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민주당 한인후보 막말로 선거전 혼탁

Los Angeles

2025.08.07 21:5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가주40 연방하원 놓고 도전장
바렛·영 김에게 혐오 발언 공세
공화당 "인종차별" 비판 성명
"무명의 노이즈 마케팅" 해석도
한인끼리 맞붙을 가주 40지구 연방 하원 선거전이 급속히 혼탁해지고 있다. 민주당의 한인 예비후보가 공화당 현역 의원을 향해 막말과 인신공격을 쏟아내면서다. 선거전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과열되는 조짐이다.  
 
발단은 내년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의 현역 영 김 의원의 상대로 나설 민주당 예비후보 에스더 김 바렛(사진)의 지난 6일자 인스타그램 게시글이다.
 
그는 연방정부의 불법 체류자 단속을 언급하면서 김 의원을 향해 “당신은 권력에 눈이 먼 한국 태생 이민자”라며 “모든 성실한 이민자들을 대가로 양심을 악마에게 팔았다”고 썼다. 또 “당신과 남편은 워싱턴 DC의 부패를 대표하는 사기꾼”이라며 김 의원의 가족에게도 인신공격을 이어갔다.
 
김 의원의 영어 실력을 조롱하는 내용도 있다. “단 하나의 논리적인 문장도 말하지 못하는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꼭두각시”라는 대목이다. “정작 한인 사회가 아시안 중 가장 많은 불법체류자가 있음에도 당신은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도 했다.
 
전국공화당 하원위원회(NRCC)는 다음 날 성명을 통해 “바렛 후보의 게시글은 극좌 진영마저 불편해할 수준의 인종차별적이고 혐오적인 발언”이라며 “통제 불능이고, 걸러지지 않았으며, 연방 의회에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크리스티안 마르티네즈 NRCC 대변인은 “바렛은 제정신이 아닌 혐오 가득한 극단주의자”라며 “가주민들은 자신들을 대표할 자격이 없는 이 인물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김 의원 측은 7일 성명을 통해 “나는 내 억양이 자랑스러우며 다음 세대를 위해, 아메리칸 드림을 지키기 위해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한인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풀러턴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그런 발언을 백인이 한인이나 흑인 등 유색인종에게 했다면 민주당은 어떻게 반응하겠는가”고 되물었다. 이어 “소수계의 권리를 중시한다는 민주당에서, 그것도 한인이 영어 실력까지 조롱한 건 민주당 지지자로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화당 지지층에선 “무명의 바렛이 단번에 시선을 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이즈 마케팅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인끼리 선의의 경쟁을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적잖다.    
 
바렛은 지난 1월 김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면서 “(가주 40지구에는) 이중 언어를 구사하며 탄탄한 모금 네트워크를 갖춘 한인 여성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본지 1월 9일자 A-2면〉
 
그가 언론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텍사스로 이민 온 한인 1세로 예일대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미술사. 현재 LA, 댈러스, 서울에서 배리어스 스몰 파이어스(VSF)라는 아트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김경준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