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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단속 장기화에 버려진 반려동물 급증

Los Angeles

2025.07.1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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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은 추방되고 개와 고양이는 버려지고
동물보호소 수용 한계…안락사 우려 커져
확 늘어난 구조 요청에 동물단체들 비상
단속 피하려 동물병원 진료 포기도 늘어

 원문은 LA타임스 7월15일자 “ICE raids leave some L.A. cats and dogs homeless” 기사입니다.

AGWC 로킨 레스큐에서 직원 안토니아 슈만이 유기 반려견들을 돌보고 있다. [명 J. 전 / LA타임스]

AGWC 로킨 레스큐에서 직원 안토니아 슈만이 유기 반려견들을 돌보고 있다. [명 J. 전 / LA타임스]

지난달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은 바스토우의 한 홈디포 매장을 급습해, 3살 된 핏불 ‘추코(Chuco)’를 데리고 있던 한 남성을 체포했다. 친구가 급히 개를 데려가 주인과 함께 살던 차고로 옮겼지만, 추코의 주인은 다음 날 멕시코로 추방됐다.
 
저소득 지역에서 반려견 중성화·불임수술을 지원하는 스페이스 프로젝트(SPAY(CE) Project)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도움을 요청했고, 한 동물구조단체가 추코를 맡겠다고 했지만 이후 연락이 끊겼다. 결국 추코는 익명을 요청한 보호소에 맡겨졌다.
 
스페이스 프로젝트 공동 설립자 에스터 루어다는 “여러 번 수소문했지만, 나이든 수컷 핏불을 받아 줄 기관이나 사람을 찾지 못했다”며 포기했다. 그는 “불쌍한 추코는 결국 보호소에서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례는 드물지 않다. 6월 초부터 주로 라티노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ICE 단속이 LA 전역을 뒤흔들면서, 카운티 내 동물구조단체와 보호기관에는 긴급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LA카운티 동물보호국에 따르면 6월 10일부터 7월 4일까지 주인이 추방되면서 적어도 15마리의 반려견이 카운티 보호소에 맡겨졌다. 주인이 추방되거나 도망가면서 버려진 반려동물들은 텅 빈 아파트에 남겨지거나 준비되지 않은 친구에게 맡겨지고, 이미 포화 상태인 동물보호소로 보내지고 있다.
 
“누군가 나서서 반려동물을 데려가지 않으면, 그 동물들은 뒷마당이나 집 안에서 굶어 죽게 될 것”이라고 동물구조단체 캣 앳 더 스튜디오(Cats at the Studios)의 이베트 버크는 말했다. 그러나 많은 보호소가 이미 한계치에 도달해, 안락사 위험이 없는 임시 거처를 찾기란 어렵다.
 
우드랜드힐스 AGWC 로킨 레스큐에서 방문객을 바라보는 고양이들. 보호소는 이미 수용 한계에 도달해 입양이 시급하다. [명 J. 전 / LA타임스]

우드랜드힐스 AGWC 로킨 레스큐에서 방문객을 바라보는 고양이들. 보호소는 이미 수용 한계에 도달해 입양이 시급하다. [명 J. 전 / LA타임스]

단속을 피해 외출을 꺼리는 일부 주민들은 반려동물 진료도 포기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 동물병원에는 예약 취소와 ‘노쇼’가 급증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현 정치 상황의 간접적 피해자”라고 미켈슨 파운드 애니멀 재단(Michelson Found Animals Foundation)의 제니퍼 나이타키 부대표는 지적했다.
 
보호소는 이미 포화 상태다. 일부 구조단체는 “특히 대형견은 입양이 어렵다”고 말한다. 자료에 따르면 카운티 보호소 2곳은 최근 주인에 의해 맡겨진 개가 급증했다. 팔름데일 보호소는 올해 6월 기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늘었고, 다우니 보호소도 약 50% 증가했다.
 
카운티 동물통제국의 크리스토퍼 발레스는 “이 같은 증가 일부는 반려동물 포기 절차 완화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4월부터는 반려동물을 맡기려면 예약을 해야 한다는 규정이 폐지됐다. 그는 “안락사까지 정해진 시간은 없지만, 행동 문제나 질병이 있으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물단체들은 사람들이 과밀·안락사율이 높은 보호소로 동물을 보내지 말라고 권고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LA시 보호소의 개 안락사율은 올해 4월 기준 전년 대비 57%나 증가했다. LA 애니멀 서비스(LA Animal Services)에 유기 반려동물 안락사에 관해 물어보았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우드랜드힐스의 AGWC 로킨 레스큐(Rockin' Rescue)를 운영하는 파비엔 오리거는 매일 평균 102건은 이민단속과 관련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곳도 이미 만원이다. 그는 “팬데믹 때 입양한 반려동물을 세상이 열리자 버린 경우가 많고, 치솟는 생활비와 진료비 때문에 반려동물을 포기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LA 애니멀 서비스는 5월 “심각한 과밀 상태”라고 발표했으며, 900마리 이상의 개가 보호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오리거는 “상황이 이미 심각한데, 이제는 반려동물 주인들이 추방되면서 고양이나 개를 맡길 수 있냐는 요청이 매일 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인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이 반려동물에게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준다고 경고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망명을 추진하던 니카라과 출신 모녀와 세 딸은 5월 청문회 후 전격 추방됐고, 그들의 반려견은 남겨졌다. 개는 할머니에게 맡겨졌지만, 이후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현재 신체적으로는 회복 중이지만, 여전히 가족을 그리워하며 우울증을 겪고 있다. 아이들은 니카라과에서 화상통화를 통해 반려견을 만나고 있다.
 
ICE 단속 이전, 라티노 동물보호 연합(Latino Alliance for Animal Care Foundation)이 운영하는 클리닉에는 매일 80~100명이 줄을 섰다. 하지만 요즘은 이 같은 줄이 단속을 부를 수 있어 예약을 분산하고 있다.
 
이 단체는 ICE 단속 피해자들에게 백신, 벼룩약 보충 등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자마자 15건의 전화가 몰렸다고 밝혔다. 또 다른 단체 CAMP(Community Animal Medicine Project)는 원격진료 부활, 긴급 용품 제공, 직원 교육 등을 검토 중이다. 알라나 클라인 전략책임자는 “주인이 외출을 두려워해 개가 귀에 염증이 있어도 병원에 못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AMP는 6월 첫 주 이후 예약 취소율이 20~30% 급증했다고 전했다.
 
CAMP의 조이 크니텔 대표는 “엄청난 압박과 집단적 트라우마 속에서 운영하지만, 반려동물의 건강권은 가족의 이민·경제·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보장돼야 한다는 믿음으로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리라 시드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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