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증가 효과 수십년간 인기 이용률 감소로 하루 매출 12불 관리·인건비 등 투자 대비 적자 배달앱 제휴·무인 상점 등 대체
유지 및 관리 비용 문제로 많은 호텔이 미니바를 없애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호텔 객실에 구비된 과자와 주류를 갖춘 미니바. 박낙희 기자
한때 고급 호텔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객실 내 미니바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CNBC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1970년대부터 전 세계 호텔에 확산했던 미니바의 자리는 이제 배달 앱과 무인 상점, 로비 바 등이 대체하고 있다.
미니바의 시작은 1974년 홍콩 힐튼 호텔에서였다. 항공기 미니 주류 서비스를 벤치마킹해 객실 냉장고에 작은 술병을 채워 넣었고, 이 전략은 음료 매출을 500%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당시 힐튼 호텔 전체 매출도 5% 증가할 정도로 효과가 컸고, 이후 전 세계 호텔들이 앞다퉈 미니바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편의 서비스는 호텔 입장에서는 상당한 비용 부담이었다. 식품 유통기한 관리, 재고 보충, 도난 방지, 냉장고 유지비 등 운영비가 수익을 초과하기 시작하면서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메리어트 마퀴스 호텔은 지난 2004년 1900여 개 객실에서 대부분의 미니바를 철거했다. 당시 호텔에는 미니바 150개를 유지·관리하기 위해 전담 직원만 8명이 필요했다는 일화도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미니바 도입도 해법이 되진 못했다. 이용 내역을 자동으로 추적해 요금을 청구하는 기술이 적용됐지만, 실제 이용률은 저조했다. 미니바 시스템 업체 바텍에 따르면, 객실에 미니바가 있어도 이를 사용하는 투숙객은 33%에 불과하며, 1일 평균 소비금액은 약 12달러에 그친다.
이에 따라 최근 많은 호텔은 객실 내 미니바를 줄이고, 대신 현대적인 방식으로 소비자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배달 앱과의 제휴다. 윈덤 호텔은 2019년 도어대시와 제휴를 맺어 국내 3700여 개 호텔에서 무료 배달 혜택과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메리어트는 우버이츠와 파트너십으로 일부 호텔에서 주문 시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도록 했다. 힐튼의 경우 올해 그럽허브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유료 멤버십인 그럽허브+ 한 달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로비에 설치된 무인 상점이나 24시간 운영되는 라운지 바가 미니바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서비스는 투숙객에게는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호텔 측에도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니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일부 부티크 호텔이나 고급 리조트에서는 지역 특산물이나 고급 간식류를 비치해 미니바를 차별화된 경험으로 재구성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