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50여명 중 유일한 한인 기자로 미국인들과 취재 경쟁 한인 2~3세들 언론 진출 필요
콜로라도 전역을 발로 뛰는 방송 기자가 있다. 방송국 KOAA의 최원종(사진) 기자다. 150여 명의 직원 가운데 유일한 한인 기자인 그는 소수계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주류 언론에 전달하기 위해 오늘도 현장을 누비고 있다.
16세에 유학 와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미국에서 기자로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오기로 뛰어든 그는 ‘2025 아시아계미국인언론인협회(AAJA) 연례 컨벤션’에서 본지와 만나 기자로서의 열정과 한인사회에 대한 생각을 들려줬다.
원래 기자가 꿈이었나.
“처음엔 한국에서 아나운서를 꿈꿨다. 16세에 영어를 배우기 위해 미국에 온 뒤 기자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미국인들과 기자로서 경쟁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오기가 생겨 하나씩 배워갔다.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라디오와 지역 방송국(캐스케이드 PBS)에서 인턴으로 영상 제작, 인터뷰, 방송 카메라 운용을 익히며 멀티미디어 역량을 키웠다.”
왜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기자를 택했나.
“아내가 미국인이다. 결혼 직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떨어져 지내면서 아리랑TV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이후 코로나가 진정되자 아내와 함께하기 위해 미국 정착을 결심했고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활동하게 됐다.”
주로 어떤 취재를 하나.
“부동산과 노숙자 문제 등 사회 현안을 다룬다. 최근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는 과잉 개발로 인한 지역 반발이 거세다. 개발 속도는 빠른데 지역민들은 집을 살 여력이 없고, 무분별한 개발로 자연이 파괴된다는 비판도 크다.”
주류 언론에서 본 한인사회는.
“조용하지만 잠재력이 크다. 주목받을 만한 커뮤니티인데 사회 이슈나 정치 문제에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지 않아 존재감이 약하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K팝, K드라마, K뷰티 등 문화적 영향력은 매우 크다. 문제는 정치적 참여다. 콜로라도만 봐도 아시아계 정치인이 적고, 연방 차원에서는 한인 정치인이 없다. 더 적극적으로 나설 때다.”
한인사회 취재 시 신경 쓰는 점은.
“한인들이 미국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늘 고민한다. 선거 취재를 하다 보면 영어 장벽 때문에 투표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한인 시니어들이 많다. 기자로서 그들을 돕고 정치 참여를 권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인’ 정체성의 장단점은.
“한국 이슈를 다룰 때 장점이 크다. 한국어와 문화를 이해하니 방송에서도 깊이 있는 뉴스를 전할 수 있다. 차별을 겪은 적도 없다. 단점은 크게 느끼지 않는다.”
한인의 주류 언론 진출은 얼마나 어려운가.
“쉽지 않다. 유학생이라면 언어와 문화, 신분 문제로 장벽이 있다. 아무리 오래 거주해도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과 시각 차이는 있다. 그래서 여기서 나고 자란 한인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많은 한인이 언론 진출을 시도하지 않는 게 아쉽다.”
한인사회가 더 많이 다뤄지려면.
“더 많은 한인이 주류 언론 문을 두드려야 한다. 언론사도 다양한 배경의 인재를 더 많이 채용해야 한다. 소수계 문화를 직접 느끼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차별 없는 뉴스룸, 포용적 사회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