럼 “하루에 10시간씩 일하며 한 달에 26불 남짓한 돈을 벌어 조국에 독립운동 자금을 보냈던 선조의 이야기”는 그 어떤 교과서보다 생생한 역사 교육이다.   ‘묘소 찾기’가 우리 자녀들에게 진정한 민족혼을 심어주는 이정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지켜져야 할 과제들이 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는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3인 1조’ 묘소 관리, 정기적인 미화 작업, 전국 20개 주로의 확대 계획은 훌륭한 시작이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한인 사회 전체의 꾸준한 관심과 참여, 그리고 뱅크오브호프 등 기업들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 독립유공자의 흔적을 찾아내고 기록하기 위해 한국 정부 및 관련 기관, 전문가들의 협업도 시급하다.     무엇보다 기성세대의 책임 있는 역할이 중요하다. 화랑청소년재단의 박윤숙 총재가 “자녀들이 역사를 모르는 건 어른들 잘못”이라고 지적했듯, 우리 주변에 산재한 역사의 흔적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보존하지 못한 과오를 반성해야 한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묘소를 찾고 역사를 이야기하는 모습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뿌리 교육일 것이다.   ‘묘소 찾기’의 다른 이름은 ‘유산 발굴’이다. 잊힌 역사에서 잡초를 걷어내고 드러난 선조의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역사적 책무이자 우리가 물려줄 민족의 가치다. 이 소중한 불씨가 미주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한인 사회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사설 묘소 역사 역사적 책무 독립유공자 묘소 묘소 실태

2025.05.28. 19:17

다음 세대가 역사 모르는 건 어른들 잘못

역사의 현장에는 생동감이 배어 있다.   독립유공자들의 숨결이 스민 LA 한인타운 인근 로즈데일 묘지에 오는 24일 화랑청소년재단 소속 학생들이 방문한다. 미주 지역 독립유공자 묘소 관리 및 실태 조사를 위해서다. 학생들은 오랜 시간 방치된 독립유공자들의 묘비를 직접 하나하나 닦으면서 역사적 의미를 마음으로 되새기게 된다.   화랑청소년재단 박윤숙 총재는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가 광복 80주년인데 애국지사들의 삶을 살펴보면 저마다 독립을 위한 투쟁기가 있다”며 “이런 역사를 교실 책상에 앉아서 배우기보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낄 때 그 가치가 훨씬 깊게 와닿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독립유공자들에 대한 묘소 관리 차원이 아닌 그 이상의 목적이 있다.   박 총재는 “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애국지사들의 묘소를 파악하고 정비한 뒤 이들을 한국의 국립묘지로 이장하는 것”이라며 “단기적인 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역사 보존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 파악한 독립유공자 묘소 외에, 아직도 발견하지 못한 애국지사들의 묘소를 찾는 일이다. 또, 한 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부식돼 식별마저 어려운 묘비를 다시 세우고 그 의미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박 총재는 “장의 업체 전문가 등을 만나 훼손된 묘소, 묘비 등을 어떻게 복구해야 하는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현재 20개 주에 지부가 있는데 화랑의 인프라를 이용해 LA를 비롯한 전국 각지의 독립유공자 묘소를 찾아내고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화랑청소년재단 측은 프로젝트를 위한 조사팀도 구성했다. 조사팀은 애국지사들의 묘소 위치, 삶의 행적 등을 조사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데이터화할 계획이다.   박 총재는 대한인국민회 등과 함께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성세대의 중요성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우리 주변을 잘 살펴보면 한인 역사의 흔적들이 곳곳에 있는데 이를 제대로 교육시키지 않은 건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며 “어른들도 역사를 잘 모르는데, 다음 세대가 더 모르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안타까워했다.   박 총재는 “역사를 모르면 한인 2세, 3세 같은 명칭도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24일 진행될 행사에는 학부모들도 함께 동참한다. 자녀들과 함께 묘소에서 잡초도 정리하고, 독립유공자들의 역사를 함께 나누겠다는 취지다.   이미 화랑청소년재단은 대한인국민회와 손을 잡고 도산 안창호 역사 학교를 운영 중이다. 자원봉사를 통해 글렌데일 위안부 소녀상, 풀러턴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비 등도 관리하고 있다.   박 총재는 “이 프로젝트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 역사학자 등을 비롯한 한인 사회 각 분야 인사들의 참여도 필요할 것”이라며 “관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차세대가 우리의 역사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미주중앙일보,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화랑청소년재단이 주관하고, 한인 은행권 최초의 리저널 뱅크이자 최대 한인 은행인 뱅크오브호프가 후원한다.   송영채 기자현장에서 역사 독립유공자 묘소 한인 역사 역사적 의미

2025.05.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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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기억하고 배우는 것, 뿌리를 지키고 미래를 개척하는 힘”

 제106주년 삼일절 기념식이 주달라스영사출장소(소장 도광헌), 달라스 한인회(회장 김성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달라스 협의회(회장 오원성) 주최고 지난 1일(토) 오전 11시 달라스 한인문화센터 아트홀에서 개최됐다. 주요 단체장들과 동포 등 기념식 참석자들은 독립선언서 영상을 시청했고 기념사가 이어졌다. 도광헌 소장이 대통령 권한대행의 기념사를 요약, 대독했고 김성한 회장과 오원성 회장의 기념사가 이어졌다. 김성한 회장은 “오늘 우리는 1919년 3월 1일,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외쳤던 뜨거운 함성을 되새기며 이 자리에 모였다”며 “삼일절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우리 민족이 자유와 독립을 향한 불굴의 의지를 세계에 알리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된 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처럼, 역사를 기억하고 배우는 것은 단순한 과거의 회상이 아니라, 우리의 뿌리를 지키고 미래를 개척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한 회장은 또 “이곳 미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단순히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정신을 실천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하며 더욱 발전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차세대에게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전수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야 말로 삼일절을 기리는 진정한 길일 것”이라고 피력했다. 오원성 회장은 “1919년 3월 1일, 3.1 만세운동이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 이억만리 이국 땅까지 이어졌다”며 “독립운동가의 헌신과 가족들의 희생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고 기념사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숭고한 3.1 독립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간다면, 머지않아 모든 국민이 주인인 통일 대한민국, 원 코리아(One Korea)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이웃에는 목숨 걸고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들이 있다”며 “민주평통 달라스 협의회는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멘토링사업을 이어가면서, 이들의 인권개선과 안정적인 삶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한 회장은 이날 독립유공자 후손인 월남참전전우회 달라스지회 이관용 전회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김성한 회장은 “독림운동 유공자분들의 헌신을 이어받은 후손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이관용 전 회장이 출타 중인 관계로 김충래 현 월남참전전우회 달라스지회장이 감사패를 대신 수령했다. 삼일절 기념식 주제 영상이 상영된 후 월남참전전우회 달라스지회 회원들의 선창으로 만세삼창이 이어졌고, 삼일절 노래 제창으로 기념식이 마무리됐다. 이날 점심식사는 북텍사스 한국여성회(회장 이송영)가 제공했다.                       〈토니 채 기자〉  역사 기억 월남참전전우회 달라스지회장 회장 김성한 김성한 회장

2025.03.07. 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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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남은 100년 노포 식당

  LA 다운타운에서 100년 넘게 역사를 이어온 대표적 노포 식당 ‘오리지널 팬트리 카페(The Original Pantry Cafe)’가 노사 갈등으로 인해 결국 문을 닫았다. 이 식당은 지난 1924년 5월 29일 문을 열었다. 마릴린 먼로,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 등 유명 인사들이 다녀가 LA 역사문화 기념물로도 지정된 식당이다. 한때 폐업 위기에 처했지만, 1981년 리처드 리오단 전 LA시장이 인수하면서 영업을 이어갔다. 폐업 다음 날인 3일 2014년 창업 90주년 기념 동판이 100년 노포식당의 역사를 기념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역사 식당 la 역사문화 기념 동판 오리지널 팬트리

2025.03.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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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년 역사 조앤 폐업 발표…전국 800여개 매장 폐점키로

80년 이상 역사를 지닌 원단 및 공예 소매업체 조앤이 전국 모든 매장을 폐점하고 사업을 종료한다.     CBS방송은 조앤이 매출 부진으로 두 번째로 챕터 11 파산 보호를 신청했으나, 매장을 계속 운영할 인수자를 찾지 못해 전국 매장 폐쇄를 결정했다고 지난 25일 보도했다.     온라인 소매업체와의 경쟁 속에서 어려움을 겪어온 조앤은 지난해 3월에도 파산 보호 신청을 하고 재정적 회생을 시도했으나 지난달 다시 파산을 신청했다.   이달 초 500개 매장을 폐쇄하고 300개 매장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나 운영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자산을 GA그룹과 채권자들이 인수한 가운데 현재 모든 매장에서 할인 판매가 진행 중이다. 기프트 카드는 오는 28일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정확한 폐점 일정은 조앤 공식 웹사이트 및 앱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은영 기자역사 조앤 전국 매장 매장 폐점하기 역사 조앤

2025.02.2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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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의 저울] 수정헌법 14조의 역사적 역설

최근 한국의 정치 사회적 갈등 상황이 내전에 가깝다는 우려까지 제기될 만큼 양극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도 내전이 있었고 그 상처는 아주 깊고 오래 지속되었다. 어쩌면 오늘날에도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흔히 ‘남북전쟁’이라고 불리는 노예제를 지키려는 남부와 이를 철폐하려는 북부간의 4년간의 전쟁, 그리고 링컨 대통령의 노예 해방령으로 기록되는 그 역사가 내전(U.S. Civil War)이었다.     그 상처는 아주 깊었다. 75년 전 발발한 동족 간의 전쟁을 경험한 한국인들의 입장에서 내전의 아픔과 긴 후유증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전쟁에는 패했지만 흑인들에게 동등한 시민의 권리를 부여할 수 없다고 저항하는 남부에서는 ‘흑인차별법’ (Black Codes)을 제정하여 흑인들의 재산권과 투표권을 제한하였다. 이에 연방정부가 소위 ‘재건 수정헌법(Reconstruction Amendments)’을 채택하기에 이른다.     수정헌법 13조는 노예제 폐지,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주고, 15조는 모든 시민의 투표권을 보장하는 헌법 개정안들이다. 이 수정헌법으로 인해 해방된 흑인 노예들도 법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부여받게 되었다.   소위 ‘속지주의’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한 이 수정헌법 14조가 또 한 번 큰 격랑을 거치게 되는데, 아시안아메리칸이 사건의 중심이었던 1898년의 ‘웅 킴 아크 재판’ (U.S. v. Wong Kim Ark)이다.   187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중국인 가정에서 태어난 웅 킴 아크가 21세 되던 1894년 중국을 방문하고 미국으로 귀국할 때 미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입국이 거절된 사건이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웅 킴 아크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가 중국 국적이어서 미국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수정헌법 14조에 의해 미국내 출생한 사람은 부모의 국적과 무관하게 미국 시민이라고 판결했다. 이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아니었다면, 대부분의 한인들도 미국 시민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수정헌법 14조가 다시 소환되어 미국의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내린 여러 가지 행정명령(Executive Order) 중 하나가 미국 시민 혹은 영주권자가 아닌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아니라면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는 수정헌법 14조는 물론 연방대법원 판례와 상충하는 것으로 보여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한 강경파 공화당들이 주장하는 행정명령의 근거는 수정헌법 14조에 포함된 미국 관할권에 속하는지(Subject to the Jurisdiction There of)에 대해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 법의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 외교관의 자녀는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서류미비자나(합법 체류라 하더라도) 학생 비자, 취업 비자 소지자등의 비영주권자 외국인들은 미국 법의 관할권에 완전히 귀속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수정헌법 14조가 보호하려고 했던 의도는 해방된 흑인 노예지 외국인이 아니라거나, 이민법을 관장할 권리가 전적으로 행정부에 있다는 논리 등이 트럼프 대통령 측의 법적 근거가 되고 있다.   다수의 헌법학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논리들은 ‘웅 킴 아크 사건’의 대법원 해석과 직접적으로 상충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연방대법원은 이미 부모의 국적과 상관없이 미국 내 출생자는 미국인이라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수많은 주들이 연방법원에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고 이미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연방지방법원에서 이 행정명령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판결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연방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현재 연방대법관들 대부분이 공화당 대통령들이 임명한 점을 고려할 때 궁극적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내전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수정헌법 14조가 오늘날 사회를 갈라 놓은 논쟁 대상이 되었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또한 수정헌법 14조를 강력히 채택했던 주체가 당시 공화당 강경파였고, 2025년에 수정헌법 14조를 제한하려는 주체가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한 공화당 강경파라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김한신 / 변호사니케의 저울 수정헌법 역사 재건 수정헌법 수정헌법 14조 수정헌법 13조

2025.02.0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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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웅전] ‘역사 업자’의 시대

사마천(司馬遷·기원전 145~90)은 한무제 시대의 사관인 사마담(司馬談)의 아들이다. 어려서부터 역사에 관해 보고 들은 것이 많아 사관으로 열심히 살았다. 그러던 그에게 불운이 다가왔다. 명장 이광(李廣)의 손자인 이릉(李陵)이 흉노에 패전하고 그 죄를 문책당했다. 사마천은 무제 앞에서 이릉을 변호하다가 왕의 노여움을 사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형을 받았다.   첫째는 목숨을 바치는 것이고, 둘째는 돈 50만 냥을 벌금으로 내는 것이고, 셋째는 남근을 자르는 부형(腐刑)을 받는 것이었다. 그는 죽고 싶지 않았지만, 재산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부형을 받았다.   사마천이 죽지 않은 것은 목숨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역사를 집필하라는 아버지의 유업을 이으려는 것이었으니 이 점에서 그는 위대한 역사가다. 물론 지난 2000년 동안 36명의 왕이 시역(弑逆)당하고, 52개 나라가 멸망한 역사를 ‘춘추필법(春秋筆法)’으로 기록하고 싶은 소명 의식이 있었다. 그의 역사 인식은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충절인가, 결국 인간은 어떻게 살고 죽어야 하는가를 고뇌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마천의 『사기(史記)』는 수양서이자 경세서다.   지금 한국사회는 철 지난 ‘역사 전쟁의 시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역사의 정론(正論)을 두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싸운다는 점이다. 이제 역사는 역사학자의 몫이 아니라 ‘역사 업자’의 손에 넘어갔다. 나라가 어지러울 때 마지막까지 나라를 지킨 무리는 사관이었다. 그러나 이제 사관은 ‘영혼의 노숙자(spiritual homeless)’로 세대교체가 끝났다.   선거철이 되면 관변 단체의 기관장 자리 하나 얻으려고 5·6공 시대부터 지금까지 기신거리고 있다. 그렇게 살다 끝내 한자리 얻는 것을 보면 그들만을 탓할 일도 아니다. 이미 역사학과 정치는 공생의 유대가 굳어졌다. 그것이 걱정스럽다.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영웅전 역사 업자 역사 업자 역사 전쟁 역사 인식

2025.02.02. 18:00

“퀸즈 한인 이민 역사 자료 찾습니다”

"한인사회와 연관됐다면, 어떤 자료도 상관 없습니다. 한인 이민 역사와 관련된 자료를 갖고 계신 분은 적극적으로 도와주세요."   퀸즈한인회가 45년사를 발간하기 위해 뉴욕중앙일보 독자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28일 뉴욕중앙일보 본사를 방문한 이현탁 퀸즈한인회장과 임원진은 "한인들의 이민 역사 뿌리가 시작된 곳은 퀸즈"라며 "퀸즈한인회 45년사 제작을 통해 퀸즈 한인사회를 이끌어 온 역대 회장들의 활동을 정리해보고, 한인 커뮤니티 역사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퀸즈한인회 45년사의 편찬준비위원장을 맡은 금홍기 씨는 "한인들의 삶의 터전인 퀸즈 역사에 대해 후세들이 보고 배울 역사적인 자료가 별로 없다"며 "45년사를 제대로 잘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우리 선조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보고 배울 수 있는 역사책이 생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자료 확보다. 이현탁 회장은 "퀸즈한인회가 1980년에 생겼다"며 "현재 살아 계신 전 플러싱상인번영회장이 단 1명뿐이고 온라인에 나와 있는 자료로는 한계가 있어 자료 수집에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퀸즈한인회 임원진들은 "독자들 중 한인사회와 연관된 과거 신문 기사나 자료를 갖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제공을 부탁드린다"며 "자료가 충실해야 책 내용도 충실해진다"고 설명했다. 자료 제공이 아니더라도, 과거 퀸즈를 포함한 뉴욕 일원의 시대상에 대해 증언해줄 한인들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퀸즈한인회 45년사는 발간 이후 영문판으로도 제작해 관공서와 도서관, 학교 등에 배치될 예정이다. 한글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차세대 한인 학생들도 퀸즈 한인 사회의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금 위원장은 "45년이라는 짧지 않은 퀸즈한인회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으며, 이 회장은 "지속 가능한 행사를 열어 한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역사를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료 제공을 위한 연락은 문자·전화(646-450-4133) 또는 이메일([email protected])로 하면 된다.   글·사진=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역사 한인 퀸즈한인회 역사 이현탁 퀸즈한인회장 퀸즈한인회 임원진들

2025.01.2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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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자살의 역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치소에서 자살을 시도했다는 짤막한 뉴스가 세계 여론에서 비교적 크게 주목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감소하는 추세와 달리 한국에서는 2000년 이후 그 비율이 두 배로 증가했다. OECD 국가 중 1위다. 그래서 이 뉴스에 대한 반응 강도가 특별한 것은 이해할 만하다.   동아시아와 서양의 자살률과 패턴을 비교하면 동아시아가 전반적으로 비율이 높다. 그 차이는 주로 사회·문화적인 요인으로 설명된다. 서양에서의 자살은 흔히 우울증, 약물 남용과 같은 개인적 정신건강이 원인이지만, 동아시아권의 자살은 명예와 관련된 경우가 많다. 수치심, 학업 및 금전적 압력, 죄책감 등 사회적 요인이 다수를 차지한다.   고대 사회에서도 자살에 관한 사회적 태도에는 다양한 측면이 있었다. 플라톤에 의하면 생명은 신이 준 선물이기에 인간이 임의로 목숨을 끊을 권한이 없었다. 삶을 구현하는 일은 도덕적 의무로 간주했다. 그의 사상은 후일 기독교 사상가들을 거쳐 서양의 자살에 대한 사회적 태도의 근본을 이뤘다. 하지만 극단적 상황에서는 예외를 허용했다.     독약을 마다치 않았던 소크라테스는 예찬의 대상이었다.     고대 로마의 전설적인 귀부인 루크레티아가 타퀴니우스 왕자에게 능욕을 당한 후 자살한 것 또한 군주제를 전복시키는 반란을 초래, 로마 공화국을 세우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     트로이 전쟁 영웅이었던 아이아스의 자살 또한 눈물 어린 이야기다. 아테나 여신의 개입으로 미쳐버린 아이아스는 그리스 아군 막사의 가축을 모조리 도살했는데, 제정신을 찾은 뒤 그 수치심을 못 이겨 세워 놓은 칼에 몸을 던졌다.(사진)     그의 비극적인 종말은 전쟁과 더불어 살아왔던 시민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 이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신화적 차원에서 이해하려고 했던 그리스인들의 노력으로도 해석된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전문가칼럼 자살 역사 사회적 태도 사회적 요인 고대 사회

2024.12.16. 21:47

[아메리카 편지] 계엄령의 역사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난데없는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는 와중에 국회와 시민이 뭉쳐 계엄령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신속하고 단호한 대처로 민주주의를 수호한 데 대해 전 세계가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이한 일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정치적 취약성을 노출한 경종이다. ‘사우스 코리아의 혼란(turmoil)’이라는 부제 아래 계속해서 보도되는 뉴욕타임스 기사들을 보며 나는 북미 사람들이 하나같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접했다. “미국에서도 계엄령이 갑자기 선포될 수 있나?”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를 앞두고 불안정한 정치 분위기를 우려하며 나온 질문이다.   캐나다는 계엄령 자체가 아예 없는 나라다. 1914년에 통과된 캐나다 전쟁조치법(War Measures Act)은 전시에 연방정부에 특별한 권한을 부여하는 법이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비롯해 역사상 세 번 사용됐다. 그러나 1988년에 이 전쟁조치법은 긴급법 (Emergency Act)으로 대체되었다. 군사가 개입된 계엄령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법이다. 미국의 경우도 대통령에게 군사통치를 선언할 수 있는 권한은 헌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각 주 정부는 긴급상황시 사법심사를 통해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   계엄령(martial law)의 영문 용어는 고대 로마 전쟁의 신 마스(Mars)에서 유래되었다. 그 법의 유래는 로마 공화국의 정치 체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비상시 공화정의 체제를 보전하기 위해 정무관에게 모든 권한을 양도하는 ‘원로원 최종 권고(Senatus Consultum Ultimum)’가 그 뿌리다. 역사에서 총 13번 발동되었는데, 공화정 말기에 폼페이우스·카이사르 등의 정치가들에 의해 악용돼 결국 로마 공화정은 몰락했다. 역사의 결론은 단순하다. 정치적 목적으로 계엄령을 발동시킨 세력은 반드시 몰락한다는 것이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계엄령 역사 비상계엄령 선포 계엄령 해제 계엄령 자체

2024.12.09. 22:22

[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예술과 역사가 공존하는 묘지

LA 그리피스 공원(Griffith Park) 인근에 위치한 글렌데일 포레스트론 메모리얼 파크(Glendale Forest Lawn Memorial Park)는 단순한 공원묘지가 아니다. 이곳은 예술과 평화가 공존하는 장소로 유럽 고성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는 웅장한 건축물과 대형 십자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원 안에는 박물관, 교회, 결혼식장, 장례식장이 어우러져 있다. 미국의 전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으며 마이클 잭슨, 월트 디즈니, 클라크 게이블 등 20여 만 명이 이곳에 잠들어 있다. 그래서 이곳에 가면 고요하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이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1906년 설립된 포레스트 론은 크리스천 사업가 허버트 이튼(Dr. Hubert Eaton)의 비전으로 새로운 형태의 공원묘지로 변모했다. 기존의 어둡고 음침한 묘지와 달리 그는 이곳을 평화롭고 밝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잔디와 나무를 심고, 유명 조각과 예술품을 배치했다. 특히 성경의 중요한 사건들을 테마로 한 작품들은 이곳의 상징적 요소다. 스테인 글래스로 원작을 재창조한 작품한 '최후의 만찬',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예수, 예수의 부활과 재림을 묘사한 작품들은 그 깊이와 예술적 가치를 더한다. 특히 십자가에 못 박히는 예수 성화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작품에 맞춰 건물을 설계해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이튼 박사의 비전은 공원을 단순한 묘지를 넘어 예술과 신앙의 성소로 만들었다.    또 공원의 대표작 중 하나인 스테인드글라스로 재현된 '최후의 만찬'은 이튼 박사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원작을 보고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이다. 그는 훼손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원작을 복원하고 보존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아씨시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서 본 스테인드글라스 기술에 주목했다. 이튼은 이탈리아의 유명 예술가들에게 의뢰해 6년간 작업 끝에 1931년 완성품을 선보였다. 빛을 통해 표현된 예수와 제자들의 모습은 원작의 감동을 현대적으로 재현하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포레스트 론은 단순한 추모의 공간을 넘어선다.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포함해 약 1500여 점의 조각과 회화가 공원 곳곳에 설치되어 있으며, 미국 독립선언회의를 주제로 한 모자이크 작품 등 역사적 사건을 조명한 예술도 다수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조각과 회화는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당시의 시대와 문화적 맥락을 이해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래서 이곳은 예술적 감동과 역사의 울림이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공간이다.    따라서 포레스트 론 메모리얼 파크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예술과 신앙, 그리고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방문객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기억될 것이다.   ▶주소: 1712 S Glendale Ave, Glendale, CA 91205  정호영 / 삼호관광 가이드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예술과 역사 예술과 신앙 예술과 평화 포레스트론 메모리얼

2024.12.0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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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언어의 역사를 왜 공부하는가?

언어는 늘 변한다. 그러면서도 늘 동시대 언중과 소통이 가능하다. 늘 변하면서도 늘 소통 가능한 언어를 연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언어는 개인 차원에서도 늘 변한다. 어린 시절의 내 언어와 현재의 내 언어는 전혀 다르며 앞으로의 언어도 달라질 것이다. 어릴 때 나의 말소리와 현재, 미래의 음성은 차이가 있다. 귀여운 목소리와 쉰 목소리가 같을 수 없다.     사용하는 어휘도 다르다. 어휘의 양과 질은 끊임없이 변한다. 어릴 때 내가 사용한 어휘의 총량과 현재, 미래의 어휘량은 다르다. 지금 쓰고 있는 어휘를 어릴 때는 쓰지 않았던 경우가 많으며, 지금 쓰고 있는 어휘를 앞으로 계속, 자주 사용할지는 알 수 없다. 자주 쓰는 표현, 자주 쓰는 문법도 달라지고, 유행하는 새로운 말 등 계속해서 개인의 언어는 달라진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언어는 사회적 차원에서도 늘 변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사회적이라는 말은 단순히 모여산다는 뜻이 아니다. 사회라는 말은 서로 돕고,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을 의미한다. 한자를 보면 ‘사회(社會)’인데 여기서 사(社)는 토지의 신을 의미하며, 땅의 신에게 제사 지내는 것을 의미한다. 소사이어티의 번역어로서 ‘사’를 택한 것은 ‘축제, 제사’를 위해 모여있는 인간의 모습을 ‘사회’의 모습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제사는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고도의 정신적인 행위이다. 그리고 제사에는 감사, 경배, 용서 등의 다양한 감정과 행위가 동반되었다. 이 속에서 조화와 협조가 필요하고, 그때 언어의 의사소통 기능이 힘이 발휘한다.   따라서 언어는 사회 속에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공통의 기준이 된다. 함부로 바뀌어서도 안 되고, 나만 바뀌어서는 안 되는 모순적 관계다. 사실 이는 개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만 빠르게 변해서는 안 되므로 사회 속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는 하나가 아니다. 내가 머물고 활동하는 사회와 다른 사회는 항상 소통하기도 하고, 충돌하기도 한다. 서로 떨어진 사회일수록 변화의 속도도 다르고, 변화의 결과도 다르다. 지역에 따라 언어가 달라지는 것은 그러한 이유다. 또한 공유한 집단에 따라서도 언어는 달라진다.   계층이나 계급에 따라 언어가 달라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회도 시간에 따라 언어가 변한다. 그 속도와 형태는 지역과 계층 또는 둘의 합 속에서 다르게 나타난다. 그 변화의 모습을 살피고, 변화하기 전의 상태를 거슬러 오르는 것을 통시적 연구, 역사언어학이라고 할 수 있다. 통시는 기본적으로 둘 이상의 시기를 전제로 한다. 조선시대의 언어가 현대에는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연구하면 통시적 연구이다. 신라시대의 언어와 고려시대의 언어와 조선시대, 현재의 언어가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연구하면 통시적 연구인 것이다. 종적인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엄밀히 말해서는 정확한 한 시기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 시기가 있다고 가정하고 연구하는 것을 공시적 연구라고 한다. 16세기, 17세기 등등은 각각 공시적이고, 현대어 역시 공시적이다. 수많은 공시가 모여서 통시가 된다. 달리 말해 수많은 공시의 변화를 연구하는 것이 통시적 연구이다. 역사언어학은 수많은 공시의 묶음을 다루는 학문이다. 따라서 꼭 여러 언어를 비교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언어학이 비교언어학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언어를 통시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언어의 분기점을 만나게 된다. 그 꼭짓점을 찾다 보면 서로 관계있는 언어를 만나게 되고, 그 언어 사이의 공통점을 찾고, 변화 양상을 찾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역사언어학은 비교언어학이 된다. 비교언어학은 그 시작점이 역사언어학일 수밖에 없다. ‘비교’는 같은 계통의 언어를 찾는 과정이며, 같은 계통 언어의 공통점과 차이점, 변화과정을 논하는 연구이기 때문이다.   언어는 변한다. 언어는 변화 속에서 소통하며, 소통 속에서 변화한다. 역사언어학은 공통점을 찾는 과정이며, 우리가 서로 관련 있음을 찾는 과정이다. 언어의 형태, 음운, 의미의 변화를 살피면서 인간의 기원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고, 변화의 자유로움을 찾기도 한다. 언어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인간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언어 역사 계통 언어 언어 사이 그때 언어

2024.10.13. 17:30

[문화산책]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 지킴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단재 신채호)   이런 거창한 말씀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는 누구나 안다. 기억되지 않은 역사는 사라져버리게 마련이다.   우리 미주 한인 사회도 이민 연륜이 길어지면서, 정리하고 기록해야 할 역사가 쌓였다. 많은 주요 단체들이 반세기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지만, 역사로 제대로 정리되고 기록된 예는 그리 많지 않다. 그 시절을 빛냈던 주인공들은 세상을 떠나고, 기억은 가물가물해지고, 자료들은 하나둘 사라져가고 있다. 급하다.   그런데 사명감을 가지고 역사를 갈무리하고 기록하는 일에 헌신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내가 알기로는, 남가주에서는 한인역사박물관의 민병용 관장, UC리버사이드 교수이며 김영옥연구소 소장인 장태한 교수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민병용 관장의 역작 '대한인국민회 100년사'가 발간되었다. 참으로 반갑고 고맙다.   대한인국민회가 어떤 곳인가? 미주 땅에 독립운동의 씨를 뿌린 도산 안창호 선생의 정신과 숨결이 배어 있는 미주 최고의 독립운동기관, 3·1운동 후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기까지 미주의 임시정부임을 선언하고 미국과 멕시코, 쿠바 동포들의 독립운동 총본부 역할을 감당한 곳, 동포들의 성금을 모아 상해 임시정부를 재정적으로 계속 후원해온 곳, 독립운동에 앞장선 언론 '신한민보'를 발행한 곳…. 그야말로 미주지역 독립운동의 구심점이었던 곳이 아닌가. 그 100년의 역사가 이제야 한 권으로 책으로 발간된 것이다.   대한인국민회 기념관은 비록 작은 규모이지만, 이민역사 자료를 전시해 놓은 유일한 교육의 현장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가볼 곳이 거기밖에 없다.   지난 2003년에는 건물 복원공사 중 천장 다락방에 보관되어 있던 다량의 독립운동 자료가 발견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귀한 자료들은 USC에서 디지털화해서 도서관에 보관하고 있고, 원본은 한국의 독립기념관에 대여 조건으로 보관되어 있다. 미주에 한인역사박물관이 세워지면 돌아올 것이라고 한다.   민병용 관장이 2년여의 집필 기간을 거쳐 완성한 100년사 책에는 대한인국민회와 기념재단의 역사를 중심으로, 미주 한인 이민사와 독립운동의 역사 등 다양하고 폭넓은 내용이 풍부한 사진 자료와 함께 실려 있다.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학생들에게 이민사와 독립운동사를 가르치는 교사들에게는 참고서가 되도록 교육적인 면에 중점을 두어 편집했다는 설명이다.   저자 민병용 관장은 1976년 신문기자로 독립운동가를 인터뷰하면서 한인 미주이민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초기 이민의 현장인 하와이와 샌프란시스코, 중가주, 멕시코 등 현지를 발로 뛰어 취재하며 많은 기사를 썼다. 첫 책인 '미주이민 100년, 초기 이민을 캐다' 이후 지금까지 48년 동안 18권의 역사서를 집필, 발간했다. '미주독립유공자 전집, 애국지사의 꿈' 같은 독립운동사를 비롯하여, 미주 지역 주요 한인 단체의 역사,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미주한인의 기본 자료인 '한인인명록' 등 내용도 다양하다.   민 관장이 집필한 미주한인 100년사, 동양선교교회 30년사, 남가주한국학원 40년사, 민주평통 LA 30년사, LA한인회 50년사(전자책으로 발간 예정) 등은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자신을 ‘한인역사 세일즈맨’이라 칭하며, 22년째 LA한인역사박물관 관장을 맡고 있고, 2002년부터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이사로 봉사하고 있다.   한 지식인이 어려운 여건에서 이민사회의 역사를 발굴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책을 쓰는 일에 반세기를 바쳤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일이다. 그런 힘든 일을 해내면서 늘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밝게 웃는 민 관장에게 감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아주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지킴이 역사 이민역사 자료 미주지역 독립운동 한인 미주이민

2024.08.2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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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이드] 어바인의 역사

오렌지카운티의 청담동이라 불리 우는 도시이며 미국에서 여섯 번째로 살기 좋은 도시인 어바인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어바인은 처음부터 계획도시였다. 어바인 컴퍼니(Irvine Company)라는 민간회사가 1868년 농장으로 쓰기 위해 황무지를 구입하면서 시작됐고 어바인이라는 이름도 이 회사에서 나왔다. 도시는 어바인 컴퍼니가 1959년 UC어바인 캠퍼스 조성을 위해 1500에이커의 땅을 단돈 1센트에 제공함으로써 본격 개발됐다. 1971년 거주민들의 투표로 어바인시가 출범했고 이후 굴뚝 산업 및 유해업소 허가 금지 등의 조례가 속속 제정됨으로써 지금의 친환경 도시가 되었다. 공식적으로 1971년 12월 28일에 설립되었으며, 면적은 180.5km²이며 인구는 25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바인시는 과거에 미개발된 북부 지역을 합병하는 것을 시작으로 최근 전 엘토로 해병대 항공 기지를 합병하였으며, 대부분의 합병 지역을 오렌지카운티 그레이트 공원으로 만들었다. 도시의 남부와 동부의 미개발 지역을 합병했다. 면적 상으로는 카운티에서 가장 큰 도시며 뛰어난 학군과 직장, 주거 환경을 갖추고 있어서 2008년 CNN으로부터 미국에서 네 번째로 살기 좋은 곳으로 선정됐다. 2012년에도 6번째로 순위에 올랐다. 2011년 9월에는 비즈니스위크가 뽑은 최고의 도시 5위에 올랐다. 또한, 2018년 FBI 발표에 따르면, 어바인은 미국 내 인구 10만 명 이상의 도시 중에서 범죄율이 가장 낮은 곳이다.       어바인에는 UC어바인 UCI을 비롯한 여러 대학교가 자리 잡고 있고, 각종 첨단 분야와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본사가 있다. 우수 기업들의 본사들이 몰려든 곳으로도 유명하다.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게임회사 블리자드를 포함해 각종 첨단 분야와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몰려있다. 또 머세이디스 벤츠, 도요타, 포드, 기아자동차 등이 디자인센터나 지역 본부를 이곳에 두고 있다. 한인 업소의 진출도 활발해 H마트, 시온마켓 등 대형 마켓이 진출해있으며 은행, 식당 외에 유수의 한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이곳에 다투어 매장을 내고 있다.   교육환경 또한 오렌지카운티의 8학군이라 불릴 정도로 수준이 매우 높다. 어바인 통합교육구에는 5개의 공립학교와 1개의 사립고등학교, 8개의 중학교 그리고 24개의 초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들 모두가 10점 만점에서 9~10점을 받은 학교들이다. 어바인은 올드 어바인과 뉴 어바인으로 나뉘기 시작했으며, 현재 뉴 어바인은 북쪽과 남쪽으로 새로이 개발되고 있다. 남동쪽으로 는 오차드 힐, 그레이크 파크, 그리고 이스트 힐이 대표적인 신흥지역으로 많은 한국 연예인들이 살고 있어 한인들에게 더욱 관심이 있는 지역이다. 어바인 주택가격은 부동산 센서스에 의하면 2019년 89만 달러였던 중간 주택가격이 2020년 95만 달러였으며, 팬데믹 이후로 높은 상승률로 인하여 현재 어바인 주택의 중간가격은 약 130만~140만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 타 도시보다 뉴홈이 활발히 개발 중이고 여러 인프라가 잘 형성된 어바인의 부동산 투자 가치가 아주 높게 보인다.   ▶문의: (714)909-4433 애니윤 / 콜드웰뱅커 베스트 부동산 컬럼니스트부동산 가이드 어바인 역사 어바인 컴퍼니 uc어바인 캠퍼스 uc어바인 uci

2024.07.24. 17:20

[건강 칼럼] 호스피스의 역사

프랑스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가 1964년 쓴 ‘죽음의 춤’이라는 책은 암에 걸려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에 관한 내용이다. ‘어떤 의미에서 죽음은 잘 수용해도 폭력’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죽음이 오기 전에 올 고통을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사망의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 말기암으로 인한 것이 가장 흔한 일이다.  암세포가 몸속에서 간이나 뇌와 같은 장기로 퍼지고, 이로 인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런 말기암 환자는 현대의학의 치료로도 완치가 될 수 없다. 사망에 이를 때까지 수 주, 길게는 수개월 동안 통증 등 고통을 받는다.     그동안 미국 의학의 흐름은 치료중심의 의학이었다. 인간의 수명을 더 길게 하기 위해서 인적·물적 자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치료중심 의학의 한계는 베이비부머들 은퇴로 급격한 수요 증가, 치솟는 약값과 병원비 등 의료비용 증가로 나타났다. 사회가 더는 부담할 수 없음과 동시에 치료중심의 의학이 가져오는 치명적 한계인 ‘삶의 질’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의료계의 고민이 깊어져 왔다.     예를 들면 항암치료제의 발달은 만성백혈병이나 특정폐암과 같은 암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지만, 항암치료부작용에 따른 고통과 비용은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말기 담도암으로 3개월째 투병중인 78세 김모씨는 수술 후 지속되는 통증 때문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몹시 힘들었다. 수술 후 처음에는 항암치료도 받고 의욕적으로 규칙적인 운동에 열심이었지만, 진통이 심해지면서 주치의로부터 더는 호전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계속되는 통증에 몰핀주사를 맞았지만, 몇 시간 후 다시오는 진통에 힘들어했다. 이틀 전부터는 식욕이 없어졌고, 모르핀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구토증세도 있었다.     결국 그는 가족과 함께 의사로부터 완치할 방법이 없다는 설명과 호스피스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호스피스(hospice)’는 원래 중세 유럽에서 순례자에게 숙박을 제공했던 작은 교회를 의미했던 말이었다. 여행 중에 병을 얻어서 여행을 떠날 수 없게 되는 경우 그곳에서 계속 치료 및 간호를 받았다. 이런 연유로 해당 시설을 호스피스라고 부르게 되었다.     병원(hospital)도 호스피스와 마찬가지로 고아원, 양로원 등 갈 곳 없는 사람을 교회시설에서 수용하고 치료 기능을 추가하면서 현대적 의미의 병원이 되었다.   현대적 개념의 호스피스 시조는 시슬리 손더스(Cicely Saunders)라는 영국의 간호사다. 그는 환자를 돌보던 중 말기 암환자를 정성껏 돌보면 환자들의 공포와 걱정뿐 아니라 신체적 증상이 완화된 것을 보고 지속적인 현대 호스피스에 관한 체계를 만들었다. 본인도 의과대학에 진학해서 1957년 의사가 되었다. 1967년에는 최초의 호스피스 시설인 성 크리스토퍼 호스피스를 설립했다.     호스피스 대상은 의사로부터 6개월 이상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으면, 환자와 가족 동의 아래 병원에 입원하지 않는다. 집이나 양로병원에서 통증완화에 주안점을 두고 임종시까지 치료를 받도록 한다. 또한 환자와 가족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상담에도 호스피스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문의:(213)383-9388 이영직 원장 / 이영직 내과건강 칼럼 호스피스 역사 현대 호스피스 크리스토퍼 호스피스 호스피스 서비스

2024.03.19. 18:39

[스파 총격 참사 3주기] 아시안 증오범죄 해결책은 "역사 교육"

아시아계에 대한 편견이 면죄부 악용돼...공교육 통해 소수계 비하·차별 줄여나가야 캘리포니아선 아시아계 역사교육 의무화...막상 교실에선 가르칠 교사 없어 겉돌기만   캘리포니아주 공립학교 학생은 민족학을 필수로 배운다. 학생들은 이 교과를 통해 1992년 4·29 LA 폭동 당시 한인-흑인 갈등이 어떤 사회적 맥락 속에서 촉발됐는지, 어떤 정치적 영향을 끼쳤는지 생각할 수 있다. 당시 민족학 커리큘럼 승인을 위해 열린 공청회에서 시민단체들은 "오직 교육만이 비극적 증오범죄를 예방하고 대항할 수 있다"고 강조했었다.   아시안 증오범죄는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게 아시아인을 침입자나 외부인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비롯된다. 근본적 해결책으로 경찰력과 처벌 강화가 아닌 '아시아계 역사 교육'(AAS)이 꼽히는 이유다.   러셀 정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교수는 "아시아계에 대한 몰이해는 우리를 질병 전파자, 공산주의자, 저임금 노동자, 첩자로 쉽게 인식하게 만든다"며 "이러한 광범위한 편견 자체가 증오범죄를 용인하는 면죄부로 악용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K-12 공립학교에서 아시아계 역사교육을 의무화한 곳은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뉴저지 등 전국 10개 주에 불과하다.   15일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장태한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 소수인종학과 교수는 캘리포니아 각 교육구의 세부 커리큘럼 확정을 위한 자문을 맡았다. 지난해 제정된 법(AB 1354)에 따라 향후 3년 내에 K-12 공립학교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역사를 필수 과목으로 가르쳐야 한다.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와 일부 주립대학도 포함된다. 오렌지 카운티 애나하임 고등교육구는 2023학년도부터 전국 최초로 미주 한인사를 가르치고 있다.   아시아계 역사 교육은 캘리포니아주 교육 당국이 인종평등을 위해 내린 전향적 결정이지만, "막상 학교 현장에서는역부족"이라고 장 교수는 지적했다.   "공립학교에서 아시아계 역사를 가르칠 역량을 가진 교사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 당국의 역사 이해도 부족으로 2020년 공개된 인종학 커리큘럼 초안에는 미주 한인사가 누락된 반면 미국 내 K팝의 인기 현상이 중심 주제로 담기기도 했다. 주 내 민족학 박사학위 과정이 개설된 대학은 버클리와 샌디에이고, 리버사이드 등 3곳에 불과하다.   역사 과목의 대부분은 인종 갈등을 흑백 이분법 논리로 다루고 있다. 장 교수는 "수백 쪽에 달하는 역사 교과서 중 아시아계는 대륙횡단철도를 놓은 중국인 노동자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내 수용소에 집단 감금됐던 일본계, 두 장면에만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이민 경험을 바탕으로 다문화 예술을 펼치는 한인 1.5세 허견 파슨스디자인스쿨 교수는 AAAJ(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협회) 주최 추모식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은 이 나라에 언제, 왜, 어떻게 오게 됐는지를 매번 설명해야 존재의 정당성을 입증받을 수 있다"며 "평생 자신의 에너지를 존재 증명에 소진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인 커뮤니티가 차세대 교육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한글학교도 대부분의 역사 교육이 '한국사'에 치중돼 있고, 한인 '이민사'는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과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순신 장군이 아닌 도산 안창호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창호 선생은 한국사에서 독립운동가로 주로 기술되지만, 한인 이민사에서는 미주 최초의 한인타운인 파차파 캠프를 세운 위인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인종 역사와 문화가 공교육에서 균형있게 다뤄지면, 학교 안팎의 소수자 비하와 왜곡, 차별 사례가 줄어든다는 점은 다양한 실증 연구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장 교수는 "소수자가 사회적 차별에 맞설 근거를 내재하는 것이 역사교육"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인 등 소수계 청소년들은 유년 성장기 대부분을 인종차별적 환경에서 보내는데, 한인 이민의 역사적 맥락을 알지 못해 무력하게 차별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모 역시 이민 역사를 잘 알지 못하면, 자녀의 인종차별 경험을 어린 시절 흔히 겪는 또래 간 다툼으로 묵인하게 된다"고 장 교수는 덧붙였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애틀랜타 스파 총격 3주기 역사 교육 아시아계 역사교육 캘리포니아 공립학교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

2024.03.1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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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애달픈 역사라니..”

    국외소재문화재재단미국사무소(소장 강임산)와 워싱턴한인커뮤니티센터(이사장 김태환)가 함께 진행하는 〈찾아가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 탐방프로그램이 지난 14일 진행됐다.   사전 신청한 18명의 한인들이 참석해 강임산 소장의 안내를 들으며 견학했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을사늑약으로 일본에 외교권을 빼앗길 때까지 미국에서 외교활동의 무대로 사용된 곳이었으나 일본에 의해 단돈 5달러에 강제 매입됐던 일과 광복 후에도 소유권을 되찾지 못하고 여러 번 건물주가 바뀐 끝에 2012년, 한국 정부가 재매입하게 된 경위와 당시 모습 재현을 위해 6년간의 실측조사와 보수 복원 공사를 거쳐 2018년 개관하게 된 과정 등이 소개됐다.     한 견학 참석자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 보는 시간이었다”면서 “아픔을 딛고 세계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이 참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미국사무소는 매달 둘째주 수요일 오전9시30분에 한인커뮤니티센터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견학은 누구나 무료 신청할 수 있다.      신청문의:202-577-3284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역사 대한제국공사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소 견학 참석자 소장 강임산

2024.02.16.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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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D 첫 한인 국장 역사 썼다…도미니크 최 임시국장에 임명

  LA경찰국(LAPD)의 도미니크 최(53·사진) 수석부국장이 LAPD 수장에 올랐다.   지난 1869년 LAPD가 창설된 이래 155년 만에 한인은 물론 아시안 국장이 배출된 것은 처음이다.    7일 LA경찰위원회 5명은 만장일치로 LAPD 임시국장(interim chief)에 최 수석부국장을 임명했다. 마이클 무어 LAPD 국장이 사임을 밝힌 뒤 3주 만이다. 최 임시국장은 무어 국장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국장 대행을 맡아왔다.   경찰위원회는 최 수석부국장을 임시 국장으로 임명한 이유로 ▶28년간 LAPD에서의 경험 ▶방대한 업무 지식과 정확한 의사 결정 능력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점을 꼽았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이날 무어 국장, 최 임시국장 등과 함께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8년간 풍부한 경험을 쌓은 최 임시국장은 LAPD에 안정적인 리더십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번 임명을 기꺼이 수락한 최 임시 국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최 임시국장은 “1만2000여 명의 조직을 이끄는 무겁지만 소중한 기회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28년 동안 경험한 경찰 생활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조직을 이끌고 시민들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LA시가 차기 경찰국장을 찾는 동안 LAPD의 지위를 강화하고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최 임시국장은 3월 1일 취임하며 경찰위원회를 통해 신임 국장 선임이 마무리되는 올해 가을까지 국장직을 수행한다. 그는 정식 국장직에 지원하지 않을 것이며 임시 국장직을 마무리하고 LAPD에 남아 여전히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임시국장은 LAPD 조직에서 최초의 역사를 써온 인물이다. LA에서 태어나 USC(회계학)를 나온 최 국장은 회계법인에서 2년간 근무하다 1995년 경찰 배지를 달았다. 2014년 캡틴, 2017년 커맨더로 승진했고 2019년에는 한인 최초로 부국장에 임명됐다.   2020년에는 경찰국장 바로 아래 서열 2위 계급인 수석부국장(Assistant Chief)으로 승진하며 LAPD 150여 년 역사상 한인 경관 중 최고위직에 올랐었다.     관련기사 “모든 LA시민이 내 고객…지키고 소통하겠다” 차기국장 후보 3명 선정…“인선에 9개월 소요” 최인성·장수아 기자최국장 역사 임시 국장직 수석 부국장 정식 국장직

2024.02.0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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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재현되는 것 아니라 재해석 되는 것”

    한미양국의 개신교 지도자들과 함께 워싱턴DC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촉구를 위한 대규모 행사를 마친 서울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가, 5일 한인커뮤니티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행사 의의와 결과 및 향후 방향 등을 밝혔다.     오정현 목사는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5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우크라이나는 한국과 역사적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70년 전 겪은 한국전쟁으로 3년 간 수많은 전쟁 고아와 난민이 발생했을 때 한반도 전역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기를 소망하는 기도가 드려졌다”며 “교회가 국가를 위해 기도하며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한국사회에 심어 한강의 기적을 이룬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역사란 재현되는 것이 아니라 재해석되는 것’이라는 데이빗 맥클라우 교수의 말을 인용해 “지나온 한국역사를 하나님 은혜라는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를 바라보는 새로운 영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목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업에서 일어난 가장 큰 이번 전쟁에 한국전쟁을 겪은 바 있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현실에 공감을 넘어 아픔을 공유한다”며 ”온 한국교회와 이민교회가 함께 기도해 줄 것”을 부탁했다.     이번 행사에서 한미 단체들의 가교역할을 담당했던 류응렬 목사(와싱톤중앙장로교회 담임목사)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각계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아픔의 역사를 겪은 민족으로서의 동질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감회를 밝히며 “우크라이나가 이 고난과 위기를 극복하고 제 2의 한국의 모습을 회복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워싱턴 지역 한인교회와 동포사회에 우크라이나를 향한 관심을 호소하며 평화가 임하기를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사랑의교회는 GFI를 통해 기증받은 의약품 100만 달러 및 치과 관련 의료기기 후원물품 확보 등 의료, 교육 지원 사업을 비롯, 교회 개척 사업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역을 위한 계획을 진행중이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재해석 역사 역사적 공통점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재건

2024.02.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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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역사 걸맞은 성장 힘쓸 터"…오렌지카운티 전도회 연합회

OC기독교전도회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지난달 27일 샌타애나의 오렌지 가나안교회(담임목사 김인철)에서 제44대 회장, 42대 이사장 이·취임 감사 예배를 가졌다.   지난 연말 연임이 확정된 신용 회장은 OC의 일반, 기독교계 단체 관계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44대 회장에 취임했다. 민 김 전 회장은 이날 이임한 윤우경 이사장의 뒤를 이었다.   신 회장은 “기독교 평신도 단체로서의 정체성과 44년 역사에 걸맞은 활동과 인적 성장에 힘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이사장은 “벙어리가 되어도 찬양하며 살리라는 말이 있는데, 나를 그런 존재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윤 전 이사장은 “앞으로 교계 단체가 협력하고 연합해 더 많은 사역을 감당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오는 6월 2일(일) 오후 6시 풀러턴의 은혜한인교회 본당에서 ‘교회연합성가제’를, 10월 14일(월) 정오 부에나파크의 로스코요테스 컨트리클럽에서 제5회 선교사 자녀 장학기금 모금 골프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매월 첫 토요일 오전 7시30분 갈보리선교교회(담임목사 심상은)에 모여 조찬기도회를 열고 있다.   문의는 이메일([email protected])로 하면 된다.역사 성장 인적 성장 연합회 홈페이지 이하 연합회

2024.02.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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