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별자리

박종진
별자리(Constellation)는 한자로 성좌(星座)라고 하는데 우리에게 친숙한 카시오페이아는 그런 별자리 중 하나지만, 북두칠성은 별자리가 아니라 성군(星群)이다. 성군은 공식적인 별자리라기보다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별의 집단을 뜻한다.
북두칠성(Dipper)은 일곱 개의 별이 마치 국자 모양처럼 생겨서 이름 지어진 성군인데, 별자리란 북두칠성처럼 별과 별을 이어서 만든 사물의 모양이라기보다 그 천체가 위치한 지역을 의미한다. 네덜란드 레이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 제3차 총회에서 지구 위에 펼쳐진 하늘을 동그란 구로 보고, 그 천구를 88조각 내어 각 부분에 이름을 붙여서 별자리로 확정했다. 한국에는 수많은 도시가 있는데 행정구역상 몇 개의 도로 나눴다. 경기도에는 수원, 광주 등 도시가 있다. '경기도 광주' 하면 쉽게 그 위치가 머릿속에 떠오르듯, '거문고자리 베가'라고 하면 천구의 어디쯤인지 바로 알 수 있다. 베가는 우리말로 직녀성이라고 하는데 거문고자리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다.
별자리의 기원은 지금부터 약 5천 년경 메소포타미아의 바빌로니아에서 처음 시작한 것으로 추측한다. 2세기경 그리스의 프톨레마이오스가 정한 48개의 별자리를 기본으로 시작하여 세월이 지나면서 점차 늘다가 20세기 초반에 국제천문연맹에서 88개를 정해서 국제적으로 사용한다.
지금처럼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 사람들은 별의 움직임을 인간의 운명에 연관시켰던 까닭에 몇백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천문학과 점성술은 크게 다르지 않은 학문이었다. 점성술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별자리를 Zodiac Sign이라고도 한다.
별자리는 총 88개지만 지구상의 위치나 계절 때문에 한 곳에서 모든 별자리를 볼 수는 없다. 한국에서 절대로 볼 수 없는 별자리는 물뱀자리를 포함해서 11개이고, 일 년 내내 아무 문제 없이 볼 수 있는 별자리는 카시오페이아자리를 포함해서 6개다.
아주 옛날부터 별자리가 중요했던 이유는 항해 때문이었다. 변변한 과학 기재가 없던 옛날, 육지와는 달리 사방이 물인 바다 한복판에서 방향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하늘의 별뿐이었다. 그래서인지 별자리 이름에는 나침반자리, 육분의자리 등 유독 항해 도구의 이름이 많이 차용되었다.
별자리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변하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사는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하기 때문이다. 지구가 자전하는 까닭에 사실 가만히 있는 별들이 일주운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까닭에 별자리는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별이나 별자리도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나면 그 위치가 변하지만, 사람의 시간 기준으로 볼 때는 고정되어 있다고 해도 큰 차이가 없다. 우리가 사는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하며 움직이기 때문에 별이 일주운동을 하고 별자리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마치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작가)
박종진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