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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 재발급 받으려다”…칠레 출신 80대 추방

New York

2025.07.21 20:39 2025.07.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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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급 위해 이민국 방문했다가 직원에게 끌려가
1987년 피노체트 독재 피해 미국에 합법 망명
펜실베이니아주에 살던 칠레 출신 80대 이민자가 분실한 영주권을 재발급받기 위해 이민국을 찾았다가 난데없이 연고가 없는 과테말라로 추방됐다.
 
20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에 거주하던 루이스 레온(82)은 잃어버린 영주권을 재발급받기 위해 지난달 20일 예약을 한 뒤 아내와 함께 이민국을 찾았다.
 
그러나 그가 도착하자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들이 수갑을 채우고 아무런 설명 없이 아내로부터 떼어놓은 뒤 레온을 끌고 갔다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레온은 칠레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독재 시절 당시 고문을 받고 1987년 미국으로 합법적으로 망명한 인물로 알려졌다.
 
레온이 연행된 뒤 가족들은 그를 찾아나섰지만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얼마 뒤 자신이 이민 변호사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전화를 걸어와 자신이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이 여성은 그의 행방이나 사건을 맡게 된 경위는 밝히지 않았고, 지난 9일에는 다시 전화를 걸어와 레온이 사망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다행히 그로부터 일주일 후 가족들은 칠레의 친척을 통해 레온이 사망하지 않았고 미국 미네소타주의 시설에 구금돼 있다가 과테말라로 추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친척은 ICE가 레온이 구금·추방 대상 명단에 없는데도 그를 미네소타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회 매체 더힐(The Hill)은 "과테말라 이민 당국은 현재 추방된 이들 중 레온의 이름, 나이, 국적과 일치하는 사람은 없다"며 현재 그의 행방이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에 나서며 이들의 출신국이 송환을 거부할 경우 제3국으로 추방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민자들을 잇달아 제3국으로 추방했다.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서 고문방지협약에 따라 불법 체류자들이 고문받을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추방되지 않도록 보호받아야 한다며 정책에 제동을 걸기도 했으나 지난달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 손을 들어주면서 불법 이민자 제3국 추방이 재개됐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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