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AI도입에 따른 재정보조 수퍼 컨버전 효과 [ASK미국 교육-리차드 명 대표]

Los Angeles

2025.07.02 13:4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최근 미 전역의 대부분의 대학들이 금년도 입학사정 결과를 발표했다. 대다수 가정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해가 갈수록 대학 입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입학사정 결과에 따른 지원자 수의 급격한 증가는 단순히 밀레니얼 베이비붐 세대 현상에 의한 경쟁률 폭증도 이유가 되겠지만,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불안 심리가 더 많은 경쟁을 부추긴다고 볼 수 있다.
 
자녀들이 진학을 선호하는 대학들의 선발 정원은 거의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작년도의 대학별 합격률이 크게 떨어지며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팽배해졌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지원자가 거의 20여 개가 넘는 대학들에 동시에 지원하다 보니, 엄청난 지원자 수 증가는 불가피했다. 금년도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UCLA의 경우 14만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기록을 경신했다고 했는데, 금년도에는 무려 173,651명이 입학 원서를 접수해 다시 신기록을 경신했다. 일반적으로 대학 입학원서 응시 비용이 80달러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신청서 접수에 따른 수입은 거의 1,4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이비리그 대학 중 브라운대학교는 금년도에 46,568명이 지원하여, 전년 대비 27%나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앞으로 이 같은 증가 추세로 인해 많은 지원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학의 학자금 재정보조에도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미 교육부 폐쇄 관련 이슈로, 연방정부 재정보조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 융자(예: Subsidized 및 Unsubsidized Direct Loans)와 부모 융자(예: PLUS Loans) 부분의 진행이 관건이다. 주립대학의 경우 연방정부와 주정부 보조금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이 부분의 예산 집행이 지연되거나 혼선이 빚어지면 대다수 학부모의 재정 부담은 크게 가중될 수 있다.
 
재정이 풍부한 사립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사립대학들도 정부의 변동 상황으로 인해 일부는 대학 기금으로 자체 충당하지만, 한계가 있기 마련이며 이 역시 학부모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학에서는 입학사정 중 재정보조 지원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AI(인공지능) 기능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는 대학이 선호하는 지원자를 더 많이 선발하고,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설계하며, 동시에 지원자 모집을 위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함이다. 이로 인해 AI의 역할과 기능은 더욱 보강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재정보조 부문의 ‘슈퍼 컨버전’ 효과는 계속될 것이다. 여기서 ‘컨버전’이란, AI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지원자가 몰리도록 하고, 대학 웹사이트의 계산기 기능을 활성화시키며, 이메일 구독 등 특정 행동이 유도되도록 하는 일련의 전환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존 맥스웰은 “변화는 필연이지만, 성장은 선택이다”라는 명언을 통해 앞으로 일어날 변화와 이에 대응해야 할 실천 방안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연방정부, 주정부, 대학의 재정보조 시스템은 점점 발전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이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과 실천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는 원하는 만큼의 재정보조를 받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AI 시스템의 가장 큰 변화는 결과적으로, 재정보조를 신청하는 가정마다 매우 상세한 수입과 자산 변화에 초점을 맞춘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감춰진 정보조차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의 통상적인 재정보조 개념으로는 이러한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 자명해지고 있다.
 
대학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자신들이 선호하는 최고의 지원자를 선발하길 원한다. 그러나 학부모는 자녀가 가장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고 재정보조도 잘 받을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대학과 학부모 간에는 사고방식과 절차상의 시차가 존재한다.
 
문제는, 대학이 대부분의 컨트롤을 쥐고 있다는 점이다. 입학원서를 제출하면서 동시에 재정보조 신청서도 요구되기 때문에, 대학은 가정의 재정 상황을 입학사정 전부터 파악할 수 있다. AI 등 시스템을 통해 입학사정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지원자를 선별하는 가정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물론, 연방정부와 미 교육부는 연방법에 따라 Need-Blind Policy(재정 상태에 관계없이 입학사정 진행)를 지켜야 한다. 그러나 교육부 행정이 흔들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이를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결국, AI가 미치는 재정보조의 슈퍼 컨버전 효과를 마냥 반기지만은 못 하는 이유다.
 
결론적으로, 오직 사전에 재정보조 설계를 미리 해 두는 것만이 최선의 방안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문의: (301)219-3719 / [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