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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주민 최대 170만명 건강보험 상실 우려

Dallas

2025.07.21 07:45 2025.07.2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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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주도로 통과된 대규모 세금·지출 통합법안 여파
텍사스 건강보험

텍사스 건강보험

 공화당이 주도한 대규모 세금·지출 통합법안(일명 ‘GOP 메가빌’/GOP megabill)에 따른 건강보험제도(Affordable Care Act/ACA-오바마케어) 변경과 프리미엄 세액공제(expanded premium tax credit) 종료로 인해, 텍사스주에서 최대 170만명이 건강보험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영리 보건정책기관 KFF는 최근 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서 무보험률이 가장 높은 텍사스주의 보건의료 시스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텍사스는 2023년 기준 무보험률이 17.4%로, 2010년(23.7%) 대비 줄어든 상황이지만 이번 조치로 그간의 진전이 퇴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올해 텍사스에서는 400만명에 가까운 주민이 오바마케어(ACA) 건강보험 시장에 가입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프리미엄 세액공제가 2025년 말 종료되고 공화당 주도의 새 법안에 따라 등록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가입자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텍사스는 연방 빈곤선 이상의 소득자를 위한 메디케이드 확대를 거부한 10개주 중 하나다. 이로 인해 ACA 시장은 저소득층의 건강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주요 수단 역할을 해왔다. 특히 올해 가입자 중 약 250만명은 연방 빈곤선 100~150% 수준(4인 가족 기준 약 3만2천~4만8천 달러)의 소득자로 대부분이 프리미엄 세액공제를 통해 월 보험료를 낮췄다.
그러나 이번 공화당 법안은 ▲자동 갱신 종료 ▲소득 서류 제출 의무 강화 ▲가입 기간 단축(1개월로 제한) ▲저소득층(빈곤선 150% 이하)의 연중 가입 종료(2026년부터) ▲합법적 이민자(DACA 수혜자, 난민 등)의 가입 금지 등 가입 문턱을 높이는 내용을 다수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보험료 인상, 병원 재정 부담 증가, 보험 시장 불안정화 등 전반적인 의료 환경 악화를 경고하고 있다. KFF는 새 법안에 따라 텍사스에서만 약 56만명이 ACA 보험을 상실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더해 큰 영향을 줄 요소는 프리미엄 세액공제의 종료다. 2021년 미국 구조 계획법(American Rescue Plan Act)과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에 따라 확대된 이 세액공제는 저소득층과 중간소득층에 보험료를 대폭 줄여주는 효과를 줬다. 특히 텍사스에서는 전체 가입자의 58%가 월 보험료 10달러 이하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 정책이 2025년 종료되면, 예를 들어 연소득 2만2천 달러 수준의 가입자는 월 보험료가 현재 0달러에서 63달러로 급증하게 된다. KFF는 이로 인해 추가로 110만명 이상이 보험을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예산 정책 우선 순위센터’(Center on Budget and Policy Priorities/CFF)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세액 공제를 신청한 빈곤선의 400% 이상 소득자(대부분 스몰 비즈니스 소유주, 텍사스 시골 지역 주민, 또는 은퇴 연령 임박자)의 경우 보험료가 경우에 따라 3배까지 인상될 수 있다. CFF는 2024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바마케어를 통해 세액 공제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의 텍사스 평균 보험료가 115%, 즉 연간 456달러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보험료가 과도하게 오르면 특히 건강한 사람들 중심으로 가입을 포기하게 되고 이는 전체 보험 시장의 위험도를 높여 추가적인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텍사스 최대 민간보험사인 블루크로스블루쉴드(BCBS)는 2025년 ACA 관련 개인보험의 보험료 21% 인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화당 측은 이같은 조치가 낭비와 부정수급을 줄이고 연방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데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중복 수급을 차단하고 가장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 개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이 사실상 건강보험 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에브리 텍산’(Every Texan)의 린 카울스(Lynn Cowles) 국장은 “가입자수를 줄여 프로그램 전체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구조다.가입군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만큼 시스템 전반의 불안정성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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