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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별난 여행

New York

2025.06.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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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
 
먼 길 시작의 끝을 보며
 
늘 그랬듯이 항구의 별빛은
 
바다의 그림을 그린다
 
파도의 쟁기를 한차 가득 싣고
 
바다의 꿈과 함께
 
고속도로를 달렸다
 
 
 
만선의 무대는 항상 넓게 열려있다
 
사방에서 모여든 물길의 바람잡이
 
별난 세상을 만지며
 
스물여섯명의 낚시꾼들
 
물길을 따라 별을 보며 달을 끌고
 
꿀잠을 잤다
 
 
 
아침 햇살의 틈이 열리며
 
낚싯줄을 내렸다
 
배고픈 맛, 세상의 속임수에
 
별난 세상에 누웠다
 
갑판 위에서 비늘을 털며
 
바다의 옷을 벗는다
 
 
 
만선의 하루가 저물어
 
수평선 넘어 숨어 간 뱃머리는 고요한 밤을 깨며
 
별빛을 보는 선장의 외로움은 오직
 
바다의 노숙자들을 위한 그 까만 길
 
피곤한 바다의 파도를 재우며
 
길 없는 길을 찾아
 
항구에 닻을 내렸다

오광운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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