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때보다 부담↑, 업체들 긴장 속 대응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 판촉 변화 불가피 대형 식품사 국내 생산으로 영향 최소화 자바 의류업계, 중국 관세 협상 예의주시
한미 간 관세 협상이 지난달 31일 타결되면서 한국산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한인 업체들은 일단 불확실성이 해소되어 안도하는 입장이다.
다만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재에 무관세로 수입했다가 지난 4월부터 10%, 오늘(1일)부터 15%의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상승 압박에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했던 최고 25%에서 15%로 합의를 마친 것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FTA 때보다는 관세 부담이 가중된 것이 사실”이라며 “당장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아도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등 연휴 시즌에 사은품 증정 등 고객 감사 마케팅에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생필품·화장품·식품 등 업계는 대체로 원가가 높지 않아 제조업보다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다.
송영숙 로데오화장품 대표는 “수입업체들로부터 관세 관련 통보를 받은 것이 아직 없다”며 “단지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국내 공장에서 주력 제품을 생산하는 일부 화장품 업체와 CJ제일제당, 농심, 풀무원, 대상 등 주요 식품 기업들은 이번 관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병준 한남체인 그로서리부 이사는 “한국산 식품 수입 벤더들이 창고 보유에 따라 재고 확보량이 달라 식품 가격 인상 시기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현지 생산 식품들은 이번 관세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산 생필품을 취급하는 주요 수입 업체들은 1일 발효된 상호관세에 대비해 사전에 재고를 비축하고 마케팅 전략 다변화에 나선 상태다.
김스전기는 연말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6개월 전인 지난 5~6월 이미 제품 입고를 완료했다.
최영규 김스전기 매니저는 “연말 대목 시즌 제품을 준비해놓았지만 해마다 증정하는 고객 감사 무료 사은품 1~2만개 준비를 고심하고 있다”며 “사은품인데 오른 관세만큼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산 제품 비중이 30~40%에 달하는 헬스코리아는 관세가 시행되기 전에 지난봄 천호식품, 커블 체어 등 주요 품목을 한국에서 미리 확보했다.
헬스코리아 은영기 대표는 “지난 4~5월 상호관세가 시행되기 전에 물품을 주문했으나, 주문이 몰리면서 해상 물류량이 급증해 컨테이너당 7000달러까지 지불했다”며 “높은 물류비를 들여 물건을 확보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 여파로 매장 방문 고객이 급감해 온라인 판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패션·의류업계는 한국 브랜드들이 직접 미주시장에 수출하는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
자바시장 한인 의류 업계 경우 중국, 동남아에 생산기지를 두고 제품을 수입하고 있어 특히 중국과의 관세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관세 유예 상태가 오는 12일까지로 설정되어 있고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