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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드러난 뉴욕시 노후 인프라 민낯

New York

2025.07.1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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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1.75인치 강우량까지만 처리 가능해 역부족
환경 변화 반영한 근본적 해결 하려면 360억불 필요
폭우에 한바탕 휩쓸린 뉴욕시가 또 한 번 낡은 인프라의 민낯을 드러냈다.
 
14일 밤, 뉴욕시에는 단 1시간 만에 2.7인치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2021년 9월 허리케인 아이다 당시 시간당 3.15인치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시간당 강수량이다.
 
이로 인해 뉴욕시 전철 플랫폼까지 빗물이 쏟아졌고, 특히 맨해튼 28스트리트 역에서는 열차 안까지 빗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장면이 목격됐다. 폭우로 인해 1번부터 6번 전철과 메트로노스 열차, 주요 고속도로 일부 구간 운행도 일시 중단 또는 통제됐다.
 
폭우로 또다시 드러난 문제는 뉴욕시 하수 인프라의 취약성이다.
 
뉴욕시 환경보호국(DEP)에 따르면, 뉴욕시 통합 하수도 시스템은 시간당 1.75인치 강우량까지 처리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번처럼 시간당 2~4인치에 달하는 폭우가 내리면 전철, 도로 침수는 피할 수 없다. 시 비상관리국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하수 역류 78건 ▶배수구 문제 52건 ▶맨홀 침수 10건 등 민원이 폭주했다.
 
재노 리버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 회장은 전철 시스템의 침수 원인이 뉴욕시의 ‘오수 겸용 하수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하수도는 생활 오수와 빗물을 한꺼번에 처리하도록 설계됐으며, 이로 인해 폭우가 쏟아질 때는 하수관 용량이 초과돼 오염된 물이 강이나 도심으로 역류한다.
 
리버 회장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도시 전체의 빗물 및 하수 관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 근본적인 해결책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DEP는 “하수도와 빗물 관리에 연간 10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관련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려면 하수도 현대화에 360억 달러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뉴욕시 연평균 강수량이 매년 약 1인치씩 늘어나고, 도시 주변 해수면은 세계 평균보다 두 배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보다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폭우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뉴저지주는 건축 고도 규제 강화에 나섰다.
 
14일 뉴저지 환경보호국은 ‘건축 고도’를 연방재난관리청(FEMA) 기준보다 4피트 더 높게 올리는 규제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때 건축 고도란 건물의 1층 바닥을 지면보다 높게 두는 높이 기준을 의미한다.  
 
또 홍수 위험 지역(건축 고도 규정이 적용되는 지역)을 기존 주 전체 면적 16%에서 17%로 확대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뉴저지주정부는 오는 21일 관보에 개정안을 게재한 후, 60일 동안 공공 의견 수렴 기간을 거칠 계획이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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